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관리 메뉴

해와달이 사는 집

직장 동료들과 다시 찾은 구룡포 응암산-말봉재 본문

◈ 산행이야기/☆ 2013년도 산행

직장 동료들과 다시 찾은 구룡포 응암산-말봉재

해와달^^* 2013. 12. 5. 19:20

★ 산행일자 : 2013. 12. 01 (일)  날씨 - 맑음

★ 산행장소 :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일원

★ 산행인원 : 직장 동료들과 함께...(총 9명)

★ 산행코스 : 구룡포보건지소-한성아파트-대암사-응암산(박바위)-까치바위전망대-마봉루-말봉재-읍산전망대-구룡포보건지소

★ 산행시간 및 거리 : 5시간, 9.2km (식사 및 휴식 포함, 거북이 걸음으로...)

 

 

◈ 산행기

오늘은 신나게 헤집고 다니던 산행이라기보다 그동안 신세를 톡톡히 지고 있는 직장의 사우들과 함께 하는 트레킹 위주로 역사공부를 겸한 산행을 나서보기로 한다.

올 연초에 직장불교회에서 한 달에 두 번씩 개최되는 법회를 준비하고 진행하며 마무리까지 하는 구도부장을 맡게 되어 주변 동료의 도움이 절실하던 차에 팀원들의 수효가 많은 진단검사의학과에서 기꺼이 도와주기로 해 지금까지 큰 대과없이 잘 마무리가 되어지고 있어 늘 고마운 마음이 가슴속에 자리하고 있었는데, 과메기철이 다가온 이 계절에 가벼운 산행을 겸한 나들이에 구도부원들을 초대하여 안내하기로 마음먹고 기일을 잡은게 바로 오늘이다.

병원 현관에서 만나기로 한 3명의 동료를 태우고 나머지 분들은 산행 출발장소인 구룡포초등학교로 바로 집결토록 조치하고 차를 몰아 포항 오천읍내의 시장을 들러 부탁해 놓은 포장된 과메기를 찾아서 구룡포를 향해 달려가니 오늘의 나들이를 순조롭게 해주려는 듯 화창한 날씨에 한결 누그러진 기온에 마음도 즐겁기만 하다.

오늘 함께할 동료들과 찾아가기로 한 산행지는 몇번 다녀온 구룡포의 응암산이다.

박바위를 올라 말목장성을 돌아보고 말봉재를 거쳐 구룡포초등학교로 내려서는 코스로 꾸며 초보자도 쉽게 갈수 있도록 배려를 하긴 했는데 체력이 약한 여자교수님이 잘 걸어줄지가 관건이다.

속속 도착한 일행들을 반갑게 맞으며 비록 누그러진 날씨라 하지만 겨울로 접어든 계절에 두 뺨을 스치는 싸늘한 바람에 옷깃을 여미며 구룡포초등학교 앞을 지나 한성아파트 방향으로 걸으며 말목장성으로의 트레킹에 나선다.

 

 

산행궤적

 

 

집결장소이자 산행 출발지인 구룡포보건지소 입구의 주차장에 파킹을 하고서

 

 

구룡포초등학교 정문 앞을 지나 구룡포 2리 쉼터가 있는 염창골로 진행을 합니다.

 

 

한성타운 입구의 갈림길에서 대암사 방향으로 좌측으로 길을 들어 진행하면

 

 

전에 없던 새로운 건물들이 들어서 있어

그동안의 불사(佛事)로 작은 변화를 실감케하네요.

가야할 등로는 절집 우측의 대나무 숲길입니다.

 

 

 

 

사거리 갈림길

 

(← 까치바위전망대, 마봉루. ↗ 박바위, ↘ 구룡포초등학교, ↙ 대암사)

 

 

박바위 오르는 길에 되돌아본 염창골과 구룡포항 전경.

 

 

박바위 직전의 갈림길로 염창골에서 올라오는 등로입니다.

 

 

오랜만에 다시 만나게 되는 박을 엎어 놓은 형상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

'박바위'가 변함없는 모습으로 반겨줍니다.

 

 

자그마한 응암산 정상석을 사진에 담고서

 

 

단체로 세워놓고 또 한방!!!

 

 

정자 쉼터에서 준비해간 먹거리로 간식시간을 갖고

 

 

봉수대를 향한 걸음을 이어가니 널찍한 임도를 만나게 됩니다.

마주보이는 곳으로 진행하면 봉수대 방향이고,

우측 내림길은 말봉재 가는 길입니다.

 

 

딱딱한 임도를 걷는 것보다 솔가리가 푹신한

숲길이 더 나을거라는건 불문가지겠지요?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좌측의 오솔길을 따라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걸어갑니다.

 

 

말목장성의 흔적을 쌓아둔 돌울타리에서 찾을 수 있네요.

 

 

 

 

구룡포 응암산 장기목장성

장기 말목장의 석성은 조선시대 말을 키우던 국영목장의 돌울타리로 동배곶(冬背串)목장이라고도 한다.

구룡포 돌문에서 동해면 흥환리까지 호미반도를 가로지르는 약 7.6㎞에 축조되었는데 현재는 5.6㎞가 남아 있으며 정확한 조성 시기는 알 수 없지만 세계 최대 규모라고 한다.

삼국유사에 장기반도 호미곶면 강사리 명월암이 신라 선덕여왕 5년(636년)에 군마사육을 기원하는 사찰로 창건되었다는 기록이 전해지는 만큼 약1400여년의 역사성을 갖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여러 문헌에 직,간접적인 기록이 전해지고 있다.

증보문헌비고(增補文獻備考)에 따르면 구룡포 돌문에서 당시 말의 출입을 통제하던 문지기 2명이 있었고 구룡포읍 삼정리에는 관아인 목아문(牧衙門)이 있었다고 한다.

근래에 목장성을 관광자원으로 개발하기 위하여 구룡포읍 사무소에서 희망근로사업을 통해 약 4㎞의 석성 터를 발굴하여 탐방로를 조성했다. 탐방로 주변에 벚나무 800본, 진달래, 구철초 등을 식재하여 4계절 탐방로를 만들어 탐방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구룡포 응암산 등산로는 다양하다. 어느 곳을 올라도 만족할 수 있다. 동해바다가 한눈에 펼쳐 보이고 주변의 산들이 수려한 파노라마를 그린다. 조선시대 말을 돌보던 목장과 봉수대도 있고 중간 중간 정자도 3곳이나 있다.

총 등산거리는 약 10㎞ 정도, 2~4시간 정도가 걸린다. 발산봉수대에서 호미곶까지 등산로가 연결되어 있는데 약 5시간 가까이 소요된다.

 

 

'솟대'

 

 

다시 만나는 임도에서 맞은편 봉수대방향으로 오름길로 진행하면

 

 

발산봉수대

 

 

 

 

마봉루 앞에 있는 말 조형물은 언제나 말없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네요.

 

 

마봉루(馬峰樓).

 

나무데크에 둘러앉아 전투식량과 라면을 끓이고,

준비해 온 과메기까지 초장에 찍어 먹으니

마치 야유회 나온 기분입니다.

느긋한 식사시간을 즐기며

주변 풍광을 감상하고서 하산길로 접어듭니다.

 

 

스모그로 인해 조망이 시원찮지만

그래도 멀리 영일만이 희미하게 시야에 들어옵니다.

 

 

북쪽으로 시야를 돌려보면

호미곶 등대가 끄트머리로 보입니다.

 

 

구룡포에서 호미곶으로 이어지는 동쪽 해안을 바라보고

 

 

널찍한 임도를 따라 내려오다가

'목장성옛길' 간판을 따라 말봉재를 향한 걸음을 이어갑니다.

 

 

딱딱한 임도를 걷기보다는 폭닥한 옛길이 걷기에는 훨씬 낫기에

 

 

조금 더 걸을지라도 초보산꾼들의 무릎에 부담을 주지 않으려 인도해 나갑니다.

 

 

지나왔던 박바위와 응암산 정상부를 건너다 보며

걸었던 거리가 상당하다며 스스로에게 대견해하는

동료들을 한껏 칭찬해주고서

 

 

 

말봉재에 도착하여 단체사진을 찍으며

오늘 처음으로 사진 한장 남겨봅니다.

 

 

체육시설이 있는 곳으로 내려와

 

 

순하디 순한 평지성 등로를 따라 걸어내려와

 

 

과메기축제가 열리는 문화거리로 내려서는

좌측 갈림길을 버리고 곧장 나있는 등로를 따라 진행하면

 

 

한성타운으로 내려서는 삼거리를 만나게 됩니다.

물론 가야할 길은 직진이겠지요.

 

 

읍산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오늘 산행의 하이라이트인 구룡포항의 전경입니다.

 

 

전망대를 선점한 젊은이들이 데크를 차지하고 있어

간단히 사진 몇장 담고서 곧장 내림길로 내려서 진행하니

 

 

전에 없던 태극기가 게양되어 있는 날머리에 도착을 하게 됩니다.

 

 

출발지였던 구룡포보건지소에 당도하며 즐거웠던 트레킹을 마무리하고

일제시대의 잔재물인 적산가옥이 있는

지금은 '근대문화역사거리'라는 이름으로 바뀐 구룡포공원을 찾아갑니다.

 

 

구룡포어업공판장 옆에 있는 주차장에 파킹을 하고 도로를 건너니

산뜻하게 꾸며진 출입구의 모습이 눈길을 끄네요.

 

 

못 와본 사이 공들인 흔적을 피부로 느끼며

마주보이는 돌계단을 올라 구룡포공원부터 찾아보기로 합니다.

 

 

구룡포의 어제와 오늘을 비교 전시해놓은

사진들을 보면서 아련한 옛날로 돌아가봅니다.

 

 

구룡포항을 만들게 했던 일본인 수산업자

'도가와 야사브로'의 공덕비.

 

해방 후 구룡포청년들이 비석에 시멘트를 발라놓아

지금은 그 내력을 볼수 없음이 조금은 아쉬운 마음입니다.

 

 

1960년 구룡포 주민들이 뜻을 모아 나라를 위해 산화한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들의 위패를 봉안할

충혼각을 건립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답니다.

 

 

구룡포공원에서 바라본 낙조가 깔리는 구룡포항의 전경이 참으로 아름다웠네요.

 

 

말끔하게 단장된 모습의 일본식 가옥들을 보면서

어릴적 지냈던 다다미방이 새삼 떠오르네요.

 

 

포항 구룡포 근대문화역사거리 내에는

당시의 일본인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가옥이 하나 있습니다.

 

 

구룡포 근대역사관이 그것인데 이 건물은 2층으로 된 일본식 목조가옥입니다.

 

 

1920년대에 지어진 이 건물은

당시에 하시모토 젠기치가 살림집으로 하기 위해 지었으며

건물 건축자재들은 모두 일본에서 직접 가지고 와서 지은 건물이라고 합니다.

 

 

그만큼 공을 들였다고 할 수 있겠는데요.

하시모토 일가가 일본으로 돌아간 후 다시 한국인이 거주하였는데

이것을 2010년 포항시가 매입, 복원하여

현재의 구룡포 근대역사관으로 재탄생했습니다.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의 수효가 많아

좁은 공간에서 사진에 담아내기 쉽지않아

겨우 몇 장만 건졌네요.

 

다음 기회에 조용한 시기를 골라 다시 찾게되면

그때 온전히 풀어볼 생각입니다.

 

 

 

 

주변의 친한 친구나 지인들과 하루를 즐겁게 보낼 수 있는 마땅한 곳을 추천하라고 하면 으례껏 맨 먼저 떠오르게 만드는 구룡포 응암산.

드넓은 동해의 푸른 바다를 맘껏 품에 안으며 왕초보도 쉽게 걸을 수 있는 트레킹 코스에 역사탐방까지 겸할 수 있는 말목장성으로의 나들이를 1년 내내 이어져 온 직장의 법회 때마다 불평 한 마디없이 뒤에서 잘 보좌해준 우리 구도부원들에게 감사한 마음으로 하루를 함께 보내고나니 가슴속에 남아있던 미안했던 마음이 조금은 가시는 것 같아 한결 가벼워진 기분이다. 앞으로 다섯 번의 법회를 더 준비해야 하지만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늘 노력하는 자세를 게을리하지 말아야겠다고 스스로에게 다짐하고 또 다짐해본다. 독불장군은 없다는 말이 있듯이 무엇이든 혼자가 아닌 우리가 되어 한마음으로 모든 일을 처리해 나간다면 아무리 어렵고 힘든 일일지라도 능히 헤쳐나갈 수 있으리라.

저녁 약속이 잡혀있는 동료 한 분이 있어 늦지 않게끔 속도를 내어 경주로 돌아와 복어집에서 맛난 저녁으로 깔끔하게 마무리하고서 서로에게 덕담을 건네며 귀가길에 오른다. 따뜻한 봄날이 오면 걷기좋은 곳으로 다시금 화려한 외출을 하자고 굳은 약속을 하면서...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