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달이 사는 집
三白의 고장 상주에서 올라본 속리산 본문
☆ 산행일자 : 2019. 09. 28 (토) 날씨 - 흐린 후 맑음
☆ 산행장소 : 충북 보은군, 경북 상주군(속리산국립공원)
☆ 산행인원 : 집사람과 함께...
☆ 산행코스 : 상주 화북탐방센터 - 문장대 - 신선대 - 비로봉 - 천왕봉 - 장각동
☆ 산행시간 및 거리 : 6시간 20분, 10.3km (식사 및 간식, 휴식 포함. GPS기준)
▣ 산행지 소개 - 속리산(俗離山)
기암의 명산인 속리산과 화양, 선유, 쌍곡 등 3개의 계곡을 합쳐 국립공원을 이루고 있습니다. 높이는 1,058m이고 태백산맥에서 남서쪽으로 뻗어나오는 소백산맥 줄기 가운데 솟아 있습니다.
784년(신라 선덕여왕 5)에 진표가 이곳에 이르자, 밭 갈던 소들이 모두 무릎을 꿇었다하고 이를 본 농부들이 짐승도 저러한데 하물며 사람들이야 오죽하겠느냐며 속세를 버리고 진표를 따라 입산 수도하였는데, 여기에서 '속리(俗離)'라는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한국 8경 중의 하나인 속리산은 태백산맥에서 남서방향으로 뻗어 나오는 소백산맥줄기 가운데 위치하여 충북 보은군, 괴산군, 경북 상주군의 경계에 있는 산입니다. 최고봉인 천왕봉(1057m)을 중심으로 비로봉(1,032m)·문장대(1,054m)·관음봉(982m)·길상봉·문수봉 등 9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어 구봉산이라 하였고, 광명산·미지산·형제산·소금강산 등의 별칭을 가지고 있습니다.
3번 오르면 극락에 갈 수 있다는 속설이 전해지는 문장대에 서면 산 절경이 한눈에 펼쳐집니다. 하늘 높이 치솟은 바위가 흰 구름과 맞닿는다 하여 문장대를 일명 운장대라고도 합니다. 이 외에 입석대·신선대·경업대·봉황대·산호대 등 8대와 8석문이 있고, 은폭동계곡·용유동계곡·쌍룡폭포·오송폭포 등 명승이 많습니다.
◈ 산행기
가을로 접어든 계절에 맞게 산상에 펼쳐지는 싱싱한 억새의 향연을 올해도 빠짐없이 구경하고파 영남알프스로 행선지를 정해놓고 주말이 오기를 기다렸지만 남부지방에 비소식이 있어 북쪽지역으로 눈을 돌려 산행지를 고르다 이번에도 1박 2일의 여정으로 다녀오자며 아침 일찍 집을 나서 고속도로를 달려갑니다.
오늘 가고자 하는 곳은 천년고찰 법주사를 품고 있는 속리산으로 그동안 여러 번 찾아본 곳이지만 늘 법주사에서 올랐는데 오늘은 반대편 경북 상주에서 오르는 코스로 꾸며 찾아가는 길이랍니다.
대구-포항고속도로를 달리다 상주-영천고속도로로 갈아타고 낙동강구미휴게소에서 아침 식사를 해결하고 다시 차를 몰아 당진-영덕고속도로(청주-상주)를 달려 화서IC를 빠져나와 네비게이션이 알려주는 대로 25, 49번 국도를 따라 차를 몰아가니 속리산국립공원 화북분소에 도착을 하게 됩니다.
주차비 오천원을 지불하며 직원에게 장각마을에서 이곳으로 돌아오는 차편을 문의하니 전화번호를 하나 알려주는군요. 하산 후에 자가용콜을 이용하기 위함이었지요.
먼길 서둘러 달려왔더니 주차장에 여유가 있어 느긋하게 준비를 마친 후 화북분소 앞을 지나며 속리산 산행을 시작합니다.
산행궤적
(확대)
화북탐방지원센터에서 오늘의 산행 시작합니다.
탐방지원센터를 떠난 발걸음은 작은 다리인 오송교를 지나게 되고
이어 오송폭포 갈림길에서 우측 계수기를 지나 숲속으로 빠져 들어갑니다.
등산로는 비교적 완만하고 숲이 울창하여 걷기가 좋은 것 같네요.
화북코스는 속리산의 여러 등산 코스 중
문장대로 오르는 가장 짧고 수월한 코스랍니다.
수원에 있는 망포고등학교에서
백두대간 종주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단체로 산행을 나온 모양인데
이번 참가자들은 모두 1학년이라고 하는군요.
계곡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너면 기암이 서 있는 전망대가 나오는데
운무가 낀 산정에는 웅장한 암봉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어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네요.
아직 단풍이 이르기는 하지만
녹음이 점점 퇴색되어 가는 것을 보면
단풍철도 그리 멀지 않은 느낌이 드는군요.
큼직한 바위를 떠받들고 있는 모습이 애처로워 보이네요.
두 번째 전망바위가 있는 이정표에서 문장대까지 1km.
두 번째 전망대인 너럭바위에서 간단히 주변 경관을 카메라에 담고
부지런히 정상을 향한 걸음을 이어갑니다.
조금은 가파를 등로를 따라 올라서면 나오는 안부에서
잠시 바위 위로 올라서니 웅장하고 수려한 암봉들이 눈 앞에 펼쳐지는군요.
문장대에서 밤티재로 이어지는 대간길 능선이 아닌가 싶습니다.
비를 피하기 좋은 멋진 바위를 우측에 두고
계속되는 등로를 오르면 멋진 전망대가 펼쳐지는군요.
건너보이는 칠형제봉 능선.
'나래회나무'
'털진득찰'
화북분소를 출발한지 1시간 40분 걸려 도착한 문장대 사거리 갈림길.
이곳은 화북, 천왕봉, 법주사, 문장대로 가는 4거리 갈림길로
문장대까지는 200m 정도 남았네요.
'쑥부쟁이'
드디어 문장대가 다가왔네요.
정상석에서의 인증을 하려고 했지만
대기줄이 길어 문장대부터 먼저 다녀오기로 합니다.
문장대에 올라서면 사방으로 조망이 펼쳐지면서
속리산 암릉의 장관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바로 아래 기기묘묘한 바위능선으로 이루어진
백두대간 마루금인 동북릉이 만물상처럼 펼쳐져 있고,
그 뒤 우측으로 공룡능선같은 칠형제봉 암릉도
말등처럼 기어 오르고 있습니다.
관음봉과 묘봉능선이 구비쳐 흐르고 있는 속리산 서북릉.
문장대(文藏臺)
높이 1,054m. 문장대는 본래 구름 속에 감춰져 있다 하여 운장대라고 하였으나 조카인 단종의 왕위를 뺏은 수양(세조)이 요양을 위해 속리산을 찾아왔을 때 어느 날 밤 꿈속에 귀공자가 나타나 "인근의 영봉에 올라 기도를 하면 신상에 밝음이 있을 것"이라 일러 주었고, 다음 날 이곳에 올라와서 정상에 올라 삼강오륜을 명시한 책을 발견하고 그 자리에서 하루 종일 글을 읽었다 하여 문장대라 불리게 되었다는 전설이 전해집니다.
동쪽으로는 문수봉, 신선대, 비로봉, 입석대,
천왕봉으로 이어지는 속리산 주능선이 보입니다.
'구절초'
문장대 정상석에서...
'까실쑥부쟁이'
문장대에서 내려와 다시 넓은 평지 바위언덕에서
남쪽 법주사로 내려가는 계곡을 바라보고
시끌벅적한 문장대를 떠나 천왕봉 가는 능선으로 진입을 합니다.
문수봉 초입에서 되돌아 본 문장대.
'산부추'
신선대와 입석대를 지난 암릉이
천왕봉까지 남쪽으로 이어지는 속리산 주능선.
'오리방풀'
천왕봉으로 이어지는 주능선길은 등로 정비가 잘 되어 있는데다
난이도도 크게 높지 않아 힘들이지 않게 걸을 수 있는 코스입니다.
문수봉을 지나 청법대를 지나면
수려한 암봉들이 군락을 이루고 늘어서 있는데
예전 친구들과 잠시 머물며 사진도 찍었던 기억이 떠올라
속리산의 아름다움을 한번 더 느끼고 가기로 합니다.
기기묘묘한 바위군이 눈길을 끄는 청법대가 건너보이고
골짜기 아래로는 화북분소가 내려다 보이는군요.
가야할 신선대휴게소가 올려다 보이고
엄지 척의 모습의 '입석대'가 신선대 뒤쪽으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구요.
준비해간 간식을 먹으며 한참을 쉬어갑니다.
'분취'
신선대 휴게소.
흐렸던 날씨가 개이면서 기온이 올라 땀이 많이 나기 시작하네요.
시원한 생수 한병 사서 갈무리하고 등로를 계속 잇기로 합니다.
신선대 정상석
신선대 삼거리.
주능선에서 경업대를 거쳐 법주사로 내려가는 갈림길입니다.
뒤돌아 본 신선대의 암봉들...
작은 굴곡을 오르고 내리며 걷는 것도 아기자기하고
주능선은 그리 힘든 구간이 없으며
가끔씩 만나는 조릿대 군락의 매끄럽고 푸른 잎이
가을 햇살에 반짝이는 모습 또한 정감이 갑니다.
'까치고들빼기'
속리산 동릉 초입인 비로봉을 지나고
협곡을 연상케 하는 바위 틈새를 통과하니
속리산 동릉 너머로 바라보이는 도장산이 시선을 끕니다.
'고릴라 바위'를 만나 흔적도 남겨보고...
능선길을 휘감아 돌면 좌측으로는 기암괴석이, 우측에는 두껍등이 반겨주는군요.
오른쪽 끄트머리에 붙어있는 '도룡농바위'
두껍등을 지나며 바라본 비로봉과 천왕봉.
보는 각도에 따라 모습을 달리하는 '두껍등'
'두껍등'은 등산화를 올려놓은 듯한 모양의 이 바위를
반대편에서 보면 마치 두꺼비가 웅크리고 앉아 있는 듯한
모양을 하고 있어 '두껍등'이라 불린다고 합니다.
속리산에는 석문이 여러 곳에 있는데요.
지리산이나 월출산에서는 통천문이라고 부르지만
이곳 속리산에서는 석문이라고 한다는군요.
'바위떡풀'
석문에서 10여분을 진행하면 우측으로
법주사로 내려가는 삼거리를 만나게 되는데
하필이면 삼거리에서 다리쉼을 하고 있는 산객때문에
담지를 못하고 곧장 나있는 천왕봉을 향한 등로를 따릅니다.
'미역취'
장각동 갈림길.
우측으로 300m 떨어진 천왕봉을 다녀와 좌측으로 내려갈 계획입니다.
동릉 너머로 백두대간길인 청화산 줄기가 바라보이고
우측으로는 도장산이 시야에 들어옵니다.
이제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다가온 천왕봉.
헬기장에서 산죽밭과 바윗길을 10분 정도 오르면
천왕봉 정상(1,058m)에 닿게 됩니다.
천왕봉에서의 조망 또한 일품입니다.
남쪽으로 도장산과 형제봉 능선이 뚜렷하고
동쪽으로는 청화산과 시루봉 능선이 마루금을 이루고
발 아래로 하산해야 할 장각동이 아스라합니다.
속리산 최고봉인 천왕봉(天王峯.1058m).
천왕봉은 한남금북정맥의 분기점이며,
천왕봉에서 떨어진 빗물은 동쪽은 낙동강,
남쪽은 금강, 서쪽은 남한강으로 흐른다 하여
삼파수(三派水)라고 불리워지기도 한답니다.
지나온 관음봉, 문장대, 문수봉, 신선대, 비로봉을 배경으로 담아봅니다.
천왕봉에서 바라보는 지나온 흔적들은
설악산 공룡능선에 비견할 만 하네요.
천왕봉에서 되내려와 만나는 헬기장이 있는 삼거리갈림길에서
헬기장을 지나 장각동 방향으로 내려섭니다.
장각동 갈림길 헬기장에서 바라본 비로봉의 기암들을 카메라에 담고
서서히 단풍이 시작되는 정상부를 떠나 장각동을 향한 급한 내림길로 들어섭니다.
조금은 늦은 점심을 그늘진 숲길에서 후딱 해치우고
부드러운 흙길이 유순하여 걷기에 좋은 내림길을 따라갑니다.
하지만 등로는 거칠고 급한 내림길로 변하기 시작하더니
무덤 하나 덩그러니 놓여있는 헬기장에 도착하고서야
숨 고르기에 들어가게 됩니다.
계속되던 급내림은 물소리가 들려오는 계곡에 내려서면서
끝이 나고 등로는 다시 유순해지는군요.
천왕봉에서 흘러내린 청아한 물소리를 들으며 계곡을 끼고 남은 등로 이어가니
산 속에서 숙식을 하며 등산로 조성공사에
여념이 없는 노무자들을 만나게 됩니다.
앞으로는 장각동 코스도
오르내리기가 수월해지리라 생각이 듭니다.
맑은 물이 쉴새없이 노래를 하는 계곡을 따라 걷다보니
아치형 목교를 두개 지나게 되는데
화북분소 담당자가 알려준 번호로 전화를 넣어봅니다.
장각마을에는 같은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살고 있어
외지인들의 차량 출입을 막고 있다고 합니다.
원래는 장각폭포가 있는 주차장까지 가야하지만
마을 안에 설치되어 있는 차량통제 차단기까지 들어오겠다며
기다려달라고 하는 자가용 콜기사의 배려에
차단기 앞에서 산행을 마무리하고 때맞춰 도착한 차량에 몸을 싣고
화북분소주차장에 세워둔 애마를 회수하러 갑니다.
속리산은 몇 번이나 와 본 곳이라 대강의 산세는 기억에 남아 있지만 늘 그렇듯 와서 보고 느끼는 그 순간의 감동은 남겨진 사진이나 이야기로는 도저히 설명이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마루금에서 조망되는 상쾌한 풍경과 땀 흘릴만 하면 와 닿는 살가운 바람결... 그런 것들이 한 순간이나마 시간을 가만히 멈추게 만듭니다.
참으로 웅장하고 아기자기한 속리산 주능선은 온통 바위전시장이 따로 없을 정도이며 기기묘묘한 암봉들이 하늘에 떠 있는 형상이라 마치 설악산 공룡능선의 축소판 같다고 해야 할 정도입니다. 왜 소금강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워 왔는지 이해가 가는군요.
너무나 아름답고 웅장해 두 눈이 맘껏 호강을 누린 오늘...
먼길 마다않고 달려와 두 다리로, 두 눈으로, 살아있는 심장으로 산을 찾을 수 있다는게 너무나 행복하다는 걸 느낀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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