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관리 메뉴

해와달이 사는 집

가을의 정취가 물씬 풍겨오는 경주 남산으로의 발걸음 본문

◈ 산행이야기/☆ 2020년도 산행

가을의 정취가 물씬 풍겨오는 경주 남산으로의 발걸음

해와달^^* 2020. 11. 9. 22:34

♧ 산행일자 : 2020. 11. 07 (토)  날씨 - 맑음

♧ 산행장소 : 국립공원 경주남산

♧ 산행인원 : 아내와 함께...

♧ 산행코스 : 통일전주차장-남산동공용주차장-오산골-칠형제바위능선-봉화대능선-이영재-대연화대좌-금오봉-금오정-철와곡갈림길-정강왕릉갈림길-통일전주차장

♧ 산행시간 및 거리 : 4시간 9분, 8.57km (식사 및 휴식 포함. GPS 기준)

 

 

 

 

◈ 산행기

느지막히 일어나 아침식사를 한 뒤 산행준비를 마치고 집을 나서 경주로 차를 몰아갑니다. 늘 그래왔던 것처럼 주말인 오늘도 산으로 들기 위함이지요. 짧은 시간 걷고 올 요량으로 가까이에 있으면서 언제 찾아가도 좋은 국립공원 경주남산을 목적지로 삼고 7번 국도를 달려 도착한 동남산 통일전주차장.

일찍 산행을 나온 등산객들이 타고온 차량들이 제법 눈에 띄는 가운데 통일전 앞 대로변의 은행나무들은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는 모습입니다.

작년에 찾아왔을 때는 잎이 다 떨어져버려 실망감이 컸었는데 올해는 절정의 시기는 아닌 한 주 빨리 찾아온 걸음이지만 그래도 충분히 구경거리가 될 만한 풍경입니다.

진사님들은 벌써 자리를 잡고 앵글을 맞추고 있고 연인들도 저마다 기념사진 남기기 위해 분주한 모습들이네요.

산행을 시작하기 전에 얼른 찾아가 사진 몇장 담고서 주차장을 떠나 칠불암 방향으로 걸음을 옮기며 천년의 향기가 넘쳐나는 남산의 품으로 들어갑니다.

 

산행궤적.
통일전 은행나무... 살짝 추웠던 날씨에 잎에 제법 떨어져 버렸네요.
아직은 빈 자리가 많이 남아있지만 산행을 마치고 돌아올 즈음이면 만원사례가 따로 없겠지요.
통일전주차장에서 이정표가 가리키는 칠불암 방향으로 걸음을 옮기며 산행을 시작합니다.
서출지를 잠깐 들러 볼까요?
배롱나무와 연꽃이 한창일 때면 그야말로 환상적인 풍경을 연출하는 서출지.

 

경주 서출지(慶州 書出池) - 사적 제138호

경주 남산 기슭에 위치한 삼국시대 연못이다. 남산 마을 한가운데에 삼층석탑 두 기가 있고 동쪽에 아담한 연못이 있는데 다음과 같은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신라 소지왕 10년(488)에 왕이 남산 기슭에 있던 ‘천천정’이라는 정자로 가고 있을 때, 까마귀와 쥐가 와서 울더니 쥐가 사람의 말로 ‘이 까마귀가 가는 곳을 쫓아 가보라’하니 괴이하게 여겨 신하를 시켜 따라 가보게 하였다. 그러나 신하는 이 못에 와서 두 마리의 돼지가 싸우는 것에 정신이 팔려 까마귀가 간 곳을 잃어버리고 헤매던 중 못 가운데서 한 노인이 나타나 봉투를 건네줘 왕에게 그것을 올렸다. 왕은 봉투 속에 있는 내용에 따라 궁에 돌아와 화살로 거문고집을 쏘게 하니, 왕실에서 향을 올리던 중과 궁주가 흉계를 꾸미고 있다가 죽음을 당했다는 것이다. 이 못에서 글이 나와 계략을 막았다 하여 이름을 서출지(書出池)라 하고, 정월 보름날은 오기일(烏忌日)이라 하여 찰밥을 준비해 까마귀에게 제사지내는 풍속이 생겨났다. 조선 현종 5년(1664)에 임적이라는 사람이 못가에 건물을 지어 글을 읽고 경치를 즐겼다고 한다. 지금 이 건물은 연못 서북쪽에 소박하면서 우아한 모습으로 남아있다.

 

단풍이 제대로 든 은행나무가 서있는 불탑사 뒤쪽으로 멀리 남산부석이 바라보이네요.
경주남산리삼층석탑(慶州南山里三層石塔) - 보물 제124호


서출지에서 500여미터 거리의 남산 바로 아래 평지에 세워진 남산리 삼층 쌍석탑으로 이 탑은 불국사 쌍탑과 같이 서로 형식이 다른 대표적인 석탑입니다. 탑이 좌우로 있으면 모양이 같은 쌍탑이 대부분인데, 동탑은 돌을 벽돌 모양으로 다듬어서 쌓아 올린 모전석탑(模塼石塔)의 양식을 취하고 있고, 서탑은 전형적인 3층석탑의 양식입니다.

 

멋진 한옥이 많은 남산동의 어느 한옥의 가을 풍경.
칠불암 방향으로 산행을 하는 등산객들이 주로 이용하는 남산동 공용주차장입니다. 오늘은 우측 오산골로 진행할 계획입니다.
정원이 잘 꾸며진 예쁜 전원주택을 지나면
휀스가 설치되어 있는 오산골 입구로 들어서게 되는데
잠시 안으로 들어가면 경주 남산의 숨은 단풍 명소를 만나게 되지요.
비록 짧은 거리이지만 잠시나마 눈을 즐겁게 해주기엔 충분한 것 같습니다.
순환도로 가기 전 계곡을 가로질러 울창한 숲으로 들어갑니다.
칠형제능선으로 올라붙기 위해 묵은 길을 따라오르니
깊어가는 가을을 일깨우는 듯 황금색 솔가리가 덮혀있는 폭닥한 길로 이어지는군요.
등로는 한없이 부드럽고 인적도 없는 호젓한 산길을 걷고 있으니 세상 근심은 저만치 물러가버리네요.
등로 우측으로 조망이 살짝 트이는 곳에서 올려다 본 남산부석, 동남산 상사바위.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남산리 일원
바위 군락이 나타나는 걸 보니 칠형제바위에 다 온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다시 만나니 비록 생명이 없는 돌덩이에 불과하지만 반갑기 그지 없네요.
늘 웃는 인상이 보기에도 좋으네요.

 

칠형제바위에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하나 전해져 온답니다.

그 내용인즉,
옛날 월성 뒤쪽의 남천 부근 동네에 쑥기떡을 팔아오던 과부가 아들 칠형제를 기르면서, 건너 동네 홀아비와 눈이 맞아 밤마다 데이트를 즐겼답니다.

이를 안 아들들이 어머니가 개울을 쉽게 건널 수 있도록 다리를 놓아줬는데, 후세 사람들이 어머니에겐 효도한 다리이나, 아버지에게는 불효의 다리라 해 효불효교(孝不孝橋)라 하였고, 또 일곱 아들이 만들어서 칠자교(七子橋)라 불렀다고 합니다. 지금은 흔적도 없어졌지만 고증을 통해 복원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위치는 국립경주박물관으로 가는 길 뒤편 개울에 추진중인 일정교(日精橋)가 그것인데, 근처 교리마을에 건설되어 있는 월정교(月精橋)와는 별개의 다리로 '쑥기떡 어미다리'로도 불리워지고 있답니다.

 

봉화대능선 상의 393봉이 다가오고 저 멀리 봉화대봉(473m)도 시야에 들어오는군요.
이곳을 찾을 때면 어김없이 탁 트인 조망이 시원스럽게 바라보이는 너른 바위에서
막힘없는 조망을 즐기며 간식타임을 가지곤 했는데 오늘도 예외일 수는 없나 봅니다.
멀리 보이는 토함산.
그리 길지 않은 가파름을 살짝 극복하고 나면
드리워진 금줄을 넘어 봉화대능선의 정상 등산로와 합류를 하게 되고
우측의 금오봉 방향으로 잠시 진행하게 되면 안부 갈림길인 '이영재'에 서게 됩니다.
소나무가 많은 경주남산인지라 낙엽 대신 솔가리가 푹신한 양탄자같은 등로가 이어지고
남산순환도로와 합류하게 되면서 등로는 널찍한 임도를 따라 이어집니다.
바람결에 하늘거리며 땅 위로 떨어지는 이파리들의 군무가 소낙비의 그것처럼 가슴을 환히 쓸어내립니다.
순환도로를 따라 잠시 걸음을 옮겨가니 삼화령부근에 도착하게 되는군요. 삼화령에서 바라본 고위봉 안내판이 있는 곳이지요.
길 오른쪽으로 연화대좌로 올라가는 샛길을 따라 오르막길에 올라서면
널찍한 바위 돌로 윗부분에 연꽃무늬가 새겨져 있는 대연화좌대(大蓮花坐臺)를 만나게 됩니다.
이곳에서 주위를 한번 둘러보면 이 자리가 경주남산의 제일 중심 천하명당으로 손꼽아도 손색이 없을 듯한 곳이란걸 느끼게 됩니다.
부처님도 없는 텅 빈 연화좌대를 뒤로하고 금오산으로 발길을 돌려 등로를 이으면 시원스러운 조망이 펼쳐지는 바위전망대에 서게 되는데
올라온 길을 뒤돌아보면 고위봉(494m)과 이무기능선이 길게 이어지고, 그 옆으로 쌍봉인 태봉(355m)이 건너보이고
발 아래로 펼쳐지는 경치는 영남알프스의 여느 산 못지않게 가슴을 시원하게 하면서도 흥분의 도가니로 끌어 당깁니다.
금오봉으로 가기 전 조망이 멋진데다 바람까지 막아주는 바위에 눌러앉아 점심시간을 가져봅니다. 지나온 봉화대능선 너머로 마석산, 치술령까지 막힘없이 시야에 들어오니 신선놀음이 따로 없는 것 같네요.
멋진 야외식탁이라 할만 하지요?
이어지는 등로를 따라 내려선 끝에는 다시 순환도로를 만나게 되고 약간의 오름길을 따라 발품을 팔다보면
경주 남산의 한 축을 차지하고 있는 금오봉에 닿게 됩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정상에서 오래 머물 수는 없는 실정이라 인증 샷 하나 남기고서 곧장 순환도로로 내려옵니다.
순환도로를 따라 하산길로 접어들어 사자봉 앞을 지나고
동남산 상사바위에서 잠시 머물다 가기로 합니다.
남산부석, 그리고 봉화대봉 너머 멀리 마석산까지...
상사바위 아래로 내려가 포즈를 잡고 있는 겁없는 아지매...
등로 주변을 아름답게 수놓는 단풍의 향연은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정도의 임도의 발품도 즐거운 마음으로 걸을 수 있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보수공사를 끝내고 말끔한 모습으로 반겨주는 금오정을 찾았습니다.
금오정에서 바라본 남산 부흥골... 배동, 율동 들녘과 선도산과 구미산이 정겹게 느껴지는군요.
주변의 무심코 지나치는 바위조차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곳.... 바로 경주 남산 입니다.
금오정을 내려와 잠시 순환도로를 따르다 통일전, 옥룡암으로 갈수 있는 철와곡으로 내려섭니다.
곧이어 통일전 갈림길을 만나게 되지만 좀더 긴 코스로 내려갈 요량으로 직진...
지금은 금줄로 막혀있지만 예전에는 자주 이용했던 정강왕릉 방향으로 내려섭니다.
오랜만에 다시 걸어보는 등로를 따라 내려서면
신라 제50대 정강왕릉 (定康王陵).


정강왕릉은 경주 남산(南山)의 동록 통일전(東麓 統一殿) 바로 북쪽 송림 속에 둘러싸여 있다. 그 북쪽에는 선왕(先王)인 헌강왕릉이 인접하여 있다. 원형봉토분으로 지름 15.7m, 높이 4m이다.
봉분의 밑부분은 가공한 장대석을 3단으로 쌓아 호석을 돌렸다. 가장 아랫단 장대석은 지대석처럼 약간 밖으로 내밀게 놓았고, 그 위 2단은 이보다 약간 들여 쌓았다. 그러나 별도의 갑석은 없다. 이외에 난간 장식이나 십이지신상은 보이지 않는다. 이와 같은 구조의 호석을 가진 신라왕릉으로는 이 능과 헌강왕릉이 있다. 봉분의 전면에는 얕은 석단 위에 작은 석상이 놓여 있고, 석단에서 조금 떨어진 아랫부분에 장대석이 일렬로 놓여 있다.


신라 제50대 정강왕(定康王, 재위 886-887)은 본명이 김황(金晃)이고, 경문왕(景文王)의 둘째아들로 형인 헌강왕에 이어 즉위하였다. 재위기간이 짧아 별다른 치적은 보이지 않으며, ≪삼국사기≫에 의하면 887년 7월에 왕이 죽자 시호를 정강(定康)이라 하고 보제사(菩提寺)의 동남쪽에 장사지냈다고 한다.


현재 정강왕릉과 헌강왕릉의 북쪽 가까이에 통일 신라 석불좌상이 있어 그곳을 보제사라 하고 있다. 그러나 이 능과 인접하여 있고 호석의 구조도 같은 형식인 헌강왕릉의 내부가 1993년 조사되었는데, 그 석실 구조와 출토유물은 8세기 이후로는 내려오지 않는 형식이어서 이 왕들의 재위 시기와는 큰 차이가 있었다.

 

정강왕릉을 둘러보고 숲을 나오니 여전히 밝은 햇살이 비치고 있고 넓디 넓은 주차장에는 차량들로 가득하네요.
단풍이 제대로 물든 통일전 단풍을 카메라에 담고
경주 남산의 숨은 단풍 명소인 옥룡암을 찾았습니다.
계절에 관계없이 자주 가는 옥룡암이지만 역시 가을의 옥룡암은 고즈넉함 속에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조그마한 계곡에도 단풍잎이 떨어져 있고 눈을 돌리면 어디에나 보이는 단풍잎들이 호사스럽기까지 느껴집니다.
옥룡암의 단풍은 알음알음 아는 사람들만이 드나드는 숨겨진 보물인데 근자에 제법 알려진 탓인지 찾는 이가 많이 늘어난 것 같네요.
극락세계로 들어가는 다리인 안양교 앞의 풍경으로 온통 붉은 색의 단풍보다 녹색 속에 형형색색의 단풍이 더 빛을 발하고 아름다운 것 같네요.
옥룡암은 작은 암자이긴 하지만 보물 제201호 '경주남산 탑곡마애불상군'을 볼수 있는 곳이기도 해서 일부러 오시는 분들도 계시는데 이곳은 가을풍경이 제일 괜찮은 곳이랍니다.
옥룡암 대웅전
애기단풍이지만 오랜 연륜이 묻어나는 단풍나무입니다.
옥룡암 마당도 걸어보고 계단에 걸터앉아 잠시 마음을 내려놓고 가을의 운치와 여유를 즐긴 후
돌아나오는 길가에 곱게 물든 단풍나무가 있어 잠시 멈춰 카메라에 담아봅니다.

 

 

자연스런 환경속에서 조화롭게 조성된 계곡과 암자의 풍경이 한없이 평안한 마음을 일으키게 되는 곳...
오늘의 경주남산 옥룡암의 가을단풍 풍경은 지난 계절이 어찌되었든 지금의 시간도 아름답기 그지 없네요.

매년 가을 이맘 때 쯤이면 다녀오는 경주남산 탑곡마애불상군이 있는 옥룡암의 가을단풍을 보고 왔다는 것에 감사한 마음을 느끼면서 새로운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집으로 향합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