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달이 사는 집
아내와 함께 둘이서 떠난 포항 신광 기마봉 - 비학산 산딸기산행 본문
☆ 산행일자 : 2015. 06. 09 (화) 날씨 - 맑음, 연무
☆ 산행장소 : 포항시 북구 신광면, 기북면 일원
☆ 산행인원 : 아내와 둘이서...
☆ 산행코스 : 포항시 북구 신광면 기일리 버스종점-반곡지갈림삼거리-비학지맥합류-기마봉-655봉-탑정갈림길-비학산-은적갈림길-기일갈림길-기일저수지-기일리 버스종점(원점회귀)
☆ 산행시간 및 거리 : 6시간 46분, 11.43km (식사 및 휴식, 산딸기 채집 포함. GPS 기준)
◈ 산행기
지난 일요일 포항라푸마산악클럽과 함께 했던 경남 거창의 금귀봉-보해산 정기산행 때 산길을 걸으며 등로 주변에 널려있던 산딸기를 보면서 지금쯤 포항 비학산에도 산딸기가 많이 열려 있으리라는 말을 했었는데 이를 들은 집사람이 당직근무 마치고 돌아온 본인에게 비학산으로 산딸기 따러 가잔다. 이미 먹거리에 얼음물까지 재어놓고 기다리고 있으니 꽁무니를 뺄 퇴로마저 차단되었으니 등산복으로 갈아입고 주섬주섬 배낭을 챙겨 집을 나선다.
영일만대로를 달리다 자명리 램프로 빠져나와 기계방면 31번 국도를 다르다 단구사거리에서 신광방면 68번 지방도로 갈아타고 달려가면 신광면소재지를 지나게 되고 법광사 입구를 지나 한참을 달려 도착한 신광온천 입구 사거리에서 반곡지 방향으로 좌회전하여 들어가니 공사중임을 알리는 입간판이 서있고 통제원이 우회도로를 이용하라고 한다.
알려준 대로 우회로를 이용하여 원래의 코스로 되돌아와 반곡교를 지나 기일리를 향해 차를 몰아가면 버스종점이 있는 기일리에 도착하게 된다.
도로 우측의 쉼터 입구에 주차를 해놓고 등산화로 갈아 신고 배낭을 들쳐 메고 곧장 나있는 도로를 따라 산행을 시작한다.
산행궤적
기일리 버스종점에서 마주보이는 도로를 따라 산행은 시작됩니다.
요염한 입술로 유혹을 하는 '석류꽃'을 담고
맨 마지막 주택 끄트머리에서 우측 산길로 진입을 하게 되면
오름길의 대나무 숲 사이로 등로는 이어집니다.
대나무 숲을 빠져나와 허리를 펴고 되돌아보니
오늘 걸어야 할 비학지맥길이 하늘금을 그리고 있네요.
예전에도 그랬지만 오늘도 우거진
잡목으로 인해 헤쳐나가기가 녹록치 않네요.
희미한 등로를 유심히 살펴가며
앞을 가로막는 잡목을 헤쳐가는 고행을 하고나면
그제서야 뚜렷한 등로를 만나게 됩니다.
이후의 등로는 좁지만 뚜렷하게 이어지는 산길이네요.
반곡지에서 올라오는 등로와 합류가 되고
그렇게 초록 숲길을 찾아가는 발걸음엔
어느 새 땀방울이 동행을 합니다.
서서히 오르막이 시작되는 길이지만
육산이라 발은 걷기에 편안함을 느끼며 걸어갑니다.
잔잔한 길, 평화로움의 길에 초록이 동반하는 길...
그래도 숨은 차오고 다리는 힘이 들어가지만
초록이 무성한 숲그늘을 따라 걷는
발걸음은 마냥 가벼워져만 갑니다.
인적이 드문 숲길엔 지난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있는
낙엽의 바다가 찾아온 길손을 맞아주고 있습니다.
산행을 시작한지 1시간 15분 가량 경과 후 만난
비학지맥 주능선엔 평일산행의 호젓함을 느낄 수 있듯
고요한 적막감이 감돌고 있고
등로 주변으로 간간이 눈에 띄는
산딸기의 유혹에 배낭을 내려놓고 잠시 채집에 들어갑니다.
아직은 개체수가 많지 않아
좀더 군락을 이루는 곳으로 이동하기로 합니다.
빨갛게 익어가는 산딸기를 보면서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손부터 먼저 나가는군요.
크고 잘 익은 굵은 것만 골라 한참을 채집하다가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 위해 등로를 잇다가
기일리와 마북리의 이름에서 한 글자씩 따서 붙여진
'기마봉'을 잠시 들러 흔적을 남겨봅니다.
초록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숲길은
느긋하게 걸을 수 있는 편안한 길입니다.
싱그러운 숲 내음이 폐부 깊숙이 스며듦을 느끼게 됩니다.
숲이 부풀어 올라 가득차 있는 산은
짙푸른 색깔의 옷으로 갈아입고 있는 중이랍니다.
초록이 진하게 물들은 숲은 시원함마저 느껴지네요.
오늘의 점심 메뉴는 냉면입니다.
시원한 숲그늘속에서 먹는 냉면 맛은 일품이네요.
너무 차가워서 입안이 얼얼할 지경입니다.
빨갛게 익어가는 산딸기의 유혹에
군말없이 무장해제를 하고 산딸기 채집에 나섭니다.
얼마의 시간이 지났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산딸기를 따서 갈무리하고
삼각점이 있는 679봉도 사진에 담고서
등로 주변으로 널려있는 탐스러운 산딸기를
수확하기 시작합니다.
'노란장대'
'지천으로 깔려있다'는 말은 이를 두고 하는 말인 것 같습니다.
더 이상 담을 그릇이 없는 데다 비학산을 거쳐
하산할 시간까지 계산해보니 더는 안되겠다 싶어
비학산까지 고속질주를 시작합니다.
싸리꽃이 활짝 피었네요.
세상이 아무리 시끄러워도
꽃들은 때가 되면 피고 때가 되면 진답니다.
내 마음 조급하다고 서두르는 법 없고
소리없이 피었다 또 소리없이 집니다.
그래서 자연이 경이롭기만 합니다.
655봉.
등로는 좌측으로 꺾여 이어집니다.
이런 저런 생각하며 좋아하는 산행을
이어가는 이 순간이 제일 행복하네요.
일상의 별 일 없음에 또 감사해지는 마음입니다.
찬물내기 갈림삼거리.
좌측으로 급히 꺾이는 등로는
기일저수지로 가는 등로가 숨어있답니다.
탑정리 시남못에서 올라오는 등로와 합류가 되는 715봉을 지나
약 3분 뒤 다시 찬물내기로 내려서는 갈림길을 지나게 됩니다.
다시 조금 더 등로를 이으면
이번엔 탑정저수지에서 올라오는 등로와
합류가 되는 삼거리를 지나게 되고
7~8분 가량 오름을 극복하면
비학산 정상부의 헬기장에 당도하게 됩니다.
오랜만에 만나는 새롭게 세워진 정상석과 반가운 해후를 하고서
잠시 다리쉼을 하면서
오늘의 수확물을 꺼내어 갈무리를 해 봅니다.
양이 제법 되는걸 보니
당분간 입이 호강을 하게 생겼네요.
동쪽의 신광면 방향을 조망 해보지만
시계(視界)가 그리 좋지 못해
시원스런 조망을 볼 수 없음이 조금은 아쉽습니다.
서쪽의 조망 또한 별반 다를 게 없어
눈에 익은 산들의 어렴풋한 산그림자만 보일 뿐...
지나온 비학지맥길을 흔적에 담으면서 하산길로 접어듭니다.
정상 헬기장에서 반곡지 방향의
가파른 내림길을 내려와 조금은 서두르면서 숲길을 걷지만
조망이 트이는 곳에서의 멋진 풍광은 그냥 갈 수 없기에
잠시 머물면서 눈요기를 하고 가기로 합니다.
가야할 능선 좌측 아래의 기일리로
하산해야 하는 루트를 어림잡아보고서
걷기 좋은 등로를 부지런히 발놀림을 해가면
첫 번째 잘록이로 오른쪽 아래로
법광사로 향하는 갈림길을 지나게 되고
유순하기 이를 데 없는 등로를 따라 걸어가면
기일리로 원점회귀 할 수 있는 갈림길을 만나게 됩니다.
초록 숲길을 따라 걷는 발걸음은
간간이 들려오는 고라니의 울부짖음에 저절로 바빠져오고
인적이 끊어진 옛길을 따라 바쁜 걸음 이어갑니다.
월성김씨묘를 지나면서
가파르게 이어져왔던 등로는 그 기세가 꺾이고
발목이 푹푹 빠지는 낙엽의 바다를 헤치고 내려서면
어느 새 등로는 솔가리 폭닥하게 깔린 옴팍한 산길로 바뀌어지고
진한 초록으로 물들며 울창한 녹음으로 변해가는 숲길을 따라 내려서니
어느 덧 하늘이 열리고 기일리가
멀리 내려다 보이는 언덕배기에 닿게 됩니다.
'인동덩굴'
등로는 널찍한 임도로 바뀌어지고
기일저수지가 내려다보이는 숲길을 따라 발걸음을 재촉하면
기일리 마을 한가운데로 들어서게 되고
오늘도 먼 길 불평없이 잘 따라와준 아내에게 격려의 말을 건네며
도로를 따라 털레털레 걸음을 옮겨가면
산행을 시작했던 기일리 버스종점에 닿게 됩니다.
3년전 초등학교 친구들을 데리고 산딸기를 따러 찾아왔던 기일리.
기마등을 따라 올라 기마봉을 지나 비학산까지 이어지는 등로에 지천으로 널려있는 산딸기를 채집하는 재미를 맛보게 해줄 요량으로 찾았었지만 시기가 늦었는지 아니면 이미 다 따 가버린건지 알 수는 없지만 남아있는 산딸기가 별로 없어 실망감만 안겨준 그 날의 쓰라린 추억을 반추하며 아내와 둘이서 평일의 오붓함을 즐기며 주능선에 올라보니 아무도 손댄 흔적이 없는 산딸기가 등로 곳곳에 지천인지라 두시간 가까이 산딸기 따기에 여념이 없었지만 힘든 줄도 모르고 시간가는 줄도 모르게 보내다 온 산행이었다. 산을 오를 때보다 더 무거워진 배낭을 들쳐메고 가파른 내림길을 조심스레 내려와 산행을 마무리하고 기일리를 빠져나와 맑은 물이 흐르는 작은 계곡에서 발을 담그며 땀을 씻어내고 귀로에 올라 가끔씩 찾던 칼국수집에서 칼국수에 도토리묵을 곁들여 든든히 배를 채우고 적당히 전해오는 포만감을 즐기며 집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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