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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른 가을 하늘아래 막힘없는 조망이 일품이었던 울릉도 깃대봉 트레킹 본문

◈ 산행이야기/☆ 2020년도 산행

푸르른 가을 하늘아래 막힘없는 조망이 일품이었던 울릉도 깃대봉 트레킹

해와달^^* 2020. 11. 2. 22:46

지난 2월 울릉도 성인봉 눈산행을 다녀온 뒤 가을날 다시 찾아보겠다는 야무진 생각을 하면서 지내다 맞은 가을... 바쁜 일상을 보내다보니 벌써 시월의 끝자락에 서게 되니 이 가을이 가기 전에 다시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업무를 마무리하고 시간에 맞춰 도착한 집사람과 함께 카페리에 승선해서 울릉도로의 여정을 시작합니다.

출항하기 전 갑판으로 나가 포스코와 영일대해수욕장 주변의 야경을 구경하고 시간을 보내다 시간에 맞춰 출발한 카페리의 선실로 들어가 미리 준비해온 먹거리로 든든히 배를 채우고 TV를 보다 잠자리에 듭니다.

일출시간에 맞춰놓은 알람소리에 자리를 털고 일어나 간단히 세수를 하고서 갑판 위로 나가보니 울릉도가 눈 앞에 다가와 있고 멀리 수평선 너머로 일출이 시작되고 있지만 짙은 구름으로 인해 여간해선 보기 힘든 선상일출은 또다시 다음 기회로 미뤄지게 됩니다. 하늘이 하는 일을 어찌 할 수 없지만 작은 아쉬움을 뒤로 한채 도착지인 사동항으로 진입을 하니 태풍으로 부서진 방파제가 그대로 방치가 되어 있는 모습을 보면서 자연의 위력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새삼 느끼게 되는군요.

무사히 접안을 완료하고 하선을 하니 미리 연락을 받은 울릉도 담당자들이 반겨주는군요. 그간의 안부를 주고받으며 인사를 나누고 맨 먼저 하역완료되어 나온 애마를 찾아 잘 다녀오라는 전송을 받으며 사동항을 빠져나와 울릉도 여행을 시작합니다.

 

출항하는 카페리에서 바라본 포스코의 야경.
긴 시간 항해 끝에 도착한 울릉도. 아침을 깨우는 뱃고동소리가 정겹습니다.
선상일출을 보기 위해 해가 뜨는 방향으로 눈을 돌려보지만 짙은 구름이 가로막고 있네요.
그나마 수평선 위로 떠오른 해의 빛내림이라도 볼수 있어 조금은 위안이 되는군요.
사동항으로 입항하며 바라본 독도전망대가 있는 망향봉.
지난 여름 한반도를 강타해 많은 피해를 남겼던 9호 태풍 '마이삭'이 남기고 간 흔적이 이곳에도 고스란히 남아있네요. 거대한 방파제가 맥없이 무너져내린 모습을 보면서 새삼 자연의 위력이 대단함을 느끼게 됩니다..
통구미 '거북바위'

 

엉금엉금 기어가는 모습을 닮아 이름 붙여진 통구미(通九味)마을의 '거북바위'입니다.
뾰족하고 홀로 우뚝 솟은 웅장한 바위 끝 절벽에 자생하고 있는 향나무의 모습에 저절로 감탄이 터져 나옵니다.

 

현포리를 지나며 올려다 본 노인봉.
현포리에서 해안도로를 따라가면 신기하게 생긴 공암(일명 코끼리 바위)이 조금씩 코끼리로 변해가는 모습을 볼 수가 있습니다.
'송곳봉'을 지나 천부항에서 나리분지로 들어섭니다.
나리전망대에서 바라본 나리분지와 말잔등.
우측 방향으로 알봉과 형제봉, 미륵봉, 깃대봉이 조망이 됩니다.
울릉도의 전통가옥인 중요 민속문화재 제256호로 지정되어 있는 '울릉도 나리분지 너와투막집.'
나리분지관리사무소 안으로 들어가 주차를 해놓고나니 미끄럼틀이 눈에 띄네요.
잠시 한 눈을 파는 사이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오는 아지매. 즐거운 모습입니다.

 

깃대봉 트레킹 코스 : 나리분지광장-알봉분화구 탐방로 입구-추산용출소-알봉둘레길-깃대봉 등산로 입구-깃대봉-알봉분지 메밀밭-알봉둘레길-투막집-원시림-나리분지광장(원점회귀)

 

섬쑥부쟁이(부지깽이나물)
나리분지에서 깃대봉을 가려면 관리사무소에서 용출소 방향으로 가거나 성인봉 방향의 원시림을 지나 투막집을 경유해 깃대봉으로 가는 두가지 방법이 있는데 우리는 용출소 방향으로 진행하기로 하고 잘 나있는 탐방로를 따라 걸음을 시작합니다.
알봉분화구 탐방로 입구에 도착했지만 주변 조망이 없어 볼게 없다는 선답자들의 의견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 그냥 지나치기로 합니다.
'섬말나리' 조형물.

개척민들이 이곳에 와서 먹을게 없다보니 산야에 자생하고 있는 섬말나리 뿌리를 캐 먹고 살았다 하여 나리골로 불려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나리 용출소(羅里 湧出沼).

 

경상북도 울릉군 북면 나리 산125-1번지 일대에 있는 용출소로, 울릉도 북부지역의 상수원이다.
추산 용출소라고도 한다. 울릉도 나리분지에 스며든 지하수가 땅 위로 솟아나는 곳으로, 울릉도 북부지역의 상수원일 뿐 아니라 추산수력발전소의 수자원으로도 이용된다. 추산(錐山)이라고도 불리는 송곳산 옆 해발고도 270m 지점의 바위 틈에서 초당 220ℓ의 물이 솟는데 국내에서 이곳처럼 대량의 용출수가 솟는 곳은 아주 드물어 수자원으로서 보존가치가 높다.
용출수가 샘솟는 바위층은 화산 쇄설암인 응회암으로 일종의 투수층 역할을 하는데 나리분지의 칼데라에 저장된 물을 울릉도 해안지역으로 공급하는 통로가 되고 있다. (참조 : 네이버 지식백과)

 

용출소를 구경하고 싶었지만 수질보호를 위해 출입을 금하고 있어 아쉬운 마음으로 지나오니 추산마을 갈림길을 만나게 되고 진행은 좌측 알봉둘레길로 이어집니다.
다년생 양치식물인 '관중'
빨갛게 물이 든 단풍나무가 눈길을 끄는 등로를 따라 진행하니
육지에서는 보기 힘든 울릉도 특산 식물들이 즐비합니다.
용출수를 떠난지 30분 가량 지나 도착한 깃대봉 입구입니다.
제법 흔들거리는 출렁다리를 건너
푸르름을 잃지 않고 있는 '참고비' 군락을 지나
가파르게 솟구치는 계단길을 거침없이 올라가니
가을의 한적한 곳에서 익어가는 가을을 만나게 되는군요.
깃대봉 트레킹에 나선지 1시간 20분 가량... 드디어 정상이 눈 앞에 다가왔네요.
깃대봉 인증샷.
발 아래로 평리와 현포리, 현포항이 내려다보이고 멀리 한국의 10대 비경중 하나인 대풍감이 보이는군요.
이번 여정에 찾아보고 싶었지만 향목모노레일이 태풍에 피해를 입어 보수중이라 출입을 할 수 없었지요.
바로 앞의 '석봉' 아래에는 울릉천국이 있다는데 가려져 보이지 않네요. 다음 기회에는 저곳으로 내려가봐야겠습니다.
바다에 떠있는 코끼리바위가 자그마하게 보이고 송곳봉이 뾰족하게 솟아 있네요.
천부항 그리고 죽암, 딴바위...
나리분지 방향... 그 뒤로 나리봉.
성인봉, 말잔등, 그리고 시설물이 있는 천두봉.
뒤쪽 높은 봉우리가 미륵산, 우측 골짜기 사이에 솟아있는 옥녀봉.
석봉, 공암 그리고 송곳봉...
당겨본 공암(코끼리바위).
척박한 곳에서도 푸르름을 잃지 않고 잘 자라고 있는 '참고비'

 

울릉도에서 참고비 또는 울릉 고사리라고 불리는데, 울릉도 개척 이후 현재까지 제사상에 빠지지 않는 대표적인 귀한 나물이랍니다.

 

깃대봉을 내려와 출렁다리를 건너 만나게 되는 메밀밭... 허수아비가 귀엽네요.
투막집과 원시림으로 가는 알봉둘레길은 알봉전망대를 경유해서 오는 코스에 비해 훨씬 부드러운 길이네요.
여름이면 우거진 녹음도 너무 좋고 안개낀 원시림은 또 다른 분위기를 만드는데 이 가을에는 또 이런 분위기를 연출하네요.
밝은 햇살이 내리쬐는 알봉분지로 나오니 멀리 뾰족한 성인봉이 올려다보이고 두 채의 투막집엔 지붕교체공사가 진행중이네요.
형제봉, 송곳산, 깃대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성인봉 갈림삼거리에 있는 투막집. 지붕개량을 하기 위해 억새를 베어다 담장 옆에 주욱~세워놓았네요.
투막집 지붕개량에 쓰일 억새들을 배경으로 한 컷 남겨봅니다.
억새밭 뒤로 말잔등...
이번에는 성인봉 방향입니다.
투막집 뒤쪽으로 새롭게 울릉국화를 심어놓아 볼거리를 제공해주는 공간이 있어 들어가 봅니다.
울룽국화군락지에 있는 개체수보다 훨씬 많이 식재되어 있는데다 바람에 흩날리는 모습이 매혹적입니다.
산행을 위해 바쁜 걸음 옮겼던 지난 날과 달리 여유로운 마음으로 울창하게 우거진 원시림 숲속을 걸으며
훼손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고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는 것 같네요.
해국(海菊).
원시림을 빠져나와 나리분지로 들어서서 바라본 나리봉에는 가을이 한창입니다.

 

 

 

울릉도를 찾을 때면 으례히 성인봉 산행이 당연하다는 듯 가뿐 숨 몰아쉬며 성인봉을 올랐었는데 네 번째 방문인 이번에는 조망이 너무 좋아 요즘 인기가 좋다는 깃대봉을 찾아 올라보니 핫플레이스로 뜨고 있다는 사실이 실감이 나더군요.

하늘과 땅 바다 그리고 원시림 숲길이 하나되어 펼쳐지는 울릉도! 

시원하고 아름다운 자연이 눈을 즐겁게 해주었고 자꾸만 돌아보게 되는 절경에 취해 쉬이 자리를 뜨기가 싫었던 깃대봉을 내려와 밝은 햇살과 깨끗하고 맑은 날씨 속에서 천천히 원시림 숲길을 걸으니 세상속의 모든 근심은 저만치 물러가버린 것 같습니다.

나리분지 버스 종점에 있는 늘푸른산장식당을 찾아 반겨주는 사장님과 오랜만에 만난 인사를 나누고 산채비빔밥으로 맛난 점심식사를 마치고서 오후 일정을 시작하기로 합니다.

시간에 구애 받음없이 느림의 미학으로 다녀온 나리분지 깃대봉과 알봉둘레길의 가을... 가을은 점점 더 깊어만 가고 멋드러진 풍경과 푸르른 가을하늘 그리고 청정 공기를 맘껏 마신 몸뚱아리는 날아갈 듯 가벼워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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