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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달이 사는 집

10년만에 다시 찾은 가야산 만물상 본문

◈ 산행이야기/☆ 2020년도 산행

10년만에 다시 찾은 가야산 만물상

해와달^^* 2020. 11. 29. 22:16

♤ 산행일자 : 2020. 11. 28 (토)  날씨 - 맑음

♤ 산행장소 : 경북 성주군 수륜면 일원

♤ 산행인원 : 아내와 함께...

♤ 산행코스 : 백운동 탐방지원센터-너럭바위-976봉-1080봉-상아덤-서성재-용기골 백운암지-백운교3,2,1교-백운동 탐방지원센터(원점회귀)

♤ 산행시간 및 거리 : 4시간 10분, 5.9km(식사 및 휴식 포함, GPS 기준)

 

 

 

 

◈ 산행기

이번 주말에는 어느 산으로 가볼까나 하는 행복한 고민(?)을 하다가 문득 떠오르는 곳이 있었으니 가야산 만물상입니다.

그동안 가야산은 서너 번 가량 다녀온 것 같은데 만물상코스는 한번 밖에 다녀오질 않아 다시 찾고픈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집사람 데리고 가기에는 다소 무리가 아닐까 싶어 차일피일 미루어 두었었는데 더는 미룰 수 없을 것 같아 다녀오기로 하고 준비를 마친 뒤 집을 나서봅니다.

다만 기상을 조금은 늦게 한 탓에 출발시간이 늦어 정상까지 다녀오려면 시간이 촉박할 것 같아 산행하면서 조정하리라 마음을 먹고 차를 몰아 대구-포항간 고속도로를 거쳐 경부고속도로로 갈아탄 뒤 왜관IC를 빠져나와 성주읍을 지나 백운동주차장에 도착을 하니 벌써 넓은 주차장에 많은 차들이 주차되어 있네요. 역시 가야산의 인기는 대단한가 봅니다.

오늘 날씨가 조금 흐리다는 일기예보를 보았는데 밝은 햇살이 온누리를 비추고 있어 구라청의 예보가 오늘은 잘 틀렸다고 생각하면서 온 몸을 감싸고 지나가는 제법 쌀쌀한 바람의 한기를 느끼며 탐방지원센터를 향한 걸음을 시작합니다.

 

산행궤적
들,날머리인 백운동탐방지원센터 앞입니다. 보이는 곳에서 좌측으로 만물상, 우측으로 용소골 입구가 표시되어 있습니다.
만물상 탐방로 입구에서 인적사항을 적고 가파른 계단으로 올라섭니다.

참고로, 가야산 만물상은 현재 탐방예약제를 실시하고 있으며 평일은 100명, 주말은 500명까지 입장이 가능합니다.

 

만물상능선 초입은 백운동탐방지원센터에서 바로 시작하는 곳으로 초반 들머리부터 급격하게 치고 오르는 된비알 구간이라
몸이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바로 가풀막을 맞게되니 더 힘들고 컨디션 조절에 실패하기 십상이라 뒤처져 올라오는 집사람을 채근하지 않고 기다려주면서 가급적 천천히 오르기로 합니다.
오름길 우측으로 보이는 칠불봉에서 동성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가파르게 이어지는 계단을 올라서면
바위 틈에서 인고의 세월을 보내고 있는 소나무가 눈길을 끄는 너럭바위에 도착하게 됩니다.
대한불교조계종 소속의 사찰인 천년고찰 심원사(深源寺) 뒤로 두무산과 오도산이 보이는군요.
만물상코스를 오르며 건너다 본 동성봉 마루금
들머리가 있는 성주군 수륜면 백운리 전경.
올라가야 할 만물산 능선...
심원사 뒤로 오를 수 있는 그리움릿지...
심원골 너머로 철옹성처럼 성벽을 두르고 있는 그리움릿지... 이름처럼 자꾸 그리워지지만 언제 가볼 수 있을런지...
만물상 남근바위는 여전하고
시야에 들어오는 만물상구간의 모습에 발걸음은 저절로 바빠지기 시작합니다.
설악산의 공룡능선을 그대로 축소한 듯한 가야산 만물상코스는 기이하게 생긴 바위 능선의 아기자기함과
분재 같은 예쁜 소나무들을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한 구간이랍니다.
산성의 흔적이 역력한 구간을 지나고
976봉의 바위 위에 올라가고 싶었지만 세차게 불어대는 바람에 꼬리를 내리고
만물상의 진면목이 펼쳐질 1,080봉을 향한 걸음을 계속해 나갑니다.
능선 자락에 제멋대로 솟아있는 바위들은 그야말로 만물상...
걸어가면서도 뒤돌아 보면서도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절경입니다.
건너편 가야산 공룡능선 상의 사자바위에서 뻗어내린 지능선... 일명 그리움릿지가 희끗한 바위벽을 드러내며 위용을 뽐내고 있습니다.
아기자기하게 자리잡은 바위들의 향연이 펼쳐질 암릉길을 가파르게 오르면
좌측 멀리로 만물상 코스의 최고봉인 상아덤이 시야에 들어옵니다.
거대한 바위틈을 비집고 힘겹게 오르다 보면 심장이 터질 듯한 그 순간 기기묘묘한 바위들이 장관을 이루기 시작합니다.
택리지의 저자 이중환이 석화성(石火星)의 절정이라 극찬했던 암릉미가 걸작인 가야산 칠불봉의 옹골찬 암봉들...
1080봉 정상에 있는 바위에 오르고자 했지만 극구만류하는 집사람의 성화에 그만 포기를 하고 에돌아 내려서면
상아덤을 향해 열심히 기어가고 있는 거북바위가 반겨줍니다.
변함없이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거북바위'를 각도를 달리해 담아보고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 천태만상의 얼굴을 하고 있는 바위 군락들도 바라보면서
가까이 다가온 1096봉과 상아덤을 향한 걸음을 계속해 나갑니다.
가야산 정상인 칠불봉, 동성봉 능선까지 확 트이는 멋진 풍경.
갖가지 모양을 한 바위가 지천에 뽐내는 듯 널려 있으니 어찌 눈이 즐겁지 않겠습니까...
바위 하나하나가 모여 만 가지 형상을 이뤄 만물상이라 불리는 곳...
10년이 지난 아직도 기도가 끝나지 않은 듯 여전히 세상을 등지고 면벽 좌선하는 모양의 기도바위(일명 부처·불상바위).
푸른 능선을 따라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은 바위들의 향연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살짝 내려섰다가 이어지는 다음 암봉으로 계단을 밟고 올라서 1096봉으로...
가끔씩 허리를 펴고 되돌아 보면 새로운 감흥으로 맞아주는 지나온 흔적들...
동장대능선과 1080봉.
칠불봉과 동성봉으로 이어지는 암릉...
일명 주름바위
계속되는 돌계단길을 올라서면 상아덤 직전의 암봉에 올라서게 됩니다.
기기묘묘한 바위들이 어우러져 장관을 이루고 있는 만물상을 조망하기에 최적의 장소이지요.
수많은 바위의 군상은 서로 어울리며 하나의 거대한 풍경을 연출하는데 한마디로 ‘기암괴석의 향연’이고 ‘자연의 교향악’이 따로 없습니다.
가까이 다가온 상아덤.
지나온 1096봉과 1080봉.
가야산 최고의 조망처인 상아덤...

 

 

만물상 입구에 해당하는 상아덤은 만물상을 내려다보는 최고의 조망처입니다.
기이한 바위들로 이뤄진 곳인데 여러가지 전설도 많이 있습니다. 
상아덤은 가야국의 모태가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는데 가야산 여신인 '정견모주'(正見母主)와 하늘신 '이비하'(夷毗訶)가 노닐던 곳이란 전설을 갖고 있습니다. 
가야산처럼 성스런 기품과 아름다운 용모를 지닌 정견모주는 가야산 자락에 사는 백성들이 가장 우러러 믿는 신. 
여신은 백성들에게 살기 좋은 터전을 닦아주려 마음 먹고 큰 뜻을 이룰 힘을 얻기 위해 밤낮으로 하늘에 소원을 빌었습니다. 
그 정성을 가상히 여긴 하늘신 이비하는 어느 늦은 봄날 오색구름 수레를 타고 상아덤에 내려 앉았습니다. 
천신과 산신은 성스러운 땅 가야산에서 부부의 연을 맺고 옥동자 둘을 낳았는데 형은 아버지인 천신을 닮아 얼굴이 해와 같이 둥그스름하고 불그레했고 아우는 어머니 여신을 닮아 얼굴이 갸름하고 흰 편이었답니다.
그래서 형은 뇌질주일(惱窒朱日), 아우는 뇌질청예(惱窒靑裔)라 했습니다.
형은 대가야의 첫 임금 '이진아시왕'이 됐고, 동생는 금관가야국의 '수로왕'이 됐다고 합니다. 

 

상아덤에 서서 지나온 만물상을 바라보니 마치 불꽃처럼 솟아오른 용맹한 기세가 느껴져 가슴 속까지 시원해집니다.
상아덤을 지나와 산죽밭을 통과해 나가면
경북 성주군 수륜면과 경남 합천군 가야면을 이어주는 고개인 서성재(西城岾)에 닿게 됩니다.
서성재에서 칠불봉까지 갈 수도 있는 시간이었지만 다음 기회로 미루고 용기골로 하산을 하기로 합니다.
겨울산행에 있어 하산시각에 용기골에 어둠이 내려앉을 것 같아 무리하지 않기로 마음먹은 때문이지요.
백운암지(白雲庵址) 안내판.
법수사가 창건(802년)되면서 그에 따른 부속 암자로 세워졌을 것으로 추정되는 백운암 터... 남아있는 석축의 흔적으로 짐작할 수 있네요.
잎이 거의 다 떨어져 앙상한 가지만 남아있는 겨울색이 완연한 용기골의 숲길따라
계곡을 따라 흘러내리는 가는 물소리를 음악삼아 잘 정비된 등로를 부지런히 내려오니
앉아서 쉴수 있는 벤치가 마련되어 있는 옛 백운동대피소 터를 지나게 됩니다.
용기골을 가로질러 놓여있는 백운 3교를 건너
순하디 순한 산길을 거침없이 내려서니
어느 덧 백운 2교를 만나게 되는군요. 부근 어디엔가에 동장대를 오르는 루트가 있다는데...
다음 기회에는 용기골부터 올라 거꾸로 진행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다리 입구에 정성스레 쌓아놓은 돌탑이 있는 백운 1교를 지나
막바지 등로를 이어가니
용기골탐방로를 빠져나오게 되고 수고했다며 인사를 건네주는 백운동탐방안내소 공단직원의 인사를 받으며 만물상 산행을 마무리합니다.

 

 

4시간 남짓의 짧은 산행이 아쉬워 집사람에게 가야산 근처에 있는 독용산성을 구경시켜 주기 위해 차를 몰고 독용산성까지 올라가보니 정상까지는 못가겠다고 해서 독용산성 동문까지만 다녀온 뒤 내려오는 길에 성주호 전망대를 들러보기로 합니다.

 

성주호전망대 안내판.
성주호 전망대에서 바라본 가야산.
성주 독용산
발 아래로 펼쳐지는 성주호의 풍경을 보면서 다시 한번 독용산 산행을 꿈꾸면서 구불구불한 임도를 내려와 귀로에 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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