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달이 사는 집
산 속에 살고있는 상어를 찾으러 먼길 마다않고 달려간 구미 베틀산 본문
♧ 산행일자 : 2018. 06. 10 (일) 날씨 - 흐림
♧ 산행장소 : 구미시 해평면 금산리, 산동면 백현리 일원
♧ 산행인원 : 변함없이 집사람과 함께...
♧ 산행코스 : 구미 해평면 도요암-우베틀산-베틀산-베틀재-좌베틀산-큰상어굴-작은상어굴-동화사-도요암(원점회귀)
♧ 산행시간 및 거리 : 3시간 20분, 4.21km (쉬엄쉬엄 구경하며..., GPS 기준)
▣ 산행지 소개 - 구미 베틀산
경상북도 구미시 해평면 금산리에 있는 산으로 높이는 369m이고, 주봉(主峰)은 좌베틀산이다. 예전에는 조계산이라고도 불렀다.
금산리에서 볼 때 동화사 뒤에 있는 산이 좌베틀산, 가운데가 베틀산, 남동쪽으로 약간 떨어져 있는 오른쪽 산이 우베틀산이다. 산은 그리 높지 않으나, 산세가 아기자기하고 암릉과 해식굴등이 산재하여 산행이 재미있다.
문익점의 손자인 문영이 산의 모양과 해평면 오상리에 있는 공상다리의 모양을 따서 베틀을 만들어 문영베를 짜는 데 성공한 이후, 산이름이 조계산에서 베틀산으로 바뀌었다고 전해진다.
그 밖에 어느 선비가 과거를 보러 한양으로 가는데 산 위에서 여인의 베짜는 소리가 들려왔다거나, 임진왜란 때 많은 사람들이 베틀굴에 피난하여 베를 짰다는 전설 등이 전해진다.
산중턱 바위절벽 곳곳에는 역암·사암의 풍화나 해식작용으로 생긴 해식굴이 널려 있고, 동화사 부근에는 높이 6m 정도의 거대한 마애불입상이 동쪽을 향해 새겨져 있다.
동화사로부터 20분 거리에 있는 좌베틀산 정상에서는 금오산, 냉산, 청화산이 보인다.
산행은 마을회관을 기점으로 북동능선·동능선·해식굴지대·동화사·전망대를 거쳐 좌베틀산 정상을 지나 그와 비슷한 높이의 봉우리 2개와 절벽바위를 지나 베틀산으로 간 다음 우베틀산·선녀굴을 지나 주차장으로 되돌아오는 코스가 있다.
◈ 산행기
토요일인 어제 동네 뒷산인 운제산 자락의 오미골을 끼고있는 능선을 따라 짧은 발품을 팔고 맞은 일요일.
문득 가보고 싶은 곳이 떠올라 집사람과 함께 아침 챙겨먹고 집을 나서 가까운 김밥집에서 두줄 갈무리하고 뚜레주르에서 빵과 커피 구입을 하고서 차를 몰아 대구-포항간 고속도로를 달립니다.
오늘 가고자 하는 곳은 구미에 있는 베틀산입니다. 산 이름만 떠올린다면 죽장면의 베틀봉처럼 옛날 베를 짜던 베틀의 형상을 닮은 봉우리가 아닌가 싶네요.
특이한 이름도 눈길을 끌지만 그것보다 상어굴로 불리우는 특이한 지형이 유명세를 치르고 있어 알음알음으로 산객들이 많이 찾는곳이랍니다.
짧은 산행코스라 먼 길에 찾아가기가 망설여지는 곳이어서 그동안 미루고 있었는데 근처의 고찰인 도리사 탐방과 연계해서 다녀오면 좋겠다 싶어 찾아가는 길이었지요. 좀더 욕심을 부려 천생산까지 짧게나마 맛배기라도 보게되면 금상첨화겠지만 일단 베틀산부터 걸어본 후 생각해 보기로 합니다.
네비게이션에 '구미 도요암'이라 입력을 하고서 차를 몰아가니 대구-포항, 상주-영천고속도로를 달려 도착한 도요암 입구의 간이주차장. 차량 두 세대 정도 주차할만한 작은 공간이 마련되어 있네요.
내심 천생산까지 집사람에게 구경을 시켜줄 생각에 바삐 움직이자며 도요암 입구 우측으로 나있는 통나무계단을 먼저 올라서며 베틀산에 살고 있는 상어를 찾아 나섭니다.
산행궤적
개인사찰인 도요암.
우측 안내판과 이정표가 서있는 계단길로 올라섭니다.
'금계국'
도요암 옆 산길을 오르다 바라본 베틀산의 풍경입니다.
좌측 앞쪽이 상어굴이 있는 봉우리이고 그 뒷쪽이 좌베틀산입니다.
베틀산과 우베틀산은 보이질 않네요.
'엉겅퀴'
국제신문에 소개된 곳이라 그런지 나지막한 산이지만
다녀간 산악회가 제법 많아 보입니다.
소나무가 주종을 이루는 산길은 공기마저 상쾌하네요.
게다가 등로상태 역시 폭닥하기 이를 데 없어 걷기에 편하구요.
범상치 않은 바위들이 눈에 띄기 시작하는데...
독특한 모양의 바위들이 눈길을 끌기 시작합니다.
새 모양의 바위
도요암을 출발한지 25분 남짓...
베틀산 아래의 갈림길에 서게 됩니다.
먼저 우베틀산을 다녀온 뒤 베틀산을 오를 예정입니다.
부드러운 평지성 등로를 따르다 바라본
우베틀산의 모습은 제법 가팔라 보이는군요.
이정표가 서있는 임도를 가로질러 우베틀산으로 향합니다.
좌측은 산동면 상현마을 방향이고 우측이 도중리 가는 길입니다.
잠시 후 통나무계단으로 이어지는 등로는 서서히 고도를 높혀가고
가파르게 솟구치는 철계단을 따라 조심스레 올라갑니다.
철계단을 올라 다리쉼을 하며 되돌아 본 풍광으로
건너편으로 베틀산이 서있고 우측으로는 좌베틀산이
가운데는 상어굴이 보이고 그 너머 멀리로는
고찰 도리사를 품고있는 냉산이 시야에 들어옵니다.
최근에 세운 듯 아직도 때깔이 고운 정상석이 서있는 우베틀산.
조망은 막혀있어 간단히 인증사진만 남기고 되돌아갑니다.
철계단을 내려서며 바라본 좌측 해평면 방향의 조망.
다시 도착한 베틀산 입구 갈림길에서
이정표 뒤쪽의 철계단을 따라 베틀봉으로의 오름짓을 시작합니다.
베틀봉에 올라 남쪽 방향으로 잠시 발걸음을 옮겨보니
조금 전 다녀온 우베틀봉이 건너보이고
남쪽으로는 가슴이 뻥 뚫릴 만큼 시원스러운 막힘없는 조망이 펼쳐집니다.
발 아래로는 구미테크노벨리 국가산업단지가 조성중에 있고
멀리 구미의 진산인 금오산과 그 뒤로 영암산, 선석산이 바라보이는군요.
시선을 북쪽으로 돌려보면 신라 최초의 절인
도리사(桃李寺)를 품고 있는 냉산이 우뚝합니다.
정상석은 없고 이정목에 팻말 하나 걸려있는 베틀산 정상.
베틀산을 떠나 좌베틀산을 향하는 걸음에 바라본 냉산방향.
우측으로 가야할 상어굴이 보이는군요.
베틀산의 바위들은 하나같이 특이한 모습을 보여주는군요.
기이하게 생긴 바위의 모습에 뭔가 떠오를 것 같은데...
도요암으로 내려갈 수 있는 안부삼거리인 '베틀재'
이제 좌베틀산이 바로 건너편으로 가까이 다가오고
베틀산의 명물인 상어굴 또한 손에 잡힐 듯 합니다.
발 아래 펼쳐지는 해평면 금산1리의 모습이 참으로 평화로워 보입니다.
산행을 시작했던 도요암도 내려다보이는군요
그동안 많은 산을 다녀보았지만
기린초가 이렇게 천지삐까리로
군락을 이루는 모습은 처음 본것 같네요.
좁은 바위틈을 뚫고 올라서면 또다른 바위가 수문장처럼 버티고 있고
3분 뒤 삼각점 하나에 우베틀산과 같은
생김새의 정상석이 돌탑과 함께
고스락을 지키고 있는 좌베틀산에 서게 됩니다.
정상석 뒤쪽에 벤취 2개가 마련되어 있어
준비해간 빵과 음식으로 점심식사를 하고 갑니다.
냉산을 향해 달음박치고 있는 팔공지맥길...
좌베틀산에서 상어굴로 향하는 길목으로
마치 협곡을 통과하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바위틈입니다.
협곡을 내려서면 만나게 되는 이정표입니다.
이곳에서 군위 소보방향은 냉산으로 이어지는 팔공지맥길이고
상어굴 방향은 금산1리 방향입니다.
초행길에 찾은 이들이라면 헷갈리기 좋을만한 곳이네요.
5분 뒤 만나는 삼거리 갈림길.
동화사 가는 길이 아닌 곧장 나있는
길을 따라야 상어굴을 볼 수가 있습니다.
잠시 후 등산로 안내판과 쉼터가 있는 무명 봉우리를 지나가면
상어굴이 있는 암벽의 상단부에 서게 됩니다.
멀리 베틀산이 바라보이는군요.
각도를 달리하며 시야에 들어오는
금산1리 마을의 모습을 담아가며
계속되는 철계단을 내려섭니다.
계단을 타고 철계단을 내려가며 바라본 풍경.
직벽에 가까운 절벽의 모습은 절로 오금을 저리게 하는군요.
상어굴 가기 전 만나게 되는 몇 군데의 기이한 바위들이 발걸음을 멈추게 만듭니다.
발 아래로는 까마득한 절벽이지만
난생 처음보는 요상한 바위의 모양새에
두려움보다는 신기함이 앞서는군요.
자연이 빚어낸 놀라운 광경에 경이롭다는 말 밖에 달리 할 말이 없습니다.
하천이나 바다의 모래와 자갈이 쌓였다가
바위로 굳어진 것을 '역암'이라 하는데
이렇게 단단한 돌들은 바위속에 박혀 있고
푸석푸석한 것들은 오랜 세월의 풍화로 인하여
빠져나가 기이한 모습을 연출하게 된 것 같습니다.
절벽을 이룬 바위에 수직에 가까운
스테인리스 계단이 위에서 보기만 해도 조심스럽습니다.
난간대를 잡고서도 불안감을 느낄 정도로 가파르네요.
드디어 베틀산의 명물인 상어굴 앞에 섰습니다.
처음 보는 특이한 모습에 탄성은 절로 터져나오고
손은 카메라에서 떼지 못할 지경이네요.
커다란 백상아리가 입을 쩍 벌리고 있는 풍경...
베틀산의 상어굴은 그 실감나는 장면 속에서
세월이 만드는 자연의 놀라운 풍경을 만날 수 있는 곳입니다.
기기묘묘한 모양의 바위들을 보면서
자연이 빚어낸 아름다운 작품에 심취해
한참을 머물며 감상에 빠져듭니다.
오랜 세월 자연이 만든 기이한 모습이 그저 놀라울 뿐입니다.
작은 상어굴로 이동하며 만나는 바위 역시
기이한 형태라 자꾸 발걸음을 멈추게 만드는군요.
작은상어굴입니다.
큰 상어굴에 비해 규모도 작고
길이도 짧아 간단히 사진만 담고
동화사로 내려가는 등로를 따릅니다.
대구 팔공산의 '동화사'와 이름이 같아
일순 헷갈렸지만 규모는 비할 바가 아니지요.
우측의 화장실 뒤쪽으로 연결이 되는 상어굴 들머리 입니다.
시멘트도로를 따라 도요암으로 하산을 시작합니다.
10분 여의 시간이 흘러 도착한 도요암.
절집다운 고풍스러운 맛이 없어 그냥 지나치기로 하고
산행시간이 짧아 가까운 도리사를 찾아 가기로 합니다.
애초 내심 생각하고 있었던 오늘 계획은 베틀산을 올랐다가 시간을 봐서 천생산까지 짧게 걸어보고 시간이 되면 도리사를 구경하겠다는 야무진 생각을 갖고 있었지만 베틀산 산행을 하면서 집사람에게 넌지시 의중을 물었더니 일언지하에 천생산은 안가겠다네요.
이곳까지 먼길 달려왔는데 괜찮은 곳이라고 꼬드겨 보았지만 힘들다는 말 한 마디에 그만 꼬리를 내리고 맙니다.
천생산은 이미 한번 걸어본 경험이 있기에 정상에서의 멋진 조망과 특이한 산세에 찾아가기만 하면 충분히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텐데 하는 아쉬움을 뒤로 하고 신라 최초의 절인 도리사를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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