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달이 사는 집
나옹선사의 서기(瑞氣)가 어려있는 장육사를 품고있는 영덕 운서산을 찾아서... 본문
♤ 산행일자 : 2020. 06. 06 (토) 날씨 - 맑음
♤ 산행장소 : 경북 영덕군 창수면 미곡리·갈천리·신리리 일원
♤ 산행인원 : 집사람과 함께...
♤ 산행코스 : 장육사주차장-KT전봇대(장육 27서22)-무안박씨 합장묘-안부 갈림길-330봉-경주김씨 묘-정자 쉼터-헬기장-운서산-유인대흥백씨 묘-남양홍씨 합장묘-계곡-장육사-주차장
♤ 산행시간 및 거리 : 4시간 7분, 6.43km (식사 및 휴식 포함. GPS 기준)
▣ 산행지 소개 - 운서산(雲棲山)
경상북도 영덕군 창수면 미곡리·갈천리·신리리에 걸쳐 있는 산으로 높이 519m이며 가을면산(可乙面山)이라고도 부른다. 경상북도 영덕군 창수면에 있는 독경산(讀經山/獨經山, 564m)에서 뻗어내린 산줄기가 형성시킨 산이다.
산기슭에 고려 공민왕(재위 1351∼1374) 때 나옹선사가 창건하였다고 전해지는 장육사(장륙사, 莊陸寺)가 있다. 장육사에는 보물 제993호로 지정된 영덕 장육사 건칠보살좌상(乾漆菩薩坐像)과 경상북도유형문화재 제138호로 지정된 장육사 대웅전등의 문화재가 있다. (참조 :네이버 지식백과)
◈ 산행기
현충일 추념행사가 코로나19로 인해 축소되어 일부 초청인사로만 개최된다고 연락이 와 산으로 갈 기회가 생겨 집사람과 함께 집을 나섭니다.
오후 너댓시까지는 사무실로 가서 입력작업을 할 계획이어서 긴 시간 산행은 할수 없는 상황이라 산행지를 고르기가 쉽지는 않네요. 비교적 짧은 시간에 다녀올만한 곳을 찾던 중 아직 미답의 산으로 예전 직장의 불교회에서 템플스테이를 실시하고 있는 도내 사찰 중 몇 곳을 지정해 1박 2일의 일정으로 직원들을 템플스테이에 참여토록 했었는데 그 중 한 곳인 영덕 장육사를 품고 있는 운서산이 불현듯 떠오르네요.
장육사 주변의 산에 송이가 많아 장육사 템플스테이를 가게 되면 자연산 송이버섯을 맘껏 먹고 왔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지만 정작 운서산은 못 올라보았기에 이 참에 다녀오리라 마음먹고 영일만대로를 거쳐 7번 국도를 따라 영덕으로 향합니다. 강구면과 영덕군청 소재지인 영덕읍을 지나 영해면에서 918번 도로로 갈아타고 진행하다 창수면소재지에서 다시 69번 도로로 변경해 달려가면 장육사주차장에 닿게 됩니다. 주변으로 무슨 건물을 짓고 있는지 공사가 진행중인데
아무도 없는 주차장에 덩그러니 애마를 홀로 남겨두고 왔던 길을 따라 걸어가며 오늘의 산행을 시작합니다.
산행궤적
장육사주차장에서 산행을 시작하기 전에
멀리 바라보이는 장육사를 바라보며
왔던 길을 따라 걸으며 산행을 시작합니다.
1km 남짓 왔던 길을 되돌아 가면 도로 좌측으로
KT전신주에 '장육27서22'라 쓰여진 곳에 서게 되는데
밭을 가로질러 우거진 수풀을 뚫고 들어가면
계곡을 만나게 되고 곧이어 임도에 올라서게 됩니다.
맞은편 임도를 따르면 골짜기를 따라 주능선으로 이어지는데
능선을 따라 오를 생각이어서 우측으로 진행하기로 합니다.
'인동덩굴'
능선으로 올라붙는 초입에는 아담하게 꾸며진 '무안박씨 합장묘'를 지나게 되고
숲길로 들어선 이후부터는 한동안 가파른 오름길로 이어집니다.
울창한 소나무가 뿜어내는 피톤치드를 맘껏 들이마시며 걷는 산길은
지속되는 가풀막이어도 그리 힘들게 느껴지질 않네요.
지능선으로 올라붙은지 20분 가량 흘러 만나게 되는 '유인 밀양박씨 묘'
이어 만나게 되는 절골로 내려설 수 있는 안부를 지나게 되고
등로는 다시 오름짓을 시작하게 되고 20분 가량 경과 후 330봉을 지나게 됩니다.
잠시 숨고르기를 하던 산길은 다시 가파르게 솟구치기 시작하는데
아름드리 소나무들과 어우러진 바위들이 산행의 재미를 더해갑니다.
바위를 깔고 앉아 마치 무등을 타듯 버티고 있는 소나무는
그 위용이 참으로 대단하여 자꾸 눈길이 가는군요.
가려진 숲 사이로 조망을 볼 수가 없어 큼직한 바위 위로 올라가보니
멀리 북쪽으로 백암산이 정수리를 드러내고 있고,
시종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던 등운산과 칠보산도 온전히 볼 수가 있네요.
바위 틈새를 뚫고 올라와 유구한 세월을 살아온 명품 소나무들과
뭔가 얘기꺼리가 있을 법한 기암들과 눈맞춤해 가면서
가파르게 올라서는 된비알을 천천히 올라서니 사각정자 쉼터가 나타나는군요.
사방 조망도 없는 이곳에 웬 정자? 조금은 의아스럽기조차 했네요.
정자쉼터에서 좌측으로 방향을 틀어 잠시 걸음을 옮기면
곳곳에 입산금지를 알리는 현수막이 눈에 띄는군요.
아마도 운수산의 푸르른 소나무 숲에서 자라나는
자연산 송이 때문이 아닌가 싶어
송이철에 출입했다가는 큰일 나겠다 싶네요.
헬기장
계속되는 능선길을 이어가면 등로는 울퉁불퉁 돌길로 이어지고
숲 사이로 바라보이는 우측으로는 가야할 운서산 정상부가 올려다 보이는군요.
정상을 향한 능선길에 시선을 끄는 게 하나 있으니
그것은 바로 낙동정맥상에 있는 맹동산의 풍력발전기입니다.
올해 초 눈구경이 하고 싶어 찾았던 영양 일월산을 다녀올 때 들렀었던 곳이라
멀리서 바라보니 그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바삐 걷는 발걸음을 자꾸 멈추게 만드는
명품 소나무들과의 눈맞춤을 애써 달래가며 진행하면
밧줄이 드리워진 바윗길을 만나게 됩니다.
가파르게 이어지는 능선을 오르며 바라본 칠보산(좌)과 등운산.
또다시 밧줄이 드리워진 암벽구간을 한차례 치고 오르면
봉분이 커다란 '재령이씨 묘'를 만나게 되는데 이런 곳에
어찌 무덤을 썼는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조망이 트이는 곳에서 잠시 바라보니 정자쉼터가 있던 476봉이 건너보이고
잠시 후 삼각점이 설치되어있는 운서산 고스락(519.9m)에 서게 되는데
누군가 돌멩이에 '운서산'이라 써 놓았네요.
색이 바랜 글씨가 마음에 들지않아 주변에 뒹굴고 있는
운서산 코팅지를 가져다가 세워놓고 인증을 남겨봅니다.
운서산 정상에서 바라본 북쪽방향의 조망으로
좌측 멀리 낙동정맥이 흐르고 있고 가운데 맨 뒤쪽으로
울진의 백암산이 정수리를 드러내고 있네요.
운서산을 떠나 하산길로 들어서니 등로 우측으로
맹동산의 풍력발전기가 힘차게 돌아가는 모습이 시야에 들어옵니다.
인적이 드문 곳이라 잡목이 조금은 성가시지만 희미한 족적을 따라 진행하니
등로는 분기봉에서 좌측으로 꺾여 진행하게 됩니다.
우거진 숲길에 조망이 트이지 않아 조금은 지루하다 싶을 즈음
운서산이 잘가라고 인사를 하듯 살짝 모습을 보여주는군요.
이후 등로는 급전직하 쏟아지기 시작하는군요.
정신없이 내리꽂히던 등로는 '유인 대흥백씨 묘'를 만나면서 유순해지고
잠시 후 '남양 홍씨 합장묘'를 지나니
어디선가 물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니 계곡이 멀지 않았음을 알게 됩니다.
묵정밭을 지나 임도에 내려서니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이 눈에 띄어 다가 가봅니다
계곡 이름을 몰라 지도를 확인해보니 '물레바위골'이라 되어 있네요.
징검다리를 건너 널찍한 임도를 잠시 따르니
비록 끝물이지만 충분히 봐줄만한 '산딸나무'의 하얀꽃을 감상하며
잘 지어진 한옥 건물이 눈길을 끄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겨갑니다.
인문힐링센터 '여명'
2019년에 개장했다고 하는데 깊은 산속 기(氣)가 좋은 곳에 안락하게 자리 잡은 국내 독보적 힐링 센터라고 합니다.
여명은 지혜의 새벽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으면서 여행과 명상의 줄임말로 명상을 중심 테마로 방문객에게 몸과 마음의 건강을 찾아주는 힐링공간이라고 하는군요.
바쁜 일상을 떠나 삶의 활력을 되찾기 위해서라도 한번쯤 경험해보아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잘 닦여진 도로를 따라 잠시 진행하니 장육사가 시야에 들어오고
돌계단을 올라 '운서 산방' 이라는 차를 마실 수 있는
차방(茶房)이 자리잡은 홍원루 아래를 지나 장육사 경내로 들어섭니다.
홍원루를 지나기 전 왼편 돌담 위에 자리한 범종루가 운서산 아래 비범한 모습으로 자리하고 있고,
홍원루를 지나니 눈 앞에 주 불전인 대웅전(경상북도 유형문화재 138호)이 단정하게 모습을 드러내는군요.
장육사(裝陸寺)는 영덕에서 태어난 나옹선사에 의해 고려 말 공민왕 때인 1355년 창건되었다고 전합니다.
나옹선사는 불교의 3대 화상(지공,나옹,무학대사) 중 한 분으로 인도의 고승 지공 스님의 제자이자 조선 건국에 기여한 무학 대상의 스승이기도 합니다.
나옹은 열두 살에 친구의 죽음을 보고 어른들에게 죽음에 대해 물었으나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어 비통한 생각을 품고 문경 공덕산 묘적암의 요연에게 가서 승려가 되었다고 합니다.
나옹선사가 출가하면서 소나무 지팡이를 꽂았다고 전해지는 반송유적지는 장육사로 가는 길목 창수면 신기리에 자리하고 있는데 이곳은 고려 최고의 고승이자 예언가요 왕사였던 나옹선사의 흔적과 문학을 함께 엿볼 수 있는 시비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靑山見我 無言以生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蒼空見我 無塵以生 창공은 나를 보고 티없이 살라하네
解脫嗔怒 解脫貪慾 성냄도 벗어놓고 탐욕도 벗어놓고
如山如水 生涯以去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하네
'갯기름나물(방풍나물)'
대웅전은 그 자체로 문화재(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138호)이기도 합니다.
대웅전 내부에는 석가여래를 주불로 하는 삼존불이 모셔져 있으며
불상 뒤에는 석가여래가 영취산에서 제자들에게
법화경을 설법하는 장면을 묘사한 '영산회상도'가 걸려있습니다.
관음전.
보물 제993호 '장육사 건칠관음보살좌상'이 모셔져 있는 곳인데
무식하기 짝이 없는 사내가 미처 알아보지 못하고 지나쳐버려
집으로 돌아와서야 그 사실을 깨닫고 많이 아쉬워하며 자책을 했네요.
장육사 전경을 카메라에 담고서
새롭게 조성된 나옹왕사 역사문화체험지구도 살짝 둘러보고
일주문을 빠져나와 합장 반배로 예를 올리고 주차장으로 돌아와 운서산 산행을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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