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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달이 사는 집

반용마을에서 올라본 울주 국수봉-경주 치술령 본문

◈ 산행이야기/☆ 2020년도 산행

반용마을에서 올라본 울주 국수봉-경주 치술령

해와달^^* 2020. 12. 20. 14:50

☆ 산행일자 : 2020. 12. 19 (토)  날씨 - 맑음

☆ 산행장소 : 울산광역시 울주군 범서읍 척과리, 두동면, 경북 경주시 외동읍 일원

☆ 산행인원 : 아내와 함께...

☆ 산행코스 : 척과리 반용마을버스종점-은을암갈림길-국수봉-서낭재(납골묘)-큰갓봉 전망바위-콩두루미재-갈비봉-치술령-갈비봉-520봉(갈림길)-483봉-척과저수지-반용마을버스종점

☆ 산행시간 및 거리 : 6시간 46분, 12.49km (식사 및 휴식 포함. GPS 기준)

 

 

 

 

◈ 산행기

눈깜짝할 사이에 지나가버린 시간들 속에서 또다시 맞은 주말.

습관처럼 일찍 일어나 곤히 잠들어 있는 집사람을 깨우고 간단히 세면을 마치고 배낭을 꾸리기 시작합니다. 창밖으로 내려다보이는 거리의 풍경은 짙은 어둠에 잠겨 있지만 일찍 돌아올 생각에 서둘러 산행에 나설 계획으로 준비를 하는 중이랍니다. 꽤 쌀쌀한 날씨가 될 것이라는 일기예보에 김밥이나 빵으로 간단하게 곡기를 때우던 평소와 달리 오늘은 뜨끈한 국물을 먹을 수 있도록 버너와 코펠 등 취사도구들을 배낭에 챙겨 넣다보니 제법 묵직한 느낌이 듭니다.

간단히 아침을 해결하고 집을 나서 울산-포항간 고속도로를 달려 범서IC를 빠져나와 네비게이션에 입력한 울주군 범서읍 척과리 반용마을 버스종점에 도착하니 밝은 햇살 아래 차가운 겨울바람이 온 몸을 감싸고 도는군요.

마을 초입의 도로 모퉁이에 주차를 해놓고 버스종점에서 GPS를 가동하면서 마을 안길을 따라 국수봉을 향한 걸음을 시작합니다.

 

산행궤적
반용마을 버스종점. 좌측 마을 안으로 집입을 하여 산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은 우측입니다.
오늘 산행하게 될 국수봉 코스는 그동안 내사마을이나 선바위휴게소에서 출발해 국수봉을 올라본 두 번의 산행에
반용마을에서 오르는 코스를 더해 세 번째 찾게되는 걸음이랍니다.
마을을 벗어나 택지조성이 된 부지 끄트머리에서 축대 위쪽으로 오르면 날씬한 소나무들이 하늘 높은 줄 모르게 솟아있는 산길을 마주하게 됩니다.
제법 넓은 등로를 따라 5분 가량 진행하면
양지바른 곳에 나란히 누워있는 '순흥안씨 부부묘'를 지나게 되고
순하던 등로는 곧추 세우기 시작합니다.
산행을 시작한지 30분 가량 지나 지능선에 올라서게 되고
꾸준한 오름으로 이어지는 등로에 두터운 겉옷을 벗어 배낭에 갈무리하고서
시리도록 파란 겨울 하늘 아래로 쏟아지는 밝은 햇살을 온 몸으로 받으며 오름을 이어갑니다.
은을암은 몇번 가본 곳이어서 오늘은 곧장 국수봉으로 향하기로 합니다.
은을암에서 올라오는 등로와 합류가 되고
계속되는 등로는 잠시동안 평범한 산길로 이어지지만
한 눈에 보아도 위압감을 주는 커다란 암벽을 만나면서 가풀막으로 변하기 시작합니다.
10여분을 가파름과 씨름 한 끝에 올라선 주능선 삼거리에서 국수봉을 다녀오기 위해 좌측으로 진행합니다.
쉬어가기 좋은 널찍한 평상이 마련되어 있는 지도상의 국수봉.
못 와본 사이에 새롭게 세워져 있는 국수봉 표식.
지도상의 국수봉에서 20여 미터 떨어진 곳에 세워진 국수봉 정상석에서 흔적을 남겨봅니다.

 

- 국수봉의 옛 전설 -

참고로 범서읍지에 따르면 국수봉은 원래 한자로 '國讐峰'으로 표기했다고 하며
인근의 산들이 모두 신라 서라벌을 향해 경의를 표하는 자세인데 반해
유독 이 산만이 등을 돌리고 앉은 형국이라 하여 원수 수(讐)자를 썼다고 합니다.

 

정상석 옆에 있는 전망대에서 막힘없는 동쪽방향의 조망을 바라보니 좌측 끄트머리의 토함산에서 삼태봉을 거쳐 동대산과 무룡산으로 이어지는
삼태지맥이 길게 뻗어있고 그 아래 7번 국도를 따라 형성이 되어 있는 경주의 입실, 모화 그리고 울산 호계의 시가지들도 시야에 들어옵니다.
오래 전 이곳 국수봉을 거쳐 치술령까지 걸어보았던 옥녀봉 너머로 울산 시가지도 시야에 들어오는 멋드러진 조망이 일품입니다.
토함산에서 울산 앞바다까지의 파노라마.
두동면 은편리 율림마을회관으로 내려서는 갈림길을 지나고
반용마을에서 올라왔던 은을암갈림길도 지나면 등로는 데크계단으로 이어지고
가파르게 올라온 만큼 내려서는 길 역시 가풀막의 연속입니다.
은을암으로 갈수 있는 은을고개에 당도했네요. 맞은편 산길로 등로는 이어집니다.
은을고개를 떠나 나무가지 사이로 보이는 치술령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가늠하며 좌측 사면길을 트래바스하는 등로를 따라
산허리를 돌아 만나는 작은 안부를 올라서니 삼각점이 있는 373봉을 만나게 됩니다.
평소 등산객들이 차량을 주차해 놓는 너른 공터지만 오늘은 텅비어 있네요. '벽진이씨(碧珍李氏)' 가족 납골묘인 영모당(永幕堂)이 잘 모셔져 있는 옆으로 423봉을 향한 등로는 이어집니다.
임도를 따라가도 되지만 산길을 고집하며 진행하니 이정표가 서있는 423봉의 초입으로 들어섭니다.
고도를 높혀가는 발걸음에 살짝 힘이 들어가지만
423봉 고스락을 지나자마자 만나게 되는 조망처에서의 멋진 풍광은 그야말로 속이 다 시원할 정도입니다.
살짝 당겨보니 은편리 마을 뒤 송신탑이 있는 연화봉 너머로 영축산, 신불산, 간월산 등 영알의 산군들이 보이고
좀더 우측으로는 가지산, 고헌산, 백운산의 낙동정맥이 흐르고 있네요.
423봉을 내려와 다시 만난 임도에서 또다시 시그널이 안내하는 산길로 올라섭니다.
가파른 오름을 올라서며 잠시 허리를 펴고 돌아보니 국수봉이 지나온 시야에 들어오네요.
척과리로 내려갈 수 있는 갈림길을 지나고
내림길을 이으면 콩두루미재 사거리에 이르게 됩니다.
(← 두동 칠조, ↖ 치술령, ↗ 척과 반용)
콩두루미재를 지나고부터는 숨이 턱에 찰 만큼 가파른 급경사 구간이 시작되지만
아직은 쓸만한 체력인지 크게 힘들게 느껴지질 않아 다행이라 생각이 드는군요.
오늘 산행의 중요 포인트 중 하나인 갈비봉입니다. 치술령을 다녀온 뒤 이곳에서 하산길로 들 계획입니다.
마치 스핑크스를 닮은 듯한 모습의 기묘한 바위를 지나고
우측 아래로 멋진 조망바위를 만나게 되는데 이곳에서 버너에 불을 붙이고 오뎅국과 함께 점심식사를 하고 가기로 합니다.
널찍한 바위 위에서 느긋한 식사를 마치고 과일과 커피 한잔으로 깔끔하게 마무리하고서 치술령을 향한 걸음을 재개합니다.
당겨본 무룡산.
완연한 봄이 오면 철쭉꽃이 화사한 꽃망울을 터뜨릴 때쯤 다시 찾아 꽃터널을 걷고픈 마음이 저절로 듭니다.
법왕사와 석계 갈림길이 있는 헬기장에서 바라본 치술령 정상부와 망부석.
박제상 후손이 박제상 부인과 딸의 넋을 기리며 치술령 정상에 세운 비석 '신모사지(神母祠址)'
지난 3얼 이곳을 찾았을 때 찍지 않았던 정상석에서의 인증을 오늘은 하나 남기고 망부석으로 내려갑니다.
망부석에서의 조망은 언제나 시원스럽습니다. 더구나 날씨마저 도와주고 있으니 금상첨화가 따로 없네요.
국수봉에서 바라보았던 풍경과 크게 다를 바 없지만 보는 각도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보니 새롭게 느껴지는군요.
파노라마.
망부석에서의 막힘없는 조망을 구경하고 지름길을 이용해 갈비봉으로 되돌아갑니다.
지나왔던 법왕사갈림길과 헬기장을 지나
하산코스로 잡은 갈비봉에서 좌측 동릉 방향으로 내려섭니다.
뚜렷하게 이어지는 등로는 가파름의 연속이라 주위를 돌아볼 여유도 없이 그저 땅만 바라보며 조심스레 내려갑니다.
잠시 고삐를 늦춘 등로는 유순하게 이어지고 고개들어 눈에 들어오는 주변 풍광도 돌아보는 여유도 부려보고
치술령을 올려다보며 다시 만나자는 무언의 약속을 던지며
발품을 팔아가니 중요포인트인 갈림길에 서게 됩니다. 좌측 아래로 내려서는 길은 녹동리 남방마을이나 척과환종주구간의 초입인 척과교 방향으로 가는 길이라 우측으로 진행해 나갑니다.
지도상의 483봉을 지나면서부터 등로는 다시 급내림으로 변하기 시작하는데
역광의 햇살에 실루엣으로 다가오는 국수봉의 위용을 바라보니 스스로에게 대견함을 갖게 되고
마치 하늘에 바다가 떠 있는 것처럼 싱싱한 높은 하늘을 한껏 고개를 젖히고 쳐다보니
뺨을 스치는 상큼한 공기가 무거웠던 마음까지 홀가분하게 합니다.
산행 말미에 만나게 될 반용저수지가 내려다보이고 멀리 도착지인 반용마을이 시야에 들어오네요.
바짝 마른 마사토 지형이라 미끄러지지 않으려 다리에 힘을 줘가며 녹록하지 않은 내리막을 조심스레 내려가니
끝이 나지 않을 것 같던 기나긴 내림길도 어느 덧 끝이 보이기 시작하고
숲을 빠져나와 도로에 올라서니 하늘숲수양관이 눈길을 끄는군요.
척과저수지
척과저수지 아래에 위치한 '척과저수지 힐링캠프'
큰 도로에 접속하니 척과17교에 서게 되고 도로를 따라 반용마을 버스종점까지 아스팔트길을 걷게 됩니다.
5~6분 남짓 포장도로를 따라 도착한 반용 버스종점에서 오늘의 산행을 종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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