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에는 어느 산으로 가볼까나 하는 행복한 고민(?)을 하다가 문득 떠오르는 곳이 있었으니 가야산 만물상입니다.
그동안 가야산은 서너 번 가량 다녀온 것 같은데 만물상코스는 한번 밖에 다녀오질 않아 다시 찾고픈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집사람 데리고 가기에는 다소 무리가 아닐까 싶어 차일피일 미루어 두었었는데 더는 미룰 수 없을 것 같아 다녀오기로 하고 준비를 마친 뒤 집을 나서봅니다.
다만 기상을 조금은 늦게 한 탓에 출발시간이 늦어 정상까지 다녀오려면 시간이 촉박할 것 같아 산행하면서 조정하리라 마음을 먹고 차를 몰아 대구-포항간 고속도로를 거쳐 경부고속도로로 갈아탄 뒤 왜관IC를 빠져나와 성주읍을 지나 백운동주차장에 도착을 하니 벌써 넓은 주차장에 많은 차들이 주차되어 있네요. 역시 가야산의 인기는 대단한가 봅니다.
오늘 날씨가 조금 흐리다는 일기예보를 보았는데 밝은 햇살이 온누리를 비추고 있어 구라청의 예보가 오늘은 잘 틀렸다고 생각하면서 온 몸을 감싸고 지나가는 제법 쌀쌀한 바람의 한기를 느끼며 탐방지원센터를 향한 걸음을 시작합니다.
참고로, 가야산 만물상은 현재 탐방예약제를 실시하고 있으며 평일은 100명, 주말은 500명까지 입장이 가능합니다.
만물상 입구에 해당하는 상아덤은 만물상을 내려다보는 최고의 조망처입니다. 기이한 바위들로 이뤄진 곳인데 여러가지 전설도 많이 있습니다. 상아덤은 가야국의 모태가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는데 가야산 여신인 '정견모주'(正見母主)와 하늘신 '이비하'(夷毗訶)가 노닐던 곳이란 전설을 갖고 있습니다. 가야산처럼 성스런 기품과 아름다운 용모를 지닌 정견모주는 가야산 자락에 사는 백성들이 가장 우러러 믿는 신. 여신은 백성들에게 살기 좋은 터전을 닦아주려 마음 먹고 큰 뜻을 이룰 힘을 얻기 위해 밤낮으로 하늘에 소원을 빌었습니다. 그 정성을 가상히 여긴 하늘신 이비하는 어느 늦은 봄날 오색구름 수레를 타고 상아덤에 내려 앉았습니다. 천신과 산신은 성스러운 땅 가야산에서 부부의 연을 맺고 옥동자 둘을 낳았는데 형은 아버지인 천신을 닮아 얼굴이 해와 같이 둥그스름하고 불그레했고 아우는 어머니 여신을 닮아 얼굴이 갸름하고 흰 편이었답니다. 그래서 형은 뇌질주일(惱窒朱日), 아우는 뇌질청예(惱窒靑裔)라 했습니다. 형은 대가야의 첫 임금 '이진아시왕'이 됐고, 동생는 금관가야국의 '수로왕'이 됐다고 합니다.
4시간 남짓의 짧은 산행이 아쉬워 집사람에게 가야산 근처에 있는 독용산성을 구경시켜 주기 위해 차를 몰고 독용산성까지 올라가보니 정상까지는 못가겠다고 해서 독용산성 동문까지만 다녀온 뒤 내려오는 길에 성주호 전망대를 들러보기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