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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달이 사는 집

기억속에서 멀어진 경주 암곡 도투락목장을 찾아... 본문

◈ 산행이야기/☆ 2021년도 산행

기억속에서 멀어진 경주 암곡 도투락목장을 찾아...

해와달^^* 2021. 10. 11. 18:04

♤ 산행일자 : 2021. 10. 10 (일)  날씨 - 맑음

♤ 산행장소 : 경주시 암곡동, 천북면. 포항시 오천읍 일원

♤ 산행인원 : 홀로...

♤ 산행코스 : 경주시 암곡동 왕산마을버스정류장-암곡4길-임도 진입-옛 도투락목장-루나엑스골프장-시경계길 합류-대골갈림길-안항사갈림길-옛 오리온목장-무장산갈림길-무장사지삼층석탑-암곡탐방지원센터-왕산마을버스정류장

♤ 산행시간 및 거리 : 4시간 50분, 18.58km (식사 및 휴식 포함. GPS 기준)

 

 

 

◈ 산행기

지난 주에 이어 3일간의 황금같은 주말을 맞았지만 하루 종일 내리는 비에 꼼짝없이 발이 묶여 집안에 틀어박혀 지내다 휴일 근무를 조기에 마무리하고 집으로 돌아와 전날 베이커리에서 구입을 해둔 빵 몇 개와 물 한병 챙겨넣고 7번 국도를 달려 경주로 차를 몰아갑니다.

오늘의 산행지는 가을이 오면 전국 각지에서 찾아드는 등산객들로 몸살을 앓는 경주시 암곡동 왕산마을로 잡았습니다. 억새 산행지로 이름난 동대봉산 무장봉의 일반적인 들머리인 곳이지요.  하지만 무장산은 2주 전 주말에 다녀왔기에 오늘은 다른 코스로 걸어볼 생각으로 찾아가는 길입니다.

경주 강동면 왕신리를 지나 천북 화산불고기단지를 통과해  물천리, 손곡동을 잇달아 지나고 암곡동의 첫 마을인 대성마을을 거쳐 한적한 도로를 달려가니 통제요원들이 더 이상 들어갈 수 없다며 도로 가장자리에 주차를 해놓고 셔틀버스를 이용하라고 하는군요. 하는 수없이 차를 세워놓고  배낭을 들쳐메고 때마침 도착한 버스에 올라 요금을 지불하려고 지갑을 찾는 순간... 아뿔싸~ 집에 지갑을 두고 와버렸지 뭡니까... 휴대폰의 페이로 결재하려고 하니 사용할 수 없다는 멘트에 그만 당황이 되더군요. 수 km의 거리를 걸어 가야겠다는 생각에 버스에서 내리려고 하니 버스기사가 그냥 타고 가라는 친절을 베푸시는군요. 고맙고 황망한 마음으로 도착한 왕산마을버스정류장에서 다시금 감사하다는 인사를 남기고 버스에서 내려 산행준비를 합니다.

산행 후에 차량회수를 할 생각을 하니 슬슬 걱정도 되지만 그때 가서 생각하자며 무장산을 찾는 각양각색의 등산객들과 함께 걷다가 만원사례가 따로 없는 주차장 입구에서 등산객들과 떨어져 홀로 좌측의 시멘트도로를 따라 도투락목장 방향으로 진행해 나갑니다.

 

산행궤적
근7~8년 만에 찾은 왕산마을은 주변 환경이 제법 변화된 모습이네요. 왕산마을 버스정류장 앞에서 주차장 방향으로 걸어가며 산행은 시작됩니다.
무장산 공영주차장 앞에서 좌측의 산중미나리농원을 끼고 나있는 시멘트도로를 따라 진행합니다.
시멘트도로를 따르다 무장산을 찾아가는 산객들의 모습을 담아봅니다.
잠시 후 작은 컨테이너 한 동이 서있고 용문사 입간판이 있는 곳에서 좌측 임도로 들어섭니다. 계속되는 도로를 따라가도 도투락 목장으로 갈수 있지만 딱딱한 도로를 걸어야 하는데다 출입을 금하는 철망으로 된 문이 있어 통과여부를 알수 없기에 호젓한 산길따라 걸어가기로 합니다.
도투락목장의 산행코스는 천북면 화산리에 있는 소림사를 들,날머리로 삼아 산행하는게 거의 대부분이어서 암곡을 통해 산행하는 일은 처음이라 긴장되는 마음도 있고 설레는 마음도 동시에 있네요. 옛 목장터에 골프장이 들어서 있으니 과연 옛모습은 얼마나 남아 있을지 자못 궁금하기도 합니다.
조망이 트이는 곳에서 바라본 무장산, 함월산 방향. 좌측 봉우리가 무장산으로 정상부의 억새밭이 눈에 들어오네요.
1) 미역취, 2) 수크령, 3) 꽃향유, 4) 이고들빼기
통행이 없다보니 관리가 안되고 있는지 시멘트포장 임도는 끊어졌다 이어졌다를 반복하고 숲길을 빠져나오니 비로소 탁 트인 하늘을 보여주는군요.
암곡동 너머 보문방향의 조망이 트이는데 경주남산을 비롯해 단석산, 오봉산 등이 시야에 들어오는군요.
너른 초원지대를 벗어나 숲으로 들어서니 얼마 안가 움푹 패인 구덩이를 만나게 되는데 예전에 오프로드를 즐기기 위해 4륜구동 자동차와 산악오토바이들이 많이 찾던 곳이 바로 도투락목장이었는데 골프장을 건설하면서 출입을 통제하기 위해 파놓은게 아닌가 싶네요.
비온 뒤의 비포장 숲길은 질척거려 진행하기가 거추장스럽지만 그나마 짧은 거리였음에 다행이라 생각하며 빠져나오니 멀리 나지막히 엎드린 폐축사 건물들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한때 영화를 누렸던 봉명그룹에서 운영을 하던 도투락목장이 모기업이 부도가 나면서 폐쇄가 된 이후 현재까지 이르러
목장의 건물들은 버려진 채로 견고한 콘크리트 뼈대만이 남아 시간의 풍화를 온전히 견뎌내고 있었네요.
무장산과 어깨를 맞댄 주변 산세의 산그리메가 참으로 아련합니다.
경주 암곡동 무장산에 위치한 해발 400m 고지에 있던 도투락목장은 옛날 도투락우유를 생산하던 (주)도투락의 방목장이었답니다.
그동안 버려진 채로 오랜 세월 지내왔지만 강제규 감독이 제작한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의 촬영지로 유명해지더니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TV 드라마 '선덕여왕'의 전투장면을 촬영했던 곳으로 넓게 펼쳐진 조망 경관이 매력적인 곳입니다.
폐축사를 지나와 옛 목장길을 따라 드넓은 초원을 가로질러 멀리 보이는 새로 조성된 골프장 방향으로 진행합니다.
도중에 좌측으로 보이는 시설물이 있어 당겨보니 풍향계가 설치되어 있네요.
멋진 소나무 한 그루 뒤로 뜬금없이 성채가 보이는데 '선덕여왕' 촬영장소로 이용된 곳이 아닌가 싶어 가보기로 합니다.
이 멋진 소나무 역시 촬영장소로 이용되었지요.
드라마에서 백제군과의 전투씬을 찍었다는데 세트장이 제법 규모가 있게 세워져 있어 웅장한 맛을 느끼게 하는군요.
성안으로 들어가 성곽 위에 올라서니 주변 경관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멋드러진 소나무 뒤로 멀리 무장봉에는 지금쯤 몰려든 산객들의 인파로 이곳과는 다른 무척 부산스러운 풍경이리라 생각이 드네요.
남쪽 방향으로 시선을 돌려보니 경주남산 너머로 치술령, 그뒤로 영알의 고봉들도 시야에 들어옵니다.
하늘도 좋고 그 파란 하늘 아래 펼쳐진 가꾸어지지 않은 은색으로 빛나는 억새평원이 너무나도 좋으네요.
임도를 가득 메운 수크령의 농성(?)에 그만 걸음을 멈추고 카메라를 들게 만드네요. 수크령 군락이 이렇게 많은건 처음 보는 것 같습니다.
다시 만난 목장길에서 새로 생긴 골프장에 대한 호기심과 예전 등산로의 상태가 궁금하기도 해 계속 진행해 보기로 합니다.
1) 배초향, 2) 붉은토끼풀, 3) 미국쑥부쟁이, 4) 산부추
도투락목장의 가장 높은 곳에 자리잡고 있던 폐별장(일명:그랜드호텔)은 철거가 되었고 지금은 골재 더미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네요.
폐별장 아래 예전 화랑촌이 있었던 곳에 새롭게 조성된 루나엑스골프장의 모습입니다. 열심히 게임을 즐기고 있는 골퍼들도 제법 눈에 띄고 멀리 포항시가지도 시야에 들어옵니다.
파란 하늘과 잔디가 어우러져 그림같은 풍경이 연출되고 있지만 골짝 아래에 있는 화산지(운곡저수지)로 흘러드는 생활용수와 잔디가꾸기에 사용된 농약 폐수는 어찌 처리가 되고 있는지... 갑자기 궁금해지네요. 잘 처리되고 있겠지요?
골프장 경계를 이루는 둔덕 옆으로 나있는 옛 임도를 따라 건너보이는 시루봉에서 무장봉으로 이어지는 시경계 마루금을 향해 나아갑니다.
1) 산비장이, 2) 왕고들빼기, 3) 감국, 4) 이질풀
삼거리로 된 임도갈림길을 만나게 되는데 GPS를 확인해보니 우측으로 가야할 것 같습니다.
이 길을 걸어본지가 7~8년은 된 것 같아 기억에도 가물가물해 대나무숲이 있었는지 조차 헷갈리네요.
평탄하고 부드러웠던 등로였는데 오랜 세월이 흐른 지금은 관리가 안된 탓에 패이고 깍여 엉망이 되어버렸네요.
포항, 경주시를 가르는 시경계길에 합류를 하게 됩니다. 좌측은 시루봉을 거쳐 운제산으로 가는 등로입니다.
그동안 많이 다녀본 설명할 필요가 없는 산길이라 서늘하지만 상쾌한 가을바람을 맞으며 걷기좋은 등로를 따라 부지런히 빠져 들어갑니다.
도투락목장 초입의 사슴농장으로 갈수 있는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등로를 이어갑니다.
우회로가 있었지만 굳이 오름길로 올라보니 시루봉골 굼벵이농장과 대골로 갈수 있는 삼거리를 만나게 되고
햇살이 숲 사이로 들어오는 다소 이국적인 정취를 풍기는 울창한 숲을 지나니 466봉에 닿게 됩니다.
예전에는 466봉을 알리는 팻말이 붙어 있었는데 떨어져 나갔는지 보이질 않네요.
시 경계 방향을 알려주는 팻말은 좌측으로 안내를 하고 잠시 평탄한 길을 따르다 급내림길로 바뀌게 되고
내려선 임도에는 전에 없던 대골 이정목이 서있네요. 가야할 등로는 이정목 바로 뒤 오름길로 이어집니다.
지금껏 걸어왔던 시경계길과 달리 등로는 좁고 다듬어지지 않은 산길이라 조심스레 통과를 하게 되고
암곡을 거쳐 덕동호로 흘러드는 최상류의 골짜기를 가로질러 등로는 이어집니다.
주변보다 습기가 많은 지역인지 이끼류가 많이 보이는 골짝을 지나
오래 전 조성된 침엽수림으로 내려서니 물길은 이제 포항땅으로 향하게 되고
숲을 빠져나와 하늘이 열리는 곳에 이르러니 옛 오리온목장의 가장자리로 들어서게 됩니다.
잠시 후 눈에 익은 이정표를 만나게 되는데 2주 전 지나쳤던 항사리갈림길에 서게 되는군요.
옛 오리온목장의 가장자리를 따라 진행하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기계음 소리에 주변을 둘러보니 무장골로 가는 길목 부근에 공사가 진행중인가 봅니다. 좌측으로 올려다보이는 산이 억새 명산으로 이름난 무장산이지요.
암곡에서 무장골을 거쳐 무장산으로 이어지는 임도에 서게 됩니다. 무장산을 거쳐 암곡으로 가도 되지만 그동안 발길이 뜸했던 무장사지 삼층석탑과 무장골의 변화된 모습을 확인하기 위해 지금껏 함께 했던 시 경계길과 작별을 하고 우측 임도를 따릅니다.
가까이 들려오는 기계음의 원인은 억새밭 복원을 위한 데크공사현장이었네요.
무장골로 향하는 길목에 있던 폐축사는 사라져버리고 화장실이 새로 들어서 있고
만 11년 만에 걸어보는 무장골은 딴 세상이 되어 있었네요.
비가 많이 오는 여름철이면 쏟아지는 토사와 돌덩어리가 계곡을 메워 통행이 불가능해지는 탓에 목장 운영이 어려운 지경이었지만
지금은 홍수가 나도 끄떡없을 만큼 탐방로를 돋우어 조성해 놓고 튼튼한 다리를 설치해 놓았네요.
전에 없던 이정표를 들여다보니 무장사지삼층석탑으로 가는 우회로여서 들어가 봅니다.
 숲길로 들어선지 2분 가량 후 무장사지가 드러납니다. 먼저 좌측부터 둘러보고 삼층석탑으로 향할 예정입니다.
파손된 채로 쌍귀부와 이수만 남아 장기간 방치되어 있던 사적비가 비신을 새로 만들어 세워 놓았네요.

 

경주 무장사지 아미타불 조상 사적비 (慶州 鍪藏寺址 阿彌陀佛 造像 事蹟碑) -보물 제125호

 

신라 제 39대 소성왕(재위 799∼800)의 왕비인 계화부인(桂花夫人)이 왕의 명복을 빌기 위하여 아미타불상(阿彌陀佛像)을 만들면서 그 과정을 자세히 기록한 비이다. 1915년 주변에서 발견된 세 조각의 비석 파편에 새겨진 글을 통해 ‘무장사아미타조상사적비’임이 밝혀져 이곳에 무장사가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무장사는 신라 제 38대 원성왕의 부친인 효양이 그의 숙부를 추모하여 창건하였다고 한다.

 비는 전체적으로 파손되어 비몸돌은 다른 곳에 보관되어 있고, 현재 절터에는 부서진 비받침과 비의 머릿돌만이 떨어진 채로 남아 있다. 비받침은 얼굴형상을 알 수 없으나 2좌로 구성된 점이 특이하다. 등 중앙에 마련된 잘려진 비좌(碑座)는 비몸을 직접 끼워두는 곳으로 사각형이며, 네 면에 십이지신상(十二支神像)을 조각하였다.

 잘려진 머릿돌에는 용이 구름속에서 앞발로 여의주를 잡고 있는 조각이 있고, 왼쪽 면에는 금석학자인 추사 김정희의 조사기가 별도로 기록되어 있다. 이 석비는 통일신라 전기에 만들어진 경주 태종무열왕릉비(국보)를 제외하고 그 이후 머릿돌이 남아 있는 예가 드문 상황에서 당시 머릿돌의 변화과정을 살필수 있는 귀중한 작품이다.

무장사지 금당 터 앞에 세워져 있는 무장사지 3층석탑

 

 

경주 무장사지 삼층석탑 (慶州 鍪藏寺址 三層石塔) - 보물 제126호

무장사터는 경주시에서 상당히 먼 거리에 있는 깊은 산골에 있으며, 문무왕이 삼국을 통일한 후 병기와 투구를 매장한 곳이라는 뜻으로 ‘무장사’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즉 병기가 필요없는 평화스러운 시대를 열겠다는 문무왕의 결연한 의지가 이 절을 창건하는데 큰 힘이 되었고, 또한 절 안에 3층석탑을 세우는 계기가 된 것이다.

 이 탑은 2단의 기단(基壇) 위에 3층의 탑신(塔身)을 올린 전형적인 신라석탑의 양식이다. 아래층 기단은 각 면마다 모서리기둥과 가운데기둥 2개를 새겼고, 윗층 기단은 동그란 안상(眼象)을 각 면에 2개씩 조각하였다.

 탑의 중심부분인 탑신부는 몸돌과 지붕돌이 각각 하나의 돌로 되어 있으며, 1층 몸돌은 조금 높은 편이다. 몸돌의 각 모서리에는 층마다 기둥 모양이 조각되었을 뿐 다른 장식은 없다. 각 층의 지붕돌은 크기의 줄어든 정도가 적당하고, 지붕돌 밑면의 받침은 5단이며, 처마는 직선을 이루다가 양 끝에서 부드럽게 살짝 들려있다.

 1층 몸돌이 조금 높지만 간략화가 심하지 않고, 기단부에 새겨둔 안상은 양식상 시대가 내려옴을 의미하므로 9세기 이후에 건립된 것으로 짐작된다. 원래 무너진 채 깨어져 있었던 것을 1963년 일부를 보충하여 다시 세웠다.

오후 3시가 훌쩍 넘은 시각임에도 무장산을 향하는 발걸음은 간간히 이어지고 있네요. 아이들을 데리고 조금은 늦은 시각인데 언제 돌아오려고 저러지? 하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쓸데없는 걱정한다고 스스로에게 꾸지람을 하며 가던 걸음 바쁘게 움직여봅니다.
중간중간 쉬어갈 수 있도록 쉼터도 마련되어 있고 탐방로 또한 널찍하고 평탄해서 노약자나 초보자도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이 되었네요.
징검다리를 건너던 곳에는 목교가 설치되어 있네요. 수량이 많을 때는 신발을 벗고 건넜던 옛추억이 슬며시 떠오릅니다.
암곡에서 시작하는 무장산 산행의 첫 번째 갈림길입니다. 좌측은 계곡을 따라 나있는 평탄한 길을 따라 오르게 되고(5km), 우측은 거리가 3.1km로 짧지만 경사가 제법 있는 등로여서 초보자들 대부분은 좌측길을 이용하는 편입니다.
깔끔한 모습의 화장실과 에어먼지털이가 있는 곳에서 산행에서 딸려온 먼지를 털어내고 암곡탐방지원센터로 향합니다.
이곳에서 염치불구하고 근무자에게 전,후 사정을 얘기하니 선뜻 버스비를 빌려주더군요. 곧바로 송금하겠다고 했더니 극구사양을 하며 손사래를 치시기에 고마운 마음을 담아 인사를 건네고 다시 오게되면 그때 갚겠다며 버스정류장으로 향합니다.
푸른 가을 하늘, 서늘한 바람, 둔덕의 하얀 억새꽃 무더기가 가을 바람에 춤을 추고 있는 모습을 감상하면서
하루를 온전히 내 맡긴 채 모든 걸 잊어버리고 자연의 품속에서 맘껏 노닐다가 도투락과 오리온목장의 억새들과 이별을 고합니다.
은빛 물결을 일렁이며 가을을 노래하는 억새가 보고파 수년 만에 다시 찾은 도투락목장과 무장골...거기에 작은 해프닝까지...
때마침 도착하는 버스에 몸을 싣고 주차해놓은 곳까지 가서 무사히 애마를 회수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도 도투락목장의 폐축사와 너른 억새밭이 뇌리에 남아 하얀 눈이 내리는 겨울에 짧게나마 한번 더 걸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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