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달이 사는 집
암릉과 조망이 멋진 문경의 명산 천주산과 공덕산 연계산행 본문
♣ 산행일자 : 2017. 04. 16 (일) 날씨 - 맑음
♣ 산행장소 : 문경시 산북면, 동로면 일원
♣ 산행인원 : 집사람과 둘이서...
♣ 산행코스 : 천주사입구-천주사-천주봉-서낭당재-공덕산-대승재-대승봉-쌍연봉-묘적봉-부부바위-묘적암입구-윤필암-사불암-대승사-윤필암 입구주차장
♣ 산행시간 및 거리 : 7시간12분, 9.54km (식사 및 휴식 포함. GPS 기준)
▣ 산행지 소개 - 천주봉(天柱峰:836m), 공덕산(功德山:913m)
천주봉은 하늘의 받침대 곧 천주(天柱)라는 이름을 가진 봉우리로 지형도에는 천주봉이라 표기되어 있으나 옛 기록에는 천주산이라고 되어 있다.
이름 그대로 우뚝 솟아 기둥처럼 보이는 산이다. 이 산을 멀리서 보면 큰 붕어가 하늘을 향해 입을 벌리고 있는 형상이라 해서 '붕어산'이라고도 하는데 경천댐 건설로 주변에 호수가 형성되면서 더욱 힘차고 생기 넘치는 풍경을 가진 산이 되었다.
문경시 동로면 간송리와 노은리에 걸쳐 있는 해발 836m의 그리 높지 않은 산이지만 어떤 봉우리보다도 힘차게 솟은 산세를 자랑한다. 또한 벼랑을 이룬 곳이 많아 고도감 또한 만만치 않으니 높이로만 평가할 수 없는 남성적인 기상이 느껴지는 산이다.
경북 문경시 산북면과 동로면 경계에 자리한 공덕산(功德山ㆍ912.9m)은 백두대간상의 대미산(大眉山ㆍ1,115m)에서 남으로 가지를 친 산줄기가 여우목고개(호황령)를 지나 911.9m봉에 이른 다음, 다시 두 가닥으로 갈라져 911.9m봉에서 남서쪽으로 달아나는 능선은 운달산(雲達山ㆍ1,097.2m)과 이어지고, 남동쪽으로 가지를 친 능선상의 최고봉이 공덕산이다.
공덕산 이름은 지형도에 표기되어 있는 산이름일 뿐 불교계에서는 이 산 기슭에 자리한 천강석조사불상(天降石造四佛像·일명 사불암)과 관련지어 사불산(四佛山)으로 부른다.
사불산이라는 산이름을 낳게 한 사불암(四佛岩)은 신라 진평왕 9년(587년) 하늘로부터 붉은 비단으로 싸여 산중턱의 커다란 암반 위에 내려 앉았다고 전해지며, 진평왕이 이 소식을 듣고 직접 가본 뒤 바위 곁에 절을 세운 것이 대승사라는 전설도 전한다. 공덕산은 대승사, 사불암 외에 나옹화상이 거처했다는 묘적암과 안장바위, 탑돌이문화를 계승하고 있는 윤필암, 두 암자 사이에 있는 마애여래불상, 그리고 묘봉의 부부바위, 사불암 아래 유무유바위, 윤필암 아래 나도야바위 등 볼거리가 많은 산이다. 따라서 공덕산은 반드시 등산이 아니더라도 상기에 열거한 명소만 보고 와도 하루가 아깝지 않다.
◈ 산행기
다시 찾아온 주말... 여느 때처럼 산으로 떠날 채비를 마치고 자리에 들어 맞춰놓은 알람소리에 발딱 일어난 시각이 새벽 4시 40분.
남들 다 자는 꼭두새벽에 일어난 이유는 먼 곳에 있는 산으로 가기 위함이다. 도시락이랑 먹을거리 챙겨넣고 집을 나서 대구-포항간 고속국도를 달려 경부고속도로로 합류하여 다시 구미를 지나 김천JC에서 중부내륙고속도로로 갈아탄 후 선산휴게소에서 아침을 해결하고 북상주IC를 빠져나와 문경시를 지나 도착한 산북면사무소.
점촌시내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한 버스가 산북면사무소 앞 버스정류장에 도착예정 시간이 8시 30분경이라 20분 가량의 여유가 있어 느긋하게 산행 장구를 챙기고 버스정류소에서 대기하며 버스를 기다린다. 약 5분의 연착을 한 동로행 버스에 몸을 싣고 30여분을 달려 간송버스정류장에 내려야 하지만 버스기사분에게 천주사 입구에 좀 세워달라고 부탁을 했더니 흔쾌히 승낙을 해주어 700여 미터의 발품을 줄이게 되어 고맙다는 인사를 건네고 하차를 하니 천주사 입구의 커다란 빗돌이 멀리서 찾아온 산객을 반겨준다. 봄날씨 답지 않은 고온이라 입고 있던 자켓을 벗어 배낭에 갈무리하고 GPS를 가동한 뒤 천주사 빗돌을 카메라에 담으며 오늘의 산행을 시작한다.
산행궤적
커다란 빗돌이 서있는 천주사 입구에서 산행은 시작됩니다.
1) 줄딸기꽃, 2) 흰민들레, 3) 애기똥풀, 4) 명자나무
뜬금없이 가까운 곳을 놔두고 포항에서 문경까지
200km가 넘는 길을 달려 간 이유는
화창한 이 봄날에 훗날 다시 찾아보자는
집사람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함이었답니다.
'산벚꽃'
10여 분을 진행하니 천주봉의 우람한 암봉이 시야에 들어오는군요.
산세를 올려다보는 집사람의 입에서는 한숨이 절로 터져 나옵니다.
어디선가 소리가 들려 바라보니
딱다구리가 한창 집을 짓고 있는 중이었답니다.
고개만 빼꼼이 내밀고 있던 녀석이
위기의식을 느꼈는지 공사를 중단하고 도망가 버렸네요.
괜히 방해를 한것 같아 미안하기도 하고
카메라에 담지 못해 서운한 마음도 듭니다.
정확히 5년 전 희양산 봉암사와 공덕산 윤필암,
그리고 대승사를 돌아본 3사 성지순례 때의 좋았던 기억에
훗날 꼭 다시 와보자며 다짐했던 그곳을
이번에는 산행으로 다시 찾게된 것이지요.
벚꽃과 자목련이 흐드러지게 피어난 천주사에는
지금 화려한 봄날이 구가 중입니다.
천주사는 그리 크지 않은 절이지만
대웅전이 비교적 높은 곳에 있어
아래쪽엔 어마어마한 공력을 들인
축대로 인해 시원스러운 느낌이 드는군요.
범종루
천주사는 신라 진평왕 때
무념대사가 대승사와 같은 해에 창건한
큰 사찰이었다고 전해지나 사적은 없고,
고종 43년(1906년)에는
이 절에 은신했던 의병들을 쫓아온
일본군 헌병대의 손으로 불태워졌다고 합니다.
의병들을 숨겨준 죄목으로 황창교 주지는
연행되어 일본군에게 총살을 당했다는군요.
이후 옛 암자 자리에 재건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는데
경내에는 음수대와 복원한 3층석탑,
굴피지붕을 한 요사채 옆으로 관음영탑묘원이 꾸며져 있답니다.
천주사 대웅전 뒤로 나있는 돌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삼성각 옆에 최근에 조성된 듯한 마애불상을 구경하고 산행을 시작합니다.
초입부터 가파르게 시작하는 오름길에
바람 한점없는 초여름같은 날씨가
시작부터 거북이 걸음이 되게 만드는군요.
20분 가량 한 치의 여유도 없는 된비알을 올라
바위지대가 시작되는 곳에서 로프를 타고 오르면
그 누군가의 정성들이 모여 조성된 10여기의 돌탑군을 지나치게 됩니다.
돌탑을 지나 10여 분을 더 오르면
거대한 바위사면인 슬랩지대가 앞을 가로 막고 있어
펄럭이는 시그널들이 안내하는 방향으로 진행을 하면
왼편으로 바위사면을 비스듬히 타고 오를 수 있도록
굵은 로프가 걸려있는 곳을 만나게 됩니다.
밧줄을 부여잡고 슬랩지대를 거슬러 오르면
등로는 두 갈래로 나뉘어 지는데
직진하는 길로 가면 직벽에 가까운 절벽을 타고
천주봉 1봉과 2봉의 사이로 오르는 길이라
바위 사면을 오른쪽으로 횡단할 수 있는
로프가 설치되어 있는 곳으로 진행하기로 합니다.
로프와 슬랩면으로 좁다란 테라스가 형성되어 있어 크게 위험하지는 않지만
발 아래로 펼쳐지는 대슬랩의 경사도와
몸으로 느껴지는 위압감에 긴장의 끈은 놓을 수가 없네요.
어느 정도 적응이 되고 나니
주변의 경관도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바위 사면 바로 아래로 암반부에 뿌리를 내리며
꼿꼿하게 몸을 세운 소나무 한 그루가 눈길을 끄는군요.
저 아래 불당골을 비롯하여 버스를 타고 올때 보았던
문경 10경 중의 하나인 경천호가 시야에 들어오네요.
그러고보니 경천호가 마치 한반도 지도 모양을
하고 있는 것 같아 신기하게 느껴집니다.
마지막 밧줄구간을 지나 짧은 암릉을 올라서니
북쪽방향으로 시원스러운 조망이 펼쳐집니다.
가까이로 가야할 운달산이 건너보이고
멀리로는 백두대간 상의 대미산이 보이고
그 옆으로는 문경의 최고봉인
문수봉(1161m)이 우뚝 솟아 있군요.
시야를 조금 우측으로 돌리면
지난 해 31년 만에 등산로가 개방된
대간길의 황장산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고,
백두대간 벌재 너머로 단양의 명산인
수리봉~황정산 능선이 인상적입니다.
황정산은 남봉에 가려 보이지 않는 듯 합니다.
발 아래로는 동로면 일대의 노은리,
생달리, 적성리가 손금보듯 빤하고,
그 뒤로 벌재에서 문복대를 지나 도솔봉까지 이어지는
백두대간의 허리가 멋지게 펼쳐집니다.
천주산 정상에서의 조망.
이번에는 남쪽 방향입니다.
경천호를 감싸안고 있는
국사봉, 정침봉, 숫돌봉이 보입니다.
주로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경천댐'.
문경에서 '경', 예천에서 '천'을 따서
'경천댐'이라 이름지었다고 합니다.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천주봉 정상부의 모습.
사통팔달 막힘이 없는 천주산 정상에서의 조망을
맘껏 구경하고 인증샷 하나 남겨봅니다
정상 바로 아래에 자리잡고 있는
산불감시초소에서 방명록에 서명을 남기고
공덕산으로 연계하기 위해
북쪽 아래로 보이는 짧은 암릉길로 내려섭니다.
천주봉에서 안부로 내려서는 길은 상당히 험난했답니다.
직벽이 아니라 할지라도 직벽 수준의
매우 미끄러운 마사토 재질의 가파른 내리막길이라
몇번이나 휘청대며 조심스레 내려섭니다.
천주봉에서 공덕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생각보다 비교적 등로는 뚜렷했지만
거의 수직에 가까운 내림길이
엄청 가파르고 미끄러워 주의해야할 구간이었습니다.
10여분을 내려선 급경사 지역이 끝나면 등로는
언제 그랬냐는 듯 순한 평지길로 이어지고
화사한 진달래가 피어난 꽃길 따라 발걸음도 가볍게 걸어갑니다.
부지런히 걷다가 뒤돌아 보니 '붕어산'으로도
불리는 천주봉의 모습이 올려다 보이는군요.
다시 보아도 뾰족한 모습의 고도감은 대단하다 싶네요.
참! 붕어산이라 하는 이유는
붕어가 하늘 향해 입을 벌린 형태이기 때문이지요.
좌측의 바위가 있는 곳이 붕어의 턱에 해당되는 부분입니다.
살고 있는 포항보다 북쪽이라 그런지 이곳은 진달래가 한창이네요.
살랑 살랑 봄바람과 코를 간지럽히는 꽃 향기는
일상의 스트레스를 말끔히 날려버릴 만큼 상쾌합니다.
한동안 진달래와 눈맞춤하며 평탄한 능선길을 따르다
작은 봉우리 두개를 넘어서면 옛서낭당재에 닿게 됩니다.
보통 '재'라고 하면 좌우측으로 넘나드는 길이 있을테지만
좌측으로는 길이 보이지 않고 우측으로만 내려서는 널찍한 길이 보이는군요.
이제부터는 육산이기에 각자 스틱 두 개씩 사용하면서
다시 가팔라지기 시작하는 오르막을 오르기 시작합니다.
한동안 오르막을 오르니 평탄한 길이 이어지고
다시 오르막이 나타난 후 평탄한 길이 이어지기를
반복하는 조금은 힘든 산행을 계속해 나갑니다.
지도를 들여다보니 공덕산이 가까워진 듯
막바지 된비알이 가뿐 숨을 몰아쉬게 하네요.
바람 한점없는 초여름 같은 날씨에
숨이 턱턱 막히는 된비알을 힘겹게 올라서니
그제서야 공덕산 직전 3거리로 올라서게 됩니다.
좌측으로 100미터 가량 떨어져 있는 정상을 다녀와
다시 이곳에서 대승재 방향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삼각점 하나에 자그마한 정상석,
그리고 이정표가 서있는 공덕산 정상입니다.
인증샷 하나 남기고 곧바로 삼거리로 되돌아 갑니다.
이정표가 가리키는 반야봉 방향으로 능선을 타고 내려서다
반야봉 직전에서 우측으로 내려서면 대승사에 바로 도착을 할 수가 있답니다.
공덕산에서 삼거리로 가는 도중 담아본 천주봉의 모습입니다.
저곳을 올랐다가 또 내려왔다는 사실에 새삼스럽네요.
공덕산을 내려와 대승재를 향한 내림길을 걷다가
평평한 곳을 찾아 허기진 배를 채우기 시작합니다.
식사를 마치고 잠시 길을 나서면 옛날의 낡은 이정표가
그대로 서 있는 대승재 안부에 도착하게 됩니다.
대승재를 지나 널찍한 등로를 따라 10분여 걸음을 옮겨가면
지도상에 823봉이라고 표기되어 있지만
대승봉이라는 이정표가 서있는 삼거리에 서게됩니다.
가야할 방향은 쌍연봉입니다.
쌍연봉 방향으로 3~4분 가량 진행을 하니
사불암 능선의 삼거리 갈림길에 서게 되는데
쌍연봉이라 이정표에 표기가 되어 있네요.
당연히 윤필암을 봐야겠기에 직진길로 나섭니다.
직진 능선을 따라 7~8분 가량 나서면
좌쪽 아래로 윤필암이 내려다 보이는
널찍한 마당바위에 이르게 됩니다.
널찍한 바위에 눌러앉아 탁 트인 조망을
감상하며 쉬어가기 안성맞춤인 곳이네요.
전망바위 앞에 서면 좌측으로
공덕산의 정상에서 이어지는 반야봉 능선이 멀리 보이고
바로 앞의 사불암 능선 중간에는
사불암이 소나무 사이로 얼핏 시야에 들어옵니다.
이어서 잠시만 바윗길을 더 따르면 묘적봉(810m)에 이르게 됩니다.
비록 북쪽 조망은 가려졌지만
지나온 공덕산이 사불암능선 너머로 보이고
묘적암과 윤필암을 비롯하여
안장바위로 이어지는 묘적암능선이 뚜렷이 확인됩니다.
일목요연하게 시야에 들어오는 조망이 멋진 곳이네요.
서쪽방향으로는 운달산이 건너보이고
우측 멀리로는 백두대간길의 포암산도 시야에 잡히는군요.
묘봉을 지나면서부터는 급한 바위내림길이 이어지는데
지나온 천주봉 내림길에 비하면 그야말로 '조족지혈'이라 할수 있네요.
간간이 나타나는 암릉을 돌아 내리거나 곧장 통과하며 20분 가량 내려서면
두개의 길다란 바위덩이가 마주보고 있어
마치 부부가 마주서 있는 형상을 한 부부바위를 만나게 됩니다.
집사람을 바위 위에 올려놓고 사진 하나 남겨봅니다.
부부바위를 지나 한동안 내려서면
밧줄이 달린 암릉이 가로막는데
이곳에 오르니 아름다운 소나무가 반겨주는군요,
암릉길을 따르다 우측으로 내려다보이는
전두리의 평화로운 모습과
파스텔톤의 산색(山色)이 눈길을 끄는군요.
봄의 신록은 시간이 지날수록 급속하게 번지며
그 여세를 몰아 산 위로 산 위로
연둣빛 융단으로 깔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아마도 지금이 가장 좋을 때가 아닌가 싶네요.
밧줄을 타고 '좌선 바위'라고도 불리는 큼직한 바위를 올라서서
호기롭게 포즈를 잡고있는 아지매를 카메라에 담지 않을 수 없네요.
묘적암 능선을 따라 내려서는 길에서 만나게 되는 안장바위.
나옹선사와 관련된 전설이 서린 바위라 합니다.
지나온 묘적암능선과 묘적봉을 되돌아보며 기약없는 이별을 나눈 뒤에
좌선바위를 내려오면 이후로 암릉지역을 벗어나게 되면서
유순한 내림길이 묘적암으로 이어지는데
고려말의 나옹화상이 출가를 한 암자라고 하여 둘러보고 싶었지만
묘적암으로 통하는 길은 모두 막아 놓았네요.
스님들이 수행정진하는 곳이어서
등산객은 물론 참배객의 출입도 막고 있는 모양입니다.
묘적암을 끼고 도는 능선 끝으로 나타나는
조망터 직전의 왼쪽 아래 길로 내려서면
묘적암을 돌아내리게 되고
묘적암 입구의 넓은 길로 내려서게 됩니다.
도로 좌우로 서있는 전나무의
위풍당당한 모습을 보면서 5~6분 가량 걷노라면
좌측으로 산허리를 넘어가는 길을 만나게 되는데
그 길을 따라 산굽이를 돌면 이내 윤필암으로 들어서게 됩니다.
5년 만에 다시 찾은 윤필암...
반가움에 앞서 목이 말라
절집 앞에 있는 감로수부터 들이켜봅니다.
윤필암(閏筆庵)
경상북도 문경시 산북면 사불산 자락에 있는 대승사의 부속암자로 수덕산 견성암, 오대산 지장암과 함께 우리나라 3대 비구니 선방의 한 곳이며, 대한불교조계종 소속인 대승사의 부속암자이다. 1380년(고려 우왕 6)에 각관(覺寬)이 창건하였으며 1645년에 서조(瑞祖)와 탁잠(卓岑)이 중건하였다. 그 후 여러 차례 중건을 거쳐 1885년에 고종의 명으로 창명(滄溟)이 다시 중건하였으나 1980년대에 모든 전각을 새로 지어 비구니들이 수행하고 있다.
윤필암의 명칭은 원효와 의상이 각각 사불산의 화장사와 미면사에서 수행할 때 의상의 이복동생인 윤필이 이곳에 머물렀다 하여 이름 지었다고 한다.
관음전과 사불전, 산신각, 선원이 갖추어진 비교적 규모가 큰 암자이다.
사불전에는 불상이 없고 정면에 설치된 유리창을 통해 사불산 정상에 있는 사면석불을 향해 참배한다. 사면석불은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403호로 지정되었다. 그 외에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300호인 목조아미타여래좌상 및 지감(紙龕)과 경상북도 문화재자료 제348호로 지정된 후불탱화를 봉안하고 있으며, 사불전 뒤쪽의 암벽 위에는 신라시대 것으로 추정되는 삼층석탑이 있다.
1) 소래풀(보라유채), 2) 종지나물(미국제비꽃), 3) 수선화, 4) 돌단풍
봄볕에 화사하기만 한 윤필암.
평소에는 개방을 하지 않는 암자이기에
출입구를 닫아놓아 경내는 들어갈 수 없지만
법당인 사불전은 개방하고 있어 조용히 들렀다 가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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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필암은 청담스님과 성철스님께서 대승사에 계실 때
속가의 아버지를 면회 온 청담스님의 셋째 딸을
성철스님께서 몇날 며칠을 두고 설득시켜
그 해 단오 날 이곳 윤필암에서
성철스님이 손수 가위를 들고
삭발을 시켜 준 곳으로 유명하며
현재는 비구니스님들의 수행도량입니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갖가지
야생화로 아름다운 암자이기도 합니다.
윤필암의 큰 법당인 사불전입니다.
법당 내부에는 부처님을 모시지 않았답니다.
그 이유는 법당의 유리창 너머로 올려다보이는
사불암(四佛岩)이 곧 부처님이기 때문이지요.
1) 샤프란, 2) 무스카리, 3) 양지꽃, 4) ?
사불전에서 바라본 윤필암 전경.
건너보이는 산정에는 사불암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불가에서는 공덕산을 사불산으로 부르고 있으며
이는 산 중턱에 있는 사불바위(四佛岩)에서 연유한 이름입니다.
비구니스님들이 계시는 곳이라 경내도 정갈하고
암자치고는 규모가 꽤 큰 편이지요.
윤필암 입구에 서있는 이정표가 안내하는 대로
대승사 방향의 산길을 따라 진행합니다.
산허리를 돌아들면 신상불명의 부도(浮屠) 하나를 지나치게 되고
연둣빛 새순이 푸르름을 더해가는
부드러운 산길을 따라 6~7분 가량 진행하면
장군수 샘터가 있는 삼거리에 서게 되고
좌측의 계단길을 따라 다시 가풀막을 오르기 시작합니다.
사불암을 구경하고 이곳으로 되내려와
우측으로 진행, 대승사로 갈 예정입니다.
거대한 자연석을 기단으로 하는 사불암(四佛岩)...
바로 이 바위가 사불암으로 진평왕 때
바위 하나가 하늘에서 떨어졌는데
바위 네 면에 부처의 형상이 새겨져 있었다고 합니다.
사불암에서 내려다 본 윤필암과 묘적암.
면별로 정확히 동, 서, 남, 북을 가리키고
바위 네면에는 좌상과 입상의 여래불이 새겨져 있는데
진평왕이 감탄해서 지은 절이
바로 대승사라고 전하고 있습니다.
이 바위가 정확히 반대편 사불전 유리창에 비치니
곧 법당에 부처님을 모신 것이나 다름 없겠지요.
산행을 마치고 종점인 가좌리에서 출발하는
시내버스를 타기 위해 걸어가야 할
전두리 구암마을이 멀리 내려다 보입니다.
사불암을 구경하고 왔던 길 되돌아 내려와
걷기 좋은 산길을 따라 부지런히 발놀림을 해가면
일주문을 거치지 않고 곧장 대승사 경내로 들어서게 됩니다.
1) 피나물, 2) 지면패랭이(꽃잔디), 3) 매화말발도리, 4) 꽃마리
스님들의 거처공간이자 일반신도들을 접객하는 공간인 '청련당'
대승사 대웅전과 노주석(露柱石)
대승사(大乘寺)
대승사는 직지사 말사로서 경상북도 문경시 산북면 전두리 사불산(四佛山)에 있는 절이다.
사불산의 산마루에 있는 사면석불상(四面石佛像)에 관한 설화에 따르면 587년(진평왕 9) 창건되었다고 한다. 고려 고종 때 최자(崔滋)가 절 서남쪽에 있는 백련사(白蓮寺)를 새롭게 단장했으며, 조선초에는 기화(己和)가 반야사(般若社)를 결성하여 후학들을 지도하기도 했다. 임진왜란으로 불탄 것을 1604년(선조 37)부터 1701년(숙종 27)에 걸쳐 여러 사찰 당우를 신축했는데, 1692년 금당을 지은 뒤 미면사(米麵寺:白蓮寺) 삼존불을 옮겨 봉안했다. 1725년 의학(義學)이 삼존불상을 개금할 때 아미타불 몸속에서 사리(舍利) 1과와 705년(神龍 원년)에 금으로 쓴 〈화엄경〉 7권이 나왔다. 1862년(철종 13) 건물 대부분이 소실된 후 몇 차례의 중수공사가 있었고, 1956년 다시 화재가 났으나 1966년 중건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대웅전을 중심으로 좌우에 극락전·나한전·시왕전·선원·요사채 등이 있으며, 부속암자로는 묘적암·운필암·총지암 등이 있다. 경내에는 대승사목각탱화부관계문서 4매(보물 제575호), 사적비, 아미타불상에서 나온 금자 〈화엄경〉 7권, 석가모니 사리 1과 등이 소장되어 있다.
현재 철산주지스님이 몇년 전부터 경내 노후시설과 절 주변 환경을 말끔히 정비하여 사찰 환경을 많이 변모 시켰으며 선방은 선승들의 수행처로도 전국에 명성 있는 사찰이다.
특히 주지스님은 건강식품에도 관심이 높아 장뇌삼으로 경옥고를 제조하여 방문객에게 큰 사발그릇에 제공하여 맛에 놀라고 그릇 크기에 놀란다.
제조한 죽염으로 죽염치약을 만들어 방문신도들에게 보시하고 죽염 고추장, 된장을 대량으로 직접 담그고 있으며 전통가마로 다기세트과 다완은 물론 3.000여개의 옹기를 직접 구어 죽염된장을 담구어 진열한 옹기가 장관을 이루고 있다.
대승선원(大乘禪院)
선원은 스님들이 좌선, 정진하는 곳으로
수행은 좌선을 중시하기 때문에
좌선방(坐禪房)이라고도 합니다.
백련당에서 바라본 대웅전.
사불산 대승사 일주문.
일주문을 나서며 산행을 마무리해야 했는데
그만 잊어버리고 포장도로를 따라 걷다가
그때서야 깨닫게 되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기에
윤필암 입구 주차장까지 계속 트랙을 이어갑니다.
제법 따사로운 햇살아래 산행을 마치고 난 뒤라 그런지
아니면 포장도로를 걷는 지루함 때문인지 모르지만
발걸음이 느려지는 집사람을 독려하며
버스 시간에 늦지 않기 위해 잰 걸음 이어가니
대승사와 윤필암 입구의 주차장에 도착하게 됩니다.
이곳에서 산행을 마무리하고 집사람의 손을 잡고서
소나무 울창한 도로를 따라 버스정류장이 있는
전두리 구암마을을 향해 바쁜 걸음 이어갑니다.
오래 전 직장불교회에서 문경 땅 봉암사를 포함한 윤필암과 대승사의 3사 성지순례.
5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지금 다니던 직장에서 은퇴를 하고 새로운 곳에 재취업을 해서 열심히 제2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지만 가끔씩 머리속에 떠올라 다시 가고픈 마음이 들 만큼 가지런하고 정갈하고 조용한 멋이 풍기는 쉽게 잊기 어려운 암자인 윤필암(閏筆庵).
일반인들은 출입이 금지되는 곳이지만 성지순례라는 이름으로 암자 곳곳을 돌아보며 감탄을 금치 못했던... 그래서 지금까지도 마음속에 남아 다시 찾고픈 유혹에 먼길 서슴없이 나선 걸음이었다.
편도 200km가 넘는 데다 대중교통인 시내버스를 타고 다시 30여 분을 달려가 녹록치 않은 산행과 더불어 사찰 탐방까지 마치고 또다시 걸어서 30여분 그리고 버스를 타고 30분 가까이 지나서야 차를 세워놓은 산북면사무소까지 오게 되었고 집으로 200여km를 또 달려왔으니 참으로 바쁜 하루를 보낸 시간이었던 것 같다.
그래도 구경 한번 잘했다~하면서 언제 또 가보자는 말을 할 만큼 아름다운 곳. 문경 윤필암...
불청객의 우문에도 선한 미소를 띠며 자상하게 현답을 주시던 스님을 생각하며 다시 뵈올 수 있을 때까지 건강하시고 부디 성불하시길 마음속으로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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