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달이 사는 집
구미와 의성 경계에 있는 팔공지맥의 청화산 본문
♧ 산행일자 : 2020. 01. 18 (토) 날씨 - 흐림
♧ 산행장소 : 경북 구미시 도개면, 의성군 구천면, 군위군 소보면 일원
♧ 산행인원 : 집사람과 함께...
♧ 산행코스 : 구천면 청산리 청산지 입구-임도삼거리-팔공지맥 합류-깃대봉(638봉)-청화산-팔공지맥 이탈(땅재갈림길)-진주소씨묘-청산지 입구(원점회귀)
♧ 산행시간 및 거리 : 3시간 10분, 8.7km (간식 및 휴식 포함. GPS 기준)
▣ 산행지 소개 - 청화산(靑華山)
경상북도 의성군 구천면 청산리와 구미시 도개면 다곡리, 군위군 소보면 보현리 등 총 3개의 시·군에 걸쳐 있는 산으로 높이는 700.7m이고 정상에는 삼각점과 구미시 도계면에서 세운 정상석에는 청화산 정상(박곡봉과 용솟음봉)이라 새겨져 있다. 청화산 북서쪽은 장자봉, 만경산 등의 산지와 이어지며 동쪽은 흰치고개, 막골재 등과 이어져 있다. 청화산을 제외한 산지 대부분이 300~450m 내외의 구릉성 산지이기 때문에 높이 솟은 청화산은 멀리서도 단연 눈에 띈다.
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르면, 청화산(靑華山)은 원래 ‘화할 화(華)’가 아닌 ‘불 화(火)’를 써서 청화산(靑火山)이라 표기했다고 한다. 산이 푸르고 사철 꽃이 불타듯 만발하여 이러한 이름으로 불렀다고 한다. 그런데 이름 때문인지 유난히 산불이 자주 발생하였기 때문에, 어느 선비가 청화산의 ‘화(火)’를 ‘화(華)’로 바꾸자고 제안하여 지금과 같은 지명이 되었다고 한다.(참조:네이버 백과)
그리고 정자와 헬기장으로 조망은 시원스럽고 멀리 가산(901m)과 베틀산(369m)등 기맥을 이루는 산군들이 연이어지고 남쪽의 펑퍼짐한 냉산(692m)의 산줄기가 낙동강으로 그 산세를 떨구고 굽이치며 흘러가는 낙동강과 강변 일대의 전답들이 한 눈에 펼쳐진다. 청화산 북쪽 끝자락에 위치한 의성군 구천면 청산리에는 백운동(白雲洞)과 청운동(靑雲洞)이 있어 예부터 청산은 아름답고 흰 구름이 드높은 선경이라 했다. ‘무한청산 행욕진(無限靑山 行慾盡=끝없는 청산 산길 끊겨진 곳), 백운심처 유인가(白雲深處 有人家=흰 구름에 감춰진 곳 인가가 있더라)’라는 옛 글을 취하여 청산1리를 백운동, 조성지를 사이에 두고 반대편에 있는 청산2리를 대칭의 개념으로 청운동이라 한다. 또 서편의 구미시 도개면 다곡리 아래 도개리에는 최근에 지은 신라 불교 초전기념관과 함께 도 문화재자료 제296호인 전모례가정(傳毛禮家井)이라는 우물이 있다. 신라 최초의 불교 신자인 모례(毛禮)의 집에서 사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우물은 직사각형의 석재를 사용하여 큰 독 모양으로 돌을 쌓아 만들었다. 밑바닥을 두꺼운 나무판자로 깔아 만든 것이 특징이며, 나무판자는 아직도 썩지 않고 그대로 있다. 이 우물과 이웃마을의 도리사(桃李寺)는 신라 불교의 전파를 알려주는 유적으로 불교 성지다.
◈ 산행기
경자년 새해가 시작된지도 벌써 보름이 지나고 맞은 주말.
일요일엔 오전근무가 잡혀있어 긴 시간 산행은 어려울 것 같아 적당한 산행지를 골라 다녀오기로 마음먹고 이곳저곳을 고르다보니 두 군데로 압축을 해서 집사람에게 최종 선택권을 주었더니 구미시와 의성군 경계에 있는 청화산을 고르네요. 남은 한 군데의 산행지였던 청도 옹강산은 다음 기회에 찾아보기로 하고 다음 날 업무를 위해 일찍 포항으로 돌아와야 하기에 출발시간을 앞당기기로 합니다.
지난 해 가을 상주 화북에서 속리산을 오르기 위해 상주-영천고속도로를 달리다 도리사를 품고 있는 선산 냉산을 지날 즈음 도로 우측으로 올려다보이는 능선이 범상치 않아 집에 와서 확인해보니 의성에 있는 청화산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한번쯤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품고 있다가 오늘처럼 시간이 여유롭지 않을 때 짧게 다녀오기 좋을 것 같아 가까운 곳이 아니지만 다녀오기로 작정하고 찾아가는 길이랍니다.
대구-포항고속도로를 달려 상주-영천고속도로로 갈아타고 서군위IC에서 내려 네비게이션에 입력한 의성군 구천면 청산1리마을회관을 향해 차를 몰아가니 조용하고 마냥 평화로워 보이는 청산1리(백운동)마을회관 앞에 도착을 하게 됩니다.
지도를 확인해보니 마을회관에서 청산저수지까지의 거리가 제법 되어보여 지루한 시멘트임도가 부담스러워 차를 몰고 저수지 입구까지 진행해서 산행을 시작하기로 합니다.
산행궤적
(확대)
청산저수지의 제방이 바라보이는 삼거리에서 오늘의 산행 시작합니다.
진행은 우측 길을 따라 청화산을 다녀온 뒤 좌측 길로 하산할 계획입니다.
얼음이 제법 두껍게 얼어있는 청산저수지.
멀리 뒤쪽으로 가야할 능선과 청화산 정상이 올려다 보입니다.
저수지를 좌측에 두고 이어지는 시멘트 임도.
좌우로 늘어서 있는 단풍나무들이
가을이면 멋진 드라이브 코스가 될것 같네요.
약수터.
지금 걷고 있는 길은 구미시 도개면 다곡리와
의성군 구천면 청산리를 잇는 임도인데 운치있는 풍경이라
제법 긴 거리임에도 지루한 느낌이 들지 않네요.
청산저수지를 출발한지 25~6분 남짓 걸려 도착한 임도삼거리.
주변으로는 쉼터 정자와 화장실까지 마련되어 있네요.
이곳에서 청화산 정상까지는 3.2km.
계속되는 임도에 살짝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싸늘한 바람을 맞으며 걷기좋은 등로를 따라 속도를 내며 걸으니
푸르른 소나무 숲을 지나게 되고 이어 널찍한 개활지를 만나게 되는데
지도 상의 '마당미기'라는 곳입니다.
지명의 뜻은 모르겠지만 산 속에 이렇게 너른 경작지가 있다는게 뜻밖이네요.
마당미기의 이정표.
우측 산길로 들어서면서 임도를 벗어나
청화산을 향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숲길로 들어선지 약 3분 후에 팔공지맥길과 합류를 하게 됩니다.
참나무가 숲을 이루는 평지성 등로를 따라 10분 가량 발놀림을 하면
목재데크 계단이 나타나고 등로는 가파름으로 바뀌게 됩니다.
요즘 함께 산행하다보면 예전에 비해 뒤처지는 집사람을 보면서
애처로운 마음이 들곤 하는군요.
마음은 아직도 청춘이라 긴 산행을 하고 싶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으니 세월의 흐름은 거스를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데크계단이 끝나는 지점에는 '삼형제송'이라 불리는 소나무 3그루가 반겨주네요.
'삼형제송'
다항마을갈림길.
구미시 도개면 다항마을에서 청화산을 거쳐
땅재로 이어지는 등산코스가 가장 일반적인 등산코스라 합니다.
하지만 차량회수가 어려워 청산리를 기,종점으로 하는
원점회귀 코스로 꾸며 찾아온 걸음이었지요.
널찍한 임도급 등로를 따라 10분 가량 걸으니
준.희님의 팻말이 달려있는 638봉(깃대봉)을 지나게 되고
계속되는 평지성 등로를 따라 가까이 다가오는
청화산 정상을 향한 걸음을 계속해 나갑니다.
전망좋은 바위터에서...
'옹달샘'표지 뒤쪽의 움막을 찾아보기로 합니다.
물이 고여 있지만 언뜻 보기에도 안내문처럼 식수로 쓰기엔 부적합할 것 같네요.
잠시 후 도착한 청화산 정상부.
널찍한 헬기장과 쉼터인 정자
그리고 뾰족한 정상석이 고스락을 지키고 있습니다.
구미와 의성의 경계지점이라 그런지
정상석에도 두 군데의 지자체가 새겨져 있네요.
먼저 의성군 구천면에서 바라본 '용솟음봉'
반대편 구미시 도개면 방향에서 바라본 '박곡봉'
정상에서의 조망은 시원한 편이라
지금껏 걸었던 임도의 지루함이 상쇄되는 것 같네요.
발 아래 상주-영천고속도로가 달리고 있는 건너편으로
신라 최초의 절인 '도리사'를 품고있는 냉산이 성큼 다가오고
냉산 능선 너머로 금오산도 희미한 모습으로 눈에 들어옵니다.
그래서 살짝 당겨보니 부처님의 얼굴이 보이는군요.
올라온 구천면쪽 방향입니다.
좌측 멀리의 큼직한 저수지는 조성저수지이고
단북면, 다인면으로 이어지는 벌판이 꽤 너른 편이네요.
정자 내부 천정에는 '청화정'이라는 현판이 달려 있네요.
점심을 먹기에는 너무 이른 시각이라
간단히 간식 하나 챙겨먹고 곧장 하산하기로 합니다.
청화산에서의 하산길은 지금껏 이어져왔던 임도가 아닌
낙엽이 무수히 깔려있는 등로여서 산길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네요.
다만 산악오토바이가 휘젓고 다닌 때문인지
등로가 움푹 패인 곳이 많아 낙엽속에 감추어진 위험요소에
신경을 곤두세우며 조심스레 진행을 해 나갑니다.
땅재 갈림삼거리.
오른쪽 아래의 내림길은 땅재를 거쳐 냉산으로 향하는 길이고
청산리로 원점회귀를 위해서는 좌측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한 구비 올라섰다가 다시 내림길로 이어지는 등로에는
수북이 쌓인 낙엽의 바다가 펼쳐지고 있고
등로는 낙엽에 묻혀버려 흔적도 없지만
지금껏 걸어왔던 등로에 비해 동쪽 능선의 숲길은
그나마 꽤 호젓하고 멋스럽다는 느낌입니다.
고도를 제법 떨어뜨린 산길에는 불어오는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와
바스락거리는 낙엽소리가 어울려 묘한 앙상블을 이루고 있네요.
청화산 정상의 정자 쉼터인 '청화정'이 올려다보이고
삼형제송도 있으니 삼형제바위라 칭하면 좋을 것 같다는
먼저 선답을 한 지인의 의견에 공감을 하면서
노란 국제신문 표지기가 길안내를 하는 내림길을 10여분을 따르니
사각형의 호석을 두른 '진주소씨묘'를 만나게 되는군요.
가야할 등로는 좌측 아래로 이어집니다.
계속되는 등로는 널찍한데다 소나무 갈비가
폭닥한 산길이라 한결 걷기 편해진 길이네요.
무슨 용도인지는 알 길이 없지만 농원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지점을 지나
차량이 다닐 수 있을만큼 넓어진 농로를 따라
잠시 발품을 팔면 청산저수지를 만나게 되고
저수지 제방 아래로 난 길을 따르면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애마가 외로이 서있는 삼거리에 당도하면서
청화산의 짧은 발품을 마무리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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