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일자 : 2020. 12. 13 (일) 날씨 - 흐린 후 맑음. 미세 먼지 - 나쁨
♧ 산행장소 : 대구광역시 동구, 경산시 와촌면, 영천시 청통면 일원
♧ 산행인원 : 아내와 함께...
♧ 산행코스 : 경산 갓바위주차장-감나무집 옆 산불감시초소-은해능선-은해사, 중암암갈림길-은해봉-노적봉-관봉(갓바위)-용주암-약사암-관봉동릉-경산 갓바위주차장(원점회귀)
♧ 산행시간 및 거리 : 4시간 55분, 8.46km (식사 및 휴식, 갓바위부처님 참배 포함. GPS 기준)
◈ 산행기
토요일 하루를 집에서 온전히 축 쉬면서 피로를 풀고 저녁에는 철길숲을 걸으며 다음 날 산행을 위한 워밍업을 한 뒤 일찍 일어나 간단하게 아침을 해결하고 배낭을 꾸려 집을 나섭니다.
춥다는 일기예보에 단단히 준비를 마치고 이동에 있는 김밥집을 찾아 김밥 두줄 갈무리하고 대구-포항간 고속도로를 달려 갓바위로 향합니다.
동지도 가까워진데다 연말연시도 보름 남짓 남았으니 갓바위 부처님을 찾아 한해의 무탈함과 새로이 다가오는 새해에도 가족 모두의 건강과 행복을 발원하고파 산행을 겸한 발걸음을 나서게 됩니다.
10시가 될 무렵 도착한 경산갓바위주차장에는 차가운 날씨에도 아랑곳 없이 주차되어 있는 차량들이 제법 눈에 띄는군요. 준비를 마치고 2년 만에 다시 같은 코스로 걷게 될 산행의 들머리인 감나무집 옆의 산불감시초소를 향해 이동을 하며 갓바위부처님을 향한 걸음을 시작합니다.
애써 잘하려고 하거나 안되는 일을 억지로 하려하지 않고 자신에게 주어진 바탕에서 소소하게 살아가는 지혜를 주시옵소서. 조금씩 천천히 살아도 매일매일이 똑같아도 느리고 반복되는 삶이라도 모든 걸 받아들이고 너무 많은 고민으로 나 자신을 옭아 매지 않도록 해 주시옵고 느림과 반복의 삶에도 결코 염증이나 좌절을 느끼지 않게 하여 주소서. 얼굴에 미소 지음과 마음이 평화롭게 하여 주시고 매사에 감사하고 긍정적이며 내가 만들어가는 모든 관계의 인연을 소중하게 여기게 하여 주옵시고 어떤 욕심도 어떤 갈망도 없이 오직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게 하여 주옵소서...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팔공산 갓바위 앞산에 위치한 용주암은 1963년 창건된 사찰로 현재 성학스님이 주지로 계십니다. 부처님의 자비를 몸소 실천하고자 평소에도 신도들과 등산객을 위한 무료 급식을 실시하며 매년 어려운 이웃돕기 성금.성품 기탁에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다고 합니다. 팔공산 갓바위를 둘러보고 내려다보이는 용주암을 찾아 '만발공양'이란 글귀를 느껴 봅니다. '만발공양'이란 부처님 생전 발우에 밥을 수북하게 담아 여러 사람들이 배불리 먹을수 있게 공양을 베푸는 데서 유래된 나눔 실천 수행을 일컫는 말 이라고 합니다.
동지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데다 올해도 이제 보름 정도밖에 남지 않은 한 해의 끝자락에서 지나온 삶을 돌이켜보며 반추도 해보고 새로이 맞이할 새해에도 가족 모두가 부처님의 가피 아래 건강하고 행복한 삶이 되기를 발원하고자 갓바위부처님을 찾은 오늘... 갑자기 찾아든 한파에 움추러들 법도 하지만 겨울산행의 또다른 맛을 느낄 수 있어 좋았고 영험한 갓바위부처님을 찾아가는 걸음에 많은 생각들을 할수 있어서 더더욱 뜻깊었던 시간이 아니었나 싶네요.
행복을 위해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서 불행하다고 푸념하던 일과 어제와 똑같이 살면서 변화를 바라는 마음과 큰 사랑을 받고 있는데도 당장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실망하던 일과 주위 사람들의 배려를 알아채지 못하고 혼자 서운해 하던 것들을 반성하며 다가오는 새해에는 조금씩 긍정적으로 변해갈 수 있기를 바라며 꼬리를 물고 귀가길에 오르는 차량들의 뒤꽁무니를 쫓아 포항으로 달려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