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달이 사는 집
다시 시작한 산으로의 발걸음... 경주남산 천동골-봉화골능선 본문
♤ 산행일자 : 2019. 08. 18 (일) 날씨 - 맑음(미세먼지 나쁨)
♤ 산행장소 : 국립공원 경주남산
♤ 산행인원 : 집사람과 둘이서...
♤ 산행코스 : 경주 남산동 칠불암등산로 입구-천동골-천동탑-칠형제능선-봉화대능선-칠불암갈림길-고위봉갈림길-봉화대-봉화골능선-칠불암등산로 입구
♤ 산행시간 및 거리 : 3시간 25분, 6.71Km (간식 및 휴식 포함. GPS 기준)
◈ 산행기
여느 해보다 뜨거웠던 올 여름. 연일 기승을 부리는 폭염속에서 업무 특성상 거의 대부분 바깥에서 지내며 일상을 보내다보니 주말이 다가오면 심신이 지친 탓인지 꼼짝하기도 싫을 정도가 되곤해서 폭염속의 산행이 자꾸 망설여지게 되는군요. 이러다보니 예전보다 산을 향한 열정이 식은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구요.
피곤한데다 너무 더워서 한 주를 쉬게 되고 다시 찾아온 주말에는 딸아이가 손자를 데리고 친정나들이를 와서 일주일 넘게 같이 있다보니 또 산행을 못하게 되니 마음속으로 안달이 나기 시작하는군요.
그렇게 2주간을 산행에 나서지 못한 채 시간을 보내다 맞은 주말... 근무가 잡혀있어 반나절 산행으로 밖에 갈수 없지만 그래도 이번에는 꼭 가야겠다는 굳은 결심(?)을 하고 집으로 돌아와 점심을 후딱 해치우고 먹거리 몇 가지 챙겨넣고 집사람과 함께 경주로 차를 몰아갑니다.
부근에서 반나절 짧게 산행하며 만족할만 곳을 찾을라 치면 경주남산 만한 곳이 없으니 오늘도 변함없이 가고자 하는 코스를 그려가며 동남산 통일전을 지나 칠불암 방향의 남산마을을 찾아갑니다.
마을 주차장과 염불사지 앞을 지나 산불감시초소를 지나니 오늘따라 감시원도 눈에 띄지 않아 좀더 진행하면 나오는 솔숲에 주차를 해놓기로 합니다.
그늘이 진 곳이다보니 제법 많은 차량들이 선점해 있지만 그래도 한 두자리는 남아있어 주차를 해놓고 식물원 입구를 카메라에 담으며 조금은 늦은 시각이지만 남산의 품속으로 들어가 보기로 합니다.
산행궤적
(확대)
출발지점이라고 딱히 정할 만한 포인트가 없어
소나무숲을 벗어나면 만나게 되는
식물원을 출발점으로 잡고 산행을 시작합니다.
경주 남산의 문화재 중 유일하게 국보가 있는 칠불암을 찾아가는 길은
경주남산의 수많은 등산로 중 대표적인 코스이기도 하지요.
며칠 전 내린 비에 흘러내리는 물소리가
제법 경쾌하게 들려오는 봉화골을 따라 걸어가면
화장실이 있는 계곡 하나를 건너게 되고(승소골)
이후 두 번째 만나게 되는 계곡(천동골)을 건너
잠시 등로를 잇다가 우측으로 있는 무덤 앞을 지나면
멧돼지 출현 경고 현수막이 걸려있고
그 뒤쪽의 뚜렷한 산길을 따라가면 천동탑으로 향하게 됩니다.
뚜렷했던 산길은 갈수록 희미해지지만
유심히 살펴가며 숲속 깊숙이 들어갑니다.
산의 높이가 낮은 남산이지만
인적이 끊어진 골짜기는 제법 깊은 편이네요.
계곡을 두번 가량 넘나들며 희미한 족적을 따라 걷다보니
예전 절에서 사용했을 법한 디딜방아터를 만나게 됩니다.
이후의 등로를 잠시 헷갈려했지만
계곡을 따라 거슬러 오르다 건너편으로 올라서니
절의 축대와 절터가 보이고 그 곳에 천동탑이 자리하고 있네요.
천동골 천동탑(千洞谷 千洞塔)
경주 남산동 천동골 천동탑(慶州 南山洞 千洞谷 千洞塔)
통일신라시대 불교조각 석탑인 천동탑은 남산리 계곡의 본류에서 나누어지는 두 번째 계곡인 천동골에 있다. 이 탑은 높이 2m, 직경이 0.8m 내외인 자연 석주(石柱)를 이용하여 약 100여개의 감실을 얕게 파낸 특수한 형태의 이형탑(異型塔)이다.
이 천동탑(千洞塔)은 천불천탑 사상과 관계가 있는 탑이다. 하나의 감실에 열 분의 부처님의 영(靈)이 있으므로 100개의 감실(龕室) 속에 모두 천(千)분의 부처님이 존재한다고 믿는 사상이다. 이 탑은 원래 2기가 있었는데 그 가운데 1기는 두 동강이 난 채로 축대 밑에 넘어져 있다. (참조: 경주남산고적순례,1979. 경주시)
예전에는 제법 큰 절이었을 법한 절터 위에
지금은 찾는 이 없는 깊은 골짜기에 외로이 서있는 천동탑...
돌기둥에 100개 가량의 감실이 패여져 있어
천동탑으로 불리우고 이 탑으로 인해
이 골짜기를 천동골(千洞谷)이라 불린답니다.
계곡 옆 무너진 축대 아래
위쪽 부분이 깨어진 채로 넘어져 있는 또다른 천동탑.
천동탑을 구경하고 주등로까지 되내려오질 않고
계곡을 가로질러 북쪽으로 방향을 잡아 가파른 된비알을 치고 오르니
숲 사이로 암릉이 시야에 들어와 잡목을 헤치고 바윗길로 올라섭니다.
경사가 가파른 바윗길을 올라보니
이곳이 선방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비록 경사가 지긴 했지만 쉬어가기엔 괜찮은 곳이라
너른 바위에 앉아 간식을 먹으며 잠시 휴식을 취해봅니다.
저 멀리 바람골능선이 길게 뻗어있고
그 앞으로 오늘의 하산코스로 잡고 있는
봉화골능선이 시야에 들어오네요.
짧은 휴식을 마치고 다시 오름길을 이으면
잠시 후 칠형제능선과 합류가 되고
칠형제바위가 건너보이는 너럭바위에서
여느 때처럼 조망을 즐기고자 했지만
미세먼지로 인한 시계(視界)가 형편없어 곧장 진행하기로 합니다.
맑은 날이면 통일전과 남산동, 넓은 내동평야 너머 토함산의 능선이
시원스럽게 펼쳐진 모습을 볼수 있을텐데 말입니다.
393봉을 오르는 짧은 가풀막을 치고 오르면
이영재에서 봉화대로 이어지는 봉화대능선에 합류를 하게 됩니다.
등로 우측으로 쌍둥이 봉우리인 태봉과
그 너머 고위봉에서 흘러내린 이무기능선이 시야에 들어오고
저마다 특이한 모습을 하고 있는 바위들이 눈길을 끄는
능선길을 따라 부지런히 발품을 팔아갑니다.
최근 잦은 발걸음으로 눈에 익은 풍경들은 스치듯 발 빠르게 지나칩니다.
용장골갈림길
(모전석탑, 산정호수 가는 길)
칠불암, 신선암 갈림길
고위봉 갈림길
봉화대능선의 조망터에서 내려다 본 칠불암.
튼실한 바둑이(?) 한 마리가 보초를 서고 있는 곳을 지나면
좀더 넓게 조망이 트이는 전망터에 서게 됩니다.
하산루트로 잡고 있는 봉화골 능선이 건너보이고
그 뒤쪽으로는 자주 걸었던 바람골 능선이 보이는군요.
조망바위에서 미세먼지 속에서 뿌연 모습으로 다가오는 고위봉을 담고서
잡풀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는 봉화대 한가운데를 통과해
열암곡 방향으로 진행해 나가면 나오는 갈림길에서
마석산으로 향하는 등로를 따라 발걸음을 옮겨갑니다.
오늘 처음 걷게 될 봉화골능선은 초입부분은 익히 알고 있지만
혹여 알바라도 할까싶어 준비해간 궤적을 비교해가며 진행합니다.
이제 봉화골능선이 시작되는 지점입니다.
건너편으로 바람골능선이 길게 이어지고
발 아래의 골짜기는 석박골입니다.
건너편 바람골능선보다 능선의 길이는 짧지만
암릉의 거칠기는 오히려 더 험하다는 느낌이 드는군요.
등로 좌측으로는 봉화골 건너로 칠불암이 시야에 들어옵니다.
다음 기회에는 맞은편 능선을 한번 올라봐야겠네요.
'돌고래바위'로 이름을 붙여봅니다.
바람골능선에 비해 인적의 흔적이
거의 없는 산길에는 잡목이 진행을 더디게 하지만
봉화골능선으로 들어선지 20분 가량 지나
봉화골 계곡에 내려서게 되고
계류를 건너면 칠불암에서 이어져 온 확연히 넓어진 등로와 합류가 됩니다.
승소골에서 흘러내리는 맑은 계류에
발을 담그고 세수를 하며 땀을 씻어내고
계수기를 통과해 남은 등로 잇다보니
애마를 세워놓은 솔숲에 도착하면서
주말 오후의 짧은 산행은 끝을 맺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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