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달이 사는 집
거북이와 다시 찾은 형산-해맞이전망대-소형산(부조정) 한바퀴 본문
♣ 산행일자 : 2014. 02. 22 (토) 날씨 - 맑음, 연무
♣ 산행장소 : 경북 경주시 강동면, 포항시 남구 연일읍 일원
♣ 산행인원 : 거북이와 둘이서...
♣ 산행코스 : 국당 1리 정국사 입구-왕룡사-형산-임도-소형산등산로 합류-농바위-옥녀봉-해맞이전망대-중명리-중명길56-중명지-소형산등산로 재합류-부조정(소형산)-부조정 입구
♣ 산행시간 및 거리 : 4시간 10분, 10.2km (휴식 및 간식 포함, GPS 기준)
▣ 산행지 소개
경주에서 포항으로 넘어가는 길목에 형산(兄山)이 있다. 형산강이란 이름도 이 산 이름에서 나왔다고 한다. 형산강을 사이에 두고 북쪽에 제산(弟山)이 마주 보고 있는데, 형산과 제산에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해져 온다.
옛날 형산과 제산은 형제산으로 서로 붙어 있었는데, 당시 남천, 북천, 기계천의 물이 안강 일대에 모여 호수를 이루었다고 한다. 이 호수가 자주 범람하여 경주까지 막대한 피해를 줬는데, 이를 막기 위해 경순왕의 아들 태자 김충이 용이 되어 꼬리로 형제산을 내리쳐서 형산과 제산으로 갈라지게 되었고, 그 틈으로 안강호수의 물이 강을 이루어 영일만으로 흘러들어 가 지금의 형산강이 되었다고 전한다.
또한 형산 정상에는 왕룡사원이라는 절이 있는데, 신라시대에는 형산사, 그 이후에는 옥련사, 그리고 왕룡사였으나, 지금은 왕룡사원이라 한다. 절까지는 국당마을에서 북쪽으로 난 산길을 한참 올라가야 한다. 이곳에 서면, 형산강과 포항 시내, 그리고 동해의 푸른 바다가 한 눈에 다 내려다보여 멋진 전망대 역할까지 하는 곳이다.
◈ 산행기
주말을 맞아 집에 틀어박혀 있기가 뭣해 다시 시작한 산과의 데이트를 이어가기 위해 느지막히 일어났음에도 후딱 죽 한그릇 비우고 배낭을 챙기고 있으려니 또 따라 나서겠단다. 운제산 심설산행 때 다리 통증을 호소하던 게 엊그제 일인데 다 나았으려나?...하는 수없이 생각하고 있던 코스를 변경하여 쉬운 곳으로 가고자 집을 나선다.
요즘 치과 진료중이라 삼시 세때를 죽으로 연명하다보니 먹는 게 부실해서 체력적으로 소모가 큰 장거리산행은 지양하고 짧은 곳으로 다니고자 생각하고 있는데 아내와 함께 나서는 산길이라 나즈막한 곳을 물색해보니 다녀온지 햇수로 3년이나 지났지만 아내는 가보지 못했을 형산강변에 있는 형산-소형산 코스가 알맞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생각이 거기에 미치자 곧바로 차를 몰아 철강공단을 지나 연일읍을 통과해 연일대교에서 좌측의 강변도로를 따라 달려가니 소형산 산정에 있는 정자인 부조정을 오르는 입구에 당도하게 된다. 도로 갓길에 차량 몇대가 주차해 있는 걸 보니 산행객들이 타고 온 모양이다. 한자리를 차지하고 파킹을 해놓고 진행방향의 도로를 따라 경주 땅 국당마을 쪽으로 걸음을 옮겨나간다. '국당 1리'라는 낯익은 마을 표석이 있는 곳에 도착하면서 GPS를 가동하고 정국사 빗돌 뒷쪽의 오름길로 산행을 시작한다.
산행궤적
국당 1리 마을 표석이 있는 이곳에서 산행은 시작됩니다.
마주보이는 차량들 뒤로 정국사 입구의 오름길이 보이네요.
경주와 포항의 경계지점인 이곳
경계판 뒤쪽으로 오늘의 들머리가 보입니다.
오름길에서 내려다 본 정국사와 형산강.
건너편에는 형산(兄山)의 아우격인 제산(弟山)이 보입니다.
연일 계속되었던 폭설이 따스한 햇볕에 이젠 거의 다 녹았네요.
하지만 응달진 곳에는 미처 녹지 않은 눈들로 인해 제법 미끄럽습니다.
왕룡사 뒷켠에 조성되어 있는 갓을 쓴 '약사불'입니다.
불전함에 보시를 하고 삼배로써 예경을 올립니다.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경치 또한 일품이라 주변을 마냥 돌아봅니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포항시와 영일만 멀리 호미곶까지 조망이 되는 곳인데
하지만 오늘은 연무가 끼어 조금 아쉬운 마음이네요.
왕룡사의 큰 법당인 '무량수전'
절 마당 앞으로 나있는 차도를 다라 내려가도 되지만
형산 정상을 가야하기에 법당 좌측으로 보이는
전봇대 방향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종무소 겸 요사체.
우측 방향이 진행해 온 등로로써
약사여래불이 모셔진 전망대가 있는 곳입니다.
채 녹지 않은 설원을 걸으며 지난 산행 때의 기억을 더듬어봅니다.
등로 우측으로 연무속에 흐릿하지만
강동의 안계저수지가 시야에 들어오네요.
지인이자 산매니아인 '푸르네'님이 걸었던
안계저수지 환종주 코스를 한번 돌아봐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강동면 소재지가 아래로 보이고 멀리 안강읍이 펼쳐집니다.
형산 정상부에 자리잡고 있는 산불감시초소.
사방 조망이 트이는 곳이라 자리를 잘 잡고 있네요.
전에 없던 정상을 알리는 흔적이 누군가의 정성으로 삼각점을 받침삼아 놓여져 있네요.
산상연못이 있는 자리입니다.
많은 눈으로 가려있지만 자세히 보면 웅덩이에 물이 가득한 걸 알수 있답니다.
발이 푹푹 빠지는 눈밭을 걷다가
녹아내린 눈으로 진창이된 등로도 걸으며
신발에는 큼직한 진흙을 달고 내려온
공터 삼거리에서 좌측으로 걸음을 이어갑니다.
잠시 걸음을 이으면 왕룡사에서 내려오는 차도를 만나게 되고
우측으로 등로는 진행을 하게 됩니다.
도로를 따라 계속 걸어내려 진행하다 보면
좌측으로 크게 휘어지는 삼거리가 나타나는데,
직진 길은 국당리 내촌마을로 가는 길이고,
좌측의 약간 오름길이 들머리인 정국사 방향으로
소형산 주등로로 연결되는 길이지요.
계속되는 시멘트 도로를 잇다가
이번에는 좌측으로 크게 굽도는 지점이 나오는데, 중요 포인트입니다.
우측의 산불조심 플래카드와 녹슨 입간판을 참조해야 할 것 같네요.
눈 덮힌 임도를 따라 한발한발 걸음을 옮겨 오름길을 이어가면
호젓함이 묻어나는 산길이 이어집니다.
나지막한 동네 야산이지만 조용하기 이를데 없어
가벼운 마음으로 운동삼아 걷기 좋은 길이네요.
곧게 뻗은 편백나무들이 줄지어 있어
잠시 눈을 즐겁게 해주는 산길을 부지런히 올라가면
경주 강동면 왕신마을로 내려가는 임도 마루에 올라서게 되는데,
널찍한 공터가 있는 이곳에서 좌측 오름길이
소형산 주등산로로 연결되는 길입니다.
'오지리'님의 시그널이 달려있으니 참고하면 될것 같네요.
햇볕이 잘 들지 않는 응달이라 쌓인 눈이 푹푹 빠져
스패츠를 하지 않은 신발속으로 눈이 들어오네요.
양말이 젖어오는데 날씨가 따뜻하기 망정이지
영하의 날씨였으면 동상 걸리기 딱일 것 같습니다.
조망이 잠깐 트이는 곳에서 바라본 지나온 형산의 왕룡사를 건너다보고
조금 더 진행하게 되면 소형산 부조정에서부터 이어져 온
등산로와 합류가 되는 쉼터에 이르게 됩니다.
이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면 간식시간을 가져봅니다.
돌탑이 있는 간이 체육시설과 쉼터로
왕신마을로 내려서는 삼거리 갈림길이기도 하지요.
공단 조성이 한창인 경주강동일반산업단지.
중명자연생태공원 갈림 삼거리.
해넘이전망대입니다.
이곳에서 일몰을 보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것 같습니다.
운제산 갈림길.
지난번 운제산 심설산행 때 만났던
부조정 갈림길 이정표와 연결되는 길이지요.
장거리코스지만 꼭 걸어보고픈 숙제로 남은 코스입니다.
솟대와 장승이 있는 쉼터.
농바위.
연일의 대감댁 머슴이 경주 양반댁 아가씨와
이룰 수 없는 사랑의 전설이 얽혀있는 곳입니다.
연일읍민운동장으로 내려서는 삼거리.
정면의 작은 봉우리가 옥녀봉으로 등로는 좌측으로 이어집니다.
삼거리에서 잠시 걸음을 옮기면 우측으로 옥녀봉오르는 길이 나타납니다.
오랜만에 다시 찾는 곳이기에 거북이는 기다리라 하고 후딱 다녀오기로 합니다.
삼각점과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옥녀봉 정상.
산불감시원이 근무하고 있어 인사를 나누고 주변을 돌아보지만
연무로 인해 깨끗한 조망을 구경할 수 없어 그냥 되돌아 나옵니다.
해맞이전망대 못미처 우측에 새로이 생긴 시설물인데
에코타워(해맞이전망대)로 불립니다.
나선형 계단을 따라 올라가봅니다.
사방 막힘없는 조망이 시원해
날씨가 좋은 날 찾으면 눈이 큰 호강을 누릴 것 같네요.
들머리였던 형산이 멀리보이고 가야할 소형산 등로가
가운데 길게 뻗어있는 모습입니다.
가야할 중명리가 마주보이고 좌측으로는 날머리인 소형산이,
형산강 너머로는 포항의 유강지역이 시야에 잡히네요.
짙은 연무로 잘 보이지 않아 아쉽지만
포항 시내의 원경과 연일읍, 철강공단의 모습이 잡힙니다.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옥녀봉 뒤로 운제산이 검은 실루엣으로 다가옵니다.
에코타워가 들어서기 전까지 해맞이전망대 역할을 했던 곳입니다.
좌측 내림길은 중명생태공원으로 이어지는 길이지만
오늘은 능선길을 따라가고자 우측으로 진행합니다.
꽃피는 계절이었다면 당연히 생태공원으로 내려가서
온갖 꽃들이 피어있는 아름다운 모습을 아내에게 구경시켜주겠지만
계절이 계절이니 만큼 볼게 별로 없으니 못가본 마루금을 잇고자
전망대를 조금지나면 나오는 내림길로 진행을 합니다.
좌우로 깎아지른 급사면인데다 쌓인 눈이 미끄러워
아이젠을 준비했지만 착용하지 않아 조심에 또 조심을 하며
숲길을 따라 10여분을 내려오니 생태공원 입구의 도로가 나타납니다.
더럽혀진 신발을 털어내고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 걸음을 옮겨가면
마을의 수호신 역할을 하는 커다란 당산나무와
정자 쉼터가 있는 중명리(원리)에 당도를 하게 되고,
이어지는 등로는 입간판이 가리키는 다리를 건너 이어집니다.
마을 길을 따라 계속 걷다가 '중명길 56'의 안내판이 붙어있는 주택이 나오고
담벼락을 따라 좌측으로 등로는 이어집니다.
오른쪽 철망에 '오지리'님의 시그널이 등대 역할을 해주고 있답니다.
마을을 지나 자그마한 고갯마루를 넘어서면 아담한 중명지가 나타나지요.
중명지를 지나 널찍한 도로를 지나면 나타나는 사거리에서
곧장 나있는 길을 따라나서면 대나무 숲이 있는 곳이 나오고
잘 꾸며진 무덤군과 제선충 무덤 사이로 나있는 등로를 따라 올라서게 되면
소형산부조정으로 이어지는 주등산로와 다시 합류를 하게 됩니다.
이후의 길은 그야말로 탄탄대로입니다.
호젓한 숲길이 가벼운 트레킹 코스로 각광을 받는 탓인지
운동을 나온 분들이 자주 눈에 띄네요.
소형산 정상부에 있는 부조정 전망대.
부조정에서 바라본 형산강 너머 자명리 방향입니다.
유강, 효자 지역의 포항시 서쪽 관문의 모습입니다.
질퍽질퍽한 지그재그의 내림길을 조심스레 내려와
날머리인 형산강변의 부조정입구에서
강력한 에어로 먼지를 털어내고 산행을 마무리합니다.
2년 6개월 만에 다시 찾은 형산-소형산 코스.
앞서 두 번에 걸쳐 돌아보았지만 온전히 다 돌아보니 하루를 보내기엔 딱이다 싶을 정도로 괜찮은 코스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나지막한 주변 야산에 불과하지만 천천히 가족이나 지인들과 함께 가벼운 마음으로 걸으면서 힐링을 한다면 그 또한 괜찮은 일이라 생각되기에 꽃피고 새가 우는 따스한 계절이 돌아오면 지인들이나 친구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산행 도중에 걸려온 택배 사원의 전화에 서둘러 산행을 마치느라 부지런히 걸었던 탓에 조금은 지친 아내의 볼멘 소리를 귓전으로 날려보내며 응달진 곳에 쌓인 발목까지 빠지는 눈을 헤치며 걷는 동안 젖어버린 양말 끝으로 전해져 오는 축축한 느낌의 불편함도 잠시 접어 두고서 딸내미가 사서 보내주는 소파 세트를 빨리 구경하고픈 마음에 포항 외곽을 도는 자동차 전용도로를 눈썹이 휘날리도록 달려 집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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