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달이 사는 집
수로왕의 전설이 깃들어 있는 김해의 명산 무척산을 찾아서... 본문
♡ 산행일자 : 2012. 04. 15 (일) 날씨 : 맑음
♡ 산행장소 : 경상남도 양산시, 김해시 생림면 일원♡ 산행인원 : 초등학교 친구 5명과 함께...
♡ 산행코스 : 무척산주차장-흔들바위-전망바위-무척산-655봉-전망바위-천지-천지폭포-부부소나무-모은암-주차장(원점회귀)
♡ 산행시간 및 거리 : 4시간 40분, 5.6km(GPS 기준) - 밥먹고 놀며 쉬며...
▣ 무척산(無隻山 702.5m) 소개
김해시 생림면과 상동면에 걸쳐 있는 산이며, 원래 무착산(無着山) 즉 집착을 그만하라는 뜻으로 지어져 불리웠는데 발음이 변하여 무척산으로 됐다고 하며 산의 형세가 밥상을 받은 모양이라서 식산이라고도 한다.산세가 좋고 경관이 수려하여 많은 사찰이 있으며 수로왕과 관련된 전설이 많다.
정상부 조금 아래에 있는 천지(저수지)는 이 산의 유명세를 많이 알리고 있다. 생철리 산자락에 위치한 모은암은 고려시대 무쌍사의 터에 세워진 절로 가락국의 거등왕(2대왕)이 수로왕비를 그리워하여 지었다는 이야기와 수로왕비가 모후를 그리워해 지었다고는 등의 전설이 있다고 한다.
또 정상부의 연못은 수로왕비를 인도에서 수행해온 신보가 이곳에 못을 파서 수로왕릉 자리에 고인 물을 끌어들여 수로왕의 장례를 무사히 치렀다는 전설이 있다. 또 여차리의 산 7~8부능선에 있는 백운암은 수로왕비의 오빠인 장유화상이 세웠다는 전설도 있다.
불가사의한 수로왕과의 전설과 어울리게도 생철리 방향의 산중턱에 있는 바위들은 그 생김새가 다른 보통산의 바위와 다르게 묘하게 생겼다.
이 산의 특징은 다른 산과 달리 주변 산과 연결이 안되고 어느 날 낙동강가에서 불쑥 솟아난 것처럼 독립되어 있으며 정상에서 바라 본 낙동강은 한가롭고 유유히 흐르는 모습이 한 폭의 그림같고 우리에게 "여유"라는 화두를 갖게 해준다.
그리고 산허리 부근에 괴상하게 생긴 암봉이 많고 산세가 험한 편이어서 힘들기는 하지만 산 타는 재미가 제법이며 통천문이며 보는 각도에 따라 웃는 여인의 모습을 볼게 해주는 흔들바위(여인상바위)가 있어 산행이 지루하지않다.
또 높이 솟은 두 소나무가 애틋한 마음과 사랑을 확인 시켜주듯 서로 하나가 된 연리목도 볼거리다.
◈ 산행기
주말 저녁 친구들과의 월례모임에 참석하여 즐거운 시간을 함께 하고 돌아와 정기산행지로 잡혀있는 김해 무척산으로 가기 위해 약속장소인 대구 전자관에 도착한게 아침 8시 45분경. 약속시간인 9시가 아직 조금 남아있어 주차장에 파킹을 하고 친구들을 기다리니 멀리 김천에서 새벽밥 먹고 달려온 친구 두 명과 시내에서 나온 두 명의 친구 등 다섯 명이서 차 한대에 올라타고 대구-부산간 고속도로를 달려 네비에 찍어놓은 '무척산주차장'을 향해 신나게 밟아나가니 정확하게 산행들머리인 주차장에 일행을 내려놓는다.김해에 살고 있으면서 매월 정기 모임이나 산행 때마다 빠짐없이 참석해 주는 친구의 정성이 고마워 이번엔 우리가 김해를 찾아보자고 마음먹고 무척산을 찾게된 계기가 되었지만 언제 한번 꼭 찾아보리라는 정해놓은 다짐이 있어 즐거운 마음으로 가벼운 몸풀기를 한 후에 부드러운 봄바람을 온 몸으로 느끼며 주차장을 출발하여 무척산으로의 산행을 시작한다.(10:28)
그동안 친구들과의 정기산행을 시작한지 몇번 되지는 않았지만 오늘이 가장 많은 인원(?)이라 산을 찾기 좋은 계절이 왔으니 앞으로 점점 늘어나리라는 기대감을 안고서 주차장을 떠나 얼마 지나지 않아 나타나는 삼거리 이정표에서 흔들바위 방향으로 진행을 한다.
모은암 방향으로 가면 오르기는 좀더 쉽겠지만 무릎이 좋지 않은 친구 두명이 있어 가파른 하산길에 곤욕을 치를까 싶어 급한 오름을 먼저 택하게 된다.
혼자 산을 찾을 때와는 달리 시간은 훨씬 많이 걸리겠지만 스스럼없이 나누는 대화속에서 새록새록 피어나는 벗들과의 우정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소중한 것이기에 '시간아 저만치 물렀거라~'하며 힘들면 쉬어가고 부지런히 걸음을 옮겨가다 뒤돌아보아 보이지 않으면 기다려주며 우리 곁에 찾아온 완연한 봄을 느끼며 사랑하는 친구들과 함께 하는 소중한 시간은 그렇게 흘러가고 있었다.
산행코스
주차장을 벗어나면 우측 오름으로 산행을 시작합니다.
삼거리 이정표에서 우측의 흔들바위 방향으로 오름을 올라섭니다.
따뜻한 남쪽나라인 탓인지 진달래에 벌써 잎이 나고 있네요.
고도를 높혀갈수록 수줍은 듯 피어있는 진달래가 찾아온 산꾼을 반겨줍니다.
흔들바위 전망대에 당도하게 되네요.
흔들바위 전설
김해 무척산의 명물인 '흔들바위'
절벽 위에 내려앉은 까마귀 한쌍이 사랑놀음에 방해가 되는지
자꾸 '가아~ 가아~' 짖어대고 있어 발걸음에 속도를 붙여봅니다.
삼랑진 방면의 전경입니다.
척박한 땅에서 외로이 피어 떨고 있는 한떨기 고깔제비꽃을 보면서
제대로 살겠나 싶어도 어엿하게 꽃을 피운 모습이 대견해 보입니다.
뿌리가 서로 다른 2개의 나무 가지가 3곳에서 연리지를 이루고 있는 삼쌍연리목(三雙連理木).
천지(天池) 갈림길
이곳에서 '얼레지'를 만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는데...
군락을 이루고 있는 모습에 발걸음은 그 자리에 붙어 버렸답니다.
생림면 방향의 전경으로 아래의 자그마한 산꼭대기는 마현산성이고,
그 아래는 부산기독공원묘지입니다.
개체수가 그리 많지는 않지만 눈에 잘 띄는 노란색이라 금새 눈에 들어오네요.
'노랑제비꽃'
다섯 군데 정도의 목재계단이 있어 험한 산길에 조금은 도움이 되네요.
무척산 입구의 갈림길
(정상을 다녀온 뒤 다시 이곳으로 되돌아와 백운암 방향으로 진행합니다.)
무척산의 최고봉인 신선봉에서...
백운암 방향으로 길을 들어 만난 첫번째 이정표
(← 무척산, ↑ 천지, → 백운암)
고고한 자태를 뽐내고 있는 '얼레지'의 고결한 모습에 그만 홀딱 반해버렸네요.
무척지맥 상의 619.5봉
(표지판 뒤로 나있는 등로로 진행하면 멋진 조망을 자랑하는 오행바위가 나온답니다.)
무척지맥으로 갈라지는 삼거리
(← 도요리, ↑ 백운암, ↓ 무척산)
오행바위에서의 멋진 조망이 압권입니다.
(낙동강 건너편에는 밀양 땅의 명산인 토곡산이 웅장한 자태를 드러내고 있네요.)
한떨기 노랑제비꽃이 발걸음을 붙듭니다.
무척산 천지(天池)
가락국 수로왕릉의 물줄기를 잡기 위해 만들었다는 전설이 있는 호수로 알려져 있지만...
높은 산 정상부에 이렇게 많은 물이 있다는게 신기한 생각이 듭니다.
등산객이 쉬어 갈 수 있는 정자가 있으며 천지로 인하여 주변이 시원한 느낌입니다.
정자에서 주변 경관을 감상하고 모은암을 향한 걸음을 이어갑니다.
양지꽃
괴불주머니
무척산이 얼레지 군락지인줄 오늘에야 알았네요.
천지에서 연중 흘러내린 물이 폭포를 이루어 수량이 많을 때는 장관을 이루고
겨울철이면 빙벽이 형성되어 빙벽등반가들을 즐겨 찾게 만드는 천지폭포.
무척산의 또 다른 명물인 부부소나무(연리지)
하나가 된 가지를 줌으로 당겨서 담아봅니다.
연리지 설명문
남산제비꽃
올 여름 산행 중에 허기와 목마름을 달래줄 '줄딸기꽃'
모은암으로 내려서는 등로에서의 조망과 멋진 암릉...
큰선바위에서의 풍광 또한 일품이더이다.
기묘한 바위들이 많아 산행 내내 볼거리를 제공해주어 심심할 틈이 없었답니다.
암벽등반 연습중인 클라이머들
모은암을 오르는 돌계단이 운치가 있어 좋았네요.
개별꽃
댓잎현호색
모은암(母恩庵)
무척산 모은암(無隻山 母恩庵)
모은암의 전설은 지리산 하동 화개의 칠불암 전설과 함께 우리나라 불교 역사에 하나의 중요한 문제를 제기하는 곳이다. 김해시 상동면과 생림면의 경계에 위치한 무척산(無隻山·해발 702.5m)은 수로왕과 가락국 불교 이야기, 기묘한 바위, 산정호수인 천지(天池)가 있어 더욱 신비스러운 산이다. 낙동강을 내려다보는 동면의 기암절벽 아래에 백운암이 있으며 반대쪽인 서면에 모은암이 자리하고 있다.
무척산은 김해에서 밀량 삼량진 방향으로 가다 보면 만날 수 있는데, 생림면 생철리 산불감시초소 옆 간이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석굴암을 거쳐 콘크리트 포장도로를 따라 30분 남짓 오르면 도로가 끝나는 지점 바로 위 모은암(母恩庵)이 나온다. 가야불교를 일으킨 가야국은 김해김씨의 시조인 김수로왕이 세운 고대국가이다. 김수로왕은 인도에서 배를 타고 온 허황옥과 결혼, 열명의 왕자를 낳았는데 그중 일곱왕자가 성불, 지리산의 칠불사(亞자방으로 유명)를 창건하게 됐다.
또 김해 일대에 있는 왕후사(王后寺)·장유사(長遊寺)·부은암(父恩巖)·모은암(母恩巖) 등도 모두 가야국의 왕가와 밀접히 관련되어 있는 사찰로 가야불교의 수많은 설화를 간직하고 있는 사찰이다. 지리산의 칠불사가 왕족의 해탈을 보여주는 것이라면, 김해 무척산의 모은암은 왕가의 번성을 상징하는 자연 남근석이 암자 바로 옆에 우뚝 서 있을 뿐만 아니라, 모은암 경내 동굴에도 남근을 상징하는 닝가가 모셔져 있다.
이처럼 가야불교는 주로 왕족의 번성과 해탈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수로왕이 어머니를, 수로왕비가 인도에 있는 어머니를, 수로왕 아들 중 하나가 어머니를 그리워 하며 그 은혜를 기리기 위해 지었다고 알려진 모은암(母恩庵)이 2000년 세월 풍우를 이겨내며 무척산 자락에 자리하고 있다. 모은암은 규모는 그리 크지 않으나 바위면 한 쪽에 축대를 쌓아 올려만든 불심이 보는 이의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한적한 산속에 쉼없이 울려퍼지는 독경소리는, 나무 하나 풀잎 하나마다에 작은 메아리를 덧붙여준다. 모은암을 오르는 중간중간부터 산위를 바라다보면 바위의 형상들이 푸른빛을 내는 병풍을 한 것처럼 그 위용이 장엄하며, 무척산 북서쪽에 자리하고 있는 모은암 주위에는 온통 거대한 바위로 이루어진 골산으로 아름다운 경치를 빚어내고 있다.
자연석으로 이루어져 있는 관음전으로 사용하는 15평 규모의 굴이 대웅전 뒤에 만들어 있는데, 그 속에 동자를 안고 있는 관세음보살이 봉안되어 있다. 바위굴 안에는 무한한 에너지가 넘치다고 하며, 이 바위를 중심으로 거대한 바위들이 모은암을 감싸고 있다. 모은암 위로는 자연 남근석 모양을 한 바위가 있으며, 미륵부처 모양을 한 미륵바위가 모은암 위에서 지키고 서 있다. 그리고 대웅전 앞 검은색의 바위가 좌우로 길게 놓여 있는데 이 바위는 허황후의 어머니가 누워 있는 것이라고 한다. 이 이야기를 듣고 바위를 보고 있노라면 흡사 사람이 누워 있는 것처럼 보인다. 허왕후는 자신의 어머니가 지켜보는 가운데, 기도를 올리는 자신을 모습을 보여줌으로서 어머니의 고마움 마음을 대신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모은암은 이처럼 온통 기암괴봉으로 가파르며 아기자기 하고 경관이 매우 좋을 만큼 만물상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좁은 암벽 틈에 아기자기하게 있을건 다 있는 전각이 참으로 흥미롭습니다.
남근석이라 하는데 제가 보기엔 엄지손가락을 치켜든 모습 같아 보이네요.
모은암 대웅전 처마 끝의 풍경과 모암바위
찾는 이가 많은 곳이라는걸 알리는듯 매달려 있는 시그널이 꽤 많아 보입니다.
CF 등장 탓에 이젠 알아보는 이가 많을 '애기똥풀'도 만나게 되네요.
탐스런 꽃들이 소복이 피어나 보기가 좋은 '조팝나무'
임도를 따라 내려와 주차장에 도착하면서 산행은 끝나게 되고,
故 노무현 대통령의 묘소가 있는 김해 봉하마을로 향합니다.
휴일인데다 따뜻한 날씨 탓인지 봉하마을을 찾은 참배객들이 엄청나게 많네요.
좌측 잘 지어진 건물이 노무현대통령 사저입니다.
조팝나무가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노 대통령 생가 입구입니다.
복원해 놓은 노무현 대통령 생가
빛바랜 가족사진들을 보고 있으니 마치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키게 만드네요.
어릴적 보았던 시골 농촌의 모습들이 그대로 담겨 있어 잠시 회상에 젖어봅니다.
대통령길을 따라가면 역사의 현장이었던
부엉이바위(좌)와 사자바위(우)가 나옵니다.
노무현 대통령 묘역 입구
故 노무현 대통령 묘소
(내 마음속 작은 영웅은 말없이 잠만 자고 있어
그저 영면하시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한참동안 묵념만 올리고 왔네요.)
산행하기 좋은 따뜻한 봄날 허물없는 벗들과 함께한 오늘의 산길. 오롯한 정이 솟아나는 정감있는 분위기에 등로마저 그리 험하지도 않아 가벼운 마음으로 다녀온 무척산으로의 나들이가 더없이 좋은 하루였다. 게다가 산야를 아름답게 수놓고 있는 우리네 들꽃들을 보면서 하나하나 이름을 가르쳐 주고 치매 예방차원에서 되물어가니 아직은 쓸만하다는 사실을 확인하곤 한바탕 웃음으로 산행의 즐거움을 만끽했고 전혀 예상치 못했던 '얼레지'를 만난 기쁨에 연신 카메라를 들이대며 걷다보니 산행시간은 비록 고무줄처럼 마냥 늘어만 갔지만 개의치 않고 엎드려 요리조리 눈요기 실컷해본 즐거운 하루이기도 하다.
가야국 수로왕의 전설이 깃들여있는 무척산을 돌아보며 비교적 덜 알려진 가락국의 역사를 조금은 알게 되었고 또한 산행을 마치고 늘 찾아본다고 마음속으로 생각만 하고 있었던 故 노무현 대통령의 묘소가 있는 봉하마을을 찾아 참배를 할수 있었음에 더없이 뜻깊은 발걸음이 된 오늘이기도 하다.
김해 시내의 고급한정식에서 맛난 식사를 대접받고 내달에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며 친구와 작별하고 대구로 돌아와 함께한 벗들과 수고했다며 건네는 덕담과 내달 산행 때 재회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굳은 악수를 나누고서 주말 정체가 심한 고속도로를 달려 집으로 향한다.
'◈ 산행이야기 > ☆ 2012년도 산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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