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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달이 사는 집

폭염속에 걸어본 임금님이 다녀갔다는 경주 어림산(御臨山) 본문

◈ 산행이야기/☆ 2015년도 산행

폭염속에 걸어본 임금님이 다녀갔다는 경주 어림산(御臨山)

해와달^^* 2015. 8. 17. 23:03

☆ 산행일자 : 2015. 08. 15 (토)   날씨 - 맑고 무지 더움

☆ 산행장소 : 경주시 안강읍·현곡면, 영천시 고경면 일원

☆ 산행인원 : 홀로...

☆ 산행코스 : 강교1리 마을회관-송전철탑(NO.59)-낙동정맥합류-301봉-송전철탑(NO.195)-어림산-내태재-능선삼거리-423.7봉-송전철탑(NO.66)-무명묘(길주의)-307.1봉-223.4봉-외딴 민가-강교1리 마을회관 (원점회귀)

☆ 산행시간 및 거리 : 5시간 47분, 11.37km (식사 및 휴식 포함, GPS 기준)

 

 

 

◈ 산행기

광복 70주년을 맞아 임시공휴일로 지정된 14일까지 포함해 장장 나흘간의 황금연휴가 되었지만 꼼짝없이 묶이게 되어 가까운 곳으로 하루라도 산행을 해야 억울하지 않을 것 같아 아침부터 산행준비를 하고 병원으로 향한다. 이유인즉 지난 해 가을 대비지 환종주산행 때 부상을 입어 수술을 받았던 아내의 발목에 박혀있는 핀을 제거하기 위해 입원해 있는 관계로 곁에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간단한 수술이라 무사히 마무리가 잘되어 입원해 있는데 어디 가지도 못하고 병원에서 간병을 하고 있지만 마음은 자꾸 콩밭에 가 있다. 혼자 병원 내를 다닐 수 있을 정도가 되었으니 가까운 근교의 산으로 다녀올 수는 있을 것 같아 배낭을 챙겨들고 병원으로 와서 아침을 챙겨주고 현곡면 방향으로 나선다.

산행으로 알게 된 지인 두사람이 선답한 곳으로 인적이 드문 곳이라 궤적 하나 준비해서 나서는 길이지만 무더운 날씨속에 고생은 안할런지 하는 염려를 하면서도 산과의 데이트는 버릴 수가 없어 현곡면 내태리를 지나 안강읍 강교리와 연결되는 내태재를 넘어 강교1리마을회관 앞에 도착하게 된다.

마을회관 앞 자그마한 공터에 주차를 하고서 GPS를 가동하며 어림산을 향한 걸음을 시작한다.

 

 

산행궤적

 

 

강교1리 마을회관 앞에 주차를 해놓고

아스팔트도로를 따라 산행을 시작합니다.

 

 

차를 몰고 왔던 내태재 방향의 도로를 따라

거슬러 올라가면 우측으로 보현사가 보이고

절집으로 들어가는 작은 다리를 건너게 됩니다.

 

 

다리를 건너 우측으로 진행하면 보현사가 나오고

진행해야 할 등로는

좌측 담벼락 옆의 풀섶으로 이어집니다.

 

 

잡풀이 가득한 산길로 들어서니

도라지가 제법 보여 몇 뿌리 채취하고서

철탑공사의 흔적인 산판길을 따라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합니다.

 

 

밤사이 내려앉은 운무가 햇살에 걷히면서

열기가 숲속을 감싸고 돌아

 

 

초입부터 시작된 오름길에

벌써부터 땀이 송골송골 맺히기 시작합니다.

 

 

비석에 새겨진 글씨를 직역을 해보니

옛날 벼슬이 세금을 징수하는 관리였나 싶었는데

집에 와서 검색을 해보니

나라에서 벼슬을 내려도 응하지 않고

초야에 묻혀 지낸 고매한 선비를 일컫는 말이었네요.

다만 묘 주인이 누구인지는 알 수가 없어 아쉽네요.

 

 

참나무가 군락을 이루는 오름을 잠시 올라서니

 

 

반가운 시그널을 만나게 되는군요.

아마도 하산길로 이 길을 지난 모양입니다.

 

 

무명묘 3기가 있는 너른 터를 지나 6분 가량 진행하면

 

 

송전철탑(NO.59)을 지나게 되고

 

 

오늘따라 바람 한점없는 산길이지만

침입자를 알리는 경고인듯

지저귀는 산새소리가 곱게 들려오고

 

 

칡꽃이 예쁘게 피어있는 등로를 걸으니

흥건히 적셔오는 육신도 기운을 얻게 되는 것 같습니다.

 

 

낙동정맥과 합류를 하게 됩니다.

우측방향은 호국봉을 거쳐 시티재로 이어지고

가야할 방향인 좌측길은

어림산을 지나 남사봉, 관산으로 이어집니다.

 

 

우거진 숲속에 조망은 볼게 없지만

유일하게 좌측으로 시야가 트이는 지점에서 바라보니

하산루트인 능선 너머로 금곡산, 무릉산이 멀리서 다가옵니다.

 

 

 

 

어느 정도 땀을 흘려서 오르면

그저 평범하기 짝이 없는 301봉에 닿게 되지만

사진 하나 남기고 곧장 등로를 이어갑니다.

 

 

이후의 등로는 널찍한 신작로처럼

달려도 좋을 만큼 편한 길이라 속도를 내어보지만

주체할 수 없는 땀으로 이내 저속운전에 들어가게 됩니다.

 

 

 

 

송전철탑(NO.195) 아래를 지나

등로는 약간 우측으로 치우쳐 진행하게 되고

 

 

정맥길답게 종주꾼들의 흔적이

무수히 남겨진 등로를 부지런히 걸아갑니다.

 

 

헷갈리기 좋을 갈림길에는

정맥종주꾼들이 달아놓은 시그널들이 물결을 이루는군요.

 

 

산길은 숲속이라 햇빛은 없었지만

바람 한점 없고 조망없는 지루한 숲길을

 

 

자지러지듯 울어대는 매미의 울음소리를

음악삼아 부지런히 걷노라니

 

 

드디어 밝은 빛이 스며드는 산정에 닿게 됩니다.

 

 

신라 때 경순왕이 둘러본 산이라는 뜻에서

이름이 유래하였다고 전해져오는 어림산(御臨山).

 

주변이 막혀있어 조망이라곤 없어 찾는 이가 드문 곳이지만

낙동정맥의 어엿한 봉우리라 정맥꾼이 주를 이루고 있지요.

 

 

1) 무릇, 2) 좀담배풀, 3) 오이풀, 4) 뚝갈

 

 

어림산에서 흔적을 남기고 잠시 발걸음을 옮기면

전과 다르게 간벌을 해놓아 남사봉, 인내산, 관산 증 낙동길이

한 눈에 들어오는 멋진 조망을 보여주고 있네요.

 

 

오랜만에 다시 찾은 효자비가 있는 507봉.

짧은 만남 긴 이별의 정맥길과 작별을 하고

무성한 잡초를 뚫고 동쪽방향의 내림길로 등로를 잇습니다.

 

 

내려선 내태재로의 내림길은

그야말로 쏟아진다는 말이 어울리는 길입니다.

 

 

잠깐동안 조망이 트이는 곳에서 바라본

가야할 423.7봉(송전철탑)과

금곡산, 금욕산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이

오늘따라 더욱 높아 보이는군요.

 

 

숲에 둘러 쌓여 주변 조망을 할 수 없는 산길을 거슬러 올라가면

 

 

대나무숲을 지나면 나오는 갈래길에서 우측으로 진행하니

가시덤불과 잡풀이 우거진 밀림속을 걷게 됩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좌측길로 갈껄... 후회막급입니다.

 

 

한참을 밀림속을 전쟁 치르듯 빠져나오니 분성김씨묘를 만나게 되고

이어 국제신문 표지기가 나풀거리는 송전철탑(NO.199)을 지나

뚜렷해진 등로를 따라 3~분 가량 진행해 나가니

 

 

경주시 현곡면 내태리와 안강읍 강교리를 잇는 내태재로 내려서게 됩니다.

 

 

내태재에서는 북쪽의 강교리 방향으로 서있는

'안강읍'표지판 앞으로 등로는 이어집니다.

 

 

다시 연결되는 산길을 따라 걷다보면

우측으로 시원스런 조망이 터지고

아늑하게 자리잡은 내태리가

오늘따라 무척 평화로워 보이는군요.

 

멀리로는 동학의 창시자인 최제우 선생의 탄생지이자

천도교의 성지인 용담정이 있는 구미산이 보입니다.

 

 

꾸준하게 이어지는 오름길은

바람 한점 없는 푹푹 찌는 한증막같은 날씨속의

숲속길이라 그런지 땀이 비오듯 쏟아지네요.

 

 

간간이 불어주는 바람이

땀을 식혀줄 듯 하다 없어지니 감질만 날뿐...

연신 수건으로 훔쳐내며 가풀막을 올라갑니다.

 

 

드디어 능선에 올라서게 되는군요.

몇 번을 올 때마다 헷갈리는 곳이지만

오늘은 제대로 길을 찾아듭니다.

 

 

'참취'

 

 

송전철탑(NO.67)이 있는 423.7봉에서

건너보이는 금곡산을 사진에 담고

정상부에서 좌측 아래로 진행을 해나갑니다.

 

참고로 우측 아래로 나있는 등로는

국제신문 근교산행팀에서 걸었던

두류리로 연결되는 등로입니다.

 

 

신록이 절정을 치닫는 여름 숲길을

홀로 걷는 내내 인적이라곤 없어

이따금씩 외롭다는 느낌이 들곤 하지만

 

 

목청껏 울어대는 매미들의 울음소리에

그나마 위안을 삼고 조금은 지루해져가는

산길을 열심히 진행해 나간답니다.

 

 

송전철탑(NO.66)에 당도하여 유일하게 제대로 된

온전한 모습을 보여주는 어림산을 바라보며

다시금 힘을 얻은 후 발걸음을 재촉해가니

 

 

평범하기 짝이없는 그저 그런 396.8봉을 지나게 되고

 

 

약간 좌측으로 치우친 등로를 따라

수북이 쌓여있는 낙엽을 밟으며 마냥 걸어갑니다.

 

 

선답한 산친구를 만나게 되는군요.

반가운 마음에 삐뚤어진 표지기를 바로 달아놓고

흔적 하나 남겨봅니다.

 

 

잡풀이 무성한 무명묘에 닿게 되면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 같네요.

 

 

무덤을 지나자마자 나오는 갈림길에서

좌측의 조금 더 뚜렷한 산길을 버리고

우측으로 진행해야 능선을 이을 수가 있답니다.

 

약간의 알바를 경험하였기에

주의하라고 말하고 싶네요.

 

 

한 순간 모든 것을  날려버릴 정도로 시원스러운

매미들의 합창을 들으며 등로를 이으니

 

 

역시 조망이라곤 없이 참나무가

고스락을 지키고 있는 307.1봉에 닿게 되고

 

 

때마침 불어주는 소슬바람에

자연이 주는 상쾌함과 시원함을 만끽하며

 

 

10분 여를 진행하니 정상부의 개념을

잃어버리게 만드는 263.2봉을 지나게 됩니다.

 

 

약 6분 뒤 만나게 되는 이름없는 묘에서는

우측의 북동쪽 방향으로 내려선다는

생각으로 등로를 이어야 합니다.

 

 

두류리로 이어지는 마루금의 458봉을 바라보면서

저 길도 한번 걸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중간 크기의 락앤락통에 가득 담아왔던 얼음수박이

오늘은 홀로산행이지만 말끔히 비워버릴 만큼 무더운 날씨여서

역시 여름철 산행의 대표 먹거리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키 큰 노간주나무가 정상부를 지키고 있는 223.4봉에서는

원점회귀를 하기 위해서 좌측 내림길로 길을 듭니다.

 

만일 우측으로 진행하게 되면 217봉을 거쳐

하곡지 상류의 새각단으로 떨어지게 됩니다.

 

 

좌측으로 내려선 등로는 희미한 족적만이

남아있는 곳이라 주의깊게 살펴야 할것 같네요.

 

 

이곳저곳을 헤메며 내려선 끝에는

물없는 작은 계곡을 따라 등로는 이어지고

 

 

'자리공'

 

 

숲을 빠져나오니 외딴 민가 뒤쪽의 논두렁으로 연결됩니다.

 

 

허름한 민가를 통과하지 않고는 빠져나올 길이 없어

막아놓은 그물망을 타고 넘어

보이는 좌측 헛간 안쪽으로 빠져나왔네요.

 

 

아직도 따가운 햇살이 온누리를 비추고

후끈하게 달아오른 도로를 따라 나오다 만난

'조뱅이'를 사진에 담고 털레털레 걷다보니

 

 

달아오를 대로 달아오른 태양의 열기를

온 몸으로 받으며 왼종일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을

애마가 기다리고 있는 강교1리 마을회관에 닿게 됩니다.

 

 

 

산행 시작부터 잡목길이 배낭끈을 부여잡기 일쑤이고 훠이훠이 스틱을 내저으며 거미줄을 제거하며 진행해야만 했던 오늘의 산길...

오래 전 두 세번 가량 올랐었던 어림산을 코스를 달리해서 걸어본 소감은 역시 여름철 산행은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었호젓한 참나무 숲길이 이어지는 꾸준한 오르막을 올라 어림산으로 여겨졌던 산봉에 올랐건만 어림산은 저 앞으로 건너다 보이며 정상을 쉽게 내주지 않아 이름 그대로 어림없다는 말이 어울린 낙동길의 어엿한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어림산을 모처럼 찾아 주체할 수 없을 만큼 많은 땀을 쏟아낸 조금은 힘들었던 하루였던 것 같다.
앞으로도 근교산을 자주 찾을 기회가 점점 많아질터이니 오래 전 산을 처음 찾기 시작할때 올랐던 근교산을 복기하듯 걸어보리라 생각하며 마을회관에서 시원한 냉수 두 사발을 단숨에 들이키고 내태재를 넘어 병원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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