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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달이 사는 집

은빛 억새의 춤사위가 그리워 찾아간 영남알프스 신불산-영축산 본문

◈ 산행이야기/☆ 2021년도 산행

은빛 억새의 춤사위가 그리워 찾아간 영남알프스 신불산-영축산

해와달^^* 2021. 10. 4. 18:10

♧ 산행일자 : 2021. 10. 03 (일)   날씨 - 맑음

♧ 산행장소 : 경상남도 양산시 하북면, 원동면. 울산광역시 울주군 삼남면, 상북면 일원

♧ 산행인원 : 나홀로...

♧ 산행코스 : 파래소 2교-신불산자연휴양림(하단)-파래소폭포-969봉(공비지휘소)-신불서릉-신불산-신불재-신불평원-영축산-숨은재-청수좌골-파래소 2교(원점회귀)

♧ 산행시간및 거리 : 6시간 55분, 14.16km (식사 및 휴식, 탁족 포함. GPS 기준)

 

 

 

 

◈ 산행기

주말을 맞아 모처럼 늦게까지 푹 자고나니 몸이 한결 개운해지는걸 보니 역시 중간중간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다는걸 새삼 느끼게 되는군요. 주중에는 꾸준히 걷기 운동을 하고 주말이면 산행으로 건강을 잃지 않도록 관리를 하고 있지만 나이가 들면서 체력적으로 부담이 온다는걸 체감하게 됩니다. 나이에 장사 없다는 말이 허튼 소리가 아니란걸 새삼 실감하게 되었고 무리한 산행은 자제를 해야되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토요일 하루는 온전히 바깥 출입을 삼가한 채 푹 쉬고 일요일 아침 일찌감치 산행준비를 마치고 아내가 차려주는 아침을 먹고 경주를 거쳐 경부고속도로를 달려 언양 배내고개에 도착을 하니 주차장 뿐만 아니라 도로변까지 차들로 북적이고 있네요. 가히 영남알프스의 인기를 짐작할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원래의 계획은 배내고개에서 출발하여 1차로 영축산까지 간 뒤 시간을 봐서 시살등까지 가는 것으로 잡았었는데 태봉마을에서의 버스 막차시간을 못 맞출 것 같아 원점회귀가 가능한 청수골에서 시작하기로 마음먹고 배내골주차장을 빠져나와 구비구비 고갯길을 내려와 도착한 태봉교 주변에는 주차할 곳이 마땅찮아 태봉교를 건너 신불산자연휴양림 방향으로 진행을 하니 그곳 역시 주차장이 만차인지 도로변에 주차를 해놓은 차량들이 줄을 잇고 있네요.

안쪽으로 더 들어가봤자 자리가 없을 것 같아 어느 팬션 앞 모퉁이에 차를 세워놓고 배낭을 들쳐메고서 예전 청수골산장으로 불리우던 '캠프 포레'가 있는 파래소2교로 걸어갑니다.

단장천변에 있는 베네치아산장에서 시작하여 예전 공비지휘소가 있던 육각정봉을 경유해 신불서릉으로 오를까도 생각했지만 아침을 급히 먹었는지 컨디션이 다운되는 것 같아 무리하지 않으려고 코스를 조금 줄여 파래소폭포를 지나 신불서릉으로 오르는 것으로 계획을 바꾸어 파래소2교 앞에서 GPS를 켜고 신불산의 품으로 들어갑니다.

 

산행궤적
'캠프 포레'가 있는 파래소 2교에서 오늘의 산행 시작합니다.
도로를 따라 진행하면 나오는 신불산자연휴양림(하단). 1,000원의 입장료가 있지만 무료 입장 대상자라 열 체크를 마치고 무사 통과를 하니
화사하게 피어난 가을의 전령 '구절초'가 눈맞춤을 하자며 반겨주는군요.
사철 마르지 않고 흐르는 청석골에서 흘러내리는 물소리가 오늘은 제법 우렁차게 들려옵니다.
신불재 갈림길인 데크 계단을 지나 파래소폭포 방향으로 진행하니
휴양림 상단까지 운행하는 모노레일 승강장을 지나게 되고 정비가 잘된 널찍한 도로를 따라 진행합니다.
'꽃향유'
약간의 경사길과 울퉁불퉁한 산길을 따라 10여분 가량 오르면 옛날 아연을 채굴했던 인공 동굴터가 좌측으로 모습을 드러냅니다.
곧이어 데크계단을 따라 올랐다가 다시 내려서면 풍부한 수량을 맘껏 뽐내고 있는 영알의 3대 폭포인 '파래소폭포'를 만나게 됩니다.
울산 12경 중의 하나이기도 한 '파래소폭포'
폭포 오른쪽 갈림길에서 휴양림 상단으로 올라섭니다.
가파르게 올라서던 목재 계단길은 산허리를 따라 트레바스가 되고
자연휴양림 상단으로 가는 완만해지는 등로에 '상단' 팻말이 있는 곳에서 신불 서릉쪽으로 올라붙습니다.
그동안 두 세번 이 길을 걸어보았지만 시종 이어지는 된비알이라 욕심 부리지 않고 한발한발 차근차근 내딛기로 합니다.
오늘따라 신불서릉을 오르는 산객이 없는 듯 오로지 홀로 전세를 내어 오르는 중입니다.
서릉으로 올라 붙은지 20분 가량... 휴양림 상단으로 가는 임도에 서게 되고
임도 우측방향으로 50미터 가량 진행하면 다시 서릉으로 가는 등로를 만나게 되지요.
육각정이 있는 728봉과 얼추 눈높이가 비슷해졌네요. 뒤로는 재약봉이 우뚝합니다.
'까치고들빼기'
발 아래 청석골에서 들려오는 시원한 물소리는 계절을 잊은 듯 오늘따라 유난스레 시원하게 들려오는군요.
건너보이는 육각정이 있는 728봉 뒤로는 향로산에서 재약봉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이 뻗어있고 그 오른쪽 뒤로 재약산이 우뚝한 모습입니다.
만길능선, 백발등능선 너머로는 함박등, 죽바우등으로 이어지는 영축지맥 마루금이 펼쳐지는군요.
가야할 신불서릉의 986봉을 올려다보며 다시금 결의를 다지고 가던 걸음 이어갑니다.
조릿대 가득한 막바지 가풀막을 극복하고 올라서니 그제서야 신불서릉에 서게 되고
빨치산의 공비지휘소 역할을 했던 969봉에서 천황산, 재약산을 배경으로 한장 남겨봅니다.
969봉에서의 막힘없는 조망을 두 눈으로 맘껏 즐기고 빽빽하게 들어서 있는 철쭉군락지를 통과해가니
986봉에 서게되고 영남알프스의 억새군락지로 사랑을 받고있는 간월재가 시야에 들어오는군요.
이제 신불서봉을 향한 오름짓을 이어갑니다.
969봉에서 미처 담지 못했던 천황산과 재약산의 모습과
산행을 시작했던 자연휴양림 방향을 바라보며 비록 속도는 느리지만 꾸역꾸역 포기하지 않고 올라온 자신에게 대견스러워 하기도 합니다.
몸이 무겁고 발걸음은 더디지만 살랑살랑 가을바람을 맞으며 신불산 서릉에 올라서니 청명한 가을 날씨답게 사방으로 전망이 시원시원합니다.
거북바위에서 바라본 올라온 서릉(우)과 만길능선.
신불산 서릉의 암봉.
신불서봉에 올라서니 세상이 발 아래 놓인 듯 일망무제의 조망이 압권입니다.
간월재 갈림삼거리.
신불산 서봉 전망데크에서 바라본 영축산과 신불평원의 모습은 언제나 가슴을 쿵쾅거리게 만드는군요.
도착한 신불산 정상에는 인증샷을 남기려는 산객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어 흔적을 남기지 못하고 주변 풍광만 돌아보기로 합니다.
먼저 북쪽방향의 간월산 너머 가지산으로 이어지는 낙동정맥 마루금을 굽어보고
발 아래로 펼쳐지는 등억온천지구와 상북면 일대를 담아봅니다.
신불산 공룡능선 너머로 언양읍내와 저 멀리 울산시가지와 문수산, 남암산이 전망되고
속이 시원할 만큼 막힘없는 조망에 덥게 느껴질 정도의 따가운 햇살에도 아랑곳 없이 주변경관을 즐기고 있는 중입니다.
전망좋은 곳에 자리를 잡아 억새의 춤사위를 관람하며 준비해간 먹거리로 점심을 해결하고
쉼없이 오가는 산객들과 뒤섞여 신불재로 향합니다.
영남알프스 신불산에서 영축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4km...
1시간 거리의 신불평원은 국내 억새평원 중 가장 볼 만한 억새평원이지요.
풍광도 수려하지만 억새로 대표되기도 하는 영남알프스입니다.
샘터를 찾아 시원한 샘물 한사발 들이키고 수통 가득 채운 뒤 다시 신불재로 향합니다.
억새밭 너머로 바라보이는 신불공룡능선
시야를 가득 채운 억새가 역광의 햇살과 어우러져 대지에 황금빛 사선을 긋고 있는 풍경은 눈이 부시도록 아름답습니다.
다시 오겠다며 아쉬운 마음으로 되돌아본 신불재.
'용담'
영남알프스 산군인 간월산, 신불산, 영축산으로 이어지는 광활한 능선에 펼쳐지는 억새밭의 장관은 다른 산에서 쉽게 찾아보기 힘든 경관이지요.
좋아하는 포토존 중 하나인 1,026봉에서 바라보는 영축산의 풍경은 참으로 멋집니다.
아리랑릿지와 쓰리랑릿지.
가을이 오면 광활한 평원에 억새물결이 출렁이는 곳...
바람에 흔들리는 고원 가득한 억새들의 은빛 군무로 산객들의 눈을 환희로 물들게 하는 곳...
무려 125만평의 억새 군락지로 이름난 영남알프스 신불평원입니다.
에베로릿지 초입.
불어오는 가을바람에 연신 춤사위를 펼치고 있는 억새 사이로 걸어가고 있는 산객들과 어우러진 모습은 한 폭의 그림이 따로 없습니다.
못 와본 사이에 등산로도 정비가 되어있어 작은 변화를 느낄 수 있네요.
가까이 다가온 영축산 정상부.
신불산보다는 혼잡함이 덜해 잠시 기다린 끝에 흔적 하나 남겨봅니다.
영남알프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능선인 영축지맥길... 멀리 오룡산까지 이어지는 마루금은 보기만 해도 멋지네요.
나무가 거의 없어 억새만 있는 능선에서의 조망은 장쾌하고 영남알프스 산군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그동안 수없이 보아온 풍광이지만 볼 때마다 가슴 벅찬 감정은 변함이 없네요.
영축산을 떠나 함박등으로 향하는 길에 비로암능선 갈림길이자 약수터가 있는 천정삼거리를 지나게 되고
'산부추'
되돌아 본 영축산정에는 서서히 가을이 자리를 잡고 있네요.
김성국추모비가 있는 1,060봉.
'산오이풀'
비로암 중앙능선의 바산봉... 저곳에서 둘러본 풍광 또한 멋진 곳이지요.
함박등부터 채이등, 죽바우등까지... 그리고 그 뒤쪽 쥐바위까지 언제나 가슴 설레이게 하는 풍경입니다.
'쑥부쟁이'
'숨은재'. 은수샘이나 비로암으로 내려설 수 있는 갈림길이지요. 하지만 오늘은 출입을 금지하는 팻말이 서있는 우측의 청수좌골로 내려갑니다.
하산길은 산죽이 우거진 평탄한 등로가 잠시 이어지더니 급기야 쏟아지는 내림길로 등로는 이어지는군요.
비탐방구역인 등로는 급경사에 돌멩이가 가득해 발목을 다칠 우려가 있는데다
계곡 가득 흘러내린 돌덩이들이 쌓여있어 등로마저 불투명해 초보자들은 출입을 금하는게 맞겠다 싶은 생각이 들 만큼 험로라 생각이 드는군요.
숨은재에서 20분 남짓 GPS에 의지한 채 조심스레 내려서니 청아한 물소리가 들려오는 청수좌골에 내려서게 됩니다.
계곡을 가로질러 이어지는 등로 역시 험로이긴 매 한가지네요.
선답자들이 달아놓은 시그널이 없으면 길찾기가 용이하지 않을 만큼 쉽지않은 산길임을 새삼 느끼며
준비해간 궤적과 비교해가며 시그널이 안내하는 방향으로 진행해 나갑니다.
단조성터에서 이어져 온 청수좌골 등로와 합류가 된 후부터는 산길은 뚜렷해지고
청수골 계곡을 흘러내리는 계곡물 소리를 BGM으로 삼고 쉼없이 하산길을 이어갑니다.
고도가 낮아질수록 산길은 더욱 뚜렷해지고 힘을 잃어가는 오후의 햇살이
 촘촘하게 들어선 숲 사이로 비집고 들어와 한층 싱그러운 기운을 발산하고 있네요.
드디어 청수골의 초입에 있는 '카페 포레'가 나타났네요.
휀스 철망을 지나와 청수 좌,우골이 만나는 합수부에서 머리를 감고 탁족을 하며 땀을 씻어내고
'까실쑥부쟁이'
산행을 시작했던 파래소2교에 도착을 하며 긴 시간 걸음을 마무리하니 멀리 만길능선에 자꾸 눈길이 가는걸 애써 외면하며 애마를 찾으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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