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일자 : 2022. 4. 23 (토) 날씨 - 맑음, 미세먼지 탁함
♧ 산행장소 : 대구광역시 달성군 가창면·옥포면·유가면, 경상북도 청도군 각북면 일원
♧ 산행인원 : 변함없이 아내와 함께...
♧ 산행코스 : 청도군 각북면 오산리 공영주차장-청도자연요양병원-670.9봉(삼각점)-비슬리조트갈림길-조화봉-톱바위-대견사-대견봉-제2전망대-월광봉-마령재-헐티재갈림길-비슬산 천왕봉-비슬지맥-용천사갈림길-대동골-오산리 공영주차장(원점회귀)
♧ 산행시간 및 거리 : 6시간 15분, 14.68km (식사 및 휴식 포함. GPS 기준)
▣ 비슬산(琵瑟山)
대구 비슬산(琵瑟山, 1,084m)은 대구광역시 달성군과 경상북도 청도군의 경계에 위치하고 있는 산으로 해발고도 1,084m의 대구의 명산입니다. 산림청 선정 100대 명산에 속하고 있으며 한국의 산하 인기명산 순위도 46위에 랭크되어 있는데 진달래 피는 봄이면 참꽃축제가 열려 많은 분들이 찾는 곳이라 봄의 인기명산 순위는 9위까치 치솟는 명산입니다. 비슬산이란 이름은 산 정상의 바위모양이 신선이 거문고를 타는 모습을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비슬산의 최고봉은 천왕봉(天王峰:1,084m)입니다. 종래의 최고봉은 대견봉(大見峰)이었으나, 2014년 10월 국가지명위원회에서 천왕봉으로 변경되었답니다. 남쪽으로 조화봉(照華峰:1,058m)·관기봉(觀機峰:990m)과 이어지며, 유가사 쪽에서 올려다보면 정상을 떠받치고 있는 거대한 바위 능선이 우뚝 솟아 있습니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낙동강의 경치가 아름답고 봄철에는 철쭉, 진달래가 멋스럽고, 가을에는 억새 군락이 볼 만한 곳입니다. 스님바위, 코끼리바위, 형제바위 등의 이름난 바위와 달성군 옥포면의 용연사를 비롯하여 용문사, 유가사 등의 사찰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용연사 경내의 석조계단(보물 539)과 대견사지 삼층석탑(대구유형문화재 42)이 유명합니다. 대구광역시 외곽의 위락지인 냉천계곡과 천명, 장군수 등의 이름난 약수터가 있어 행락객이 많이 찾고 있습니다. 또한 비슬산은 1986년 2월 22일 군립공원으로 지정되었습니다.
◈ 산행기
지난 해 산행 중 불의의 사고로 발목을 다친 후 근 4개월 만에 포항시 오천읍에 위치하고 있는 오어지 주변의 야산들을 둘러보며 야생화 산행을 했었지만 완전치 못한 발목상태에 또다시 한의원을 찾아 발목과 무릎치료를 하고 산으로 다시 들어갈 날을 손꼽아 기다려왔지만 예기치 못한 아내의 무릎상태가 심각하여 병원치료를 계속해야 하는 상황이 이르러 홀로 집에 남겨두고 산행을 하기가 뭣해 저녁마다 철길숲을 걷는 것으로 산행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고 있었지요.
하고싶은 일을 하지 못하는 날들이 지속되다보니 점점 무기력해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어 이래선 안되겠다 싶어 아내에게 조심스레 산행을 다녀오겠다고 했더니 자신도 병원가는 일 외에는 종일 집에만 있는 터라 지루할텐데 다녀오라는 배려를 해주어 모처럼 산행길에 오르게 됩니다.
냉장고를 뒤져 떡이랑 빵 몇 가지 챙겨넣고 김밥 한 줄 구매해서 차를 몰아 대구-포항간 고속도로를 달려 비슬산으로 달려갑니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이번 주말이 참꽃의 개화상태가 절정이라는 소식에 유가사나 소재사가 있는 현풍 쪽은 인파가 넘쳐나 주차하기가 어려울 것 같아 청도 방면에서 올라야겠다는 생각으로 북대구IC를 빠져나와 신천대로를 달려 가창면 가창댐입구 교차로에서 우회전하여 가창댐을 끼고 나있는 드라이브코스로 멋진 헐티로를 따라 달려가면 대구와 청도의 경계를 이루는 비슬지맥상의 헐티재를 넘어 청도 땅으로 발을 들여놓게 됩니다.
이어 고찰 용천사를 지나게 되고 잠시 후 삼거리갈림길 우측에 있는 널찍한 오산리 공영주차장을 만나게 됩니다.
차량 몇 대만 주차되어 있는 한적한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2년 전에 찾았던 코스 그대로 비슬산을 향한 걸음을 시작합니다.
산행궤적
널찍한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는 오산리 공영주차장에서 오늘의 산행을 시작합니다.
포장도로를 따라 청도자연요양병원 방향으로 진행하던 중 우측 멀리 조화봉의 강우레이더관측소가 시야에 들어오는군요.
좌측으로 청도자연요양병원이 나타나고 들머리는 화살표가 가리키는 우측 입간판들이 서있는 도로로 들어섭니다.
도로를 따르다 겹벚꽃이 화사하게 피어있는 모습을 바라보니 하산코스인 헐티재로 향하는 비슬지맥능선이 올려다 보이네요.
등로는 민박집인 '화수분' 담장을 끼고 좌측으로 들어서게 됩니다.
계속되는 시멘트길이 끝나는 지점에 이르게 되면 등로는 지능선에 올라서게 되고
들어선 숲길에는 화사한 철쭉이 꽃을 피워 먼길 마다않고 달려온 산꾼을 반겨주는군요.
올해는 이른 봄날 산야를 수놓던 가녀린 들꽃들의 향연과 연두빛 새순들의 싱그러움을 맛보지는 못했지만
신록이 푸르름으로 물들 때 햇빛이 투과되는 그 싱그러움이 가슴까지 푸르름으로 물드는 듯... 모처럼 찾은 산꾼의 심신은 싱싱해지는 것 같습니다.
싱그러움으로 코끝을 스치는 숲의 향기는 마음까지 향에 젖어들며 자연인이 되게 하는 것 같습니다.
등로를 잠시 벗어나 찾은 삼각점이 있는 670.9봉. 사방이 숲에 가려 조망이 없네요.
장딴지까지 푹푹 빠지는 낙엽의 바다를 지나고
무슨 용도인지 궁금해지는 물을 저장할 수 있는 수조(水槽)를 통과하게 되면
유순하던 등로는 점점 고도를 높혀가며 경사도가 세지기 시작하고
잎사귀가 나기 시작하는 진달래꽃들이 짙은 색감으로 반겨줍니다. 지난 번 산행 때는 냉해로 인해 꽃이 메말라버려 볼수 없었는데 오늘은 제대로 볼수 있겠다 싶어 사뭇 기대가 커지는군요.
비슬산 산정의 지형 특색인 암괴류가 나타나기 시작하니 정상이 가까워짐을 느끼게 되고
암괴류 사이로 나있는 등로를 따라 요리조리 헤쳐나가면
비슬리조트로 갈수 있는 삼거리를 만나게 되고
잠시 후 암릉지대에서 조화봉에 우뚝 솟아있는 강우 레이더 관측소가 눈 앞에 나타나는군요.
화사하게 피어난 참꽃을 앞에 두고 다시 한번 담아보고서
강우 레이더 관측소 철책을 끼고 진행해나와 만난 조화봉 정상석.
정상 부근으로 피어난 진달래꽃을 보니 산상화원의 모습이 저절로 상상이 되는군요. 입가에는 저절로 웃음꽃이 피어납니다.
조화봉 정상에서 잠시 자리를 옮겨 전망바위로 다가가면 비록 연무로 깨끗한 조망은 아니지만 조화봉 오기 전 지나쳤었던 비슬리조트로 연결되는 능선이 발 아래로 펼쳐지고 좌측으로는 비슬지맥길의 우미산, 삼성산이 건너다보이는 시원스러운 눈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측 멀리로는 청도의 명산 중 하나인 청도남산과 화악산이 희미하게 보이는군요.
남쪽으로는 비슬지맥길인 석검봉이 바로 앞에 보이고 멀리 뾰족한 관기봉에서 비들산까지 시야에 들어옵니다.
그리고 좀더 우측으로 시선을 돌려보면 현풍 테크로폴리스 시가지도 뿌연 미세먼지 속에서 관망이 되네요.
이제 조화봉을 떠나 산상화원이 펼쳐지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겨갑니다. 멀리서 보아도 참꽃이 활짝 피어있는 모습에 살짝 흥분이 되는군요.
자기도 봐달라고 새초롬한 모습으로 포즈를 잡고 있는 '노랑제비꽃'
비슬산의 또다른 명물인 톱바위를 그냥 지나칠 수 없기에 찾았지만 선답자가 사지을 찍고 있어 잠시 기다리며 조화봉을 되돌아봅니다.
'톱바위'에서 바라본 대견봉(좌)과 천왕봉.
언제 보아도 절묘한 곳에 자리를 잡고 있는 대견사지삼층석탑과 대견사에는 제법 많은 사람들이 북적이고 있고 아래쪽 셔틀버스 승강장 역시 많은 탐방객이 도착한 듯 시끌벅적한 소리가 들려옵니다.
대견사를 향한 걸음에 바라본 천왕봉과 월광봉(우). 좌측으로 탐방로 공사중인 듯한 모습도 보이네요.
탐방로 공사관계로 등로가 폐쇄되어 있어 셔틀버스 승강장 방향으로 내려가 때마침 올라오는 수많은 탐방객들과 뒤섞여 대견사로 들어갑니다.
부처님 오신 날 행사준비에 여념이 없는데다 대견사를 찾은 많은 탐방객들로 인해 조금은 어수선한 분위기지만
오늘은 간단히 멀리서 대견사지 삼층석탑과 지나온 조화봉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서
정체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돌계단을 올라 참꽃군락지로 향합니다.
군락지 능선에 올라서니 그야말로 장관이 따로 없네요. 오래 전 만끽했던 그 모습 그대로입니다.
냉해로 볼품이 없었던 2년 전의 허망함을 오늘은 제대로 보상을 받는 것 같아 기분은 좋아지지만 함께 하지 못한 아내 생각에 살짝 아쉬운 마음도 드는군요.
산에서 만날 수 있는 꽃 중에 무리지어 피는 꽃은 진달래가 으뜸이라는 말이 결코 허언이 아니란걸 실감하게 되는 오늘입니다.
대견사에서 팔각정으로 가는 나무계단길도 편안하고 아름다운 길이지요.
계단길을 오르내리면서 천왕봉과 참꽃군락지를 한 눈에 볼수 있고 반대편의 관기봉 능선도 조망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참꽃이 만발한 산기슭을 옆에 두고 데크를 걷는 산님들의 모습에 행복함이 물씬 전해져오니 덩달아 기분은 업이 되고 있네요.
이 높은 지역에 이리 너른 산상고원이 있는 것도 신기한데 온통 분홍빛을 머금은 참꽃이 수를 놓고 있는 모습이 더 진귀함을 자아내게 합니다.
그저 바라보고만 있어도 황홀경에 빠져드는 이 모습에 매년 찾게 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민생고를 해결해야 할 시간임에도 앉을만 한 곳은 죄다 자리를 잡고 있어 쉽사리 터를 잡지 못하고 있는 중입니다.
산 정상에 드넓게 펼쳐진 참꽃군락지를 보면서 몸과 마음은 저절로 힐링이 되는 것 같습니다.
천왕봉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1034봉으로 이사를 온 대견봉 정상석... 그동안 무명봉으로 지내다 대견봉이라는 영광스러운 이름을 달게 되었네요.
대견봉에 서게 되면 실로 다양하고 아름다운 풍광들을 볼 수가 있지요. 아기자기한 암릉과 천연기념물 암괴류 그리고 참꽃군락지가 초원처럼 펼쳐져 있으니 말입니다.
낙동강이 굽이쳐 흐르고 그 너머로 삼남3산(三南三山:지리산, 가야산, 덕유산)이 모두 조망되는 비슬산. 하지만 오늘은 뿌연 연무로 그 멋진 풍광을 볼 수 없음이 아쉽습니다.
대견봉에서 바라본 토르형 암릉과 대견사 그리고 조화봉...
대견봉을 내려와 팔각정 부근의 숲에서 간단히 김밥으로 배를 채우고
팔각정 앞을 지나 제2전망대로 향합니다.
지난 몇 개월동안 산행을 못해 답답함을 많이 느꼈었는데 오늘 이렇게 때를 맞춰 산들산들 불어오는 상쾌한 봄바람 속에 언제나 변함없는 장엄한 모습의 천왕봉과 더 넓은 대지를 붉게 물들인 아름다운 모습의 참꽃군락지를 걸으니 쌓인 스트레스가 말끔히 해소가 되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최대 참꽃 군락지가 펼쳐진 하늘과 맞닿은 천상의 화원은 진분홍으로 물들고, 참꽃 사이로 끝없는 산책로가 이어지며 환상의 꽃길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지난 겨울날의 매서운 찬바람도 이른 봄 가시돋힌 꽃샘 추위도 이젠 다정한 바람으로 다가와 꽃잎을 어루만지며 봄의 축제를 축하하고 있는 듯 합니다.
제2전망대에서 바라본 비슬산의 최고봉인 천왕봉.
분홍빛 참꽃이 빚어내는 새 봄의 화사함이 온 산을 뒤덮고 있고 그 속에서 노니는 산님들 모두 분홍빛에 취해 버린 것 같습니다.
수많은 붉은 진달래밭에서 딱 하나 발견한 흰진달래. 안쓰러워 보이는건 왜 일까요?
햇빛을 받은 양지쪽 꽃들은 더욱 진한 색감을 드러내며 봄바람에 맞춰 춤을 추기 시작하네요.
천왕봉을 향하는 능선에서도 시종 아름답게 펼쳐지는 참꽃의 향연에 자꾸만 눈길이 갑니다.
월광봉(1,003m)에 오르니 이정목만 있었는데 전에 없던 표지판이 두 개나 달려있네요. 오랜만의 산행이라 체력에 부담이 갈까싶어 이곳에서 하산을 할까 생각하다가 모처럼 왔으니 천왕봉을 다녀오자는 생각에 마령재로 향하기로 합니다.
월광봉에서 바라본 천왕봉... 모처럼의 산행에 힘든 하루가 되겠다 싶네요.
'용천사, 유가사' 갈림 사거리인 '마령재'입니다.
마령재를 지나 천왕봉을 향한 오름길은 모처럼의 나들이에 힘에 부치는지 많이 힘들게 느껴지는 구간이었네요. 게다가 정상에서 군락지로 향하는 산님들의 행진이 끊임없이 이어져 가다서다를 반복하니 더더욱 힘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비슬지맥으로 이어지는 헐티재갈림길. 정상을 다녀와 이곳으로 하산할 예정입니다.
정상을 향한 발걸음은 점점 더 무거워져 가지만 환한 모습으로 반겨주는 진달래의 만개한 모습에 힘든 내색은 도저히 할 수가 없네요.
조화봉과 대견봉 사이의 광활한 산상고원에 펼쳐진 비슬산 진달래 군락지. 멀리서 보아도 마치 불이 붙은 것 같습니다.
여전히 붐비고 있는 천왕봉 인증을 위한 산님들의 행렬...
내려다보이는 유가바위(좌) 아래 유가사와 내산마을.
정상석 뒤쪽 또한 대기줄이 있어 오늘 산행에 있어 정상석 인증은 포기를 해야할 것 같습니다.
군부대 안테나가 서있는 최정산(우) 그리고 좀더 우측으로 통점령, 우미산, 삼성산 등등... 좌측 능선 끄트머리에는 청룡산, 대구 앞산이 보이는군요.
마치 한 아름의 꽃다발을 연상케 하듯 예쁜 진달래의 환송을 받으며 아름다웠던 시간들을 가슴에 담고서 훗날 다시 찾을 것을 기약하며
골짜기 아래로 바라보이는 용천사가 있는 청도군 각북면 오산리를 향한 하산길로 접어듭니다.
헐티재 갈림길에서 비슬지맥을 따라 15분 가량 내림길을 이으니 눈에 익은 이정표를 만나게 되는군요. 오늘은 이곳에서 하산하기로 하고 우측 내림길로 들어섭니다.
예전에는 지맥길을 계속 따르다 삼각점이 있는 775봉을 지나 가파른 내림길을 따라 하산을 했었는데 오늘은 시원찮은 발목상태에다 모처럼의 산행 끝에 찾아온 힘듦이 계곡길로 들어서게 만든 것 같습니다. 물론 새로운 길에 대한 호기심도 한 몫을 했겠지요.
양지꽃
매화말발도리
마령재에서 이어져 온 등로와 합류가 되는 삼거리를 만나면서
비로소 등로는 대로로 변하게 되고 하늘 높은 줄모르도록 솟아있는 리기다소나무숲을 통과해 나가면
숲속 깊숙이 들어와 있는 주택과 음식점들을 하나 둘 지나 부지런히 내려서니
비슬산자연휴양림으로 가는 포장도로에 합류를 하게 됩니다. 우측 토담마을 이정표가 있는 곳에서 내려왔네요.
이후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 털레털레 걷다 바라본 조화봉의 아련하게 멀어져 있고 가운데 908봉 뒤로 오늘 올랐었던 조화봉 동릉이 보이는군요.
15분 가량 포장도로를 따라 발품을 팔고나니 그제서야 종일 주인을 기다리다 지쳐 잠이 든 애마가 있는 주차장에 당도를 하면서 산행은 끝이 나고 모처럼의 산행이 무척 힘들게 했지만 비슬산 정상부에 수놓아진 분홍빛 아름다운 참꽃의 매력에 푹 빠져 하루를 잘 보내고 왔다는 흡족함에 기분좋은 귀가길로 이어지지 않을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