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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달이 사는 집

시원한 산바람 맞으며 어울렁더울렁 걸어본 포항 봉좌산 본문

◈ 산행이야기/☆ 2016년도 산행

시원한 산바람 맞으며 어울렁더울렁 걸어본 포항 봉좌산

해와달^^* 2016. 6. 25. 23:45

☆ 산행일자 : 2016. 06. 25 (토)   날씨 - 맑음

☆ 산행장소 : 경주시 안강읍, 포항시 기계면 일원

☆ 산행인원 : 집사람과 함께...

☆ 산행코스 : 봉계마을(치동 입구)-나뭇재-참샘이우물-전망대(615봉)-봉좌산-지게재-성산사거리-외말고개삼거리-말두봉-말안장고개-마봉산-선돌메바위-봉계마을 (원점회귀)

☆ 산행시간 및 거리 : 4시간 40분, 9.18km (식사 및 휴식 포함. GPS 기준)



 


◈ 산행지 소개 - 봉좌산(鳳座山, 624m)

봉좌산(鳳座山)은 포항시 기계면 봉계리와 경주시 안강읍의 경계에 위치해 있으며 한티재쪽에서 내려오는 낙동정맥이 운주산 옆을 지나 이리재로 내려선 후 도덕산으로 이어지는 주능선상에서 약 0.7km 정도 벗어나 있다. 맥은 계속 이어져 안강과 기계면의 경계를 가르며 어래산으로 이어진다.
포항시에서는 산림청과 국비의 지원을 받아 봉좌산 일대에 6개 노선, 23km의 숲길을 조성하였으며 봉좌산, 봉강재, 선돌메, 분옥정, 새마을운동 발상지기념관 등 지역사회의 역사문화 유산과 보리수나무, 참꽃, 자작나무군락지 등 자연유산을 연계하여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봉좌산 숲길을 조성하였다.
대부분 기존의 등산로를 확장 정리하고 계단과 데크, 전망대 등을 설치하여 편안하고 안전한 등산로를 조성하였다. 거기에 옛 나무꾼들의 이야기와 전해지는 마을 유래와 지명 등을 안내판으로 알리고 있다. 등산로 전 구간에는 매 갈림길마다 이정표를 설치하여 든든한 길잡이가 되고 있다.
봉좌산 꼭대기에는 봉좌암(鳳座岩)이라는 봉황 모양의 바위가 있고 또한 새마을운동 발상지를 상징하는 조형물(새벽종, 봉황)이 놓여져 있고 최근 숲길 조성사업을 하면서 새로운 정상석이 멋진 모습으로 세워져 있다.
포항시내에서 가까운 관계로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으며 봉좌암 암봉 위에 서면 주변의 올망졸망한 봉우리를 둘러보는 맛이 시원하다. 대부분 산행들머리를 봉계리 치동마을로 들어서지만 자옥산~도덕산~봉좌산~어래산을 잇는 아기자기한 능선코스도 권할 만하다.





◈ 산행기

여느 주말 때와 달리 오늘은 모처럼 느지막히 일어나 느긋한 아침식사를 하고서 산행준비를 시작한다. 한달에 두번 일요일 근무를 지원해야 하는 관계로 오늘은 가까운 근교산을 찾을 계획이어서 굳이 일찍부터 서두를 필요도 없는데다 한편으로는 긴 시간 산행으로 인해 다음 날 지원근무에 지장을 주지 않게 하려는 마음도 있는 때문이다.

지난 번 운주산을 찾아갈 때처럼 달성사거리를 지나 기계 우회도로를 달리다 만나게 되는 고지교를 건너 달려나가다 봉좌산기도원 안내판에서 좌회전하여 들어가면 '봉좌마을'이라는 커다란 간판이 붙어있는 도농교류센터를 지나게 된다. 예전 폐교가 된 기남초등학교를 포스코 협력사 연수원으로 사용하다가 최근에는 농촌마을을 체험할 수 있는 곳으로 변한 것 같다. 널찍한 운동장에 많은 차량들이 주차해 있는 모습을 보면서 좀더 마을 안으로 진행을 하면 치동마을 입구의 자그마한 다리를 건너 소나무 숲속에 애마를 세워놓는다.

지금부터 4년전 쯤으로 기억되는데 집사람과 함께 걸어본 그 길을 오늘도 그대로 답습하기 위해 이곳에 주차를 한 것이다. 약 9 km의 거리를 천천히 걸으며 식사시간 포함한다면 5시간 안쪽으로 소요되리라는 생각으로 산행준비를 마치고 GPS를 가동하면서 걸음을 시작한다.



산행궤적



숲속에 주차를 해놓고 '치동 입구'의 이정표에서 우측 도로를 따라 산행을 시작합니다.



시멘트도로를 따라 진행하면서 바라본

오늘의 산행지인 봉좌산을 담아봅니다.


우측 능선을 따라 봉좌산을 올랐다가

좌측 능선을 경유해서 내려올 예정입니다.



등로는 마주보이는 공장 건물 좌측으로 나있는 임도를 따라 이어집니다.



'솔나물'



'엉겅퀴'



공장 건물을 지나 임도를 따라 가벼운 발걸음 옮겨가니



공작새의 날개처럼 화려한 모습을 자랑하는

'자귀나무'가 꽃을 피우기 시작하네요.



잠시 후 보리수군락지가 있는 삼거리를 지나게 되고



우거진 풀섶을 헤치고 숲으로 들어가면

치동마을 천석꾼의 전설이 어린 말(斗)바위를 만나게 되고



곧바로 잘려진 고목과 쉼터정자가 있고

박목월 시인의 '기계 장날' 시비가 세워져 있는

나뭇재에 당도하게 됩니다.


이곳 나뭇재는 도로가 나기 전

기계면과 영천을 잇는 고갯길이었다고 하는군요.



산행안내판을 보면서 오늘 걸어야 할 코스를 그려봅니다.



나뭇재에서 한동안은 평탄한 길인데

가지런히 정리된 소나무 정원 같은 길이 이어집니다.



5분 가량 뒤 하봉골 삼거리를 얼마 지나지 않아

짧은 구간이지만 깔딱고개처럼 가파른 길을 올라서게 됩니다.



때이른 더위가 연일 이어지는게

마치 한여름인 것 같은 착각이 드는군요.



아직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기는 이르지만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오뉴월 더위가 점점 잦아져



봄이 거의 사라질거라는 기후전문가들의 예측이 있다고 하는데



아마도 반세기 후에는 4월 하순 쯤에 여름이 시작될거라 하니



파릇한 봄은 순식간에 지나가고 말겠다는 안타까운 생각이 듭니다.



예전에는 능선을 따라 곧장 올랐었는데

지금은 금줄로 막아 놓았네요.



산 사면을 따라 골짜기 안으로 들어서면

냉기가 서늘한 숲 아래에 사계절 마르지 않는 참샘이 나타납니다.

오랜만에 시원한 물맛도 맛보게 되는군요.





참샘이우물을 지나 계속 등로를 따르면



지능선 상에 자리하고 있는 참샘이고개에 닿게 되지요.

식탁과 의자가 마련되어 있어 봉좌산 숲길을 걷는 이들에게

쉼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답니다.





'털중나리'



다시 가팔라지는 등로를 15분 가량 힘겹게 올라서면



발 아래에 대구~포항간 고속도로가 지나고

건너편으로 운주산이 조망되는 바위 쉼터에 닿게 되고



'바위채송화'



진달래군락지를 지나 5분 남짓 올라서게 되면



주능선에 닿게 되는데 넓은 공터와 갈림길 이정표가 있는

지금은 심복골삼거리로 불리워지는 곳이랍니다.



먼저 우측으로 길을 들어 100미터 가량 떨어진 전망대부터 다녀오기로 합니다.



'봉좌산전망대'라 불리우던 곳이

이제는 '서봉정(西鳳亭)'이라는 현판을 내걸고 있네요.



팔각정에서 바라보는 눈맛은 시원스럽기 그지 없지요.



가야할 봉좌산 정상부를 바라보며 '서봉정'을 내려오면



다소곳하지만 화려한 색감을 자랑하는 중나리와 눈맞춤을 하게 되고



다시 심복골 갈림길까지 되돌아 나와 정상으로 향합니다.



정상가기 전 만나게 되는 전망데크에서

조금 전 다녀온 서봉정과 운주산 방향을 바라봅니다.

아득한 멀리로 팔공산도 담아볼 수 있는 행운도 누려봅니다.



북쪽방향으로는 비학산이 오른쪽으로 자리하고 있고

사관령에서 침곡산을 거쳐 운주산으로 연결되는

낙동정맥 마루금이 길게 드리우고 있네요.


발 아래로는 치동입구에서 올라왔던 능선이 일목요연한 모습이고

능선(좌측) 우측으로 봉좌산기도원의 주황색 지붕도 보이는군요.



'기린초'



4년 만에 다시 찾은 봉좌산 정상에는

부서진 정상석 대신 세워져 있던 작은 정상석을 밀어내고

큼직하고 멋진 정상석이 새롭게 세워져 있네요.



포항시 기계면과 경주시 안강읍,

영천시 임고면의 경계에 자리한 요충의 산이면서

사방 막힘없는 조망이 일품인

봉좌산 정상에서 주위를 돌아보며 사진에 담아봅니다.


지나온 주능선 뒤로는

안강의 도덕산, 영천의 천장산이 얼굴을 내밀고 있고,



서쪽으로는 얼마 전 다녀왔던 운주산이 우람한 몸매를 드러내고 있네요.



이번에는 북쪽으로 시선을 돌려봅니다.

널찍한 기계 들녘을 가로지르며 대포고속도로가 달리고 있고

그 너머로는 포항지역 북쪽의 산군들이 줄을 선 모습을 보면서

봉좌산은 포항근교에서 최고의 조망을 자랑하는 곳임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이번에는 해가 뜨는 동쪽 방향입니다.

가야할 등로 앞으로는 새마을운동 발상지인 문성리 들녘이 펼쳐지고

멀리 포항시내와 동해의 푸른 바다도 눈에 들어옵니다.



남동쪽 어래산 방향입니다.

그 뒤로는 안강읍이 자리하고 있고

아득한 멀리로는 운제산이 시야에 잡히는군요.



봉좌산 정상에는 봉황의 모양을 새긴 철제구조물 가운데로

새마을운동을 기념하는 종이 달려있는데 추는 떨어지고 없네요.

모처럼 한번 쳐보려고 했는데 말입니다.



정상을 내려오면 곧바로 좌측으로 내려서는 갈림길을 지나게 되는데

지금처럼 숲길이 조성되기 전에는 원점회귀 코스의 하산루트였지요.

봉좌산기도원이나 분옥정으로 내려갈 수 있는 등로입니다.



가파른 내림길이지만 그리 위험하지 않은 등로를 잠시 내려서면

쉼터 의자가 마련되어 있는 조망터에 닿게 되고

내려다 본 곳에는 안강읍 옥산리의 맨 안쪽에 자리잡고 있는

'야콘'을 많이 재배하고 있는 민내마을이 내려다 보입니다.



계속되는 내림길을 10분 가량 잇게 되면



전에 없던 새로운 등로가 나타나고

'동봉정'이라는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를 만나게 됩니다.



아마도 '서봉정'의 반대편 그러니까 봉황의

오른쪽 어깨쯤 되는 위치에 또 하나의 팔각정자를 세워 놓았네요.


마침 부부산님이 다정스레 식사를 하고 있어

조용히 올라가 사진 한장 담고 내려옵니다.



각도를 달리해 담아본 기계 들녘의 모습입니다.



동봉정을 떠나 잠시 등로를 이으면 예전 등로와 합류가 되고



쏟아질 듯한 내림길이 있던 자리에는

이제 번듯한 데크계단이 산꾼을 기다리고 있군요.



포항시에서 숲길을 조성하면서 신경을 많이 쓴 흔적이 역력하네요.

비가 오더라도 신발이 더럽혀지지 않도록 마닐라 삼으로 짠

매트를 깔아놓아 걷기에 한결 편안함을 느낍니다.



이후 부드러운 사면길을 돌아 내리면

숲길안내판과 정자, 새마을노래비와 지게재 유래를 적은

안내판이 있는 '지게재'에 닿게 되는데

이곳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가기로 합니다.


지게재는 4거리 갈림으로

오른쪽은 옥산서원쪽 민내마을로 가는 길,

직진하는 능선길은 어래산 방향입니다.

가야할 마봉산 방향은 좌측 방향입니다.



식사를 마치고 나선 마봉재 방향의 넓은 등로는

이끼 낀 고목이 마치 오지의 숲을 연상케 하고

하늘 높이 쭉쭉 뻗은 명품 소나무 숲길이 시작됩니다.



예전엔 좁은 오솔길이었지만

지금은 차량도 통행할 정도의 신작로 수준으로 변한 모습에서

새삼 '상전벽해(桑田碧海)'라는 말이 실감나는군요.



10분이 채 걸리지 않는 걸음 끝에는

이정표가 있는 성산4거리를 만나게 되는데

마봉산 방향은 이정표에 표시가 없는 왼쪽 계단 오름길로 가야 합니다.


(이정표: ↓봉좌산 2.1km, ↑새마을전망대 1.5km,

새마을운동 발상지기념관 3.3km, ↖무학사 2.4km)



야트막한 산자락을 넘으면 분위기 좋은 오솔길이 이어집니다.



인적이 드문 곳에도 정성을 쏟은 모습에

가파른 오름길도 가뿐하게 올라서게 되니



쉬어갈 수 있게 식탁과 의자가 마련되어 있는 생비리봉(302.7m)에 닿게 되고,

건너편으로 동호정 정자가 있던 봉우리와 봉좌산이 빤히 올려다 보입니다.



'패랭이꽃'



생비리봉에서 내려오면 등로는 우측으로 내려서게 되면서

계단과 밧줄로 정비된 길을 짧게 내려서게 되고,



이정표 하나가 서있는 안부갈림길을 만나게 되는데

대화산이라는 생소한 이름이 씌어져 있네요.


좌측으로 가는 길은 분옥정(噴玉亭)으로 갈 수 있는데

원점회귀를 위해서 직진의 마봉산 방향을 따르기로 합니다.



'물레나물'



10분 가량의 등로를 따라 내려서면 낯익은 외말고개를 만나게 되는데



외말고개에서는 왼편으로 연못을 끼고

산자락 왼편으로 난 넓은 길을 따라가는 게 정석이지만

오늘은 말두봉을 올라볼 요량으로 직진 길을 따릅니다.



잠시 뒤 나타나는 갈림길에서 이번에는 좌측 임도를 따라 진행합니다.



'각시원추리'



'벌노랑이'



이곳에도 제선충의 피해가 있었던 듯 소나무 무덤이 여기저기 보이는군요.



무덤군을 가로질러 산등성이를 향해 잠시 올라서면

아무런 표식도 없이 시그널 몇 개만 나부끼는 말두봉에 서게 됩니다.



'흰씀바귀'



말두봉을 내려오면 쉼터가 마련된

4거리 고개길인 말안장고개에 닿게 되고,



인적이 드문 숲길에 외로이 홀로 피어난 '꽃창포'와 눈맞춤을 하고



통행이 뜸한 듯 울창한 수풀이 걸리적거리게 만드는 숲길을 통과하면



팔각지붕 모양의 정자가 있는 마봉산에 서게 됩니다.

마봉산은 신라 때부터 말을 사육하던 곳으로

산 형상이 말모양을 하고 있어 말머리를 말두봉,

말엉덩이를 말미봉이라 하고 마봉산 아래 들판을

말미들이라 부른다고 안내판에 적혀 있네요.



정자에 올라 봉좌산을 올려다 보며 잠시 여유를 부려보고



'까치수영'



묵은 산길을 헤치고 내려서면

역시 정비된 계단과 밧줄이 있는 등로를 따르게 되고



지그재그로 난 내림길을 조심스레 내려서면



큼직한 바위 하나가 눈길을 끄는 데크에 서게 됩니다.

이곳이 오늘 산행의 실질적인 날머리이기도 한 '선돌메바위'입니다.



☆ 선돌메바위의 유래

옛날 치동마을에 외아들과 같이 사는 노부부가 있었는데, 어느 날 아버지가 중병을 앓게 되었다.

아들은 약을 구하러 집을 나갔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아들이 돌아오지 않자 늙은 어머니는 마을 어귀에 있는 이곳에서 아들이 돌아오기를 빌면서 기다리다 선 채로 굳어 돌이 되어 '선돌메바위'라 부르게 되었다.

그 후 선돌메에서 큰 구렁이를 보았다는 사람이 많은데 "약을 구하러 갔던 아들이 돌아와 구렁이로 변하여 선돌메를 지키고 있다" 고 전해지고 있다.



선돌메바위를 지나 도로를 잠시 따르다

과수원과 논의 경계지점에서

안쪽으로 진행하면 '봉계리고인돌'을 만나게 됩니다.

잡풀이 무성한 풍경이 을씨년스럽긴 하지만

고목과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 내는 곳이지요.



봉계리고인돌에서 바라본 봉좌산



'메꽃'



출발지점이었던 치동 입구에 도착하면서

봉좌산 숲길 여정은 막을 내리게 됩니다.




유월의 햇살일랑 그대로 두고 녹색 숲으로 들어가 푸른 향기 맡으며 숲길을 걸어보고픈 마음에 4년 만에 다시 찾은 조망의 산인 봉좌산.

정상에서의 조망이 일품인 봉좌산 숲길을 걸으며 나무들이 방출하는 피톤치드가 온 몸을 감싸는 듯 몸과 마음이 모두 건강해지는 느낌을 받았고, 짙은 그림자가 길게 드리운 숲길에는 파릇한 향기가 실린 바람이 불어와 산행하는 동안 산들산들 부는 바람을 온몸으로 느끼면서 숲과 하나가 되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 오늘의 산행이었던 것 같다. 모처럼 심신이 편안함을 누린 힐링산행을 마치고 조금은 이른 시각이지만 가끔씩 들르던 칼국수집을 찾아 저녁으로 때우고 시원하게 뚫리는 영일만대로를 달려 집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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