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일자 : 2021년 10월 31일 (일) 날씨 - 맑음
♧ 산행장소 : 경남 거창군 가조면과 합천군 가야면 일원
♧ 산행인원 : 홀로...
♧ 산행코스 : 거창휴게소(광주방향)-밀양박씨 문중 납골묘-59번 지방도-임도 진입-비계산 이정표(2.1km)에서 우측 임도 진입-대학동저수지-베푸는 공동체 노인요양원-산길 진입-수도지맥 합류-암릉-매안리갈림길-도리갈림길-비계산 정상-마장재갈림길-거창휴게소 갈림길-돌탑봉-거창휴게소 갈림길-의자 쉼터 및 조망처-일각사 입구-거창휴게소(원점회귀)
♧ 산행시간 및 거리 : 5시간 5분, 8.18km(식사 및 휴식 포함. GPS 기준)
▣ 산행지 소개 - 비계산(飛鷄山)
경상남도 거창군과 합천군에 걸쳐 있는 산. 산의 높이는 1,126m이며, 산세가 마치 닭이 날개를 벌리고 날아가는 것처럼 보여 비계산이라고 부른다. 돌·굴·바람·너덜이 많은 산으로 유명하다. 정상 부근에 암봉과 암벽이 많고, 정상의 남서쪽 아래에 바람굴[風穴]이라고 부르는 큰 동굴이 있다. 10여 명이 들어설 정도의 크기로, 전장이 200m 정도 된다. 지층이 변화할 때 암반이 겹쳐져 생긴 것으로 보인다. 능선에 바위가 많으므로 로프를 준비하여야 한다. 산행은 거창휴게소나 도리에서 각각 시작할 수 있다. 거창휴게소에서 동쪽으로 약 5분 거리에 나 있는 도성육교 밑을 지나면 묘지가 있다. 이곳을 지나 왼쪽 숲길을 헤치고 올라가서 주능선을 탄다. 주능선은 경사가 점점 급해지며 억새풀이 많이 나 있다. 북쪽으로 보이는 정상을 향해 능선을 따라 오른다. 정상에서는 사방으로 암릉이 시원하게 뻗어 있고, 남쪽 아래로 88올림픽고속도로가 보인다. 건너편으로 두무산(1,058m)과 오도산(1,046m)이 선연하게 보인다. 하산은 북서쪽 능선길로 들어선다. 절벽을 우회하여 완만한 내리막길로 가면 안부에 이른다. 이곳에서 조금 올라가다가 갈림길이 나오면 북쪽 능선을 따라 내려가 뒷들재에 닿는다. 여기서 서쪽의 계곡길을 따라 내려가면 수월리 마을에 도착하고, 다시 차도를 따라가면 가조면에 다다른다. 이 코스는 약 12㎞ 거리로, 5시간 정도 소요된다. 도리에서 출발하는 코스는 주능선을 따라 정상에 오르고, 거창휴게소로 내려온다. 이 코스는 5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수월리에서 시작하여 뒷들재에 오르고, 이어 정상에 이른 다음 도리로 내려오는 코스도 있다. 이 코스는 6시간 정도 소요된다.
◈ 산행기
금요일 업무를 마치고 집으로 가는 차안에서 걸려온 아내의 전화 한통. 딸내미집에 와 있다는 소리에 가보고 싶었던 곳으로 데려가려던 계획은 무산이 되어 버렸네요.
주말을 맞아 동해시에 있는 무릉계곡의 베틀바위로 가려던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자유의 몸이 되었으니 밀린 숙제라도 하나 해결해야겠다 싶어 산행지를 고르던 중 조금은 멀지만 집사람과 함께 오르기에는 다소 버거울 것 같은 거창휴게소의 뒷산으로 알려진 비계산을 다녀오기로 마음을 먹고 토요일에는 집안 청소도 좀 하면서 푹 쉬고 일찍 자리를 털고 일어나 간단하게 아침을 해결하고 차를 몰아 대구-포항고속도로를 달려 대구를 지나 광주-대구 고속도로로 갈아타고 도착한 거창휴게소. 휴게소를 성채처럼 둘러싸고 있는 비계산의 우람한 모습을 올려다보면서 산행준비를 마치고 휴게소 주차장에서 우측의 울타리 방향으로 이동을 하며 비계산을 향한 첫 걸음을 떼어봅니다.
산행궤적.
거창휴게소에서 올려다 본 세 개의 암봉이 있는 비계산 정상부.
휴게소 뒤쪽의 휀스 출입문을 통과하면 바로 좌측으로 커다란 등산안내도가 있고 맞은편에는 빛바랜 일각사 간판이 보입니다.
비계산 등산로를 시계반대 방향으로 한바퀴 돌아나올 계획이기에 우측 아래의 시멘트도로를 따라 산행울 시작합니다. 하산할 때는 일각사 방향에서나올 예정인데 그쪽으로 진행하면 비계산과 돌탑봉 사이의 능선으로 올라서게 됩니다.
차 한대 겨우 다닐 정도의 좁은 시멘트도로를 200m가량 따르면 '비계산, 일각사'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를 만나게 되는데 우측 아래의 고속도로 굴다리를 지나도 되지만 발품을 줄이기 위해 좌측의 도로를 따라 30미터 가량 진행하다 다시 우측으로 들어섭니다.
이후 100m가량 도로를 따라가다 민가가 끝나는 지점 우측으로 나있는 임도로 꺾어 들어갑니다.
조망이 트이는 곳에서 바라본 통신시설이 있는 오도산과 미녀봉.
노랗게 물이 들어가는 숲길을 따라 잠시 나서면
큼직한 '밀양박씨' 문중 납골묘를 지나게 되고
도리교차로에서 고속도로 굴다리를 통해 이어지는 59번 지방도를 만나게 됩니다. 우측으로는 광주-대구고속도로의 가조터널을 빠져나온 차량들이 달리고 있는데 거창휴게소를 나와 두 번의 고속도로 아래의 굴다리를 지나 들머리를 만나게 되는 기존의 등로와 비교를 해보면 지금 걸어온 길은 결국은 지름길이라고 할수 있겠네요. 더구나 딱딱한 포장길을 걷는 수고로움도 덜수 있을 것 같구요.
내려선 도로에서 5~60m 가량 경사진 오르막을 따르면 좌측으로 나있는 시멘트길 입구가 오늘 산행의 실질적인 들머리가 되겠습니다. 딱히 주변으로 특정할만한 건물이 없어 좌측 입구의 전봇대에 작은 팻말이 하나 있는데 '1593'이라는 숫자가 쓰여져 있어 참고를 하면 좋겠네요.
도로 입구에서 시멘트도로를 따라 180m가량 진행하면 농가 한 채를 지나게 되고 좌측으로 자그마한 공터가 나타나는데 정면으로 '비계산2.1km'를 알리는 이정표가 하나 서있습니다. 이 길은 비계산 정상에서 150m 아래의 능선으로 곧장 올라서는 길인데 대부분의 산객들이 이용하는 코스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휴게소에서 올려다 본 비계산의 모습에서 정상 우측 아래에 우뚝 솟아있는 암봉의 정체가 궁금하여 산제치고개에서 이어지는수도지맥에 합류를 할 계획이어서 우측으로 나있는 임도로 다시 진입을 합니다.
들어선지 얼마 안가 묘지 조성을 하는 곳을 지나 계속되는 임도를 따라가면
자그마한 소류지인 대학동저수지 제방을 건너게 됩니다.
저수지 제방을 가로질러 숲으로 들어가니 침엽수림이 조성되어 있는데 등로의 흔적은 보이질 않지만
GPS의 지도를 보아가며 숲을 가로지르듯 거슬러 올라가니 도로가 나타나고
도로를 따라 발걸음을 이어가면
'베푸는공동체 노인요양원을 만나게 됩니다. 요양원 안에는 예배를 보고 있는지 찬송가 소리가 들려오네요.
요양원 앞을 지나 계속되는 도로를 따르면 좌측으로 꺾이는 지점 우측으로 산길이 나있습니다.
좌측 입구에 있는 민가 앞을 지나 등로를 따르면 시그널 하나가 반겨주는군요. 제대로 길을 찾았다는 의미겠지요.
족적이 뚜렷한 산길을 따라 오르면 산제치에서 이어져 온 수도지맥과 합류를 하게 되고
비계산 1.7km를 알리는 이정목을 지나게 됩니다.
이후 규모가 큰 너덜지대를 지나게 되고
아델스코트C.C가 있는 두무산과 가운데 오도산 그리고 미녀봉을 한꺼번에 담고서
가파르게 솟구치기 시작하는 등로를 따라 오름짓을 이어갑니다.
등로는 점점 거칠어지기 시작하고 내뱉는 호흡 또한 가빠지지만 막힘없는 조망을 볼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안고
바윗길을 한발한발 내디뎌 오르는 중입니다.
드디어 조망이 터지기 시작하나 봅니다. 등로 우측으로 멀리 비슬산 마루금이 아득하고 그 우측으로는 창녕 화왕산이 시야에 잡히네요.
오늘 산행 중 내내 함께 하고 있는 두무산과 오도산 전경입니다. 저 곳도 가봐야 하는데 경사도를 보니 저절로 후덜덜거립니다.
휴게소 주차장에서 보았던 암릉에 도착한 것 같네요.
천길 낭떠리지의 암릉에 올라보니 다리는 떨리지만 조망 하나는 일품입니다. 두무산(좌)과 오도산...
거창휴게소가 어래로 보이고 너른 가조들판을 사이에 두고 이름난 산들이 줄을 잇고 있네요.
지리산 천왕봉을 당겨봅니다.
그리고 박유산 뒤로 괘관산, 백운산, 황석산에 거망산까지...
당겨본 거창휴게소.
막힘없는 조망을 실컷 구경하고 정상을 향한 걸음을 이어가기로 합니다. 암릉 아래로 내려가서 보이는 암봉 우측으로 진행해야 할듯...
매어져 있는 밧줄의 상태를 확인한 후에 한발한발 조심스레 내려서면
커다란 바위 아래로 등로가 연결이 되는군요.
이후 암봉을 에돌아 오르면 조금전 암봉을 우회하는 등로와 합류가 되고 가파르게 이어지는 된비알을 치고 오르니
합천군에서 세운 듯한 이정표가 반겨주네요.
등로를 살짝 벗어난 조망처에서 바라보는 가야산입니다. 앞쪽으로는 당연히 남산제일봉이겠지요.
계속되는 등로 끝에는 비계산을 산행할 때 가장 많이 이용하는 도리마을로 갈수 있는 갈림길을 지나게 되고
150m남은 거리를 살방살방 올라서니 삼각점이 있는 봉우리에 이르게 됩니다.
가슴을 탁 트이게 하는 조망이 펼쳐지고 있으니 그냥 지나칠 수가 없네요.
삼각점 봉우리를 지나 합천군의 어느 산악회에서 세운 정상석이 있는 1125.7봉에 도착하게 됩니다.
이곳에서의 조망 또한 막힘없이 펼쳐지고 있어 두 눈이 호강을 누립니다.
북쪽방향으로 가야산이 바로 지척에 조망이 되고 그 앞으로 남산제일봉도 보이는군요. 아래쪽으로는 합천군 가야면의 죽전저수지입니다.
거창군 정상석이 있는 봉우리 뒤로는 단지봉, 수도산, 양각산이 보이는군요.
거창군에서 세운 정상석입니다. 이곳이 합천 쪽보다 높이 조금 더 높아 정상으로 인정을 받고 있는 듯 합니다.
정상석 옆 쉼터 의자에 자리를 잡고 점심식사를 마치고 조망이 트이는 곳으로 이동을 하며 다시금 멋진 조망을 담아봅니다.
지리산... 다시 가고싶은 곳...
거창휴게소.
거창군에서 세운 비계산 정상에서 다음 봉우리를 잇는 구름다리.
구름다리 입구에 '비계풍혈' 안내판이 서있는데 아마도 다리 아래 어딘가에 위치하고 있으리라 짐작이 되는군요.
구름다리에서 바라본 합천군 가야면 죽전리 방향.
구름다리를 건너오면 또다시 멋진 조망이 펼쳐집니다.
덕유산을 당겨보니 향적봉과 중봉이 보여지고 백두대간으로 갈라지는 백암봉도 조망이 됩니다. 바라 앞에는 우두산 의상봉 능선의 장군봉입니다.
좀더 우측으로 시선을 돌려보니 수도지맥길이 한 눈에 들어오고 역시 조망이 일품이었던 흰대미산-수도산 능선이 눈에 들어오네요.
북쪽으로는 암릉이 멋진 남산제일봉이 지척에 다가오고 그 너머로 삼보사찰인 해인사를 품고 있는 가야산이 보입니다.
비계산 능선. 좌측 끄트머리는 돌탑봉(1,088m), 우측은 1,091봉을 넘어 마장재, 우두산으로 향하는 수도지맥.
우두산에서 작은가야산을 거쳐 남산제일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너머로 단지봉에서 가야산으로 뻗어가는 마루금.
뒤돌아 올려다 본 비계산 정상부.
소방구조목에는 비계산이 아닌 마장재로 나타나기 시작하는군요.
다시 한번 너무나 멋진 조망을 보여주었던 비계산 정상의 암봉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가니
마장재를 지나 우두산으로 연결되는 갈림길에 서게 됩니다. 마장재까지라도 가고 싶었지만 차량회수가 어려워 다음 기회로 미루고 좌측으로...
조망이 트이는 전망바위에서의 주변 경관은 역시 시원스럽습니다.
굳이 말로 표현하지 않고 바라만 보아도 가슴이 설레는 풍경들...
장군봉, 지남산, 의상봉, 상봉으로 이어지는 우두산 능선이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네요.
사방을 돌아가며 정신없이 카메라에 담아봅니다.
지나온 비계산 방향
그리고 줄곧 눈을 맞추어왔던 두무산, 오도산, 미녀봉...
미루어 두었던 숙제를 해결하러 먼길 달려 찾아왔으니 날씨도 도와주는 것 같아 황홀지경이 따로 없는 것 같습니다.
거창 휴게소로 내려가는 갈림길입니다. 돌탑봉은 이곳에서 0.4km 갔다가 다시 되돌아 와야 합니다.
돌탑봉 방향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은 가파르기보다 거친 암릉의 오르내림이 잦아 녹록하지 않은 산길이네요.
주변 경관을 감상하고 카메라에 담아가며 15분 남짓 능선을 이어 만난 돌탑봉.
그야말로 거칠 것 없는 조망이 펼쳐집니다.
이미 이곳으로 오면서 몇 번이고 보고 또 보았던 풍경이지만
동서남북 사방을 돌아가며 맑고 청명한 날씨가 주는 큰 선물을 맘껏 누려봅니다.
360도 파노라마로 담아봅니다.
가만히 바라만 보고 있어도 가슴이 울렁거리는 지리산과
남덕유에서 향적봉으로 이어지는 덕유의 주능선... 비계산으로 오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오늘입니다.
갈림길로 되돌아가는 길 역시 왔던 것처럼 쉽지 않은 길이지만
아직 남은 길도 만만찮은 여정이기에 쉼없이 헤쳐나갑니다.
다시 돌아온 갈림길에서 거창휴게소를 향한 내림길의 데크계단을 내려서니
하산 길 역시 오를 때와 별반 다를게 없는 급내림길이 시작되는군요.
쉼터 의자가 마련되어 있는 곳의 조망처에서 올려다 본 비계산 정상부.
정신없이 쏟아지는 급내림에 발목을 다칠새라 조심에 조심을 거듭하며 하산길을 이으니
등로는 살짝 편의를 봐주려는 듯 잠시 누그러뜨려지고
오늘의 마지막 조망을 너른 가조들판을 보는 것으로 마무리하고
등로 좌우로 낭떠러지처럼 가파른 날등을 따라 이어집니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차소리와 낭랑한 독경소리를 들으며
근 한시간 가량 쉼없이 이어지는 가파른 내림길을 잇고나니 일각사 입구의 임도에 내려서게 되네요.
휴게소 철문 입구에 서있는 등산안내도에 도착하면서 산행은 마무리가 되고
거창휴게소에서 다녀온 비계산을 올려다보면서 스스로에게 수고했다는 격려의 말을 건네며 귀로에 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