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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달이 사는 집

만추의 계절에 찾은 경주 안강 도덕산 본문

◈ 산행이야기/☆ 2020년도 산행

만추의 계절에 찾은 경주 안강 도덕산

해와달^^* 2020. 11. 23. 21:33

♣ 산행일자 : 2020. 11. 21 (토)  날씨 - 흐림

♣ 산행장소 : 영천시 고경면, 경주시 안강읍 일원

♣ 산행인원 ; 아내와 둘이서...

♣ 산행코스 : 독락당주차장-정혜사지13층석탑-갈림길-주능선 합류-전망바위-도덕산-낙동정맥갈림길-임도 쉼터-옥산지갈림길-송전철탑(NO.30)-321봉-298봉-민내마을도로-옥산저수지-장산서원-독락당주차장(원점회귀)

♣ 산행시간 및 거리 : 5시간 40분, 11.09km (식사 및 휴식 포함. GPS 기준)

 

 

 

 

▣ 산행지 소개 - 도덕산

도덕산은 자옥산과 이웃해 있으며 낙동정맥이 해안가를 타고 줄곳 남하하다가 이곳 도덕산에 와서는 그 기세를 누그러 뜨리고 내륙으로 방향을 전환하는 지점이기도 하며, 경주시 안강읍과 영천시 고경면의 경계에 자리한 해발 702.6미터의 아담한 산이다.
산세가 그리 빼어나지는 못하지만 산자락으로 유서깊은 문화유적이 흥건하여 반드시 한 번은 올라야 할 산이다. 국보 40호인 정혜사지 13층석탑이며 조선시대 영남오현의 한 분이신 회재(晦齋)이언적(李彦迪 1491~1553)선생이 벼슬을 그만두고 고향으로 돌아와 세우고 기거하신 독락당(獨樂堂 보물 413호)과 계정(溪亭)의 즐비한 고목과 중국주엽나무(천연기념물115호)며 명필 한석봉, 퇴계 이황, 아계 이산해 선생들의 친필 현판글씨며 선조 5년(1572년)에 이언적선생을 제향하기 위해서 세운 옥산서원(玉山書原 사적154호)과 그곳에 보관중인 보물524호인 정덕계유사마방목, 525호인 보물 삼국사기, 526호인 해동명적 등 약 230종의 2197권의 책이며, 최근에 세웠으나 먼 훗날 명소로 남게 될 염불종의 총본산인 대가람 대흥사등 자락자락에 둘러보아야 할 곳이 수두룩하다.
정상의 넓은 반석들에 올라서면 안강벌판과 포항 그리고 멀리 동해바다 및 호미곶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리 알려지지 않은 관계로 지역 산꾼들이 간간이 찾고 낙동정맥을 찾는 이들을 가끔 만날 수 있다.

 

 

 

 

◈ 산행기

휴일 오전근무가 잡혀 있어 이번 주말에는 근교의 산으로 다녀와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산행준비를 마친 후 어부인 대동하고서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경주 안강에 있는 독락당을 목적지로 삼고 차를 몰아갑니다.

오늘 오르고자 하는 도덕산은 그동안 자주 올랐었던 산으로 주로 자옥산과 연계해서 오르지만 오늘은 도덕산만 찾아보기로 합니다. 대신 하산코스를 도덕암이 아닌 봉좌산 방향으로 더 진행하다 옥산지로 떨어지는 지능선을 따라 내려오기로 마음을 먹고 궤적 하나 만들어 나선 걸음입니다.

도착한 독락당주차장에는 주말이지만 날씨가 쌀쌀한 때문인지 도덕산이나 독락당을 찾은 탐방객들이 눈에 띄질 않네요. 하긴 등산객들 대부분이 지나온 산장식당을 들머리로 삼고 있으니 이곳까지 차를 몰고 올 이유는 없겠지요.

화장실을 다녀와 몸을 가볍게 한 뒤 배낭을 들쳐메고 독락당 앞을 지나 올려다보이는 도덕산을 바라보며 오늘의 산행을 시작합니다.

 

산행궤적
독락당 앞 주차장에서 마주보이는 도로를 따라 산행을 시작합니다.
자옥산(좌)과 도덕산.
3~4분 가량 도로를 따르면 만나게 되는 '정혜사지 13층석탑' 입구에서 좌측으로 꺾어들어 갑니다.
경주 정혜사지 십삼층석탑(국보 제40호).

 

 

경주 정혜사지 십삼층석탑
경상북도 경주시 안강읍 정혜사터에 있는 남북국시대 통일신라의 특수형 석조 불탑이다.
안강읍에서 서북쪽으로 약 10㎞ 되는 옥산서원(玉山書院)을 지나 옥산리의 독락당(獨樂堂)에서 북쪽 700m쯤 되는 곳에 우뚝 서 있다. 정혜사지 일대의 경작지에는 기왓장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는데 과거 정혜사의 중심을 이루었던 사역이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 13층석탑은 각 부의 양식과 조성수법에서 오직 하나 밖에 없는 특이한 유례를 보이고 있어 크게 주목된다. 1962년에 국보 제40호로 지정되었다. (참조: 네이버 지식백과)

 

그동안 몇 번 찾아와 낯이 익은 곳이라 간단히 흔적을 남기고 석탑 뒤로 올려다보이는 도덕산을 향한 걸음을 이어갑니다.
정혜사지13층석탑 옆으로 나있는 묵은 길을 따라 들어가면
'여강 이씨' 문중묘를 지나게 되고
등로는 자그마한 사찰인 '자옥사' 뒤쪽의 호젓한 산길로 이어집니다.
숲으로 들어선지 10분 남짓 후 자옥산-도덕산 사이의 안부로 이어지는 갈림길에서 우측 비탈길로 올라섭니다.
안부를 거치지 않고 도덕산 주능선으로 곧장 올라서는 등로는 쉼없이 이어지는 된비알로
한기를 느낄 정도로 제법 쌀쌀한 날씨지만 겉옷을 벗어야할 만큼 몸이 더워지는군요.
가을이 깊어가고 늦가을과 초겨울이 맞물리는 시기가 되고보니 산의 모습이 제대로 드러나네요.
잎이 거의 다 떨어진 나무들은 가지들이 모두 드러나 있고 등로에는 수북히 낙엽이 쌓여있어 산정이 가까워질수록 겨울이 성큼 다가온 느낌입니다.
줄기차게 팍팍한 오름길의 연속이던 등로는 잠시 휴식을 주는 듯 평온해지고 숲 사이로 도덕산 고스락이 눈에 들어옵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주능선에 도달하기까지 가풀막이 이어집니다.
드디어 자옥산에서 이어져 온 등로와 만나게 되는 도덕산 주능선에 올라서게 됩니다.
등로 좌측의 작은 조망처에서 바라본 삼성산 그리고 성산저수지입니다.
남쪽으로는 자옥산...
서쪽 멀리로는 팔공산이 아득하지만 흐린 날씨에도 이렇게 멋진 조망을 볼 수 있음이 다행입니다.
다시 걸음을 옮겨 오름길을 잇다가 우회로를 버리고 곧장 암봉에 올라서면
남쪽 방향의 자옥산 뒤로 무릉산, 금곡산 등 경주의 산들이 줄을 잇고
조금전 보았던 오룡마을의 성산저수지가 보이고 우뚝 솟은 삼성산을 비롯하여 관산, 사룡산, 단석산을 넘어 영남알프스 최고봉 가지산까지 이어지는낙동정맥을 굽어볼 수 있는 멋진 전망대에 서게 됩니다.
살짝 당겨보니 전에 없던 건물들이 들어서 있는 걸로 봐서 오룡마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나 봅니다.
고개들어 삼성산 너머로 시선을 돌리면 28번 국도 교각 뒤로 영천호국원이 있는 385봉을 지나 어림산, 남사봉, 관산, 사룡산으로 이어지는 낙동정맥이 한 눈에 들어오네요.
서쪽으로 시선을 바꾸면 멀리 팔공산과 환성산(좌), 영천 화산(우)이 흐린 날씨에도 구분이 될 만큼 시야에 들어오네요.
이번에는 방향을 바꿔 동쪽을 바라보면 옥산지를 발 아래에 두고 어래산이 건너로 보이고
그 우측으로는 안강들녘과 무릉산 너머로 경주방향이 조망됩니다.
전망바위를 내려와 잠시 올라서면
도덕암으로 내려갈 수 있는 갈림길을 지나게 되고
이어 정상석이 3개나 서있는 도덕산 정상에 서게 됩니다.
정상석에서 오른쪽으로 나서면 넓은 조망바위에 서게 되는데 좌측으로 봉좌산이 건너보이고
건너편으로는 어래산이 지척입니다. 발 아래로는 하산할 지능선과 옥산저수지가 내려다보이네요.
옥산저수지 제방 아래로는 독락당, 옥산서원을 품고있는 옥산리(계정마을, 서원마을)가 보이고 멀리 안강읍과 너른 안강들녘이 펼쳐진 모습입니다.
봉좌산, 어래산 안강들녘까지 파노라마로 담아봅니다.
정상을 떠나 봉좌산 방향으로 길을 들면 잠시 후 삼각점 하나를 만나게 되는데 실질적인 도덕산 고스락이랍니다.
수북이 쌓여있는 낙엽을 헤쳐가며 가파른 내림길을 따르면
널찍한 반석이 있는 자연쉼터를 만나게 되지만 추운 날씨라 앉아서 식사하기가 마땅찮아 곧장 지나치게 됩니다.
이어 삼성산으로 이어지는 낙동정맥 갈림길을 지나게 되고
바람을 막아줄만한 곳이 없어 임도까지 계속 진행하기로 합니다.
등로 우측으로 시야가 트이는 곳에서 바라본 봉좌산과 하산루트
경주시 안강읍, 영천시 고경면, 임고면을 가르는 경계지점인 천장산 갈림길.
천장산 갈림길을 지나 우측으로 내려서면 등로는 급한 내리막으로 이어지고
자그마한 안부에 이르게 되면 정면 506봉의 오른쪽으로 우회하게 됩니다.
안강쪽 옥산리와 영천시 임고면을 잇는 널찍한 임도를 만나게 됩니다.
차가운 바람에 외로이 떨고 있는 '쑥부쟁이'
산악인들의 대피소로 이용되고 있는 쉼터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뒤쪽의 정맥길을 따라 등로를 이어갑니다.
등로 좌측으로는 천장산이 보이는데 저 곳도 가본 지가 꽤 된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대구-포항간 고속국도가 지나는 수성리가 보이고 우측으로 운주산도 시야에 들어오네요.
긴 겨울 채비에 들어간 숲에는 잎이 거의 다 떨어진 나무들은 가지를 모두 드러내고 있고 등로에는 수북하게 낙엽이 쌓여 있습니다.
매주 산행을 하며 숲이 변하는 모습을 보다보니 이렇게 앙상하게 남은 나뭇가지마저 참 아름답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속살을 훤히 드러낸 모습이야말로 진정한 자신의 모습이 아닌가 싶어서 말입니다.
연이어 나타나는 고만고만한 봉우리를 오르내리며 발목이 푹푹 빠지는 낙엽의 바다를 마치 심설을 러셀하듯 헤쳐나가니
옥산저수지로 내려서는 갈림길이 있는 522봉으로의 마지막 오름길이 기다리고 있네요.
522봉 직전의 지능선 갈림길. 이정표도 없는 곳이어서 주의를 해야 할 곳인데 우측 쉼터 의자를 기준으로 삼으면 될듯 싶네요.
옥산지로 내려서는 등로는 그야말로 쏟아진다는 말이 어울리는 급내림길의 연속입니다.
잠시 유순해진 산길에 긴장을 풀며 걸으니 지나온 도덕산도 눈에 들어오는군요.
잠시 등로를 벗어나 조망이 트이는 곳에서 올려다 본 도덕산의 모습을 담고
다시 급내림길을 따라 미끄러지듯 내려갑니다.
온통 산과 들을 붉고 노랗게 물들이던 단풍이 어느 새 산 정상 나무들의 잎을 다 떨구고 벌거벗은 몸으로 차가운 바람에 떨고 있는 스산한 모습은 보기만 해도 추워지는 기분이 드는군요.
지도 상의 321봉.
나뭇가지 사이로 옥산저수지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네요.
조망처에서 다시금 도덕산을 올려다보니 중턱에 있는 도덕암도 보이네요.
소나무가 군락을 이루는 폭닥한 등로를 따라 발걸음을 재촉하니
지도상의 298봉을 지나게 되고
등로를 잠시 벗어나 숲에 가려져 있던 옥산저수지의 모습을 담아봅니다. 저수지 끝으로 보이는 마을은 야콘으로 유명한 민내마을입니다.
이후의 등로 역시 급내림길의 연속으로 딱딱한 길바닥에 자칫 발목부상이 우려되어 여느 때보다 조심스럽습니다.
여강 이씨 부부 합장묘.
합장묘 우측으로 나있는 진입로를 따라 막바지 등로를 이으니
민내마을로 들어가는 도로에 내려서게 됩니다.
예까지 왔으니 다녀오자며 집사람을 기다리게 하고 옥산저수지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앞서가는 집사람의 뒤를 쫓아갑니다. 우측은 날머리입니다.
장산서원.

 

장산서원(章山書院)
경주시 안강읍 옥산리에 있는 조선 중기의 유생 잠계(潛溪) 이전인(李全仁)을 봉향하는 서원으로, 경주시 안강읍 옥산리에 있다. 1780년(정조 4)에 건립되었으나 1868년(고종 5) 서원철폐령에 의해 훼철되었다가 2006년 11월 후손들에 의해 복원되었다. 선계묘(善繼廟), 지습당(知習堂), 심고재(尋古齋) 등의 건물로 이루어져 있다.
이전인은 1516년(중종 11) 조선 중기의 성리학자 회재(晦齋) 이언적(李彦迪:1491∼1553)의 서자로 태어났다. 이언적이 정미사화(丁未士禍)에 연루되어 강계로 유배될 때 함께 동행하여 부친을 지극정성으로 섬겼으며, 일평생 이언적의 학문과 행적을 알리는 데 온 힘을 다하였다. 1568년(선조 1) 53세로 세상을 떠났으며 사후 예빈시정(禮賓寺正)에 추증되었다. (참조 : 네이버 지식백과)

 

독락당으로 향하며 올려다 본 도덕산.
그리고 진행방향 우측으로 올려다보이는 자옥산과도 눈맞춤 해가면서
노란 은행잎을 남김없이 털어내버린 은행나무들이 둘러싸고 있는 정혜사지 13층 석탑을 지나니
동방오현 중 한분으로 추앙을 받던 회재 선생 기거했던 독락당에 당도하게 되면서
예정보다 긴 시간이 소요된 도덕산 만추산행은 끝을 맺게 됩니다.
경주 독락당

 

 

독락당(獨樂堂) - 홀로 즐거이 쉬는 곳

옥산서원에서 서북쪽으로 약 700m 떨어진 곳에 위치한 독락당(獨樂堂)은 이름이 뜻하는 대로 회재 이언적이 중종 27년(1532) 중앙 정계에서 밀려나 이곳에서 은거하면서 살던 집의 사랑채의 이름으로 옥산정사(玉山精舍)라고도 한다. '독락당' 편액은 선조때 영의정을 지낸 아계 이산해의 글씨이며 '옥산정사' 편액은 퇴계 이황의 글씨이다.

독락당의 동편에는 계곡이 흐르고 그 사이에는 담장이 있어 외부로 향하는 시선을 차단하고 있다. 그러나 담장의 일부를 뚫고 살창을 설치하여 계곡에 흐르는 시냇물을 내려다 볼 수 있도록 되어있다. 또 독락당에서 가장 특징적인 것은 별당으로 지어진 계정(溪亭)일 것이다. 계정은 방 한칸과 마루 두칸에다 계곡 쪽으로 쪽마루를 내고 계자난간(鷄子欄干)을 두른 간단한 구조이다. 그러나 계정은 계곡의 물과 바위, 푸른 숲과 이어지는 자연 속의 공간이다. 1688년 계정에 올랐던 우담 정시한은 그의 기행문집인 '산중일기'에서 다음과 같이 읊었다.

"정자는 솔숲 사이 너럭바위 위에 있는데 고요하고 깨끗하며 그윽하고 빼어나 거의 티끌 세상에 있지 않은 듯하다. 정자에 올라 난간에 의지하여 계곡을 바라보니 못물은 맑고 깊으며 소나무·대나무가 주위를 감쌌다. 관어대(觀魚臺)·영귀대(詠歸臺) 등은 평평하고 널찍하며 반듯반듯 층을 이루어 하늘의 조화로 이루어졌지만 마치 사람의 손에서 나온 듯하다. 집과 방은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아 계곡과 산에 잘 어울린다."

오른쪽 벽에는 '계정' 편액이 붙어 있는데 한석봉의 글씨이다. 계정의 한쪽 작은 방 위에는 '양진암'(養眞菴)이라고 쓴 커다란 편액이 걸려 있는데 퇴계 이황의 글씨이다. 양진암은 이름 그대로 마치 암자와 같이 쓰인 곳이라고 한다. 회재는 어린 시절에 여기서 글을 읽었고, 낙향하여 은둔하던 시절에는 정혜사의 승려와 함께 교류하며 학문과 사상을 나누던 곳이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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