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일자 : 2022. 07. 09 (토) 날씨 - 맑음
♣ 산행장소 : 포항시 북구 송라면 내연산군립공원 일원
♣ 산행인원 : 오늘도 홀로...
♣ 산행코스 : 보경사주차장-보경교-음지밭등갈림길-하늬재-천령산 우척봉-시명리갈림길-시명리(청하골)-시명폭포-실폭포-복호1,2폭포-은폭포-관음,연산폭-무풍,잠룡폭포-삼보,보현폭포-상생폭포-보경사-보경사주차장(원점회귀)
♣ 산행시간 및 거리 : 7시간, 16.2km (식사 및 휴식, 알탕 포함. GPS 기준)
◈ 산행기
연일 계속되는 폭염속에서 마땅한 산행지를 고르는게 그리 쉽지는 않지만 엊그제 내린 비로 인해 그나마 쉽게 산행지를 선택하게 만든 내연산 청하골... 어김없이 찾아온 주말을 맞아 청하골 곳곳에 산재해 있는 12폭포를 오랜만에 다시 찾아보기 위해 아침 일찍 서둘러 배낭을 들쳐메고 집을 나서 5분 거리에 있는 버스정류장에서 보경사행 급행버스(5000번)를 기다립니다. 약 10분 가량 후에 도착한 버스에 몸을 싣고 청하면 소재지와 월포포해수욕장이 있는 월포리를 경유하여 1시간 30분 가량 걸려 도착한 보경사주차장.
오전 9시가 조금 넘은 시각인데도 넓은 주차장에는 내연산을 찾은 단체산행객들을 태우고 온 관광버스들이 제법 보이는군요. 다들 산행준비에 여념이 없는 모습들이라 서둘러 상가 앞 평상에 배낭을 내려놓고 산행준비를 하기 시작합니다.
오늘도 뜨거운 날씨는 아침부터 기승을 부리려는 듯 내리쬐는 햇살이 제법 뜨거워 바라클라바와 토시까지 장착을 하고서 들머리로 잡은 보경교를 향해 걸음을 옮겨갑니다.
산행궤적
보경사주차장에서 산행준비를 마치고 자연보호헌장비 뒤쪽으로 보이는 천령산을 향한 걸음을 시작합니다.
들머리인 보경교를 건너 정면으로 바라보이는 공터쪽으로 가면 밭을 지나게 되는데 지금은 사라져버리고 그 자리에 택지조성이 되어 있네요.
들어선 숲길은 바람 한점없는 꾸준히 이어지는 된비알로 이어지고 목이 터져라 울어대는 매미소리를 음악삼아 한발한발 올라서게 되면
송이버섯 채취를 위해 쳐져 있는 철조망을 따라 능선마루에 닿게 되고 조금 후에 송이 재배용 물을 공급하기 위한 노란 물탱크를 지나치게 됩니다.
잠시 후 나타나는 월성이씨 무덤 2기에서는 무덤 뒤쪽으로 난 능선으로 등로는 이어집니다.
평탄하게 이어지던 등로는 가파른 가풀막으로 변하지만 거뜬히 올라서게 되고
잠시 후 오붓하게 이어지는 오솔길을 따라 발걸음도 가볍게 평지성 능선을 잠시만 더 따라 나서면
등로 좌측으로 보이는 331.6봉을 지나게 되는데 잠시 들러보기로 합니다.
삼각점이 있는 331.6봉을 인증하고 잠시 등로를 따르면
보경3교에서 계류를 건너 올라오는 등로와 합류가 되는 무덤 3기가 있는 안부삼거리를 만나게 됩니다.
곧장 직진하는 넓은 길을 따라 그리 급하지 않은 오름길이 쭈욱 이어지는 등로를 따라 걷는 발걸음에는
습기 가득 머금은 후덥지근한 날씨에 굵은 땀방울은 연신 이마를 적시고 있네요.
음지밭등 갈림 삼거리. 가야할 등로는 좌측입니다.
능선을 우측에 두고 왼편 산허리 길을 따라 나서게 되면 난이도가 그리 심하지 않은 등로가 이어지고
별로 힘들이지 않고 천천히 자연스럽게 산행을 하면서 홀로 가는 산행의 여유로움을 즐기며 걸어갑니다.
한층 짙어진 초록옷으로 갈아입은 천령산 오솔길은 오늘따라 그 자태가 더욱 빛나 보이네요.
일명 '하늬재'로 불리워지는 연산폭포로 내려설 수 있는 삼거리 갈림길을 지나면
일렁이는 바람에 몸을 맡긴 채 이리저리 흐느적거리는 풀밭을 지나게 되고
유계리로 내려설 수 있는 갈림길을 지나면서 등로는 우측으로 휘어져 진행하게 되고
따가운 뙤약볕이 내리쬐는 천령산 고스락이 바라보이는 헬기장을 지나 3분 가량 숲길을 따르면
자연석에다 우척봉(牛脊峰)이라고 새겨진 천령산 우척봉에 닿게 됩니다. 이른 시각인 때문인지 아무도 없는 산정에 홀로 서게 되는군요.
정상석 뒤로 나서면 시원한 조망이 펼쳐지는데 좌측 멀리 삿갓봉과 수목원 팔각정이 아득합니다.
정상석 뒤쪽의 급한 내림길을 따라 등로를 이으면 복호골로 곧장 내려서는 갈림길을 지나게 되고
푸르름이 점점 농도를 더해가는 참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어 발걸음도 가벼운 푸른 숲길을 좀더 진행하면
이정목이 서있는 시명리 갈림 삼거리를 만나게 됩니다. 계속되는 등로를 따르게 되면 수목원과 꽃밭등으로 갈수 있는 삼거리로 이어지지만 오늘은 이곳에서 청하골로 내려설까 합니다.
우측 산허리를 타고 내려가는 길은 제법 급비탈을 이루고 있어 내딛는 발걸음이 조심스러워 지는군요.
더위를 피하는 것 보다 초록의 자연 속으로 들어가 보는 것이 더 현명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산수국'
오롯이 홀로 전세를 낸 듯 고요한 숲길을 걷고 있으니 일상에서의 잡념은 온데 간데없이 사라져버리고 마네요.
가파름이 지속되는 내림길을 지그재그로 내려서게 되면 계류가 가까워졌는지 물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는군요.
오랜만에 만나는 청하골 상단의 계류에는 수량은 많지 않지만 맑은 물이 제법 흐르고 있네요.
계류를 건너 삼거리에서 이어져 오는 등로와 합류가 되는 등산로를 따라 진행해야 하지만
오늘은 시명폭포를 만나러 가는 길이어서 계속 물길을 따르기로 합니다.
계류를 따라 내려서면 10분 가량 후에 청하골 최상단 폭포인 시명폭포와 소를 만나게 됩니다.
12폭포 중 맨 위쪽에 위치하고 있는 시명폭.
녹음이 짙어지고 싱그러운 나무 냄새가 마음까지 씻어주는 듯한 성하의 숲길따라 보경사를 향한 기나긴 걸음을 이어갑니다.
'홑왕원추리'
깊고 깊은 계곡을 따라 흘러내리는 맑은 물과 그 위를 덮고 있는 푸른 색깔의 나뭇잎들을 보고 있으면 속세에 찌든 육신과 마음을 깨끗하게 정화되는 것 같아 한없이 편안해지는 것 같습니다.
협곡을 이루고 있는 계곡길은 아슬아슬하게 바위벼랑에 테라스를 이루는 곳을 지나치게 되고
이리저리 수없이 물길을 건너며 계곡길을 따라 진행하니 향로봉에서 이어져오는 등로와 실폭포 초입의 데크를 만나게 되네요.
내연산 12폭포 중 11폭인 실폭포.
접근을 거부하는 험지라 멀찌감치 떨어진 전망데크에서 바라보지만 수량이 많을 때는 볼만하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되돌아 나옵니다.
향로봉 갈림길인 목교를 지나 계곡에서 올라와 합류가 되었던 등로를 따라 잠시 진행하니
전망데크가 나타나고 우측 아래로 10번째 폭포인 '복호 2폭포'가 내려다 보입니다.
목재데크길과 더불어 등산로 정비도 잘 되어 있어 12폭포 탐방길이 한결 수월해졌다는 생각을 하면서
너덜지대를 통과하게 되면 복호 1폭포로 내려서는 데크가 나타나고
50미터 가량 계단을 내려서게 되면 온통 암반으로 된 청하골의 9번째인 '복호1폭포'를 만나게 됩니다.
호랑이가 자주 출몰하여 바위 위에 엎드려 쉬고 있다는 데서 유래한 이름이라 하는데 흡사 바위 모양이 호랑이가 엎드려 있는 것 같네요.
청하골을 우측 아래에 두고 잘 정비된 등로를 따라 끊임없이 들려오는 물소리를 음악삼아 진행하다
계류에 발을 들여놓게 되고 이어지는 등로는 건너편으로 이어집니다.
미결등으로 해서 삼지봉을 오르는 갈림길을 지나니 단체로 산행을 온 등산객들이 보이기 시작하네요. 아마도 삼지봉에서 내려온 것 같습니다.
멋진 풍경을 보여주는 숨어있는 포토존을 찾아 눈맞춤을 하고서
유난히 흔들거림에 마음 졸이던 출렁다리는 아련한 추억속으로 사라져버리고 날렵한 모습으로 새롭게 놓여진 멋쟁이 다리를 만나게 되는군요.
은폭의 상단부.
청하골의 터줏대감인 '촛대바위'를 카메라에 담고서 은폭 상단부로 올라갑니다.
바위 위 습득대에 올라 발 아래를 굽어보니 폭포 아래에 여성 산꾼이 수영을 하고 있네요. 지나가기를 기다렸다가 담아봅니다.
많은 산객들이 물속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는 모습에 각도를 맞춰가며 폭포를 담아봅니다.
12폭포 중 제8폭인 은폭(隱瀑).
은폭(隱瀑)
여성의 음부를 닮았다 하여 음폭포라고 하였다가 상스럽다하여 은폭이라 고쳐 불렀다고도 하고, 용이 숨어 산다고 하여 "숨은용치"라고도 하는 청하골 '은폭(隱瀑)"입니다. 은폭 좌우의 바위는 조선 인조 때 유배를 온 취흘 유숙(1564~1636)이 당나라 괴짜 승려와 시인이었던 한산과 습득을 내세워 '한산대'와 습득대'라 이름 붙였다고 하네요.
싱그러운 초록빛 바람이 불어오는 숲길따라 부지런히 발걸음을 잇다보니
우척봉 하늬재로 연결되는 천령산 갈림길을 지나게 됩니다.
잘 정비된 등로를 따르면 연산폭포 상단부의 비하대와 선일대를 오르는 데크 계단을 지나게 되는데 오늘은 12폭포 탐방이 주목적이기에 그냥 지나치기로 합니다.
그리고 만난 제6폭포 '관음폭포'
관음폭포(觀音瀑布)
비하대(飛下臺) 아래 형성된 폭포로 불교 용어인 관음(관세음보살의 약칭)에서 따온 명칭입니다. '정시한'의 산중일기(山中日記)에 의하면 '연산폭포'를 '상폭(上瀑)', 관음폭포를 '중폭(中瀑)', 상생폭포를 '하폭(下瀑)'이라 부르고 있답니다.
'비하대(飛下臺)' 와 '학소대' 아래 형성된 폭포로 내연산 12폭포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관음폭포(觀音瀑布) 입니다.
관음폭포를 감싸고 있는 암벽은 비하대(飛下臺)로 클라이머들의 암벽훈련장으로 이용되고 있는데 오늘 실제 그 모습을 보게 되는군요. 더구나 여성클라이머가 등정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참으로 대단하다 싶네요.
이번에는 구름다리인 연산적교를 건너 만나게 되는 제7폭인 '연산폭포'.
제7폭포 연산폭포(延山瀑布) 내연산 12폭포 중 가장 규모가 큰 폭포로 '내연산(內延山)'에서 '내'자를 빼고 붙인 이름으로 '삼폭포(三瀑布)' 또는 '상폭포(上瀑布)'라 부르기도 합니다. 겸재 정선의 '내연삼연추도'에도 연산폭포와 관음폭포, 잠룡폭포가 그려져 있다고 하는군요.
엊그제 내린 비로 수량이 조금은 불어나 떨어지는 폭포수의 위용을 제법 느낄 수 있어 다행이다 싶네요.
관음폭포 바로 아래에 위치한 바람을 맞지 않는 폭포라는 뜻을 가진 제5폭인 '무풍폭포(舞鳳瀑布)'.
학을 타고 내려온 신선이 청하골의 비경에 빠져 내려오지 않았다는 전설을 간직한 선일대(仙逸臺)가 먼저 눈길을 끌고
늘 위에서 내려다 보기만 했던 비하대(飛下臺)를 오늘은 올려다 봅니다.
살짝 등로를 벗어나 담아본 제4폭인 '잠룡폭포(潛龍瀑布)'
용이 숨어 살다가 선일대를 휘감으며 승천했다는 전설이 있다고 합니다.
명경지수, 기암절벽... 굳이 발을 담그지 않아도 푸르른 숲과 계곡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풍광들로 눈이 시원해지는 길입니다.
소금강전망대로 갈수 있는 보현암 입구를 지나 데크 계단이 끝나는 지점에서 삼보폭포를 찾아갑니다.
제3폭인 '삼보폭포'입니다. 그동안 바위 틈에 기대어 서서 담아낸 사진이 전부였었는데 오늘은 제대로 담아봅니다.
등로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시선을 의식할 필요가 없으니 망설임없이 폭포속으로 뛰어들어 피서를 즐깁니다.
숲은 초록빛으로 가득합니다. 바닥에도, 위에도 가득한 초록빛들... 그 속에서 망중한의 시간을 보내고 있으니 신선이 따로 없는 지경입니다.
그렇게 느긋한 시간을 보내고 준비해간 옷으로 산뜻하게 갈아입고서
또 한번 등로를 살짝 벗어나 내연산 12폭 중 2폭인 '보현폭포' 위에 섰습니다.
등로에서는 보이지 않는 보현폭포 앞을 지나
청하골 계곡을 적시며 굽이쳐 흐르는 물줄기를 따라 나있는 푸른 숲길을 걷노라니
12폭포 중 제1폭인 '상생폭포' 앞에 서게 됩니다.
상생폭포(相生瀑布) '쌍둥이 폭포'란 뜻에서 오래 전부터 '쌍폭(雙瀑)'이라 불리워 왔지만 요즘은 '상생폭(相生瀑)'이라 많이 불리고 있지요. 정시한(1625~1688)의 '산중일기'에서도 상생폭포를 '사자쌍폭(獅子雙瀑)'이라 적고 있다고 합니다.
1년 내내 물이 마르지 않는 내연산 계곡은 12폭포 외에도 이름을 얻지 못한 폭포가 즐비한 곳이지요.
문수암갈림길.
편안한 산자락 숲길따라 여유로운 마음으로 걸으며 일상에서의 피곤함을 말끔히 씻어내보고자 걷는 산길...
지나온 삶을 되돌아보고 남은 시간들속에서 미래를 대비해 자신과 가족을 위해서라도 건강을 좀더 챙겨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앞으로도 꾸준히 부지런히 발품을 팔고 다녀야겠다는 작은 바램을 가져보기도 합니다.
어느 덧 내연산의 너른 품속에 자리하고 있는 보경사에 닿게 되었네요. 하지만 오늘은 보경사 경내를 그냥 통과하기로 합니다.
내일의 수월한 업무를 위해 귀로에 사무실을 들러 일처리를 할 예정이라 멀리서 합장 반배로 예경을 올리고 곧장 보경사를 빠져 나갑니다.
울창한 송림(松林)과 보경사의 불이문(不二門)을 지나와 산행으로 얻어진 각종 먼지와 불순물들을 에어건으로 털어내고
변함없이 마을의 수호신으로 당당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당산나무를 지나 먹거리가 풍부한 상가지역을 빠져나오면
산행을 마치고 관광버스들이 하나 둘 빠져나가는 주차장에 도착하게 되면서 내연산 우척봉을 시작으로 12폭포를 하나하나 찾아본 청하골 탐방은 끝을 맺게 되고 아직 도착하지 않은 5000번 버스를 기다리며 편의점에서 구입한 아이스커피를 들이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