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자 : 2020. 05. 31 (일) 날씨 - 맑음
♤ 산행장소 : 포항시 송라면·죽장면 일원
♤ 산행인원 : 언제나처럼 둘이서...
♤ 산행코스 : 경북수목원 주차장 - 매봉 - 꽃밭등 - 향로봉 - 시명리 - 삼거리 - 경북수목원 주차장(원점회귀)
♤ 산행시간 및 거리 : 6시간 35분, 15.59km (식사 및 휴식 포함. GPS 기준)
◈ 산행기
친구 아들의 결혼식이 있어 대구를 다녀오느라 산행을 못하고 맞은 휴일 아침. 일찌감치 아침을 차려먹고 아내와 배낭 들쳐메고 습관처럼 집을 나섭니다. 전날 저녁 행선지를 고르다가 근래 찾아보지 못한 내연산을 다녀오자는 생각에 코스를 그려보다가 오래 전 집사람과 수목원에서 향로봉까지 왕복 개념으로 걸어보았던 코스에 조금 더 길게 엮어서 걸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산행준비를 마치고 경북수목원을 목적지로 입력하고 찾아가는 길이지요.
영일만대로를 거쳐 7번 국도를 달려 청하삼거리에서 좌회전하여 청하중학교와 기청산식물원 사이의 도로를 지나 월포해수욕장으로 갈라지는 청하교차로에서 이어져 온 930번 도로와 합류를 한후 서정삼거리에서 수목원 방향으로 우회전하여 구비구비 휘돌아드는 고갯길을 힘겹게 올라서면 국내 최대의 수목원인 경북수목원에 도착을 하게 됩니다.
입구에서 마스크를 쓰고 안내하는 수목원 관계자의 지시대로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산행준비를 마친 뒤 수목원 중심도로를 따라 발걸음을 옮기며 향로봉을 향한 여정을 시작합니다.
산행궤적
수목원주차장 입구에서 마주보이는 도로를 따라 산행을 시작합니다.
오랜만에 찾은 수목원에는 조금은 이른 시각이라 그런지 탐방객들은 보이질 않네요. 마주보이는 뾰족한 매봉을 향해 발걸음에 박차를 가해 봅니다.
꽃향기가 좋은 '고광나무'
지대가 높아서인지 '때죽나무'에는 이제야 꽃이 피기 시작하는군요.
'매봉' 들머리입니다.
매봉까지 2.4km...
꽃밭등에서 계곡으로 내려서면 만나게 되는 삼거리로 갈수 있는 갈림길을 지나게 되는데 시명리에서 삼거리를 거쳐 이곳으로 올라올 예정입니다.
우람한 소나무가 숲을 이루는 산길은 보기만 해도 눈맛이 시원한 힐링의 시간이 되고 있네요.
최근 못와본 사이에 탐방객들이 숲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면서 안전하게 산행할 수 있도록 등산로정비가 잘 되어 있어 한결 산행하기가 수월해진 것 같습니다.
매봉 정상석이 있는 곳에 새롭게 조성이 되어있는 전망대.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수목원과 죽장면 상옥으로 이어지는 68번 도로.
고개를 들면 우측으로 학이 날개를 편 모습의 '비학산'이 보이고 좌측으로는 신광면의 모습이 희미한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우측으로는 괘령산이 건너보이는군요.
파노라마로 담아봅니다.
내연산 매봉. 정상 표석이 두 개나 있지만 이곳의 고도는 816봉입니다. 표석에 표기되어 있는 833봉은 좀더 진행해야 만날 수 있지요.
매봉 이후로는 큰 고도차 없이 완만하게 이어지는 능선길을 따르게 되는데
샘재에서 이어져 온 생태관찰로와 만났다 헤어졌다를 반복하며 꽃밭등까지 이어집니다.
'노린재나무'
조망이라곤 없는 시그널 몇 개만 달려있는 833봉. 816봉에 정상석을 세워놓은 이유가 짐작이 되는군요.
'꽃밭등'인가 싶었는데 아니었네요. 널찍한 관찰로가 우측으로 나란히 이어지지만 산길을 고집하며 진행합니다.
우거진 숲길을 걸으니 오히려 따가운 햇살도 피할 수 있고 무엇보다 발바닥에 전해져오는 폭닥함이 너무 좋으네요.
사거리갈림 안부인 '꽃밭등'입니다. 이곳에서 좌측은 월사동, 우측은 삼거리로 내려설 수 있지요.
꽃밭등에서 잠시 다리쉼을 한 후에 시그널이 주렁주렁 달려있는 직진 방향으로 진행을 계속합니다.
'노랑갈퀴'
향로봉으로 향하는 등로는 키 큰 수림 사이로 올려다 뵈는 숭숭 뚫린 하늘, 그 숲의 여백을 비집고 들어오는 하얀 빛줄기,
게다가 솔내음 가득 담은 부드러운 바람의 삼박자가 어우러진 멋들어진 오솔길에 심취해 걷는 길입니다.
향로봉으로 향하는 등로에서 유일하게 만나는 전망바위입니다. 맑은 날씨 덕분에 삿갓봉(좌), 수목원의 팔각정전망대 그리고 지나온 매봉을 비롯한 산줄기가 한 눈에 들어오는 시원스런 조망을 즐길 수 있는 곳이지요.
좌측으로는 '우척봉'이 건너보이고 발 아래로는 깊고 깊은 청하골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전망바위 이후로도 등로는 유순하게 이어지지만
은근히 지속되는 오름길이라 뒤쳐져 따라오는 집사람에게는 조금 힘이 드는 모양입니다.
'민백미꽃'
시명리에서 고메이등을 타고 오르는 등로와 만나는 삼거리에서 좌측으로 진행하면
5분 가량 뒤 커다란 정상석이 버티고 있는 내연산 최고봉인 '향로봉' 고스락에 서게 됩니다.
예전에는 사방팔방 거침없는 시계를 제공해주던 향로봉 정상에는 웃자란 수목으로 인해 지금은 문수봉 방향의 조망만 겨우 보이네요.
동쪽의 삼지봉으로 향하는 등로 입구 모습입니다.
모처럼 찾아왔으니 흔적이라도 하나 남겨야겠기에... 근처 숲속으로 들어가 만들어간 샌드위치와 시원한 냉수박으로 점심시간을 가진 후에
고메이등을 타고 시명리로 향한 내림길로 접어듭니다.
'국수나무'
시명리로 내려서는 길은 가파르기 그지없는 내림길인데다
바짝 마른 길이 미끄러워 조심하지 않으면 안되는 난이도가 있는 구간입니다.
정상을 떠나 시명리를 향해 내려온지 40분 여의 시간이 흐르니 청아한 물소리가 들려오는 계곡에 내려서게 되고
계류를 건너 허리길을 잠시 따르면 '시명리'에 도착하게 됩니다.
이곳에서 계류를 건너 좌측으로 진행하면 보경사, 맞은편으로 진행하면 삼거리로 갈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 수목원까지 6.6km... 부지런히 걸어야겠네요.
1960년대 후반까지 20~30가구가 부락을 형성하여 살았다는 시명리. 시간이 흐르고 또 흘러 사람들의 뇌리에서 사라지고 있지만 그래도 지도에 표기되고 있는 이름이지요. 깊은 산중에서의 고단했던 삶이 느껴지는 흔적들이 곳곳에 보이는군요.
잠시 계곡을 거슬러 오르던 등로는
정비가 되어있는 등산로를 따라 잠시 이어지지만
다시 계곡을 넘나들며 진행하게 됩니다.
비록 수량이 조금은 부족해 보이지만 마셔도 좋을 만큼 깨끗한 물이 자랑거리인 청하골입니다.
거친 계곡을 벗어나 계곡을 따라 나있는 등로를 부지런히 걸어가니
초록초록한 숲 사이로 내비치는 파란 하늘은 오늘따라 너무 예쁩니다.
전에 없던 데크길도 생겼네요.
수목원까지 남은 거리는 아직도 5.5km.
우거진 숲에 가려 보이지 않는 선바위가 있는 곳에서 잠시 다리쉼을 한 후에
푸르름이 점점 짙어져가는 숲길따라 발놀림을 계속해 나갑니다.
계곡을 끼고 따르던 등로가 끊어지면 길은 계곡을 건너 다시 이어지고
삶의 끈을 놓지 않으려 비탈의 땅속에 안간힘을 쓰며 버티고 있는 수목을 보면서 생존의 방식도 배우게 됩니다.
계곡을 가로질러 나있는 등로를 이으면 그야말로 낙엽이 바다를 이루는 구간을 지나게 되는데 마치 두툼한 매트리스 위를 걷는 기분입니다.
수목원에서 이어져 온 임도를 따라 잠시 걸으면
쉼터 정자와 이정표가 서있는 삼거리를 만나게 됩니다. '삼거리'라는 말은 예전 청하골에 있었던 시명리, 샘재, 산두곡으로 갈라지던 곳이라 해서 불렸던 곳으로 삼거리라는 지명을 갖고 있지만 사실은 각각 샘재, 우척봉, 시명리, 꽃밭등으로 갈라지는 4거리를 이루고 있는 곳이지요. 내심 삿갓봉을 경유해 수목원으로 가고 싶었지만 도끼눈을 하고 있는 집사람의 위세에 그만 꼬리를 내리고 임도를 따라 매봉 방향으로 진행하기로 합니다.
잠시 후 나타나는 우측 내림길로 들어서며 임도를 벗어납니다.
입구에는 수풀에 가려 잘 보이진 않지만 이정표 하나가 서있네요.
작은 목교 하나 건너 숲으로 들어서니 '꿀풀'이 맨 먼저 반겨주고
은근히 지속되는 오름길이 발걸음을 더디게 합니다.
삼거리에서 매봉갈림길까지 이어지는 숲길은 고도 200미터 이상 차이가 나는 구간이라 은근히 이어지는 기나긴 오름길이 막바지 산행에 지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한참을 뒤떨어져 따라오는 집사람에게 힘내라고 다독거려 보지만 말문을 닫았는지 찬바람이 부네요.
쉼터의자가 있는 곳을 지나니 등로는 한고비를 넘긴 듯 수그러들고
초여름의 푸른 숲이 시원하고 꽃향기가 가득한 평이한 숲길따라 걸으니 쉼터가 나타나는군요. 뒤처진 집사람을 기다렸더니 휑하니 지나가버리네요. 얼른 배낭 들쳐 메고 따라 나섭니다.
산천초목이 온통 초록잎으로 갈아입은 나무들이
초여름 향기를 내뿜는 우거진 숲을 따라 나서니
그제서야 아침 나절 만났었던 매봉갈림길과 합류를 하게 되고
잠시 이어지는 내림길을 내려서면 수목원으로 들어서게 됩니다.
'불두화(백당나무)'
'가막살나무'
'등대꽃나무'
휴일을 맞아 수목원을 찾은 가족 단위의 탐방객들이 제법 많아 보이는군요.
화장실을 찾아 땀에 절은 몰골을 씻어내고 주차장으로 이동하여 뙤약볕 아래 왼종일 주인을 기다리고 있던 애마를 타고 주말이면 정체가 심하기로 악명높은 7번 국도를 피해 신광면 방향의 68번 도로를 따라 포항으로 돌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