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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달이 사는 집

산행 내내 장쾌한 주능선을 보며 걸었던 팔공산 명품코스 (마애불능선 - 인봉능선) 본문

◈ 산행이야기/☆ 2013년도 산행

산행 내내 장쾌한 주능선을 보며 걸었던 팔공산 명품코스 (마애불능선 - 인봉능선)

해와달^^* 2013. 2. 25. 11:04

♥ 산행일자 : 2013. 02. 23. (토)  날씨-맑음

♥ 산행장소 : 대구광역시 동구, 영천시 청통면, 경산시 와촌면 일원

♥ 산행인원 : 친구와 함께...

♥ 산행코스 : 팔공컨트리클럽 입구 삼거리-한봉-삿갓봉-은해봉-노적봉-인봉-학부마을

♥ 산행시간 및 거리 : 6시간 40분, 9.5km (점심, 휴식 포함. GPS 기준)

 

 

◈ 산행기

오늘은 경주, 포항지역의 산을 즐겨찾는 분들끼리 한 달에 한번씩 모여 함께 산행을 하며 산정(山情)을 나누는 카페회원들과 정기산행을 하는 날이다.

지난 해 새로운 마음으로 새롭게 카페를 만들어 산행을 시작한지 몇 개월 되지 않았지만 아직 한번도 참석하지 못해 늘 죄송스러운 마음인데 이번 달 역시 그 마음은 다음 달까지 이어야 할것 같다. 그동안 몇번 함께 산을 찾았던 대구의 친구로부터 산에 같이 가자는 연락이 와서 약속이 되어 있던 터라 아내가 차려주는 아침을 후딱 해치우고 전날 꾸려놓은 배낭을 들쳐메고 집을 나선다. 행선지는 이미 정해져 있어 망설일 것도 없어 경부고속도로를 달려 팔공산 I.C를 빠져나와 백안삼거리에 당도하니 이미 도착해서 기다리고 있던 친구를 만나 한달 만에 만난 반가움에 악수를 나누며 함께 타고 동화사 방면으로 차를 몰아간다.

오늘 올라볼 코스는 사람들이 주로 찾는 팔공산 정상부 부근이 아닌 조용하고 호젓하며 장쾌한 팔공산 주능선을 돌아볼 수 있는 지능선을 찾아보기로 한다.

예전 인봉능선에서 노적봉 코스를 찾았을 때 보았던 팔공산 주능선의 호쾌함을 한번 더 맛보고 싶은 것도 코스를 택한 이유 중 하나라고 할수 있다.

날머리인 도학동 버스정류장 옆의 학부마을 빗돌을 끼고 나있는 여래사 입구 도로 한모퉁이에 차를 세워놓고 들머리인 팔공컨트리클럽 입구 삼거리까지 도로를 따라 걸어간다. 제법 차가운 바람이 옷속을 파고 들어 산꼭대기의 날씨가 매서우리라는 사실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아 내의를 벗어놓고 온게 마음에 걸린다.

도로를 달리는 차량들이 평소보다 많은 이유는 주말인 탓도 있겠지만 내일이 정월대보름이라 동화사를 찾는 신도분들이 많은 이유라 생각하면서 몸풀기 하듯 걸으며 친구와 얘기꽃을 피우며 걷다보니 팔공컨트리클럽 입구의 큼직한 빗돌이 반겨준다.

들머리 입구를 사진에 담고 GPS를 가동하면서 친구와 안전한 산행을 위한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팔공컨트리표석 뒤로 나있는 산길로 접어들며 산행을 시작한다.

 

 

산행궤적

 

 

팔공컨트리클럽을 알리는 커다란 표석에서

좌측으로 진행하면 나오는 산길을 오르며

삿갓봉을 향한 오름짓을 시작합니다.

 

 

초입부터 가파른 산길이지만 학부마을에서 걸어오며

몸풀기 하였으니 그리 힘들진 않네요.

 

 

뚜렷한 흔적의 산길에 발 끝으로 전해져 오는 푹신함이

싸늘한 찬바람을 뚫고 가파른 오름을 이어가는

산꾼에게는 더없는 원군이 되고 있답니다.

 

 

첫 조망터에 올라서니 기대했던 대로 눈이 즐거워지기 시작합니다.

정면으로 방아덤, 노적봉, 농바위가 차례로 도열해 있고,

노적봉에서 뻗어내린 하산코스인 인봉능선과 우측의 인봉(도장봉)이 시야에 들어오네요,

 

 

이번엔 북쪽으로 눈을 돌리니

하얀 눈이 남아있는 팔공산 정상부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집니다.

 

 

송이채취를 위한 금줄이 좌우로 쳐져있는 마사토로 된 등로를 따라 진행하니

 

 

이번에는 대구시내 방향의 조망이 터지는 풍광을 맛보게 됩니다.

 

 

삼각점이 있는 516봉.

 

 

가까이 당겨본 인봉 정상에는 등산객들이 올라가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하산길에 올라볼 계획이라 부럽다는 생각은 안드네요.^^*

 

 

마사토 등로라 딱딱하지만 먼지가 안나서 좋고

소나무가 우거진 숲이라 공기가 너무 맑아 좋은 등로를

친한 친구와 도란도란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으며

걷는 산길엔 늘어가는건 두터워져 가는 우정(友情)이랍니다.

 

 

등로 좌측 숲 사이로 간간히 내비치는 동화사의 전경.

 

통일약사여래대불이 있는 널찍한 광장에는

정월 대보름을 앞두고 절을 찾은 신도들의 발길이 분주해 보이고

팔공산 정상부인 비로봉, 동봉, 서봉이 올려다 보입니다.

 

 

최근에 내린 눈이 녹지 않고 얼어있어

기대를 하지 않고 찾았던 걸음에 색다른 맛을 느끼게 해줍니다.

 

 

오거리 갈림길인 '모래재'

 

(↙ 동화사, ↖ 폭포골, ↗ 한봉, 삿갓봉, ↘ 학생수련관)

 

 

한봉(607m)

 

(예전에 정상석이 있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없어진 모양입니다.)

 

 

순백의 설원으로 덮혀있는 등로를 '뽀드득' 거리는 경쾌한 음률을 즐기며

묵묵히 앞만 보고 걸어가다 가끔씩 뒤를 돌아보면

선명하게 찍힌 발자국이 말없이 쫄랑쫄랑 뒤를 따르고 있었네요.

 

 

나무는 무엇을 먹고 살아가며, 사람은 무엇을 먹고 살아갈까...

 

흙의 양분을 먹고 살아가는 나무와 바람의 휘날림으로

동무들과 정과 사랑을 나누며 잉태시키는 풀과 나무처럼...

 

우리네 인생 또한 정과 사랑을 먹으며
믿음이란 의지에, 욕망이란 놈을 하나 둘 잠재워가며

사랑하는 친구들과 나란히 어깨동무하면서 살아가면 좋으련만...

 

치기어린 희망사항일까요?

 

 

군데군데 남아있는 팔공C.C를 내려다보며 걷는 산길에

파란 하늘을 배경삼아 가야할 노적봉이 멀리서 손짓을 하고 있습니다.

 

 

점점 거칠어지는 등로에 얼어붙은 눈이 오름을 힘겹게 하고 있습니다.

 

 

제법 위험한 밧줄구간을 빠져나와 담아본 '주먹바위'라 불리우는

암석의 대단한 규모에 몇번이나 뒤돌아 보게 합니다.

 

 

좌측의 신녕봉(997m) 뒤로 코끼리바위봉이 보이고

투구봉과 거조암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하늘금을 그리고 있네요.

 

 

한층 고도가 높아진 곳에서 눈높이를 맞춰본 팔공산 정상부의 모습.

 

 

지난 번 종주산행 때 만났었던 종주등산로 <34번> 지점인 삿갓봉(930m).

등로는 이곳에서 우측의 갓바위 방향으로 이어지고

좌측 내림길은 당연히 동봉 방향이겠지요.

 

 

너른 신령 들녘이 아래로 펼쳐지고

보현산과 기룡산이 아득한 멀리로 다가오네요.

 

 

가야할 방아덤과 노적봉이 오른쪽으로 보이고

가운데 은해봉(능성재) 뒤로는 은해사로 이어지는

은해능선이 가지를 튼 모습입니다.

 

 

우회길을 버리고 암릉길을 걷고파 아무 생각없이 올랐지만

 

 

아이젠없이 들어선 암릉길은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의 길입니다.

 

 

평소 같으면 아무렇지 않게 빠져나올 수 있는 암릉길이지만

얼어붙은 빙벽은 사정이 다르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되고

이후의 등로는 한 치의 망설임없이 전부 우회로를 이용하게 되네요.^^*

 

 

햇살 가득한 언덕배기에 눈이 부시도록 반짝이는

보석같이 내려앉은 눈밭을 걸으며

 

 

앞서간 이의 발자국을 따라 조심스레 오름을 이어가니

 

 

난간을 붙잡지 않고는 올라서기 힘든

얼어붙은 바윗길이 기다리고 있어

다시금 조심스런 발걸음이 되었지요.

 

 

은해사로 분기되는 지점인 은해봉(능성재)입니다.

 

 

언제 보아도 가슴이 뻥 뚫릴만큼 시원스러운

팔공산 주능선이 펼쳐진 모습 아래로

팔공컨트리와 걸어왔던 마애불능선이 길게 드리워진 모습입니다.

 

 

가까이 다가온 남,북방아덤과 노적봉.

 

 

북방아덤에 올라 다시 한번 명불허전의 풍광을 담아보고

 

 

이곳에만 오면 빠트림없이 사진에 담았던 기암도 촬영하고

서둘러 남방아덤으로 걸음을 옮깁니다.

왜냐구요? 배꼽시계가 너무 요란스럽게 울려대거던요.

 

 

남방아덤에서 바라본 북방아덤

 

 

우측의 농바위와 갓바위라 불리우는 관봉이 가까이 다가오고

약사암의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독경소리가 온누리에 퍼지고 있습니다.

 

 

능성재에서 분기된 은해능선 아래로

선본사와 주차장이 내려다보이고

멀리 영천시 청통면 일대가 조망이 됩니다.

 

 

오후 2시가 넘도록 요기를 못했으니 배가 등짝에 붙을 지경이라

점심식사 장소로 생각해 놓은 남방아덤 아래의 명당터에서

라면을 끓여 늦은 점심을 해결합니다.

 

 

느긋한 점심을 해결하고 자리를 털고 일어나

바로 앞의 노적봉을 사진에 담고서

 

 

<종주등산로 14번> 이정표에서 우측 내림길로 하산을 시작합니다.

 

 

이미 걸어본 길이라 낯설지 않아서 좋았고

전망좋은 바위 위에 올라서서

팔공산 동부능선의 명물을 한꺼번에 담아봅니다.

 

좌측부터 차례로

북방아덤, 남방아덤, 노적봉, 농바위 순입니다.

 

 

가야할 인봉능선이 오른쪽으로 뻗어있고

골짜기 아래에는 북지장사가 내려다 보입니다.

 

 

다시 만난 웅장한 바위를 반가운 마음으로 담고서

 

 

아기자기한 암릉을 헤쳐나가며 펼쳐지는

멋진 전경을 하나하나 사진에 담아봅니다.

 

 

오늘 걸어본 두 능선길은 앞으로도 자주 찾게 만들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자꾸 드는건 탁월한 조망에

아기자기한 암릉과 흙길이 적절히 조화를 이룬 때문일겁니다.

 

 

정성으로 쌓아놓은 돌탑에 돌 하나 얹어놓고 마음을 더하고

 

 

부드러워진 등로를 따라 줄곧 마루금만 고집하며 잇다보니

 

 

깔끔하게 꾸며진 헬기장을 만나게 되네요.

 

 

중간중간 우회로가 있지만 북지장사로 떨어지는

우(愚)를 범하지 않기 위해 능선만을 고집해 갑니다.

 

 

마사토로 된 큼직한 공터를 지나고

 

 

인봉이 마주보이는 전망터에서 인적이 끊어진 암봉을 사진에 담고

 

 

내림길을 이어 다시 올라선 인봉 입구에는

거대한 바위가 마중을 나와 찾아온 객을 맞아주네요.

 

 

멀리서 보았을 때 도장을 닮았다 하여

도장 인(引)자를 써서 인봉이라 부른다고 합니다.

이렇게 큰 바위들이 어찌 흙으로 덮혀있는 산정에 불쑥 솟아있는지...

지난 번 찾아왔을 때는 괜찮았었는데 출입을 금하고 있네요.

그렇다고 예까지 왔으니 명품 조망을 안 보고 갈 수야 없지요.

 

 

지난 번 처럼 오늘도 장쾌한 팔공산 주능선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해 봅니다.

 

 

거대한 성곽처럼 둘러쳐진 팔공산 주능을 필두로 뻗어내린

능선과 골짜기가 부지기수라 언제 다 볼아볼 수 있을지...

언감생심 꿈도 못 꿀 일이지만

여건이 되는 대로 걸어보면 좋겠다는 작은 소망입니다.

 

 

문암산, 응봉, 응해산, 도덕산이 차례로 도열해 있는 모습이

뉘엇뉘엇 넘어가는 석양에 비친 실루엣처럼 다가옵니다.

 

 

명품소나무를 노적봉에서 뻗어내린 도장능선을 배경으로 사진에 담아보고

 

 

이번에는 시선을 남동쪽으로 돌리니

가팔환초 구간의 환성산 서부능선이 길게 드러누워

문암산을 향한 발걸음을 재촉하는 것 같습니다.

 

 

인봉을 내려와 진행방향으로 조금 내려서면

삼거리 갈림길이 나오는데

좌측은 북지장사, 우측이 학부마을로 이어지는 등로라

초행길의 두려움도 잊은 채 호기롭게 등로를 내려섭니다.

 

 

소로로 바뀌면서 길은 급한 내림길로 이어지고

소나무가 울창한 숲길을 따라 산길을 내려서니

뚜렷한 등로를 만나게 되네요.

 

 

지도에 나오는 작은 통나무다리를 만나고서야

'제대로 된 등로로 내려왔구나' 하는 안도를 하게 됩니다.

 

 

산행 말미에 만난 아담한 모습의 여래사를 지나

 

 

아침 나절 떠나왔던 학부마을 입구에서

표석을 사진에 담으며 산행은 끝을 맺게 됩니다.

 

 

 

'친구따라 강남간다'는 말이 있듯이 함께 가자는 벗의 요청에 선뜻 따라 나선 산으로의 나들이. 주능선 길이만 20km가 넘는 대구의 진산인 팔공산의 장쾌한 능선을 산행 내내 바라볼 수 있는 명품 코스를 홀로가 아닌 친구와 함께 말벗이 되어 걸었던 오늘의 산길은 앞으로도 자주 찾아봐도 좋을 만큼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걷기 좋은 마사토길에 울창한 솔숲을 거닐며 볼을 때리는 차가운 바람에도 아랑곳 없이 화기애애한 산행으로 웃음꽃이 떠나지 않게 해준 친구가 고맙고 기대하지 않았던 눈길의 '뽀드득~'거림도 경쾌하게 들려오던 마애불능선길. 짧은 구간이었지만 암릉의 결빙구간을 기다시피하며 스릴을 맛 보았고 다시 걸어본 인봉능선의 아기자기함과 인봉의 분재와도 같은 명품소나무와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주능선의 호쾌함은 두고두고 보아도 싫증이 나지 않을 환상적인 풍광이었던 것 같다.

내일이 대보름이라 가까운 사찰에라도 들러볼 요량으로 산행을 마무리하고 몇번 들렀던 북지장사를 찾아 대웅전 부처님 전에 참배하며 발원을 하고서 시내로 향하니 널찍한 도로마다 콩나물 시루가 따로 없다. 바삐 서둘러봤자 소용없는 일이라 카스테레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으며 기다리다 도착한 고디탕 집에서 저녁을 해결하고 다음 또 함께 산행하자는 약속과 함께 아쉬운 작별을 나누고 어둠이 깊어가는 고속도로를 달려 집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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