해와달이 사는 집
경주남산 북남종주 산행 본문
♧ 산행일자 : 2011. 12. 10 (토) 날씨 : 춥지만 쾌청한 날씨
♧ 산행장소 : 경주 남산 국립공원
♧ 산행인원 : '포항산친구들' 카페 회원들과 함께...(총 26명)
♧ 산행코스 : 식혜골고개-해목령-부흥사-늠비봉오층석탑-금오정-사자봉-금오산-용장사지삼층석탑-용장골-태봉-고위봉-천룡재-천왕지봉-백운재
♧ 산행시간 : 5시간 48분 (식사와 휴식 포함)
◈ 산행기
한해의 끝자락에 떠나는 산친구들과의 산행! 매월 한번씩 떠나지만 일정이 겹쳐 제대로 참여못해 늘 미안하고 송구스러웠는데 다행히 지난 달에 이어 두번 연속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올들어 가장 추운 날씨임에도 기꺼운 마음으로 배낭을 챙겨 집을 나선다.오늘의 산행지는 송년산행이라 가까운 경주남산으로 정하여 다른 때보다 느긋한 마음으로 핸들을 잡는다. 같은 지역 회원인 만디님으로 부터 함께 가자며 데리러 온다는데 저녁에 약속이 있는 관계로 산행장소에서 바로 만나자고 말해두고 배반사거리를 지나 식혜골고개에 당도하여 파킹해 놓고 장비를 챙기고 있지만 아직 도착을 안한 모양이다. 거의 다 왔다는 카페지기인 아침꽃님의 연락을 받고 들머리에서 찬바람을 온 몸에 받으며 기다리는 동안 당도한 만디님, 또 한분의 회원인 송창식님과 인사를 나누고 뒤이어 도착한 미니버스에는 반가운 얼굴들이 만면에 웃음을 띠며 하나 둘 하차를 한다. 차례로 악수를 나누며 반가움을 표하고 단체사진 남기고서 맑은 날씨에 빛나는 아침햇살을 받으며 불국토인 경주남산 종주산행을 시작한다.(09:18)
정원을 50명으로 제한되어 있어 아무나 쉽게 가입할 수 없는 '포항산친구들'카페의 일원이 된지도 벌써 햇수로 4년째가 되었지만 자주 동참을 못해 늘 미안한 마음이다. 그래도 늘 이해해주고 따뜻하게 반겨주는 이들이 있어 오늘날까지 포항까지 한걸음에 달려가는 원천이 아닌가 싶다.
각자의 이해타산이라고는 눈 씻고 봐도 찾을 수 없고 산을 좋아하는 순수한 마음 하나로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이 모여 큰 잡음이 없이 4년 가까이 이어져오고 있는 원동력은 아마도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며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진정한 산인들로 구성된 때문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거기에 더해 카페지기를 비롯한 운영진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지역에서도 가입하고 싶어하는 등산카페로 자리매김하지 않았나 하는 자부심이 든다.
경주남산은 경주,포항 지역 뿐만 아니라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찾았음직한 곳이라 따로 부연 설명이 필요치 않을 만큼 유명한 곳이라 사시사철 찾는 이가 많은 곳이다. 경주시에서 국립공원관리공단으로 업무가 이관된 후에는 등산로가 정비되고 안내표지판도 새로이 단장한 덕택에 안전한 산행으로 가족 단위로 찾는 이가 많아졌었는데 얼마전 인기프로그램인 '1박2일' 덕분(?)에 주말이면 고속도로에서부터 경주 시내는 주차장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주말에는 아예 시내를 비롯한 보문단지 방향으로는 나들이를 하지 않는게 상책이라 집에 틀어박혀 있거나 아니면 경주를 벗어나 타 지역으로 산행을 나서는 속칭 도시탈출이 되는 기현상의 연속이다.
금년 2월 역시 이곳 산친구들의 회원 몇분과 함께 남산-마석산 종주산행을 해본 경험이 있는데 이번 종주산행은 코스를 약간 달리해서 간다고 하니 구미가 당기는데다 그동안 한번도 못가본 경주남산의 실질적인 끝자락인 천왕지봉까지 연결된다는 점에 한껏 기대에 부풀어 쌀쌀한 날씨에도 아랑곳없이 얘기꽃을 피우며 보무도 당당히 솔가리가 푹신하게 깔려있는 등로를 따라 발걸음을 내딛는다.
산행코스
산행들머리인 '식혜골고개'
단체산행으로 산행을 시작합니다.
모처럼 20여명의 대부대가 출동을 한 터라 널찍한 등산로가 좁아 보일 정도로 행군로가 되어 버렸네요.
언제 찾아보아도 마음에 쏙 드는 멋진 등로입니다.
지금껏 해목령에 있는 이 바위가 게눈바위로 알고 있었는데
그 밑에 있는 이 바위가 게눈바위라네요. 끄응~
남산신성 터를 지나 순환도로에서 곧장 진행해야 하나 부흥사를 들러 늠비봉으로 길을 듭니다.
이정표를 따라 염불소리가 들려오는 부흥사를 향해 진행합니다.
오랫만에 다시 찾은 늠비봉오층석탑
금오정 오름길에 내려다 본 늠비봉오층석탑과 경주시가지
멋진 조망을 보여주는 쉼터인 금오정
금오정에서 건너다 본 동쪽 방향의 토함산과 삼태봉으로 이어지는 마루금
억새로 유명해진 무장봉이 있는 동대봉산이 건너다 보입니다.
사자봉에서 바라본 경주시가지와 그 너머로 아련한 경주, 포항의 산군들
사자봉 전망터에서 남산부석을 아래에 두고 다시금 토함산(우)과 동대봉산을 담아봅니다.
이번엔 고개를 돌려 남쪽 방향을 조망해보니 고위봉, 봉화대능선 뒤로
마석산과 치술령이 햇살에 빛나고 있네요.
정상석 차지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 뒷면만 찍고서
곧장 지나쳐 널찍한 무덤가에서 점심을 먹고 가기로 합니다.
순환도로를 따라 용장사지 방향으로 걸어가는 동안 올려다 본 하늘은
쾌청한 날씨에 떠있는 구름마저도 예쁘기 그지없고
그 아래 다정하게 걸어가는 산친구들 또한 아름답게 보입니다.
용장골 입구 갈림 이정표
내림길에 올려다 보니 이영재의 대연화대좌가 올려다 보입니다.
경주 남산 용장사곡 삼층석탑(보물 제186호)
용장사지마애여래좌상(보물 제913호)
경주 남산 용장사곡 삼륜대석불좌상(보물 제187호)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우뚝 솟아있는 세상에서 가장 높은 탑이 있는 곳이 바로 '도리천'이 아닐까 싶네요.
설잠교(雪岑橋)
신라시대 용장사가 있었다하여 골짜기를 용장골이라 불러 왔는데 통일신라 시대에 창건되었으며, 조선초기 생육신의 한사람인 매월당 김시습이 머물면서 금오산실을 짓고 "유금오록(遊金鰲錄)"에 155수의 시를 남겼고, 특히 우리나라 최초의 한문소설인 "금오신화"를 지은 곳이며, 또 속세를 떠나서 산승(山僧)으로 있으면서 단종에 대한 변함없는 충절로 북향화(北向花)를 심었던 곳입니다.
이 유서 깊은 용장골에 다리를 놓아 매월당 김시습을 기려 설잠교(雪岑橋)라 하였답니다.
설잠교를 건너 용장골을 거슬러 태봉(구: 쌍봉)을 오르기 위해 대숲속으로 빠져들어 갑니다.
태봉을 오르며 올려다 본 용장사지삼층석탑이 오늘따라 더없이 멋져 보입니다.
고위봉과 이무기능선
멋진 소나무가 오랫만에 찾아온 산꾼을 반겨주는 태봉 정상입니다.
태봉에서 고위봉을 향해 암릉을 넘으며 진군을 계속해가는 산친구들의 모습입니다.
암릉이 멋진 이무기능선
태봉능선에서 건너다 본 이무기능선의 암릉입니다.
고위봉에서의 단체사진
천룡재로의 하산길에 내려다 본 천룡사지삼층석탑
너무나 깨끗하고 파란 하늘이 자꾸 눈길이 가는건 어떤 이유일까요?
천룡바위에서 내려다 본 백운암, 그리고 멀리 마석산이 보이네요.
마지막 구간인 천왕지봉이 건너보이고 그 뒤로 676봉과 치술령이 조망됩니다.
가끔씩 찾는 산꾼 외에는 인적이 드문 곳이라 수북이 쌓인 낙엽과 잔 가지만이 반겨줄 뿐입니다.
신라 6부촌 자산 진지촌장이자 경주정씨 시조인 낙랑후(樂浪侯) 감문왕(甘文王)의 묘소
경주 정씨 시조인 지백호 공의 제사를 모시는 사당인 백운재의 모습입니다.
정(鄭)씨 성(姓)의 시조(始祖)인 지백호(智伯虎)공의 시호(諡號)는 문화(文和)이며 기원전 117년 경주 화산에 강림하여 부족국가이던 진한국 사로의 6촌 중 자산 진지촌장이 되었다.
공은 기원전 69년 3월에 5촌장과 더불어 양산록 나정(羅井)에서 동자를 얻어 고허촌장(최씨득성조)으로 하여금 거두어 기르게 하여 13년뒤인 기원전 57년 4월에 그를 왕으로 추대하였으니 그가 곧 박혁거세이며 국호는 서라벌로 신라의 시조이다.
지백호(智伯虎)공이 유리왕 9년(서기32년)에 정씨로 사성(賜姓)되고 낙랑후라는 벼슬에 봉해졌는데 이것이 우리 정씨성의 원류이다.
그 후 공은 서기 516년에 문화(文和)로 시호를 받았고 이어 서기 656년에는 감문왕(甘文王)으로 추봉(追封)되었다.
공은 6촌장 가운데 유일하게 경북 경주시 내남면 노국 2리에 있으며 사적 301호이다.
백운대 입구의 홍살문을 빠져나오며 오늘 산행을 마무리합니다.
비록 한달에 한번 겨우 만나 함께 산행하면서 과연 얼마나 돈독한 정을 나눌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지게 될지 모르지만 적어도 산친구들에게 있어서는 그런 우려가 기우에 지나지 않음을 함께 산행해본 이라면 누구나 느낄수 있으리라 자부해 본다. 사회에서 가진 자이든 덜 가진 자이든 그리고 잘나고 못나고를 떠나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산을 사랑하고 그 안에서 자연을 아끼고 함께 호흡할줄 아는 이들이 있으니 어찌 정이 가지 않으랴...
내로라하는 분들이 태반이지만 어느 누구라도 자랑하지 않고 겸손해마지 않는 진정한 산인들이 함께 어우러져 같은 취미를 안고 살아가고 있는 다음카페 '포항산친구들'.
올해의 마지막인 송년산행을 성황리에 마무리하고 친구가 운영하는 해물찜식당에 예약을 주선해주고 함께 하지 못하는 송구스러움을 돌아오는 버스안에서 인사로 대신하고 건강한 모습으로 내년에도 변함없는 산친구가 되어보자고 약속하면서 애마를 끌고 약속에 늦지 않기 위해 톨게이트를 서둘러 빠져나간다.
비록 힘은 잃어가지만 아직도 밝게 빛나는 햇살의 역광에 눈이 부셔 차광막을 내리고 가속페달을 깊숙이 밟아나가며 함께한 산친구 한분 또 한분 떠올리며 미처 하지 못한 말 되내어본다. 언제나 건강한 모습으로 남은 한해 잘 마무리하시길 빌면서 모두 모두에게 "사랑합니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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