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달이 사는 집
근교산으로 떠나본 신년 첫산행 (경주 금곡산-금욕산-무릉산-근계산) 본문
♧ 산행일자 : 2013. 01. 07 날씨 - 맑음, 연무 가득
♧ 산행장소 : 경주시 현곡면 내태리·무과리, 안강읍 근계리·대동리·검단리·두류리
♧ 산행인원 : 나홀로...
♧ 산행코스 : 경주시 현곡면 내태2리회관-당산나무-금곡산 갈림길-금곡산-금곡산 갈림길-송전탑-밀양박씨묘-금욕산-헬기장 터-덕고개-은진송씨묘-무릉산-무선중계소-초소-근계산-안강읍 근계리
♧ 산행시간 및 거리 : 6시간 20분, 15.63km(식사 및 휴식 포함, GPS 기준)
◈ 산행기
여느 때처럼 당직근무 마치고 산으로 떠날 준비를 한 뒤 직장에서의 업무를 마무리 해놓고 차를 몰아 황성공원으로 향한다.
요즘 겨울 날씨 답지 않은 따스한 기후에 상고대 구경은 힘들 것 같고 해서 가까운 근교산으로 계획을 수정하여 새해 첫산행을 나서고자 한다. 오늘 가보고자 하는 산행지는 최근 국제신문에 소개된 경주지역의 근교산으로 떠나기로 정했다. 그동안 여러 코스로 다녀본 곳이지만 대부분 원점회귀 산행이었는데 오늘은 소개된 코스로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다녀오기로 하고 주차하기 편하고 버스를 타기 쉬운 황성공원주차장을 택했다.
들머리인 내태2리로 가는 231번 시내버스가 황성공원 앞에 9시 50분경 도착하는지라 공원주차장에 주차를 해두고 잠시 쉬면서 버스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아뿔사! 보온병에 뜨거운 물을 안 담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그렇다면 오늘 점심은? 아직 버스 도착할 시간이 20분 정도 시간이 있어 부랴부랴 차를 몰아가면서 아내더러 물 좀 끓여놓으라고 부탁을 하고 집으로 달려간다.
도착 즉시 보온병에 가득 온수를 채워넣고 다녀오겠다는 말 한 마디 등 뒤로 남기면서 눈썹이 휘날리도록 황성공원으로 다시 달려간다.
만원사례의 주차장에 빈 공간이 보이질 않아 헤메다가 조그만 틈이 보여 우격다짐으로 파킹을 하고 흡사 학교가는 아이가 지각하지 않으려 달리며 가방을 들쳐메듯 하는 모습을 그대로 연출하면서 도로를 건너 버스정류장에 도착하니 9시 48분. 버스가 지나갔는지 아직 안왔는지 감을 잡기 힘든 상황이다. 이미 지나갔으면 좀더 기다려보다가 행선지를 변경하리라 마음먹고 찬 바람에 오들오들 떨고 있는데 기다리던 버스가 도착하니 반가운 마음부터 든다.
현곡교에서 우회전 한 버스는 무과리를 지나 내태2리를 지나는데도 정작 본인은 내릴 생각도 안하고 그냥 지나치고 만다.
겨울 가뭄으로 바닥을 훤히 드러내고 있는 내태저수지를 바라보며 그제서야 운전기사분께 '내태2리 지났느냐?'고 물어본다. 하는 수없이 종점인 내태1리까지 가서 10분 가량 더 기다렸다가 되돌아나오는 버스를 타고 내태2리 회관 앞에 하차를 하면서 자책을 해본다. 오늘 왜 이러지?... 조심해야겠다고 마음 먹으면서 GPS를 가동하고 마을회관 앞을 지나 마을 안쪽으로 진행한다.
산행궤적
내태2리 회관의 아담한 모습을 사진에 담고서 신년 첫 산행을 시작합니다.
잠시 후 나타나는 당산나무를 지나면 나오는
조그만 다리를 건너 좌측으로 진행하면
오늘 산행의 길라잡이인 '국제신문'의 노란 표지기가
펄럭이고 있는 축사 우측 오름길로 진행합니다.
무덤 2기가 잇달아 있는 지점을 지나
완만하고 부드러운 숲길이 이어져 발걸음을 가볍게 해주지만
올라갈수록 낙엽이 두껍게 깔려 발이 푹푹 빠져들기 시작합니다.
좌측으로 가파르게 쏟아지는 급사면의 지계곡을 건너
급경사 사면에다 낙엽에 덮여있는 좁은 등로는 통과하기가 쉽지는 않네요.
발목은 고사하고 무릎까지 빠질 정도입니다.
낙엽 아래 잠복해 있는 위험요소는 없는지 조심하며 진행하니
눈에 익은 펑퍼짐한 안부가 나타나네요.
금곡산 갈림삼거리입니다.
좌측은 어래산이나 내태재로 가는 방향이고,
우측은 금욕산, 안태봉, 직진은 금곡산 가는 길이지요.
오랜만에 왔으니 금곡산에 발도장 찍고 가렵니다.
금곡산을 향하는 등로 역시
산꾼들이나 약초꾼들만 다니는 곳이라
별다른 특징없이 낙엽만 수북하네요.
금곡산임을 알려주는 정상목을 사진에 담고
왔던 길을 되돌아 가려 했지만
오래 전 처음 이곳을 찾았을 때 올랐던
묵은 길을 확인해 보고자 북쪽 방향으로 내려섭니다.
짧은 급사면을 미끄러지듯 내려선 잘록이 안부에서
직진 방향의 금곡사를 향한 등로를 버리고
좌측 허리길을 돌아가는 희미한 사면길을 따라
오던 길과 재합류한 뒤 속보로 진행하니
다시 삼거리를 만나게 되고,
진행 방향인 좌측 금욕산 방향으로 길을 듭니다.
이후 철탑 NO.71에서 제대로 된 조망을 맛봅니다.
건너편 어림산을 필두로 오른쪽이 인내산, 좌측이 남사봉,
그 뒤 멀리 관산이 조망이 되는군요.
시원스런 조망을 잠깐 맛보고 짧은 오름을 올라서니
이번엔 철탑 NO.72를 만나게 되고,
용림산(좌)에서 구미산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을 담아봅니다.
이후 작은 봉우리를 오르고 내리면
능참봉을 지낸 '밀양박씨'묘를 지나게 되고,
다섯 번 정도는 걸었을 이 코스를 부지런히 걸으며
앞으로 보이는 477봉을 향해 보무도 당당히 걸어갑니다.
우측으로 내려서는 갈림길은 내태리 효심사 방향입니다.
가뿐 숨을 몰아쉬며 올라선 477봉에는
낯익은 시그널들이 찾아온 산꾼을 반겨줄 뿐...
특징이라고는 제대로 없는 근교 산길에
그나마 눈길을 끄는 요상한 나무라도 정성스레 사진에 담아봅니다.
금욕산 직전의 갈림길.
정상으로 가는 길은 우측 길이고,
좌측길은 무릉산으로의 지름길입니다.
금욕산을 오르면서 되돌아 본 금곡산 방향의 조망입니다.
정상목과 삼각점만이 반겨주는 금욕산 정상.
사진 한장 찍고 돌아서면 진행방향으로
노란 시그널 좌측으로 내려서야 무릉산 방향입니다.
곧장 나있는 등로를 따르게 되면
말구불터널과 안태봉 방향이지요.
쏟아지는 내림길을 조심스레 내려서면
금욕산 오르기 전의 지름길과 다시 합류가 되고
잠시 수더분한 내림길을 잇다가 또다시 쏟아지는 듯한
가파른 낙엽의 내림을 내려서게 되면
우측으로 갈림길이 있는 삼거리를 만나게 되는데
검단리 배넘이마을로 내려서는 길입니다.
평탄한 등로를 따르다 397봉을 향한 오름짓을 한바탕 치루고 나니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폐헬기장을 지나게 되네요.
발목을 덮는 낙엽의 급사면을 두어번 미끄럼틀을 타고
도착한 덕고개입니다.
(← 금욕산, ↑ 금곡사입구 삼거리, → 무릉산, ↓ 검단리)
덕고개를 지나 걷기 좋은 산길을 따라
홀로 가는 산행의 맛을 즐기고 있으려니
시장기가 감돌아 평평한 곳에 자리를 잡고
늦은 점심을 하고 가기로 합니다.
약 30여분 소요된 점심시간을 마치고
계속된 등로를 따라 진행하다보니
사방 조망은 막혀있고 마땅히 사진에 담을 만한 데 없어
제법 큼직한 바위군을 만나 담아봅니다.
무릉산을 오를 때마다 중요 포인트였던 '은진송씨묘'
검단리 달성골로 내려서는 옛길이 지금도 흔적이 있는지
주변을 돌아보고 무덤 뒷쪽의 내림길로 내려섭니다.
마주 보이는 무릉산 오름길이 오늘따라 무척 높아 보이는군요.
내려선 평평한 안부를 빠르게 통과하고
가속도를 붙여 치받아오른 된비알은
한발 오르면 두발 뒤로 미끄러지는 낙엽길에
들숨, 날숨이 힘차게 왕복운동을 하게 만드는
오늘의 가장 힘든 구간인 것 같습니다.
씩씩거리며 올라선 곳에는
무릉산 정상을 알리는 삼각점이
풀섶에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우거진 여름철에는 발견하기가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무릉산 정상석은 산불감시초소 앞에 세워져 있답니다.
무릉산 정상석.
근 4년 만에 다시 찾아왔지만
예전 모습 그대로여서 반갑네요.
다만 조망이 멋진 곳인데 연무로 인해
먼곳까지 볼수 없음이 아쉬운 마음입니다.
무릉산 정상에 설치되어 있는 홍수예보시설과 산불감시초소.
북쪽으로 시야를 돌려보면 연무로 인해 아쉽지만
삼성산, 천장산, 자옥산, 도덕산 등의 안강지역의
이름난 산들이 한 눈에 들어오네요.
곤제봉과 황수등산을 좌우에 두고
그 안에 터를 잡고 있는 검단리가 평화롭게 보입니다.
지나왔던 금욕산이 우측 멀리로 보이고
가운데의 안태봉 또한 연무속에서 희미하게 잡히네요.
널찍한 임도를 걸어야하는 수고를 조금이나마 덜어보고자
정상의 산불감시초소 앞 산길로 진행하다가
가야할 KT무선통신탑을 가늠해보고
널찍한 임도로 내려서서 무선통신탑까지
계속되는 임도를 걷기 시작합니다.
좌측으로 431봉을 지나 화산곡지로 내려서는 갈림길을 지나
다시 한번 무릉산중계소를 당겨보고
등로 좌측으로 조망이 트이는 지점에서는
삼성산, 자옥산, 도덕산을 한꺼번에 담아봅니다.
자옥산 뒤로는 천장산이, 도덕산 뒤로는 운주산이 희미하고
두류리의 하곡지도 고개를 내밀고 있네요.
무릉산 정상에서 줄곧 이어지는
흙길 임도를 30분 가량 부지런히 걸으니
KT무선통신탑이 있는 무릉산 중계소에 도착을 하게 됩니다.
출입금지구역인 중계소 앞 공터에서
두류공단을 내려다보고서 잠시 생각에 빠져봅니다.
딱딱한 시멘트 도로를 따라 가려니 재미가 없을 것 같아
4년전 산친구들과 올라온 코스를 역으로 내려가기로 마음먹고
중계소 맞은편 숲으로 진입을 합니다.
수북이 쌓인 낙엽을 헤치며 들어서니 곧이어 헬기장이 나타나고
다시 7분 뒤 두번째 헬기장(334.7m)을 통과하고
낮보다 한층 떨어진 기온을 체감하며 속도를 더해 능선을 헤쳐가니
풍산금속 감시초소가 있는 철망울타리를 만나게 되네요.
이어지는 등로는 우측으로 철망을 따라 근계산까지 이어집니다.
마치 휴전선 철책같은 분위기가 나는
철망울타리를 따라 이어지는 등로 너머로
안강읍내가 휜히 내려다 보이고
건너편으로 근계산도 보이는군요.
가파르게 이어지는 내림길을 조심스레 내려서서 돌아본 모습입니다.
철망 사이로 담아본 자옥산, 도덕산, 어래산.
한여름 그늘도 없는 이곳을 걷는건
정말 고역이 아닐 수 없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드는 힘든 코스입니다.
안강읍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근계산 정상부.
군초소 시설터와 풍산금속 외각을 경계 짓는
철망 울타리가 쳐져 있어 정상부는 올라갈 수 없네요.
남쪽 건너로 지나온 무릉산중계소 송신탑과 무릉산이 올려다 보이네요.
내림길 초입에는 못보던 정자쉼터가 자리잡고 있고,
그 뒤로 보이는 철봉대가 있는 곳에서
근계마을회관으로 내려서는 등로는 우측이지만
17시 55분 버스를 타기에는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아
곧장 나있는 등로를 따라 진행하기로 합니다.
솔가리가 깔려있는 부드러운 등로의 소나무 숲속에는
삼림욕을 즐길 수 있게끔 의자도 마련되어 있어
주민들을 배려하는 마음이 엿보입니다.
사거리 갈림길.
(← 약수터, 동아석물. ↑ 제1,2고지, ↗ 두류 2리)
곧게 뻗은 소나무 숲길을 따라 잠시 올라서니
'제2고지' 안내 팻말이 있는 안부에 닿게 되고,
어느 방향으로든 근계리로 내려서게 되지만
좌측 임도를 따라 진행을 해 봅니다.
숲을 빠져나와 담아본 풍광의 근계리 모습이지만 잘 구분이 안가네요.
큰 길을 찾아 나와보니 근계리 감성마을로 빠져 나왔네요.
아스팔트 포장도로를 따라 5분 가량 진행하니
근계2리 마을표석을 만나게 되면서
오늘의 산행은 그 끝을 맺게 됩니다.
올해는 청말띠의 해라는 갑오년. 새해 첫 산행지를 근교산으로 잡고 몇번 돌아본 코스들을 한데 엮어 걸어본 산길에 누구에게도 방해 받지 않으며 새로운 기분으로 올 한해를 설계하며 평일 산행이 주는 호젓함을 맘껏 누리고 온 행복한 산길이었다. 해마다 첫 산행은 남다른 감흥으로 다가오지만 올해는 특히 더한 것 같다. 20여년이 넘도록 몸 담아온 둥지를 떠나 새로운 환경속에서 제 2의 삶을 살아야 하는 해이기 때문이리라. 그렇다고 미리부터 머리를 싸매고 걱정 할 필요는 없는 일이라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하면서 착실히 준비한다면 배 곯을 일은 없으리라 생각이 든다. 골치 아픈 생각은 하늘 저 멀리 날려버리고 틈나는 대로 산을 찾아 세상살이에 쌓인 스트레스를 풀면서 건강까지 챙기는 지금의 생활을 계속 이어갈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무릉산중계소에서 부터 이어지는 시멘트 임도를 걷기 싫어 원래의 계획된 코스보다 3~4km 더 늘어난데다 풍산금속의 외곽 철망울타리길의 오르내림이 막바지 산행에 힘이 들었는지 평소에는 끄떡도 없던 무릎이 뻐근해져 오는 걸 보면 오늘의 산길은 비록 근교산이라 할지라도 만만찮은 코스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평소 체력관리를 열심히 하면서 오래오래 산과 더불어 삶을 영위하는 생활이 되도록 더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근계 2리 마을 표석을 지나 안강읍민 체육시설이 번듯하게 들어서 있는 주변을 돌아보면서 근계교를 건너 경주시내로 가장 빨리 갈 수 있는 코스로 운행하는 212번 버스를 타기 위해 칠평천을 따라 68번 도로까지 부지런히 걸어 5분 남짓 기다린 끝에 도착한 버스를 타고 어둠이 깔리는 안강읍을 벗어나 귀로에 오른다.
'◈ 산행이야기 > ☆ 2014년도 산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반나절 산행으로도 충분히 웰빙의 즐거움을 맛본 도음산 나들이 (0) | 2014.03.03 |
---|---|
거북이와 다시 찾은 형산-해맞이전망대-소형산(부조정) 한바퀴 (0) | 2014.02.23 |
한달 만에 재개한 산으로의 나들이... 운제산 심설산행 (0) | 2014.02.19 |
근 7년 만에 다시 찾은 침곡산 근교산행 (0) | 2014.01.17 |
잘못된 첫 단추가 망쳐버린 남덕유산 산행 (0) | 2014.01.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