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달이 사는 집
꾀꼬리 찾으러 떠나본 꾀꼬리봉... 그리고 만어산 '어산불영', 영남루... 본문
♤ 산행일자 : 2012. 11. 25 (일) 날씨 - 맑음
♤ 산행장소 : 경남 밀양시 산외면 다죽리 일원
♤ 산행인원 : 변함없이 홀로...
♤ 산행코스 : 다원버스정류소-지능선 갈림길-화지산 밑 갈림길-다원고개-능선갈림길-481m봉-꾀꼬리봉-안부갈림길-전망대(353m봉)-평전산-죽원재사(모당샘)-산외면사무소(원점회귀)
♤ 산행시간 및 거리 : 4시간 10분, 8.5km(GPS기준)
▣ 산행지 소개
해발 500m대로 별로 높지도 않고 산행로가 잘 닦여 있어서 여유있게 산행을 즐기기에도 좋은 꾀꼬리봉은 사실 영남알프스 산군의 남서쪽 끄트머리에 걸쳐 있는 산이다.
특이하게 들릴 수도 있는 산 이름은 옛날 이 산에 꾀꼬리가 많이 살아서 붙었다는 설도 있고 정상 바로 아래에 꾀꼬리암이라는 큰 바위가 있어서 붙었다는 설도 있다.
여하튼 꾀꼬리봉이라는 산 이름은 꽤 생소하면서도 재미있는 이름이다.
산줄기로 치자면 영남알프스 주봉인 가지산에서 운문산, 범봉, 억산, 구만산으로 이어지는 운문지맥 줄기에 걸쳐있다.
육화산에서 좀 더 남하한 운문지맥은 중산에 이르러 엄광리를 둘러싸고 두 줄기로 갈라진다.
지맥의 본줄기는 서쪽으로 틀어 낙화산 보담산을 거쳐 비학산까지 이어져 밀양강으로 숨어드는데 꾀꼬리봉은 중산에서
곧장 남동쪽으로 이어진 또 하나의 산줄기에 속한다. 중산에서 석이바위봉을 거쳐 꾀꼬리봉을 지나 화지산에 닿아 그 맥을 다하는 것이다.
꾀꼬리봉은 전체적으로 봉우리 3개가 새의 날개처럼 펼쳐지면서 일직 손씨와 밀양 손씨의 집성촌인 밀양시 산외면 다죽리를 감싸안고 있는 형세의 육산이다.
◈ 산행기
전날 친구들과 부부모임으로 울주군 간절곶 부근의 팬션에서 늦은 시간까지 놀다가 집으로 돌아오니 새벽 1시가 넘었다. 미리 챙겨둔 배낭을 점검하고 잠자리에 들어 6시에 맞춰놓은 알람소리에 발딱 일어나 세수를 하고 행여 잠자는 아내가 깰새라 조심조심 현관문을 나선다. 이른 시각이라 그런지 아직 어둠이 내려앉은 새벽길을 달려 밀양으로 향한다. T-map에 '밀양시 산외면 다죽리'라 입력하고 달려가다 휴게소에서 간단히 아침을 해결하고 도착한 다죽마을 입구에서 적당한 곳을 찾아 주차를 해놓고 다죽리버스정류장이 길 건너편에 있고 우측 입구에는 '한국수자원공사'라는 커다란 안내간판이 있는 곳이 오늘 산행의 들머리다. 그 옆에는 꽤 오래된 정자나무, 돌탑 2개, 다죽리의 전설을 안내하는 안내판이 서있어 색다른 느낌을 준다.
GPS를 가동하며 도로를 따라 마을로 들어가니 좌측으로 단체산행을 나온 듯 버스 한대가 서있어 들머리가 가리워져 잠시 헷갈리게 한다. 버스 앞에 다가서니 좌측으로 화장실이 보이고 그 옆으로 시그널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게 보여 들머리임을 짐작할 수 있다. 화장실 앞을 통과하여 초입부터 대나무 밭이 반겨주는 야산을 오르며 산행을 시작한다.
산행궤적
산행의 시작점인 다원마을 표석을 사진에 담고 길을 떠납니다.
대나무 밭을 지나 좁은 길을 택하여 오르니 낙엽이 길을 덮고 있네요.
심하지 않은 경사로를 따라 비스듬히 오르는데
국제신문 노란색 시그널이 반겨줍니다.
오늘 따라 시그널이 군데군데 매달려 있어
길찾기는 어렵지 않겠다 싶어 한결 마음이 가볍네요.
화지산 밑 갈림길
초행길에 등대처럼 길 안내를 해주는 시그널은
홀로 가는 산꾼의 마음을 안정시켜 준답니다.
등로 옆의 너덜지대로 들어서서
주변을 돌아보고 사진에 담아봅니다.
처음으로 조망이 터지는 곳이지만
밀양 땅 어디쯤인지 잘 모르겠네요.
그저 얼음골 가는 방향쯤으로 짐작은 되지만...
혹시 이 바위가 꾀꼬리바위인지...
안내문이 없으니 알 수가 없네요.
능선삼거리에 올라서서...
(← 다죽리, ↑ 남기리, 보두산. ↓ 꾀꼬리봉)
'시루떡바위'라 명명해 봅니다.
별다른 표식이 없지만 GPS 위치를 보니 481m봉이네요.
정상석이 앙증맞은 '꾀꼬리봉'
정상에 무덤이 자리하고 그 무덤으로 부터
약 20m 지점에 앙증 맞은 정상석이
멀리서 찾아온 산꾼을 반겨주고 있네요.
실제 정상은 무덤이고
정상석은 약간 비켜난 지점에 설치한 것으로 보입니다.
산행을 시작할 때 보았던
버스의 주인공들이 왁짜지끌 요란스럽게
식사를 마치고 휴식을 취하고 있어
사진 한장 찍어달라고 부탁해 봅니다.
정상의 무덤 가에서 점심으로 라면을 끓여먹고
한참을 쉬다가 올라온 등로 우측의
많은 시그널이 펄럭이는 방향으로 하산을 시작합니다.
돌무더기로 진지 구축을 해 놓은 모양새가
무슨 용도인지는 모르겠네요.
삼각점이 있는 353m봉에 올라서니 전망이 참 좋습니다.
건너편에 들머리 지능선과 화지산이...
그리고 한국수자원공사 건물도 눈에 들어오고
다죽리 마을이 그림처럼 다가옵니다.
솔갈비가 두껍게 깔린 등로는 부드럽기 그지없고
발바닥이 받는 느낌은 미끄럽다고 느낄 정도네요.
울창한 소나무 숲속의 공기는 상쾌하다 못해 맛이 있어
심호흡 크게 하며 삼림욕을 해 봅니다.
부드러운 등로를 따라 신나게 내려오니
펑퍼짐한 곳을 만나게 되는데
아크릴에 '평전산(平田山) 216,3m'라 적혀
나무에 매달려 있는 곳에 당도하게 됩니다.
이어지는 등로 역시 수북이 쌓인 가을의 잔상을 밟으며
가끔씩 들려오는 산새소리를 들으니
꾀꼬리 소리인양 귀를 쫑긋 세워보며
한적한 숲길을 걷는 산꾼의 마음은 즐겁기만 하답니다.
밝은 햇살이 쏟아지는 도로에 올라서면서 산행은 마무리가 되고
길 옆으로 고택이 눈에 들어와 카메라를 들이댑니다.
죽원재사(竹院齋舍)
죽원재사는 조선 선조때 충신
오한 손기양(孫起陽)을 향사한 재실이라고 하며
손기양 선생은 밀양 석동산에서
의병을 일으켜 충의를 떨치기도 하였답니다.
'밀성손씨 오한공파 세거지'임을 알려주는 표석
모당샘(毛唐泉)
이 샘물은 고려말기 중국 원나라의 횡포를 피해
이 마을로 피난 온 중국사람 모씨와 당씨가
식수를 구하기 위해 팠던 샘으로 전해지고
고려말 조선초기 관리까지 역임한
'당성(唐誠)'이란 사람이 '밀양 당씨'의 시조라고 합니다.
산외면사무소에 도착을 하며
밀양 땅 '꾀꼬리봉' 산행을 마무리하고
아직 시간이 많이 남은 것 같아
삼랑진에 있는 만어사를 찾아가보기로 합니다.
지난번 육화산에 이어 좀더 먼곳으로 떠나본 산길이지만 언젠가는 밟아보아야 할 산이었기에 망설임없이 길을 나섰다. 초행길이라 가볍게 돌아보고 다음 기회에 주변 산들과 엮어서 제대로 돌아보리라 생각하고 오른 꾀꼬리봉. 이름 그대로 꾀꼬리가 살고 있는지 확인해 볼 요량으로 산행 내내 귀를 쫑긋 세워보았지만 꾀꼬리는 온데간데 없고 능선길 좌우로 소나무 재선충 무덤이 부지기수라 소나무의 명복만 실컷 빌고 온 셈이다.
다음 기회에는 화지산-꾀꼬리봉-중산-낙화산-비학산으로 이어지는 운문지맥 끝자락을 돌아보고 싶다는 계획을 안고 아직 중천에 떠있는 밝은 햇빛이 아까워 집으로 곧장 돌아가기 뭣해 가까운 만어사를 찾아보기로 하고 내비게이션에 '만어사'를 입력하고 애마를 삼랑진 땅으로 몰아간다.
만어산(萬漁山) 어산불영(漁山佛影)
만어사는 해발 670m인 만어산 정상 언저리에 자리한 작은 사찰이다. 보물이긴 하지만 평범해 보이는 삼층석탑(보물 제466호) 하나와 전각도 몇 개 없는 작은 절집이 이토록 유명한 이유는 단 하나, 만어사 주변 산자락에 무리지어 널려 있는 수 만개의 돌 때문이다. 돌이 많이 흩어져 있는 비탈을 가리켜 '너덜', '너덜겅', '너덜지대'라 표현하는데, 만어사 주변에 흩어져 있는 수많은 돌들도 이런 '너덜겅' 중의 하나다.
만어사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밖으로 나가니 얘기로 듣던 그 너덜겅이 눈 앞에 펼쳐진다. '아~' 탄성이 절로 나올 정도로 이색적인 풍경에 취해 셔터를 누르기 시작한다.
'만어산 어산불영', '만어산 암괴류'로 불리는 이 돌들은 두드리면 종처럼 맑은 소리가 나기 때문에 '종석' 또는 '경석'이라고도 불린다고 한다. 재차 솟구치는 호기심을 억누르지 못해 몇 개 두드려 봤더니, 일반 돌처럼 둔탁한 소리가 나는 것도 있지만 제법 울림이 있는 맑은 소리가 나는 것도 있다. 돌마다 제각기 다른 소리가 나는데, 종소리라기 보다는 쇳소리에 가깝다. 물론 잘 고르면 종소리가 나는 것도 있을 법하다. 이 너덜겅은 1996년 3월 11일 경상남도 기념물 제152호로 지정될 때는 '만어산 어산불영'이란 이름으로, 2011년 1월 13일 천연기념물 제528호로 지정될 때는 '만어산 암괴류'로 등록되었다고 한다.
만어사(萬漁寺)
보물 제466호 만어사 삼층석탑이
1000년 가까이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만어사의 경내 모습입니다.
만어사 대웅전
보물 제466호로 지정된 고려시대의 삼층석탑
미륵전 미륵바위
여느 사찰의 미륵불과는 다르게 만어사 미륵전에는 커다란 자연석의 미륵바위가 모셔져 있는 특이한 형태이며 이 바위는 부처님의 모습이 깃든 것이라 하며 국가에 위기가 닥칠 때면 어김없이 땀을 흘리는 이적을 보여주고 있다 하네요.
대웅전보다 더 큰 요사체가 있어 정작 보물 제466호로 지정된 고려시대의 삼층석탑은 왜소해 보이기까지 하지만 천년 세월의 무게를 고스란히 짊어지고 면면히 이어온 석탑을 보니 과연 오래된 사찰임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미륵전의 뒷 모습
비슬산 암괴류와 얼음골에 이어 천연기념물로 지정이 되었다고 하네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어산불영’에는 이런 전설이 얽혀 있답니다. 용왕의 아들이 자신의 목숨이 다한 것을 알고 무척산의 스님을 찾아가 새로 살 곳을 마련해 달라고 부탁하니, 스님은 가다가 머무는 곳에 인연이 있다고 일러주었습니다. 왕자가 길을 떠나자 수많은 물고기들이 그 뒤를 따르고 왕자가 머물러 쉰 곳이 바로 만어사 입니다. 그 뒤에 왕자는 큰 돌미륵불로 변했고 따르던 물고기들은 바위로 변했다고 합니다.
만어사 미륵전
미륵전 뜰에 엎드린 자세의 허리 굽은 소나무 옆에 걸음을 멈추어 섭니다. 더 이상 커지지 않으려 애쓰는 바람에 굽은 등을 드러낸 그 나무의 아픔이 나를 멈춰 서게 했는지 모를 일이지만 다시 보면 고개를 빼고 너덜겅 아래 만어(萬漁)들의 종소리 공양이라도 들으려는 자세 같기도 합니다.
그게 아니면 묵묵히 서서 명상에 든 미륵님의 키 보다 더 커서는 안된다는 절제와 겸손의 자세 같기도 하고...
노송 가지 끝에는 푸른 솔잎 향기가 초겨울 뜨락을 향해 분분히 날리고 있을 뿐입니다.
만어산 정상
만어산(萬魚山)은
경상남도 밀양시 삼랑진과 단장면에 걸쳐 있는
높이 670.4m의 산으로
만어사(萬魚寺)와 어산불영(魚山佛影)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기대하지 않았던 풍광을 보니 눈이 휘둥그레집니다.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영알의 마루금들...
하늘금을 그리고 있는 마루금을 보면서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할 지경입니다.
그저 '와~와~' 소리만 내지를 뿐...
이렇게 멋진 마루금을 볼수 있었으니
만어사만 보고 갔으면 크게 후회할 뻔 했네요.
만어산에서 바라보는 밀양과 삼랑진의 마을들
지금도 돌이 된 수많은 물고기들이
만어사 계곡에서 고개를 쳐들고
스피커에서 울려퍼지는 법문을 듣고 있는 듯 합니다.
소원을 빈 후 들면 무거워져 안 들린다는
특이하게 생긴 돌을 들어보았지만
소원을 빌었을 때나 빌지 않았을 때나
매 한가지인 것 같아...
영험함에 의구심이 드네요.
만어사와 만어산 또한 숙제로 남겨두었던 곳이어서 오늘 비록 제대로 된 만어산 산행은 아니었지만 말로만 들어왔던 만어사와 어산불영을 본것 만해도 좋았을텐데 만어산 정상까지 올라가 둘러보았던 주변 산들의 마루금이 너무 좋아서 지금도 그 감흥이 쉬 가시질 않는다.
만어사에서 발 아래로 겹겹이 포개져 있는 듯한 산자락과 멀리서 굽이쳐 흘러가는 낙동강의 전망 또한 절로 탄성을 자아내게 하며 시름을 잊게 해주어 우리 산야에 감춰진 비밀스런 풍경을 마주한 것만으로도 먼 길을 달려온 피로가 싹 잊혀져 버린다.
정상의 불영석을 향해 일제히 머리를 조아리고 있는 일만마리 고기형상의 바위들이 이뤄내는 장관과 만어산 경석의 신비로운 종소리와 전설이 살아있는 밀양 만어사...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이기에 더더욱 아끼고 갈고 닦아 우리 후대에까지 잘 물려주어야겠다고 생각하며 만어사를 빠져나온다.
이왕 예까지 왔으니 청도읍내의 추어탕집에 들러 저녁을 해결하고 갈 요량으로 밀양을 거쳐 국도로 가려고 시내로 진입을 하니 영남제일루라는 '영남루'가 눈에 들어온다. 밀양은 친척들이 살고 있어서 자주는 아니어도 그동안 많이 찾아온 곳이라 낯설지 않은 곳이지만 '영남루'는 아직 제대로 구경을 못한 탓에 이곳까지 왔으니 들러 보기로 하고 도로 주변에 차를 세워놓고 입구에 다가가니 다섯시까지 개관이라 문이 굳게 닫혀있다.
막아놓은 차단기 너머로 보이는 누각을 사진에 담고 근처의 무봉사를 찾아간다.
영남루 동편 아동산을 오르는 계단과 '밀양아리랑'노래비
(카메라를 차에 두고 가서 스마트폰으로 담아봅니다.)
지금은 타계하신 작곡가 박시춘 선생의 생가
영남제일루인 '영남루'
밀양강변 깎아지른 절벽 위에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우뚝 선 영남루(보물 제147호)는 진주 촉석루, 평양 부벽루와 함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3대 누각으로 꼽힌다. 평양 대동강변에 있다는 부벽루는 직접 확인하지 못해 알 수 없지만, 진주 남강의 촉석루보다는 규모가 더 웅장하다는 느낌이 든다.
영남루는 조선시대 밀양군을 찾은 손님들이 머물던 `밀주관`의 부속건물로 정면 5칸, 측면 4칸에 좌우 익루(침류당, 능파당)를 거느리고 있다. 익루와 영남루를 연결하는 나무계단이 고풍스러우면서도 세련된 모습이다.
고려 말 밀양군수 김주가 신라의 사찰인 영남사 터에 누각을 지은 것이 영남루의 시작이었다고 전해지는데, 여러 차례의 증축과 화재로 인한 소실, 중건을 거치면서 현재에 이르고 있다. 지금의 영남루는 1844년에 밀양부사 이인재에 의해 다시 세워진 것이라 한다.
밀양 무봉사 (舞鳳寺)
대한불교조계종 제15교구 본사인 통도사의 말사이다. 지금의 영남루 자리는 예전에 영남사(嶺南寺)라는 절이 있던 곳이고, 무봉사는 773년(신라 혜공왕 9) 법조(法照)가 이 영남사의 부속 암자로 세운 사찰이다.
1359년(고려 공민왕 8) 영남사가 불에 타 없어지자, 무봉암을 무봉사로 승격시켰다고 한다. 이후 1592년(조선 선조 25) 임진왜란으로 불에 탄 것을 1605년(선조 38) 혜징(慧澄)이 중창하면서 법당과 칠성각·수월루를 새로 지었다. 1628년(인조 6) 경의(敬儀)가 중창하였으며, 1899년(광무 3) 경봉(慶蓬)이 중건하고, 1942년에 중수하여 오늘에 이른다.
무봉사의 일주문이자 해탈문인 '무량문'
마르지 않는 밀양강의 도도한 흐름을 대나무 숲 우거진 산 벼랑 아래에다 두고 그 강 언덕에 우뚝 솟은 영남루와 함께 그림같은 호산경색을 이루어 오랜 옛날부터 중국 악양루의 풍광으로 비유되면서 운치있는 사찰로서 시인묵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는 무봉사를 찾았습니다.
신라시대 때 법조선사가 당시 신라의 5대 名寺 중에 하나였던 영남寺에서 주석하다 대낮에 큰 봉황새가 춤을 추며 이곳으로 날아와 앉아 상서로운 성지라 하며 법계로 삼았다는 전설을 담은 곳이라 하네요.
석조여래좌상을 모셔놓아 특이했던 무봉사 큰법당
무봉사석조여래좌상
보물 제493호로 지정된 이 불상은 약사불로 연화대좌 위에 올라 항마촉지인을 하고 있다.
부처의 몸에서 나오는 빛을 형상화한 광배(光背)는 2줄의 볼록한 선으로 머리광배와 몸광배를 구분하고, 그 안에 덩쿨무늬와 연꽃무늬를 새겨 넣었다.
광배의 바깥부분에는 불꽃이 타오르는 모양을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광배의 앞면에 5구의 작은 부처를 새겼으며, 뒷면에는 연꽃무늬 대좌위에 앉아 있는 약사여래를 조각하였다.
광배 뒷면에 불상이 새겨진 표현은 경주 남산 미륵곡석불좌상(보물 제136호)과 같은 것으로 드문 통일신라 후기에 만들어진 작품으로 보인다
무봉사에서 내려다 본 어둠이 내려앉은 밀양 시내 전경과 밀양강
지나치는 길에 들러 자세히 구경을 못해
다시 찾아 제대로 돌아보기로 하고
청도를 향해 달려갑니다.
청도역 부근의 추어탕으로 저녁을 해결하기 위해 가던 중 눈에 띈 영남루의 위용에 자주 찾을 수 없음에 망설임없이 걸음을 옮겼지만 이미 관람시간이 지나버려 우리나라 3대 누각의 하나인 영남루를 속속들이 구경못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근처의 무봉사에 들러 보물급 문화재인 '석조여래좌상' 부처님을 알현할 수 있었음에 위안을 받고서 어둠이 깔리는 밀양강과 밀양 시내의 야경을 구경하고 청도읍을 찾을 때면 으례히 들르는 추어탕집에서 저녁을 해결하고 어둠이 짙게 내려앉은 고속도로를 달려 집으로 향한다.
여느 때보다 알찬 일정을 보낸 오늘...
집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꾀꼬리봉과 만어산의 등로를 반추해본다. 짧게 느껴지는 코스라 다음에는 좀더 긴 코스로 기획하여 찾아보리라 생각하면서 그때는 꾀꼬리의 노래소리와 일만마리의 물고기들이 살아 움직이는 모습을 볼수 있기를 기대하며 가속페달을 깊게 밟아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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