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일자 : 2021. 02. 21 (일) 날씨 - 맑음, 미세먼지 나쁨
♧ 산행장소 : 포항시 죽장면, 영덕군 달산면 일원
♧ 산행인원 : 아내와 함께...
♧ 산행코스 : 옥녀교-신교-경방골-호박소-비룡폭포-내연지맥능선 합류-곰바위 삼거리(비룡폭포갈림길)-바데산-옥녀교
♧ 산행시간 및 거리 : 3시간 52분, 7.55km(점심 및 휴식 포함. GPS 기준)
◈ 산행기
휴일 오전근무를 빨리 마무리하고서 집으로 돌아와 아내와 함께 서둘러 집을 나서 흥해읍을 거쳐 영덕으로 차를 몰아갑니다. 주말마다 나서는 산행길에 이번 주도 빼먹을 수는 없는 때문이지요. 오늘 가고자 하는 산행지는 옥계계곡을 끼고 있는 다소 특이한 이름을 가지고 있는 바데산입니다.
여름철이면 피서 인파로 몸살을 앓고 있던 옥계계곡에는 겨울가뭄으로 인해 급격히 줄어든 수량으로 황량함이 감돌 정도네요. 옥계교를 건너 바데산 등산로 입구인 옥녀교 부근에 주차를 해놓고 배낭을 들쳐메고 들머리로 잡은 신교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며 오랜만에 찾은 바데산 산행을 시작합니다.
산행궤적
개통되지 않은 옥녀교 입구에 주차를 해놓고 도로를 따라 신교를 향해 걸어갑니다.
동대산 산행의 들머리이기도 한 신교입구의 모습으로 좌측 시그널이 달려있는 곳으로 진입을 하게 됩니다.
등산안내판.
경방골을 따라 나있는 등로는 여름철이면 맑은 물이 철철 넘치는 곳이라 여름산행지로 각광을 받는 곳이지요.
하지만 삭막한 겨울인데다 긴 가뭄으로 수량이 줄어들어 볼 품이 없어졌네요.
바데산은 십여 년 전 동대산으로 해서 종주 형태로 걸어본 이후로 다시 찾게 되었는데
지금 걷고 있는 경방골을 비롯하여 물침이골은 지금도 자연의 신비감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여름철 계곡산행으로 제격인 곳입니다.
오늘의 코스는 경방골을 진행하다 호박소를 지나 만나는 삼거리에서 비룡폭포를 거쳐 형제바위(곰바위) 삼거리에서 바데산을 올랐다가 옥녀교로 내려오는 코스로 꾸며볼 예정입니다.
주변 경관이 괜찮은 곳에 세워져 있는 정자는 오랜 세월이 흘러 빛이 많이 바래져 있지만
여전히 오가는 길손들의 다리쉼을 하기에 좋은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이 계곡은 늘 한적해서 좋으네요. 예전 이곳을 찾았을 때를 생각하며 걷다가 한층 넓어지고 다듬어진 등로에 눈길이 갑니다.
드디어 경방골의 포토존에 들어선 것 같네요.
독특한 자태와 색상을 뽐내는 암반과 기암절벽 위에 걸린 푸른 소나무는 마치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 합니다.
오랜만에 다시 찾은 경방골은 사람들의 발길이 잦은 때문인지 폭우로 무너져 내린건지 알수 없지만
경방골의 명물인 호박소를 비롯한 계곡 곳곳에는 옛 모습을 많이 잃어버린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군요.
동대산 갈림삼거리.
호박소 뒤로 난 길을 따라 얼마 오르지 않아 두 개의 계곡이 갈라지는 지점에 이르게 되는데, 좌측으로 이어지는 계곡은 경방골이 계속되고 우측으로 꺾어지는 계곡은 동대산으로 이어지는 물침이골입니다.
예전 숯을 구웠던 숯가마의 흔적이 지금도 남아있네요.
삼거리갈림길에서 경방골을 따라 들어선지 10분 남짓...
계곡은 협곡으로 바뀌기 시작하고 등로는 가파르게 솟구치며 암벽을 따라 나있는 사면길로 오르게 됩니다.
갈수기라 수량이 풍부할 때보다 볼품은 없지만 협곡 깊숙이 자리하고 있는 비룡폭포에는 따뜻한 날씨임에도 얼음이 채 녹지 않은 모습입니다.
하늘을 찌를 듯 날카롭게 솟은 암봉 아래 층층이 수직으로 내리꽂히는 물줄기가 장관인 비룡폭포는 호박소와 더불어 경방골의 랜드마크랍니다.
비룡폭포를 지나 10분 남짓 등로를 따르다 궤적을 살펴보니 준비해온 등로를 벗어났음을 인지하게 되었지만
비룡폭포 아래의 무명폭까지 되내려가기에는 많이 지나와버렸고 계속 동대산 방향으로 진행하여 주능선으로 가려 했지만 그 또한 시간이 많이 소요될 것 같아 계곡을 건너 이어지는 등로에서 곧바로 지능선을 치고 오르기 시작합니다.
지도를 보아가며 주능선을 향해 잡목을 헤쳐가며 오르지만 가파르기 그지없는 경사도에 힘겹게 뒤따르는 집사람이 신경쓰이고 미안한 마음도 들지만 멈출 수는 없는 일이기에 부지런히 헤쳐나갑니다.
30여분의 시간을 악전고투 끝에 동대산에서 바데산으로 이어지는 주능선에 접속하게 되고 바데산 방향으로 진행을 계속하니
얼마 지나지 않아 거대한 바위 두 쪽이 어깨를 맞대고 비스듬히 서서 앞을 가로 막는데 지도를 확인해보니 '곰바위'였네요. 예전에는 학성바위, 형제바위로도 불리웠던 오랜 세월 자갈과 흙, 모래로 다져진 역암으로 그 크기가 대단합니다.
곰바위를 좌측으로 에돌아 올라서면 산행하며 놓쳤던 비룡폭포에서 올라오는 등로와 합류가 되는 삼거리에 서게 됩니다.
잠시 후 등로는 한 치의 여유도 없는 오름길의 연속으로 이어지고
힘겹게 뒤를 따르는 집사람을 기다려 독려해가며 올라서니 시원한 조망을 제공하는 전망터에 서게됩니다.
바위 끝으로 나서면 시야가 시원스럽게 트이는데 동대산(792.4m)과 거의 높이가 같아보이는 761.9봉(우)이 멀리 보이고 발 아래 경방골과 물침이골의 깊은 계곡이 내려다 보이는군요.
이후 5분 가량 마지막 오르막을 극복하면 영덕군 남정면과 달산면의 경계를 가르며 오른쪽으로 뚝 떨어지는 내연지맥 갈림길목이 되는 3면 경계지점으로 바위가 듬성듬성 자리하고 있는 곳에서 늦은 점심을 해결하고
다소 유순해지는 등로를 따라 무덤 1기를 지나쳐 오르면
삼각점과 앙증맞은 정상석과 이정목이 서있는 바데산(645.8m)에 닿게 됩니다.
바데산의 유래는 '영덕군지'에 따르면 바데산의 원래 이름은 해월봉(海月峰)이다. 산에서 바다 위에 뜬 달이 보인다고 해서 붙여졌는데, 바다와 달을 연음화해 부르다 보니 '바달기' '바들기' 또는 '바데'라는 우리말로 굳어졌다고 한다. 죽장면 하옥리 해월마을의 별칭이 '바들기'인데서도 그런 유래를 짐작할 수 있다. 동학의 제2대 교주인 해월 최시형(崔時亨·1827~1898)이 1871년 이곳에 머무른데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다. '광여도' '여지도' 등 고지도에는 산 이름이 '소지산(所之山)'이나 '소의산(所矣山)으로 표기돼 있다. '바데'를 한자로 음차하면서 초래된 현상으로 보인다.
사방이 나무로 가로막혀 있어 조망이 땀흘려 올라온 기대치 만큼은 못 미치지만 10여년 만에 다시 찾은 곳이니만큼 흔적은 하나 남겨야겠지요.
등로 우측의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팔각산의 멋진 전경을 카메라에 담고
청송 부남면으로 갈수 있는 930번 지방도가 풍치좋기로 이름난 옥계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모습도 바라보면서
쏟아지는 내림길이 계속되는 주능선을 따라 조심스레 내려갑니다.
등로는 세 개의 봉우리를 연이어 지나치게 되는데
등로 우측으로 큼직한 바위 하나가 있어 올라서보니 영덕의 명산인 팔각산이 눈 앞에 펼쳐지는군요.
당겨본 팔각산의 모습과 정상 좌측 멀리 별바위, 그리고 우측으로 가마봉, 왕거암, 대궐령 등 주왕산의 산군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지나온 바데산의 모습을 담고 전망바위를 조심스레 내려와 계속되는 등로를 이어갑니다.
지맥길답게 등로 좌우측으로는 절벽을 이루는 날등을 따라 진행하다보면 듬성듬성한 나무사이 아래로 깊고 깊은 경방골을 굽어볼 수 있는데 협곡의 깊이가 엄청남을 알 수가 있네요. 건너편 골짜기는 동대산 정상 아래의 물침이골입니다.
세 개의 봉우리 중 마지막 봉우리인 540봉을 넘어서면
날머리인 옥녀교까지 1.3km 남았음을 알려주는 이정목을 만나게 되는데 시경계갈림이기도 합니다.
이후의 등로는 급경사지대로 들어서게 되고 엄청난 된비알의 내리막을 따라 진행을 하게 됩니다.
돌무더기로 호석을 두른 '월성 진씨'묘를 지나면 벼랑 끝에 자리하고 있는 멋진 소나무를 만나게 되고
주구장창 계속되는 가파른 내림길을 이어가면
널찍한 터에 자리하고 있는 무명묘를 지나면서 유순해지기 시작하네요.
바데산을 다녀간 산악회가 매달아놓은 표지기가 마치 당집의 깃발처럼 보여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군요.
한층 부드러워진 하산길을 발걸음도 가볍게 내려서니
여전히 밝게 빛나는 햇살 아래 졸고 있는 애마를 깨워 오던 방향이 아닌 하옥의 기나긴 계곡을 따라 상옥방향으로 차를 몰아 집으로 돌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