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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달이 사는 집

화려한 단풍이 보고파 다시 찾아간 팔공산 치산계곡 본문

◈ 산행이야기/☆ 2023년도 산행

화려한 단풍이 보고파 다시 찾아간 팔공산 치산계곡

해와달^^* 2023. 10. 29. 11:56

☆ 산행일자 : 2023. 10. 28 (토)   날씨 - 흐림
☆ 산행장소 : 대구광역시 동구, 영천시 신령면 일원
☆ 산행인원 : 오늘도 홀로 산행...
☆ 산행코스 : 수도사-공산폭포-진불암-장군메기(헬기장)-동봉-염불봉-얼굴바위-도마재-민비골-수도사(원점회귀)
☆ 산행시간 및 거리 : 6시간10분, 12.91km (식사 및 휴식 포함. GPS 기준)

 

 

 

◈ 산행기

강원도 설악산에서부터 전해져 오는 단풍소식에 화려한 단풍숲길을 걸으며 눈호강을 하고파 적당한 산행지를 고르기 위해 지난 흔적들을 살펴보니 오래 전 아내와 함께 걸었었던 팔공산 북쪽 영천 치산계곡의 단풍이 생각나 휴일근무를 앞둔 토요일에 산행채비를 하고서 집을 나섭니다.

영천 수도사를 행선지로 잡고 대구-포항 고속도로를 거쳐 상주-영천 고속도로로 갈아탄 뒤 신령I.C를 빠져나와 신령면 소재지를 지나 군위 방면 919번 지방도로를 달려가다 치산계곡 관광단지를 알리는 이정표를 따라 차를 몰아가면 오토캠핑장과 치산저수지를 지나게 되고 고즈넉한 분위기에 독경소리만 은은하게 들려오는 수도사주차장에 닿게 됩니다.
먼저 도착한 몇 대의 차량이 주차되어 있는 공간에 애마를 세워놓고 GPS를 가동하며 서늘한 공기를 깊숙이 들이마시며 1차 목표인 진불암을 향한 발걸음을 떼어봅니다.

 

산행궤적
수도사주차장에 파킹을 하고 오늘의 산행을 시작합니다.
숲을 빠져나와 탐방안내소를 지나 계속되는 시멘트도로를 따라 진행하니 아침 햇살에 빛나는 단풍이 오랜만에 찾아온 산꾼을 맞아주는군요
맑은 물소리에 가을이 익어가는 계곡은 상쾌한 아침 기운이 감돌고 골짜기 흐르는 해맑은 옥수를 마시고 취한 단풍은 곱게도 물들어갑니다.
멋진 암반을 따라 흘러내리는 청류와 주변 풍광이 눈길을 붙드는 목교에 이르게 됩니다.
산 아래까지 내려온 단풍이 딱딱한 등로를 부드럽게 하고 얼마 뒤 나타나는 공산폭포 입구에서 우측으로 길을 듭니다.
입구에서 약 100미터 가량 안쪽으로 걸어 들어가면 폭포를 볼수 있는 망폭정(望瀑停)에 닿게 되고
잠시 개울가로 내려가니 단잠을 깬 시원한 공산폭포가 알록달록한 가을 옷을 갈아입고 반갑게 맞아주네요.

 

 

'공산폭포'는 일명 '치산폭포'라고도 하며 팔공산 남쪽과 서쪽으로부터 에워싸고 있는 광활한 일대의 원시림 지대에서 흘러내리는 폭포로 3단으로 총 연장 60m 정도로 팔공산에 산재해 있는 폭포 가운데 가장 낙차가 크고 낙숫물이 풍부하며 계곡의 맑은 물과 주변의 산세와 조화를 이루어 경관이 좋은 곳이랍니다.

 

폭포 옆으로 나있는 지금은 통제되어 있는 옛길을 따라 거슬러 오르며 내려다 본 공산폭포.
가을 향기 내려앉은 좁은 찻길따라 진불암으로 향하니 절정인 단풍은 자꾸만 발걸음을 붙들고 있네요.
오늘 가야할 방향은 현수교를 건너 진불암을 향합니다. 다리를 건너기 전 곧장 나있는 등로는 도마재(신령재)로 오르는 길이지요.
현수교를 지나 진불암으로 가는 등로에는 가을이 내려앉아 진한 향기를 내뿜고 있네요.
계곡을 따라 동봉으로 향하는 등로는 폐쇄가 되어있는 진불암 입구 삼거리.
삼거리이정표에서 진불암으로 올라서니 화려한 단풍이 산꾼을 유혹하기 시작하는군요.
진불암으로 가는 길은 단풍이 눈부시게 화사하고 마치 산불이 활활 타오르는 진풍경에 연신 셔터를 눌러가며 바쁜 걸음 옮겨갑니다.
단풍나무 잎새가 선홍빛으로 붉게 물들었습니다. 봄꽃보다 가을 단풍이 더 아름답다는 말처럼 화사하게 빛나고 있네요.
지난 여름의 수고로움을 갈무리하는 이 가을... 한껏 아름다움을 뽐내던 단풍잎이 떨어진 산길엔 낙엽이 두툼하게 깔려 바스락거리고 있네요.
가을 정취가 한껏 묻어나는 정경에 한동안 이곳에 서서 바라보기만 합니다.
이 시간 만큼은 가장 행복한 순간인 것 같습니다. 가을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겠지요.
두껍게 깔린 낙엽을 밞으며 황금색 숲을 걷는 이 기분... 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환상의 단풍 터널 속으로 진불암 가는 길은 옛날 고승들이 단장 짚고 걷던 유서깊은 길입니다.
길 가에 옛 스님들의 유골을 모신 진불암 부도탑.
부도탑을 지나 진불암으로 향하는 길 역시 고즈넉하기 이를 데 없네요.

 

여유로운 마음으로 가을 정취를 만끽하며 돌계단길을 한발한발 올라서면 진불암에 서게 됩니다.

 

▣ 진불암(眞佛庵)
팔공산 제일봉인 비로봉 아래 자리 잡고 있는 작은 암자이다. 일설에는 삼국유사에 기록된 사찰로서, 후면에는 청정법신 비로봉이 전면에는 대자대비 관음봉, 우측에는 실행제일 보현봉이 그리고 좌측에는 지혜제일 문수사리봉으로 사방이 보살님들로서 장엄되어 있는 곳이라 한다.
절의 창건에 대해서는 신라 진평왕 때 창건되었다고 입구 간판에는 적혀 있으나, 구전에 따르면 고려 말 환암 혼수(幻庵 混修, 1320~1392) 스님이 창건했다고 한다. 사역에는 인법당과 칠성각, 산신각이 있는 작은 암자이다.

 

진불암에서 바라본 투구봉-청석배기 능선.
진불암을 빠져나와 이정표가 가리키는 맞은 편 사면길을 따라 등로를 이어가니 이곳 또한 단풍이 절정을 이루고 있네요.
태풍 피해를 입은 새미난골의 등로는 훼손되어 있어 거친 돌길을 헤치며 목교를 건너게 되고
새미난골을 가로질러 지능선 허리길을 돌아드니
염불골 계곡을 따라 올라오는 등로와 합류가 되는 삼거리를 만나게 되고 동봉을 향한 오름을 시작합니다.
알록달록 때때옷으로 광을 낸 단풍숲에 위안을 삼고 부지런히 발놀림을 옮겨갑니다.
목재계단이 시작되는 바위에서 건너다 본 공산산성(산성봉). 지금은 군사시설이 들어서 있지만 그 옛날 선인들의 지혜가 돋보이는 천혜의 요새입니다.
등 뒤로 돌아보니 희미하지만 풍력발전기들이 세워져 있는 영천 화산이 눈에 들어오네요.
계곡을 따라 수도사로 내려서는 갈림삼거리.
고도를 높혀갈수록 단풍이 든 활엽수의 잎은 떨구워지고 늦가을의 정취를 풍기기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새롭게 조성되어 있는 데크계단을 올라서니
푸근한 인상으로 반겨주는 '팔공산석조약사여래입상'과 헬기장이 있는 장군메기에 도착을 하게 됩니다.
'팔공산 동봉 석조약사여래입상'
가파른 계단을 한발한발 올라서니 정상석 주변에는 인증샷을 남기려는 산객들이 많아 먼저 민생고부터 해결하기로 합니다.
서쪽 바위 끝단에서 식사를 마치고 주변경관을 담기 시작합니다. 서봉 뒤로 파계봉을 거쳐 가산까지 이어지는 팔공산 주능선이 펼쳐지고
북쪽방향의 팔공산 비로봉과 산성봉도 담아봅니다.
동봉에서 내려다 본 새미난골...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는 단풍이 산정(山頂)과는 확연히 구분이 되는군요.
동쪽방향의 종주길 역시 한 눈에 들어오는 멋진 풍광입니다. 좌측의 코끼리봉 그 옆으로 신녕봉, 삿갓봉을 지나 남,북방아덤, 노적봉으로 이어지는 주능선에 멀리 환성산, 초례봉이 차례로 하늘금을 그리고 있는 모습입니다.
남쪽의 대구시내 방향은 역광인데다 뿌연 연무까지 끼어있어 먼 곳까지의 조망은 신통찮은 편입니다.
팔공산 동봉(미타봉).
능선에 올라서니 나무들은 벗은 단풍 옷을 바람에 날리며 겨울 채비를 하느라 분주한데 동봉에서 내려다 본 팔공능선의 가을 빛은 곱기만 합니다.
산이 좋고 사람이 좋아 떠나는 산 여행길... 내가 원해서 가는 길, 고단하면서도 즐거운 길입니다.
하트바위.
이제 염불봉을 향한 걸음을 시작해 안전시설이 한층 강화된 등로를 따르다 염불봉 가기 전의 전망대가 있는 암봉을 찾아 갑니다.
앞만 보고 걷다가 가끔씩 뒤돌아보면 이렇게 멋진 풍경도 볼 수가 있네요.
다양한 수종만큼이나 형형색색으로 물들어 산과 계곡을 덮고 있는 단풍의 모습에 셔터는 오늘도 열심히 제 할 일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가까이 다가온 염불봉과 주능선.
전망대가 있는 암봉을 내려와 계속되는 암릉을 따르다 밧줄 하나가 드리워진 염불봉의 거친 암벽을 부여잡고 용을 써가며 올라서니
염불봉의 명물인 발바닥바위가 반겨주는군요.
염불봉 베개바위 아래로는 염불암이 자리하고 있네요.
염불봉을 내려오면 널찍한 데크 쉼터를 만나게 되고 언제 보아도 멋진 풍경을 자랑하는 병풍바위를 대하게 됩니다.
단풍이 곱게 내려앉은 염불골. 어느 새 바라보고 있는 내 마음속까지 고운 빛으로 물들이고 복잡한 마음까지 정화해 주는 듯 합니다.
염불암 갈림길(주능선 NO.74).
병풍바위구간 아래의 가을풍경.
팔각정전망대.
조금 전 올랐었던 암봉과
팔공산 정상부를 이루고 있는 동봉, 비로봉, 산성봉...
언제 보아도 가슴이 시원해지는 막힘없는 풍경을 마음껏 즐기고
안전시설이 한층 확충이 되어있는 북쪽 사면길을 따르며 나무들을 보니 겨울이 성큼 가까이 다가온 듯 동면에 들어갈 준비가 끝난 것 같습니다.
동화사 갈림삼거리(NO.58).
보현봉 능선 초입에 있는 1,034봉의 명물인 '얼굴바위'도 잠시 만나게 됩니다.
가까이 다가온 신령봉(997m). 도마재가 멀지 않은 것 같네요.
금당능선의 가을 풍경.
금당능선 들머리인 49번 지점을 지나 도착한 도마재(NO.48). 이정목 좌측 아래로 나있는 등로를 따라 민비골로 내려섭니다.
인파가 붐비는 동화사 방향보다 상대적으로 한산한 민비골 코스는 홀로 가는 산꾼에게는 더없이 좋은 산길입니다.
남쪽 사면에 비해 활엽수가 많은데다 계곡으로 오르고 내릴 수 있어 깊은 가을의 맛을 만끽하기에 안성맞춤이기 때문입니다.
떠나는 가을이 아쉬워 몸부림치듯 마지막 향연을 펼치고 있는 민비골의 가을입니다.
숲속으로 들어서기 직전부터 눈길을 끌던 화려한 가을의 모습은 숲길을 걷는 한동안 내내 이어지고 있어 발걸음은 자꾸만 느려져만 갑니다.
민비골의 절경인 무명폭에 깃든 가을의 모습에 한참을 머물다 갑니다. 어느 새 그리움이 된 가을색입니다.
바람도 잠이 든 고요한 숲길... 잠든 단풍나무들 사이로 떨어진 잎들만 깨어있네요.
단풍을 드리우고 낙엽을 떨어뜨리는 가을은 그렇게 여유롭게 걷는 계절인 것 같습니다.
그렇게 걷다 보면 종종 걷고 있다는 사실마저 잊고 자연을 온전히 느끼는 데에 선선히 마음을 내어주게 되는군요.
새미난골 계곡을 따라 내려서는 등로와 합류가 되는 삼거리에서 목교를 따라 진행하면
아침 나절 지났던 현수교가 나오고 이후 익어가는 가을길을 따라 걸음을 재촉합니다.
낙엽따라 파란 시월도 끝자락으로 치닫고 있는 지금... 말라가는 노란 잎 사이 가을빛이 찾아들어 불어오는 찬바람에 눈처럼 휘날립니다.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늦가을... 아직은 남아 있을 것 같은 가을의 정취를 맛보기 위해 찾아온 치산계곡...
자연이 선물해 준 아름다운 길을 따라 걷고 있으면서도 괜시리 마음까지 설레어 자꾸만 자꾸만 지나온 길을 뒤돌아보게 되고
마음 한켠... 이제껏 살아온 내 지난 날 또한 언제라도 뒤돌아 볼 때면 참으로 따뜻하고 아름다울 수 있기를 잠시나마 소망해 보면서 도착한 수도사에서 배낭을 내려놓고 수도사 경내로 들어가 무사 산행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담아 부처님께 예경을 드리기 위해 법당을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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