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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달이 사는 집

동지기도를 겸해 찾은 팔공산 갓바위 산행 본문

◈ 산행이야기/☆ 2020년도 산행

동지기도를 겸해 찾은 팔공산 갓바위 산행

해와달^^* 2020. 12. 14. 21:47

♧ 산행일자 : 2020. 12. 13 (일)  날씨 - 흐린 후 맑음. 미세 먼지 - 나쁨

♧ 산행장소 : 대구광역시 동구, 경산시 와촌면, 영천시 청통면 일원

♧ 산행인원 : 아내와 함께...

♧ 산행코스 : 경산 갓바위주차장-감나무집 옆 산불감시초소-은해능선-은해사, 중암암갈림길-은해봉-노적봉-관봉(갓바위)-용주암-약사암-관봉동릉-경산 갓바위주차장(원점회귀)

♧ 산행시간 및 거리 : 4시간 55분, 8.46km (식사 및 휴식, 갓바위부처님 참배 포함. GPS 기준)

 

 

 

 

◈ 산행기

토요일 하루를 집에서 온전히 축 쉬면서 피로를 풀고 저녁에는 철길숲을 걸으며 다음 날 산행을 위한 워밍업을 한 뒤 일찍 일어나 간단하게 아침을 해결하고 배낭을 꾸려 집을 나섭니다.

춥다는 일기예보에 단단히 준비를 마치고 이동에 있는 김밥집을 찾아 김밥 두줄 갈무리하고 대구-포항간 고속도로를 달려 갓바위로 향합니다.

동지도 가까워진데다 연말연시도 보름 남짓 남았으니 갓바위 부처님을 찾아 한해의 무탈함과 새로이 다가오는 새해에도 가족 모두의 건강과 행복을 발원하고파 산행을 겸한 발걸음을 나서게 됩니다.

10시가 될 무렵 도착한 경산갓바위주차장에는 차가운 날씨에도 아랑곳 없이 주차되어 있는 차량들이 제법 눈에 띄는군요. 준비를 마치고 2년 만에 다시 같은 코스로 걷게 될 산행의 들머리인 감나무집 옆의 산불감시초소를 향해 이동을 하며 갓바위부처님을 향한 걸음을 시작합니다.

 

산행궤적
오늘 산행의 출발점이자 도착점인 갓바위 제3주차장을 빠져나와
도로를 따라 조금 내려와 감나무집을 지나 뒤쪽으로 보이는 산불감시초소를 좌측으로 끼고 돌아들면 오늘의 산행은 시작이 됩니다.
산불감시초소 옆의 차량이 다닐 수 있을 정도의 넓은 길을 조금 걸어가면
길 끝에 있는 민가에 이르기 전 산길로 들어서게 되고
곧이어 이정표를 만나게 되는데 곧장 나있는 등로를 따르면 난이도가 약한 길을 따라 능선에 오르게 되지만 시간을 절약할 요량으로 좌측으로 시그널이 나부끼는 가파른 산길로 올라섭니다.
등로는 가파르게 솟구치며 가뿐 숨 몰아쉬게 하지만
폐부 깊숙이 파고드는 차가운 공기를 마시며 오르니
그리 어려운 등로는 아니라는 생각이 드네요.
30분 가량 남짓 가풀막을 극복하고 올라선 주능선에서 우회로를 지양하고 바윗길로 진행하니
경산 방향으로 조망이 트이는 전망바위에 서게 됩니다.
무학산 능선 아래로 하양읍이 훤하고
산행을 시작했던 주차장이 있는 선본사골이 내려다보이고 뒤쪽으로 관봉동릉, 명마산능선, 그리고 멀리 환성산까지 보입니다.
좀더 우측으로 시선을 돌려보면 가야할 관봉, 농바위, 노적봉(좌측부터)이 차례로 보이는군요.
전망바위를 떠나 암릉길을 따라 은해봉을 향한 등로를 이어가니
숲 사이로 일명 돌구멍절이라 일컬어지는 중암암(中巖庵)과 그 위로 삼인암(三人岩)이 건너보입니다.
은해봉으로 가면 갈수록 시야는 넓어지고 앙상한 나뭇가지에는 잎이 없어 산과 봉우리들의 능선이 선명하게 눈에 들어옵니다.
산행은 어렵지 않아 차가운 겨울바람속에서도 진행에는 지장이 없네요.
비록 오르막, 내리막이 있지만 깊고 높지않아 편안하게 다닐 수 있고 이정표 또한 잘되어 있어 길 잃을 염려가 없답니다.
관봉이 건너보이는 조망처에서 막힘없는 조망을 담아봅니다. 독경소리가 온누리에 퍼지는 갓바위 너머로 환성산이 우뚝하고
왼쪽 봉우리부터 관봉, 중간에 사각형처럼 보이는 농바위, 그 옆으로 두 개의 봉우리처럼 보이는 노적봉이 건너보이고
우측으로는 남,북방아덤과 삼봉이 이어지고 있네요.
당겨본 갓바위 상,중,하단의 모습
은해사와 중암암으로 갈수 있는 삼거리입니다.
비록 흐린 날씨이긴 하지만 비도 내리지 않고 조망 또한 괜찮은 편이어서 참으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삿갓봉, 신령봉이 주봉인 동봉, 비로봉을 향해 달려가고 있고 신령봉에서 가지를 친 코끼리바위능선의 모습도 시야에 들어옵니다.
등산로 공사에 쓰일 부자재가 널려있는 은해봉입니다.
은해봉을 지나 우회로를 거치지 않고 곧장 암봉에 올라서니 비로봉으로 이어지는 주능선이 길게 뻗어가고
주능선에서 대구방향으로 뻗어내린 지능선들이 사열을 하듯 도열해 있고
가야할 관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에는 방아덤과 노적봉, 농바위가 줄을 잇고 있는 모습입니다.
사방으로 조망이 터지며 산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는 팔공산 주능선을 걸으며
올라온 경산 쪽의 풍경도 바라보면서 비록 흐린 날씨지만 조망이 괜찮은 것에 대한 안도감을 느끼며 바윗길을 쉼없이 오르내립니다.
갓바위로 향해 걷는 동안 머리속에는 욕심과 소원의 차이가 무엇일까를 생각하니 살짝 혼란스러워지는군요.
여러 가지 생각들이 떠 오르지만 그것의 경계는 무엇일지 명쾌한 답이 나오질 않네요.
소원을 이루기 위해 그에 대한 투자없이 막연한 기대만을 바라는 것은 소원이 아니라 욕심입니다. 소원을 이루기 위해 욕심을 부리는 오류를 범해서는 안되겠지요.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니 "욕심은 분수에 넘치는 무엇을 탐내거나 누리고자 하는 마음이고, 소원은 어떤 일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것이다" 라고 되어 있습니다.
법륜스님은 '바라는 일이 이루어지지 않을 때 마음이 괴로우면 욕심이고 실패하더라도 계속 연구하고 노력하면 소원'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과정을 집중하지 못하고 결과를 중시하면 욕심이 될 수밖에 없고, 과정을 중시하여 현재에 집중하면 소원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갓바위부처님께 소원 하나만을 발원하기 위해 이 생각 저 생각으로 걷는 동안 어느 새 북방아덤에 있는 기암에 닿게 되네요.
북방아덤에서 바라본 남방아덤과 노적봉.
북방아덤 바위 사이로 보이는 관봉.
이곳에서 바라보는 팔공산 주능선의 모습은 웅장하기 이를 데 없답니다.
저 멀리 독수리오형제라 불리우는 공산, 응봉, 동응해산, 서응해산, 도덕산으로 이어지는 빨래판능선이 오늘따라 유난히 도드라져 보이네요.
남방아덤 아래에 있는 바람을 막아주는 특급포인트에서 준비해간 김밥과 삶은 계란과 따끈한 커피로 점심을 해결하고
노적봉을 오르고파 찾아들었지만 길을 찾지 못한데다 날씨마저 차갑고 매서운 겨울바람이 몰아치고 있어 안전을 위해 다음 기회로 미루고 주변만 맴돌다 내려와 노적봉이 바라보이는 전망데크에서 카메라에 담아봅니다.
노적봉에서 뻗어내린 인봉능선.
한층 가까워진 갓바위를 카메라에 담고서 등로를 계속 따르면
등산로 데크공사가 진행중인지 자재들이 널려 있는 선본재오거리에 내려서게 됩니다.
주능선을 계속 따르고 싶지만 통제 입간판이 서있어 좌측 아래로 내려섭니다.
선본사주차장에서 올라오는 계단과 합류가 되는 중주등산로 NO.1번 지점입니다.
코로나정국임에도 추위에 아랑곳 없이 갓바위를 찾은 탐방객들이 적지 않네요.
갓바위 하단 삼성각 지붕 옆의 바위에 음각되어 있는 고추는 여전하네요.
갓바위 하단.
갓바위 중단. 석탑 주변으로 새롭게 지붕을 만들어놓았는데 보기에는 그리 좋지 않아 보입니다.
한 가지 소원은 꼭 이루어 준다는 영험 있는 "경산팔공산관봉석조여래좌상" 이른바 '갓바위부처님'입니다.
동지를 맞아 팥 한 봉지와 정초를 앞둔 의미로 굵은 양초 하나를 구입하여 부처님 전에 공양을 하고 간절한 마음을 담아 108배를 올립니다.

 

애써 잘하려고 하거나 안되는 일을 억지로 하려하지 않고 자신에게 주어진 바탕에서 소소하게 살아가는 지혜를 주시옵소서.
조금씩 천천히 살아도 매일매일이 똑같아도 느리고 반복되는 삶이라도 모든 걸 받아들이고 너무 많은 고민으로 나 자신을 옭아 매지 않도록 해 주시옵고 느림과 반복의 삶에도 결코 염증이나 좌절을 느끼지 않게 하여 주소서.
얼굴에 미소 지음과 마음이 평화롭게 하여 주시고 매사에 감사하고 긍정적이며 내가 만들어가는 모든 관계의 인연을 소중하게 여기게 하여 주옵시고 어떤 욕심도 어떤 갈망도 없이 오직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게 하여 주옵소서...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기도를 마치고 정성껏 절을 하고 일어나 주변을 둘러보며 카메라에 담아내고 하산 준비를 시작합니다.
약사암과 용주암으로 이어지는 대한리 골짜기.
용덕사, 용주암 뒤로 명마산 능선이 이어지고 멀리 환성산이 우뚝합니다.
환성산에서 뻗어내린 능선 너머로 요령봉, 대암봉, 용암산이 보이네요.
둥근 얼굴에 굳게 다문 입, 당당하고 건장한 몸체에는 위엄과 자비가 깃들어 있어 통일신라시대의 대표적 걸작으로 보물 제431호로 지정되어 있는 갓바위부처님께 합장 반배로 예를 올리고 갓바위를 내려갑니다.
갓바위에서 내려가면 약사암과 용주암으로 가는 갈림길이 나오는데 먼저 용주암을 둘러보고 약사암으로 향할 생각이어서 우측 아래로 내려섭니다.
용주암 입구의 모습으로 돌아나올 때는 우측 신장상 뒤로 내려올 계획입니다.
먼저 팔각탑과 석등이 반겨주는군요.

 

팔공산 갓바위 앞산에 위치한 용주암은 1963년 창건된 사찰로 현재 성학스님이 주지로 계십니다.
부처님의 자비를 몸소 실천하고자 평소에도 신도들과 등산객을 위한 무료 급식을 실시하며 매년 어려운 이웃돕기 성금.성품 기탁에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다고 합니다.
팔공산 갓바위를 둘러보고 내려다보이는 용주암을 찾아 '만발공양'이란 글귀를 느껴 봅니다. '만발공양'이란 부처님 생전 발우에 밥을 수북하게 담아 여러 사람들이 배불리 먹을수 있게 공양을 베푸는 데서 유래된 나눔 실천 수행을 일컫는 말 이라고 합니다.

 

올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주지스님의 공덕이 참으로 대단함을 다시금 느낍니다.
윤장대와 엄청 큰 목탁이 있는 윤장각.
용주암에서 올려다 본 갓바위.
차도를 따르지 않고 수많은 돌부처가 조성되어 있는 곳으로 들어서니
산 비탈진 곳에 작은 돌 부처가 셀 수없이 많네요. 더구나 제각각 닮은 게 하나도 없으니 더더욱 놀랄 일입니다.
용주암을 나와 약수암으로 가는 도중에 만나게 되는 '용덕사'로 아직 한번도 들어가 보지는 못하고 스쳐 지나기만 하네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지나 다녔는지 반들반들한 산길을 따라가면
은은한 독경소리가 울려퍼지는 팔공산 약사암(八公山 藥師庵)에 닿게 됩니다.
팔공산 관봉 아래에 자리한 약사암은 대한불교 선교종으로 경내에는 '삼천불상'을 모신 법당과 산신각 등이 있고 갓바위를 오르는 길목에 있다보니 항상 참배객과 등산객이 붐비는 곳이지요.
약사암을 나와 관봉 동릉으로 향합니다.
선본사주차장으로 갈수 있는 사거리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진행하게 되면
잠시 후 좌측으로 시그널이 나부끼는 계곡으로 내려서야 하고 계속되는 등로는 개울가식당으로 이어집니다.
나뭇잎이 다떨어지고 벌거벗은 나무 본연의 모습에서 겨울이 주는 의미는 참으로 많은 듯 합니다. 그 중 깨끗하게 털어내고 새로움을 준비하는 과정이 참으로 명쾌하다는 느낌이 드는군요.
계곡으로 내려선지 10여분의 시간이 흐른 뒤 만나게 되는 아치형 철다리를 건너
갓바위 제3주차장에 도착하면서 오늘의 산행을 마무리합니다.

 

 

동지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데다 올해도 이제 보름 정도밖에 남지 않은 한 해의 끝자락에서 지나온 삶을 돌이켜보며 반추도 해보고 새로이 맞이할 새해에도 가족 모두가 부처님의 가피 아래 건강하고 행복한 삶이 되기를 발원하고자 갓바위부처님을 찾은 오늘... 갑자기 찾아든 한파에 움추러들 법도 하지만 겨울산행의 또다른 맛을 느낄 수 있어 좋았고 영험한 갓바위부처님을 찾아가는 걸음에 많은 생각들을 할수 있어서 더더욱 뜻깊었던 시간이 아니었나 싶네요.

행복을 위해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서 불행하다고 푸념하던 일과 어제와 똑같이 살면서 변화를 바라는 마음과 큰 사랑을 받고 있는데도 당장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실망하던 일과 주위 사람들의 배려를 알아채지 못하고 혼자 서운해 하던 것들을 반성하며 다가오는 새해에는 조금씩 긍정적으로 변해갈 수 있기를 바라며 꼬리를 물고 귀가길에 오르는 차량들의 뒤꽁무니를 쫓아 포항으로 달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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