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달이 사는 집
짙어가는 녹음의 숲길을 맘껏 걸었던 밀양 향로산 본문
♤ 산행일자 : 2017. 05. 21 (일) 날씨 - 맑음
♤ 산행장소 : 경남 밀양시 단장면, 양산시 원동면 일원
♤ 산행인원 : 집사람과 함께...
♤ 산행코스 : 표충사공용주차장 서왕교-호두민박-옛고개(740m)-향로산-삼거리갈림길(917m)-선리갈림길-윗칡밭재-칡밭계곡-학암폭포~작전도로-표충사일주문-서왕교(원점회귀)
♤ 산행시간 및 거리 : 6시간 15분, 11.9km(식사 및 휴식 포함. GPS기준)
▣ 산행지 소개
향로산(香爐山)은 경남 밀양시 단장면과 양산시 원동면을 경계로 위치한 산으로 해발 976m이다. 그리 높지도 않고 그렇다고 손쉽게 오를 수 있는 산도 아니다. 더우기 전국적인 지명도는 비교적 낮지만 향로산에 한번 오르고 나면 오랫동안 뇌리에서 떠나지 않을 정도로 인상적이다. 사방팔방으로 펼쳐지는 일망무제의 조망 때문이다.
정상에 서면 영남알프스 산군이 병풍처럼 펄쳐져 산세의 웅장함을 맛 볼수 있어 조망하기 좋은 산으로 아름답고 황홀하기가 그지없다.
운문산과 가지산, 재약산으로 이어지는 영남알프스 동남부 능선이 시원하게 펼쳐지며 밀양댐과 백마산, 향로봉도 가까이서 보인다.
또한 이름달기 좋아하는 일부 산꾼들은 향로산을 '재약 5봉' 중 하나라고 부른다.
표충사를 중심으로 사방에 펼쳐진 재약 5봉은 밀양 울산 양산시의 경계를 중심으로 넓게 펼쳐진 재약산역에 속하는 5개의 봉우리를 말한다.
천황산(사자봉), 재약산(수미봉), 향로산, 필봉, 재약봉(약무덤)이 바로 그것. 여기에 관음봉, 문수봉, 고암봉을 추가해 '재약 8봉'이라 부르기도 한다.
◈ 산행기
매주 떠나던 산으로의 발걸음이 지난 한 주를 건너뛰게 되어 2주 만에 다시 배낭을 꾸려 집을 나선다.
그 이유인즉 주말 오전근무에다 과년한 딸내미 괜찮은 사내 녀석이랑 짝을 지어 보내야겠기에 준비에 여념이 없는 마눌님 꽁무니 따라다니며 운전병 노릇하느라 좋아하는 산행도 빼먹게 된 것이다.
주말이면 여전히 바쁜 시기이지만 그래도 더는 건너 뛸수 없어 이유 불문하고 김밥에 간식거리 몇가지 챙겨넣고 차를 몰아간다.
아침 나절 창밖으로 내다본 하늘은 청명하기 이를 데 없는데다 미세먼지 또한 괜찮은 것 같아 모처럼 영알의 조망이 멋진 산으로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들어 표충사가 있는 향로산이나 석골사 부근의 문바위 두 군데를 놓고 저울질하다 오래 전 발걸음을 했던 영알 최고의 전망대라 일컬어지는 향로산으로 결정을 하고 경주를 거쳐 언양으로 달려간다.
가지산 터널을 지나 도래재를 넘어 표충사공용주차장에 도착하니 시간은 벌써 11시가 다 되었다.
화장실을 다녀오고 산행준비를 마친 뒤 주차장 끄트머리에 있는 서왕교에서 GPS를 가동하며 산행을 시작한다.
산행궤적
서왕교를 건너 좌측의 표충사 방향으로 진행합니다.
다리 건너기 전 좌측 방향은 필봉으로 가는 길입니다.
운치있는 노송이 늘어 서있는 솔숲이 우거진 도로를 따라 걷다보면
좌,우로 나뉘어지는 갈림길에 서게 되고
가야할 방향은 오른쪽 작전도로 방향입니다.
좌측은 표충사로 가는 길이지요.
'국수나무'
약 5분 뒤 알프스펜션을 지나게 되고
곧이어 호두민박 앞에 서게 되지요.
도로 오른쪽으로 나있는 포장길을 따라 진행합니다.
조망이 트이는 곳에서 바라본 천황산, 재약산, 문수봉...
그리고 매바위와 필봉...
언제 기회를 봐서 다시 걸어봐야 할텐데 하는 마음을 가져봅니다.
잠시 후 좌측으로 시그널 몇 개가 달려있는 들머리를 만나게 되고
숲속으로 들어서면서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합니다.
초입부터 된비알의 연속이지만
여름날씨를 방불케 하는 바깥기온에 비해
우거진 숲속은 한결 시원해 크게 힘든 줄 모르고 한발한발 내딛고 올라갑니다.
계속되는 된비알을 쉼없이 올라서니
이마엔 송골송골 맺힌 땀이 쉼없이 흘러내리고
저 만치 처져서 힘겹게 올라오고 있는 집사람을 바라보며
잠시 다리쉼도 하면서 녹음이 우거진 숲 사이로 나있는
구불구불한 등로를 따라 정상을 향한 진군을 계속해 나갑니다.
산행을 시작한지 한 시간 삼십분 가량 흘러
안부갈림길인 옛고개에 도착을 하게 됩니다.
'자란초'
'민백미꽃'
초여름 숲길에서 만난 들꽃들과 눈높이를 맞춰가며 10여 분을 걸으면
처음으로 만나게 되는 조망바위에서
오랜만에 밀양지역 산군들을 조망해 봅니다.
바로 앞 백마산 너머로 멀리
구천산, 만어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시야에 잡히고
서쪽방향 저멀리 승학산 너머로
청도 화악산과 남산이 희미하게 보이는군요.
삼거마을에서 산행을 시작하면 지나오게 되는 형제봉이 건너보이고
그 뒤 우측 매바위 너머로는 구천마을의 정각산이 다가오네요.
초록숲이 점점 더 짙어져가는 계절 !
싱그러움이 한층 더해가는 초록숲입니다.
우회로를 두고 곧장 올라선 암릉길...
매바위 너머 멀리 문바위, 억산, 운문산의 정수리가
시야에 잡히는 눈요기를 선물로 받게 되는군요.
7년 만에 다시 서게되는 향로산 정상...
사방으로 가슴이 탁 트이는 경관이 반겨줍니다.
막힘 없이 사방으로 굽이치는 산줄기들...
가슴이 탁 트이는군요.
영남알프스 자락인 천황산과 재약산,
그리고 사자평이 있는 산들늪과 코끼리봉, 재약봉...
간월재에서 신불산을 거쳐 영축산, 죽바우등, 오룡산으로 이어지는
한 눈에 들어오는 영축지맥의 마루금 또한 시원스럽기 그지없습니다.
정면으로 희미하게 다가오는 에덴벨리스키장 너머
우측으로 뾰족한 모습의 양산 토곡산이 보이고
오른쪽 밀양댐 뒤로는 김해 무척산이 아련합니다.
밀양댐 너머 밀양지역의 산군들이
산너울을 이루고 있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또 뛰는군요.
금오산, 천태산, 구천산, 만어산 등등...
사방으로 막힘이 없이 굽이치는 산줄기의 모습을
뚜렷이 눈에 담을 수 있는 밀양 향로산...
역시 영알의 특급전망대라는 사실 새삼 느끼게 됩니다.
천황산과 재약산, 그리고 재약지맥...
간월산, 신불산과 영축산...
영축지맥의 마루금을 파노라마에 담아봅니다.
정상 아래의 그늘숲에서 준비해간 김밥과 빵
그리고 과일을 곁들여 점심요기를 하고
다시금 멋진 조망을 맘껏 구경하고서 하산길로 접어듭니다.
백마산 갈림길...
오늘은 사자평 방향입니다.
등로 우측으로 나타나는 전망터에서 각도를 달리하는
남쪽 방향의 풍광들을 조망해 봅니다.
발 아래 다람쥐골이 자리하고 있고
말썽 많았던 송전철탑이 향로봉을 지나고 있네요.
오늘 더는 못보게 될 천황산, 재약산의 모습을
다시금 가슴에 새기며 숲 속으로 내려섭니다.
푸르른 숲길을 따라 부지런히 걷다가
나도 모르게 짤막한 비명을 지르게 됩니다.
그리곤 '심 봤다~'
'큰앵초'
꽃말은 '행운의 열쇠'
푸르른 초록숲의 '노린재나무' 하얀 꽃이 청초해 보이네요.
향로산을 떠난지 약 30분 가량 흘러 도착한 삼거리갈림길(917봉).
이곳에서 표충사로 내려서도 되지만
선리갈림길까지 진행할 계획이었던 탓에
투덜대는 집사람의 볼멘 소리도 무시한 채
우측 내림길로 걸음을 이어갑니다.
선리마을에서 올라와 만났던 첫 번째 조망터.
벌써 만 9년이란 세월이 흘렀네요.
잠시 후 만난 선리갈림길.
좌측의 재약봉 방향입니다.
푸른 숲길이 내주는 아름다운 공기와 행복한 마음을 맘껏 만끽하며
선리갈림길에서 8분 만에 도착한 윗칡밭재.
좌측으로 나있는 사면길을 따라 학암폭포를 향해 진행합니다.
짧은 조릿대 지역을 지나고
'꼬리말발도리'
칡밭갈림길을 못찾아 잠시 헤메다가
GPS와 지도를 비교해가며 다시 찾은 등로는
좌측으로 깊은 골짝을 이루는 V자형 협곡이라 긴장감을 늦출 수가 없네요.
학암폭포를 찾아 협곡으로 내려서니
밧줄 하나에 수직으로 된 절벽이 기다리고 있어
조심 또 조심하며 내려섭니다.
사진에서보다 훨씬 난이도가 있어 주의를 기울여야 할 곳이랍니다.
학암폭포.
가뭄이라 물줄기가 빈약하지만
비온 뒤에는 대단하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겨울철 빙벽등반 장소로 이름이 높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폭포 주변으로 반듯한 비박장소가 눈에 띄더군요.
학암포폭 옆 절벽.
계곡을 따라 나있는 뚜렷한 등로를 10분 가량 내려오면 작전도로를 만나게 되고
오른쪽으로 5분 남짓 진행하면 도로 좌측으로 이정표가 나타나고
표충사를 향한 지릉길로 내려섭니다.
오월은 연두빛이었다면 이젠 제법 짙은 녹색으로 우거진
녹음이 넘실대는 유월의 숲길을 따라 내려서면
맑은 물이 돌돌돌 흘러내리는 지계곡을 건너게 되고
오월의 햇살이 푸른 숲속으로 쏟아지는
숲길을 걸으며 막바지 산행을 이어갑니다.
'천남성'
옥류동천(층층폭포,흑룡폭포)에서 내려오는 등로와 합류가 되고
뾰족한 '필봉'이 시야에 들어오니 이제 표충사가 가까워졌음을 알수 있네요.
'때죽나무'
'덜꿩나무'
표충사 일주문.
오늘은 입구에서 합장 삼배로 마무리하고
천년 세월의 깊이를 느낄 수 있는 울창한 소나무 숲길을 따라 걸어가면
출발지였던 서왕교에 닿게 되고
멀리 올려다 보이는 필봉을 바라보면서
꼭 다시 찾아 오겠노라고 무언의 약속을 하면서
7년 만에 다시 찾은 밀양 향로산의 세 번째 걸음을 마무리합니다.
계절의 여왕 5월로 들어서며 선물처럼 보여주었던 연두빛 신록이 어느 덧 물러가고 푸르름이 더욱 짙어져 가는 5월의 끝자락에 찾은 영남알프스의 변방에 위치한 밀양 향로산.
영남알프스를 가장 잘 조망할 수 있는 최고의 전망대인 향로산(香爐山)을 찾아서 중력을 거슬러 오르며 푸르름이 더해가는 숲길을 맘껏 걸어본 하루가 아닌가 싶다.
오름길 중반까지는 땀 깨나 흘리게 만드는 경사길이지만 중반부터는 산허리를 왼쪽으로 타고 도는 수월한 사면길이어서 그렇게 힘들다는 느낌은 없었던 것 같지만 한 주를 거른 탓인지 집사람은 다리가 아프다며 짧게 걷자고 볼멘 소리를 하는 통에 계획했던 옥류동천은 걸어보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지만 훗날 다시 찾을 수 있는 구실을 마련해 두었음에 위안을 삼고 6시간 15분 가량의 산행을 무사히 마무리 한다.
처음 찾은 학암폭포를 만난게 큰 소득이었다면 산행 말미에 족욕을 위해 단장천으로 내려서다 바위에서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찧는 바람에 산행기를 만드는 이 순간에도 허리 통증에 불편을 느끼고 있는게 옥의 티라 할수 있어 앞으로는 더더욱 조심해야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산행기를 마무리한다.
'◈ 산행이야기 > ☆ 2017년도 산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보름 만에 다시 시작한 산으로 가는 발걸음 (포항 신광 비학산, 월포 용산) (0) | 2017.06.13 |
---|---|
떠나가는 오월의 숲길을 따라 걸어본 동네 근교산(포항 성적산-망해산) (0) | 2017.05.28 |
붉게 물든 철쭉의 화려한 춤사위가 볼만했던 지리산 바래봉 철쭉산행 (0) | 2017.05.08 |
비단을 두른 남해 금산(錦山)으로의 발걸음 (0) | 2017.05.01 |
다양한 야생화와 눈맞춤하며 걸었던 경주 단석산 (0) | 2017.04.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