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달이 사는 집
순백의 설원을 찾아 떠나본 함백산 신년 첫 산행 본문
☆ 산행일자 : 2017. 01. 07 (일) 비 후 흐림
☆ 산행장소 : 강원 정선군 고한읍, 태백시 일원
☆ 산행인원 : 포항라푸마산악클럽과 함께...
☆ 산행코스 : 만항재 함백산 소공원주차장-창옥봉-기원단-함백산(1572.1m)-중함백(1501.7m)-적조암 갈림길-은대봉(1,442.3m)-두문동재(싸리재)-두문동재 삼거리
☆ 산행시간 및 거리 : 5시간49분, 9.65km (장시간 정체와 식사 및 휴식 포함, GPS 기준)
▣ 산행지 소개 - 함백산(咸白山)
함백산은 강원도 동쪽 태백시와 서쪽의 영월, 정선군의 경계를 이루며 뻗어있다. 태백시 동쪽, 해발 1,500m급 고봉준령이 줄을 이은 태백산(1,560.6m)~함백산(1,573m)~금대봉(1,418m) 줄기는 백두대간 종주가 붐을 타기 훨씬 전부터 겨울 심설산행 대상지로 인기 높았다.
남녘에서 올라온 백두대간이 태백산에서 화방재(어평재)로 굽어 내리다가 함백산으로 솟아 오르며 웅장함을 잇는 강원 동부의 최고봉으로 정상에서 태백산, 백운산, 일월산, 가리왕산 등 지역 전체와 동해 일출 전망이 가능하다.
함백산은 정상에서 북쪽으로 이어지는 능선에는 주목과 고사목 군락이 있고 시호등 약초가 많다. 또한 여기에 핀 수많은 꽃들은 생명력이 넘치는 야생미를 겨루며 천연의 대화단을 이룬다.
삼국유사에 보면 함백산을 묘고산이라고 기록하였는데 수미산과 같은 뜻으로 대산이며 신산으로 여겨 본적암·심적암·묘적암·은적암 등의 절이 있었다고 한다. 현재 정암사는 1,300여 년전 자장율사가 문수보살의 계시에 따라 갈반지를 찾아 큰 구렁이를 쫓은 후 그 자리에 적멸보궁과 수마노탑을 짓고 석가모니의 정골사리를 모셨다고 하며, 적멸보궁 옆 주목나무는 자장율사가 꽂아둔 지팡이가 살아난 것이라 하여 선장단이라 부르고 있다. 그리고 극락교와 정암사 계곡은 천연기념물 제73호인 열목어 서식지로도 유명하다.
◈ 산행기
오늘은 지난 해 성탄절에 걸었던 청도 옹강산 산행이 송년산행이 되어버린 탓에 한 주를 걸러 신년 첫 산행을 떠나는 날이다.
매월 함께 하는 포항라푸마산악클럽의 일원으로 정기산행을 나서고자 토요일인 전날 결혼식 참석과 친구들과의 신년행사를 한꺼번에 마무리하고 한동안 함께 하지 못했던 집사람과 함께 가는 빗줄기가 흩뿌리는 새벽을 뚫고 육거리로 향한다.
북구청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약속장소에 도착하니 평소보다 적은 인원이 차 안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타고 갈 차량이 25인승 리무진이다. 이유를 물어보니 신정 연휴라 미루어진 정기산행일이 다른 산악회와 겹쳐진 까닭에 두 곳 모두 참석하는 멤버들이 대거 불참하게 된 때문인 모양이다.
먼거리를 널찍한 좌석에 다리 쭉 뻗고 편히 가게 되어 좋긴 하지만 산악회 운영이 제대로 될리 없을텐데 하는 조금은 불편한 마음이 든다.
편안한 좌석이라 그런지 금새 잠이 들어버려 아침식사를 위해 잠시 정차한 영덕휴게소까지 도착해서야 부시시 눈을 뜨고 시래기국밥으로 요기를 하고 커피 한잔으로 마무리하고서 다시 출발한 버스에 몸을 기대고 부족한 잠을 계속 청한다.
동해안을 끼고 7번 국도를 달리던 버스는 삼척 원덕읍에서 416번 도로로 갈아타고 덕풍계곡 입구와 통리역을 지나 태백시내로 들어서서 두문동재터널을 관통해 달려가니 상갈래교차로를 만나게 되는데 이곳에서 정암사 방향으로 좌회전해서 진행해 나가면 적멸보궁의 하나인 정암사를 지나게 된다. 몇 번 왔었던 때를 기억하며 만항재를 향해 달리는 차들의 수효가 불어나는 것을 보면서 함백산 산행의 복잡함이 머리속에 떠오르기 시작한다.
아니나 다를까... 태백선수촌 입구에 가기도 전에 막히기 시작하는데 가다서다를 반복하더니 결국엔 진행이 어려워 선수촌 입구 도로에서 하차를 하고 만다. 배낭을 들쳐메고 함백산 등산로 입구까지 걸어가 오늘 함께 산행할 산님들의 인원체크를 한 뒤 아이젠을 착용하고 등산로 안내판을 따라 산행을 시작한다.
만항재 빗돌에서 기념사진이라도 찍을 생각이었지만 엄두를 낼 생각조차 할수 없는 상황이라 수많은 등산객들과 어울려 함백산의 품으로 들어가기 시작한다.
산행궤적
제법 널찍한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는 곳이지만
오늘은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모인 차량들로 혼잡하기 이를 데 없네요.
하얀 눈으로 뒤덮여 있는 설산의 풍경을 보고 있노라면
더불어 마음이 맑아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고
최근 산행을 못한 까닭에 크게 힘들이지 않고
겨울 산행의 묘미인 눈 구경을 시켜주고파
집사람을 대동하고 나선 함백산 나들이.
시작부터 전국에서 모여든 등산객들로 인해 진행에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산이 좋아 산을 찾는 매니아들이라 누구를 탓할 수도 없는 일이니
조금씩 양보하며 즐거운 산행이 되기를 바래봅니다.
함백산은 우리나라에서 여섯 번째로 높은 산(1,572m)이면서도
아주 쉽게 올라 겨울 설경을 마음껏 만끽 할 수 있는 곳이지요.
산행은 만항재에서 시작하는데 만항재가 해발 1,330m이니
대략 200여m만 오르면 정상이고 시간도 1시간 밖에 걸리지 않으니
이만큼 멋진 겨울 산행지는 흔치 않다고 할수 있겠지요.
그래서인지 겨울의 함백산은 주말이면 늘 이런 모양새가 연출이 되곤 합니다.
정상까지는 거의 외길로만 나있다보니
한꺼번에 몰린 많은 등산객들의 수효에
정체는 당연한 일이라 생각이 되는군요.
다시 산길로 들어서기 위해 줄지어 늘어선 등산객들은
널찍한 공터에서 기념사진도 남기면서 여유를 부리고 있네요.
우리도 이곳에서 인원점검도 다시 하면서
천천히 줄지어 진행하기로 합니다.
산행시작 35분 만에 도착한 기원단.
근 7년 만의 상봉입니다.
눈보라가 휘몰아치던 그때 드넓은 평지 위에
홀로 서있던 커다란 나무가 참으로 인상적이었지요.
함백산 기원단.
왕이 천제를 지낸 태백산 천제단과 달리
함백산 기원단은 옛날 백성들이 하늘에 제를 올리며
소원을 빌던 민간 신앙의 성지라 합니다.
또 함백산 주변으로 이주한 광부 가족들이 가장이
지하 막장에서 사고를 당하지 않도록
무사안전을 빌던 곳이라고 하는군요.
기원단을 출발해 야트막한 산봉 하나를 넘어서면
등산안내판과 함백산, 만항재 방면을 알리는
이정표가 있는 시멘트길 삼거리에 닿게 되고,
삼거리에서부터는 정면으로 나있는 차도를 따라 오르게 됩니다.
차도길을 따라 100m 가량 나서면
다시 함백산 등산로 이정표가 나타나고
초입으로 목책이 쳐져 있는 등산로가 다시 시작됩니다.
함백산 정상까지 약 25분이면 오를 수 있는 거리지만
오늘은 극심한 정체로 인해 기약없이
가다서다를 반복하고 있는 중입니다.
예정된 코스로 산행이 이루질 수 있을런지
내심 걱정을 하면서도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면
상고대가 활짝 피어있는 나무들이 애써 위로를 해주는 덕분에
잠시나마 잊어버리고 겨울왕국에 빠져들기도 합니다.
상고대는 대기 중에 머물러 있던 수증기나
안개, 구름 같은 미세한 물방울이
추운 날씨에 바람을 만나
나무나 다른 사물에 붙어 얼어버린 것으로
부서지기 쉬운 얼음으로,
눈이 쌓여 있는 눈꽃과는 또 다르답니다.
또 상고대는 굳이 눈이 오지 않아도,
습도가 높은 영하의 날씨에도
발생할 수 있는 신기한 자연현상입니다.
끝날 것 같지 않던 긴 행렬을 따라 한발한발 올라서니
산행 시작 1시간 35분 가량 소요되고 나서야
시장통을 방불케하는 함백산 정상에 닿게 됩니다.
정상석 주변에는 인증샷을 남기려는 산객들이 장사진을 치고 있어
그나마 덜 복잡한 새로 생긴 표석 앞에서 흔적 하나 남겨봅니다.
혹시나 하며 다가선 정상석에는 여전히 무질서가 난무를 하고 있지만
꿋꿋하게 버티며 끝내 인증샷 하나 남기고 마는 아줌마의 힘입니다.^^*
정상석 아래의 공터에는
점심시간을 갖고 있는 산객들이 진을 치고 있고
KBS송신소는 안개속에 자취를 감춰버렸답니다.
흐린 날씨 탓에 사방으로 너른 시야를 보여주는
함백산에서의 멋진 조망은 아예 포기를 하고
정상석 아래의 공터에서 둘러앉아 즐거운 점심시간을 갖고
인원점검을 한 후에 산행을 계속해 나갑니다.
등로는 시멘트 도로를 잠시 따르게 되고
이어서 만나게 되는 헬기장 오른편 아래로 내려서게 됩니다.
오랜만에 다시 만난 함백산 주목(朱木).
함께한 산님들을 한사람씩 세워놓고 부지런히 인증샷을 남겨봅니다.
급경사 지대를 내려서며 중함백으로 이어지는 등로에
줄을 잇고 있는 등산객들의 행렬을 바라보면서
겨울철 함백산의 인기를 실감하게 되었네요.
예전 철조망이 쳐져있던 곳이었는데
지금은 걷어내어 가까이 다가가
담을 수 있었던 주목을 지나면서
등로는 좁아지기 시작하면서 정체가 시작됩니다.
기다리는 동안 얼른 한장 담아보기도 하고
천천히 걸음을 옮겨갈 수 있어 진행하는 동안에도
카메라에 담아낼 수 있어 편리한 점도 있긴 하네요.
등로 우측으로 어깨를 나란히 하며 달리고 있는 능선에는
태백의 오투리조트 스키 슬로프가 보입니다.
교행이 어려울 정도의 좁은 등로를 가다서다를 반복하며 줄지어 진행해가니
멋진 주목이 한 그루 서있는 안부 쉼터에 닿게 되고
곧바로 가풀막이 시작되는 중함백으로 오름길로 들어서게 되지만
꽉 막혀버린 등로는 옴짝달싹도 못하고 있는 지경입니다.
정상등산로가 막히다보니 길은
어느 새 서너 갈래로 나뉘어지고
정상부근에 다가서면서
하나로 합쳐지니 정체는 더욱 심해지는군요.
힘겹게 올라선 정상부에서
지나온 함백산을 바라보면서 애써 답답함을 지워봅니다.
만항재에서 백운산을 지나 화절령으로 이어지는 운탄고도(運炭高道).
탄(炭)을 운반하던 높은 길이란 뜻으로
예전에 이곳을 하늘길이라고 명명했으나,
탄광지역의 정체성을 잃어버린 명칭이라 하여
운탄고도(運炭高道)로 개명했다고 하지요.
이 길은 해발고도 1000~1100m 사이의
산 어깨를 휘돌아 화절령까지 이어집니다.
언젠가는 꼭 걸어봐야 할 등로입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긴 행렬은 쉼없이 계속되고
좁은 등로에 교행까지 해야하니 정체는 극에 달합니다.
드디어 도착한 중함백...
밀려드는 등산객들로 인해 얼른 한장 담고서 계속 등로를 잇습니다.
함백산에서 중함백까지의 거리가 1.1km인데 소요된 시간은 57분...
산행 다니면서 태백산 산행 이후 가장 많은 인파가 아니었나 싶네요.
중함백 이후의 등로는 극심했던 정체가
해소가 된데다 등로 또한 평지길이라
부족한 시간을 메우기 위해 속도를 내어보지만
몽환적인 풍경을 자아내는 함백의 설원을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 연신 카메라에 눈을 맞춰봅니다.
중함백을 떠난지 30분여의 시간이 흐른 뒤 도착한 적조암 갈림삼거리.
많은 산객들은 이곳에서 쉬고 있는 모습을 볼 수가 있네요.
정체구간을 지나면서 일행과 떨어지게 되어
선두인지 후미인지 알 수가 없어
지체하지 않고 곧장 은대봉을 향한 걸음을 이어갑니다.
은대봉까지의 등로는 오르내림의 굴곡이 많은 쉽지 않은 길이어서
간간이 다리쉼을 하면서 진행하기도 하지만
속도를 내며 앞서가는 서방님의 뒤를 따르느라
집사람이 무척이나 힘들어했던 구간입니다.
적조암갈림길에서 50분 가량 걸려 도착한 은대봉.
널찍한 헬기장 한 귀퉁이에 세워져 있는
앙증맞은 정상석에서 흔적 하나 남겨봅니다.
은대봉 고스락을 따라 한 폭의 수묵화를 보는 듯한
눈 덮힌 숲길을 10여분 동안 바쁜 걸음 옮겨가니
건너편 봉우리 너머로 싸리재(두문동재)로 올라오는
구불구불한 도로가 운무속으로 보이는군요.
밋밋한 구릉지대를 따라 남은 등로 잇다보면
고한과 태백을 연결하는 고갯마루인 두문동재에 내려서게 됩니다.
건너편 등로는 야생화 천국인 금대봉으로 가는 길입니다.
금대봉 들머리를 바라보면서 잠시나마 예전 찾았었던 기억을 반추해 보면서
큼직한 빗돌이 서있는 두문동재에서 처음으로 합동사진 하나 남겨봅니다.
구절양장 같은 차도를 따라가도 되겠지만
조금이라도 발품을 줄여볼 요량으로
급사면인 지름길로 내려서니
눈덮힌 도로에 내려서게 되고 하얀 속살을 드러내고 있는
자작나무를 배경으로 흔적 하나 남기고
또다시 도로를 가로질러 쏟아지는 지름길로 내려섭니다.
뒤에서 들려오는 볼멘소리에도 아랑곳없이...
금방이라도 겨울동화 속의 요정이 튀어나올 것만 같은
자작나무 숲을 끼고 나있는 도로를 따라 내려서니
무사산행을 축하라도 해주듯 때맞춰 내리는 눈을 맞으며
포장도로를 따라 남은 등로를 이어갑니다.
두문동재로 오르는 구도로와 새로 생긴 터널입구 도로가 만나는
두문동삼거리에 도착하면서 신년 첫 산행을 마무리합니다.
지난 연말을 기준으로 관계사와의 업무협약이 끝나는 관계로 늦은 시간까지 잔무를 처리하느라 늦게 퇴근하다보니 연말이면 TV에서 방송되는 각종 시상식과 해마다 가족들과 빠짐없이 보았던 신년 해맞이도 건너뛰게 되어 연말 분위기를 느끼지 못하고 맞은 새해에도 어찌하다보니 일주일이 후딱 지나가 버렸다.
어떻게 가는지 모를 정도로 빨리 가는 시간의 흐름속에 다녀온 산행의 흔적들을 정리하기조차 버거워 조금씩 끌적거리다 이제야 그 끝을 맺게 되는 것 같아 앞으로도 계속 산행기를 써야 하는가를 고민하게 된다.
하지만 10년이 넘도록 계속해왔던 일을 하루 아침에 그만두기도 쉽지 않은 것 같고 그렇다고 대충 쓸 수는 없는 일이기에 좀더 시간을 두고 생각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다. 벌써 두번 째 맞은 주말... 내일은 어디로 갈거나~ 생각하면서 함백산에서의 악몽같았던 혼잡함을 피해 설산의 진면목을 볼수 있는 곳으로 가보고 싶은 마음에 머리속은 어느 새 복잡해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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