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달이 사는 집
한 해가 가기 전 제대로 액땜하고 온 팔공산 송년산행 본문
♧ 산행일자 : 2023. 12. 24 (토) 날씨 - 흐리고 가끔 눈
♧ 산행장소 : 대구광역시 동구, 군위군 부계면, 영천시 신령면 일원
♧ 산행인원 : 홀로...
♧ 산행코스 : 수태골주차장-수릉산봉계표석-빵재갈림길-성인봉-서봉-오도재-비로봉-하늘정원-청운대(원효굴)-장군메기-동봉-염불봉-염불릿지-염불암-가래재(빵재)-수태골주차장 (원점회귀)
♧ 산행시간 및 거리 : 6시간 50분, 12.35km (식사 및 휴식 포함, GPS 기준)
◈ 산행기
나이에 따라 세월이 가는 속도가 있다더니 정말 그런가 봅니다. 엊그제 산악회를 따라 산행을 다녀온 것 같은데 벌써 주말이 다가와 산이 부르고 있으니 말입니다.
아직 31일이라는 한 해의 마지막날이 일요일이이어서 산행할 기회는 한번 더 남아 있지만 새해 해맞이를 하려면 아무래도 이번 주말이 올해의 송년산행이 되지 않을까 싶어 한해를 마무리하는 의미로 조금은 긴 코스로 걸어볼 생각에 간단히 먹을거리를 배낭에 갈무리하고 일찌감치 집을 나서 이동의 김밥집을 찾아 순두부찌개로 아침을 해결하고 차를 몰아 대구-포항 고속도로를 달려갑니다. 하지만 영천휴게소를 지나 팔공산이 보일 즈음 흐린 날씨지만 산등성이에 온통 눈으로 덮혀있는 모습에 그만 산행지를 변경하게 됩니다. 그리고 청통휴게소에서 정차를 하고서 코스를 여럿 나열해 놓고 머리속으로 그려가며 다시 차를 몰아가니 얼마 지나지 않아 와촌I.C를 빠져나오게 되고 대구,경산의 경계인 능성고개를 넘어 백암삼거리에서 동화사 방향으로 차를 몰아 도착한 수태골 주차장에 도착을 하게 됩니다.
만원사례가 따로 없던 주차장에는 차가운 날씨 때문인지 평상시와 달리 빈 자리가 수두룩하네요.
GPS를 켜고 휴대폰과 페어링을 한 후에 장비를 챙겨 매서운 바람이 몸속을 파고들새라 단도리를 한 후에 비로봉을 향한 힘찬 걸음을 시작합니다.
산행궤적
수태골주차장 입구에서 GPS를 켜고 사진 한장 담는 것으로 산행은 시작되고
수태골을 따라 이어지는 걷기 좋은 편안한 산길을 따라 팔공산의 너른 품속으로 들어갑니다.
계곡을 따라 경쾌하게 흘러내리는 물소리가 정겹게 들려오고
돌돌돌 흐르는 계류의 맑고 청아한 소리를 들으며 걷는 산길은
맑고 깨끗한 겨울날씨처럼 깔끔하기 그지 없네요.
장군바위와 주추방골의 들머리인 '태동 최선생 묘'입구도 지나고
등로 우측으로 쉼터 정자가 있는 곳에 닿게 되면서
'수릉봉산계표석(綏陵封山界標石)'도 찾아보게 됩니다.
수릉(綏陵)이란 조선조 현종의 아버지인 익종의 능을 말하는 것이고, 봉산계(封山界)란 이러한 능의 유지와 제사에 쓰이는
경비의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서 이 구역의 산림을 보호림으로 정하여 일반인의 벌목과 입산을 금지하는 말입니다.
팔공산 정상부로 가는 등산로 가운데 가장 많이 이용되는 코스가
지금 걷고 있는 수태골 등로가 아닌가 싶네요.
신림봉 아래에 있는 '빵재'를 오르는 갈림길이 있는 쉼터에서
좌측의 풀섶을 헤치고 성인봉으로 향합니다.
희미하지만 식별이 가능한 산길로 들어서면
이내 등로는 곧추 세우기 시작하는군요.
영하의 날씨 속에 흘러내린 물이 그대로 얼어버려 작은 빙폭을 만들었네요.
쉼없이 이어지는 된비알을 따라 시선은 예전 이 길을 걸었을 때 횡재를 했던
송이가 생각이나 철이 지났지만 괜스레 소나무에 꽂힌 채 천천히 올라서니
사방 숲으로 가려있어 조망이라곤 없는 성인봉(904m)에 오르게 됩니다.
북쪽 사면길에 내린 눈이 녹지 않은 채 얼어있어 스틱을 길게 뽑아 엉금엉금 기다시피 내려서니
눈길을 바위군을 지나게 되네요.
문득 가지산 입석대가 연상되는 바위들입니다.
등로 좌측으로 시야가 열리는 곳에서 바라본 용바위능선의 장군봉과 주추방골의 느리청석지대.
저 곳도 더 늦기 전에 한번 더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비탐구역으로 통제된 용바위능선의 장군봉 절벽에는 밧줄이 그대로 있는지...
마치 용이 하늘로 승천하는 듯한 모습의 용바위능선과 장군봉 그리고 장군바위.
이후의 등로 역시 편안한 길은 없는 듯 바윗길이 이어지고
조망이라곤 없는 산길인지라 묵묵히 가풀막을 치고 오를 뿐입니다.
쉬이 정상을 내어주지 않으려는 듯 등로는 계속 험로의 연속입니다. 더구나 눈길이라 통과하기가 쉽지 않네요.
여전히 주능선은 곰탕이지만 신림봉은 살짝 모습을 드러내고 있어 정상에서의 멋진 조망을 기대하게 만드는군요,
한 고비 치고 올라선 조망터에서 가까이 다가온 서봉을 올려다보며 암릉을 따라 진행하니
서봉 아래의 명품소나무가 있는 곳으로 직등을 하게 되고
곧이어 바위덩어리 위에 자리를 잡고 있는 팔공산 서봉 정상석을 만나게 됩니다.
먼저 서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가마바위봉으로 이어지는 톱날능선을 비롯하여
상여바위봉, 파계봉을 거쳐 한티재를 지나 치키봉, 가산으로 연결되는
팔공산 서부능선이 길게 뻗어있는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올라온 성인봉 능선과 용바위능선을 한 컷에 담아보며 내년에 다시 걸어보겠다는 무언의 약속을 하며
장군봉을 살짝 당겨봅니다. 다행히 밧줄이 그대로 걸려있네요.
아직 구름속에 잠겨있는 산성봉과 중계탑이 서있는 비로봉, 동봉과 차례로 눈인사를 나누고
시선을 조금 더 우측으로 돌리면 케이블카 상부정류장이 있는 신림봉이 보이고
뒤쪽 좌측 멀리 팔공C.C 뒤로 노적봉과 남,북방아덤이 시야에 잡히네요.
그 우측으로는 환성산이 뿌연 연무에 쌓여 희미합니다.
서봉에는 두 개의 정상석이 놓여 있는데 삼성봉은 서봉의 옛 이름으로
신라시대 삼성암에서 3성인이 득도한데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오도재로 향하던 중 데크계단에서 바라본 손을 뻗으면 닿을 듯한
팔공산 비로봉과 산성봉이 가까이 다가와 있네요.
오도암과 청운대.
동봉 너머로 팔공산 주릉이 줄기차게 뻗어갑니다.
파도치는 능선의 끝이 관봉으로 갓바위 부처님이 계시는 곳이지요.
그 아래 허연 속살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 팔공컨트리클럽입니다.
미세먼지로 뿌옇기만 한 남쪽의 대구시가지 방향을 담고서 데크계단을 내려서니
북사면의 응달에는 내린 눈이 녹지 않아
올 겨울들어 아직 설산을 제대로 경험 못한 산꾼의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달래주는 것 같습니다.
팔공산 최고봉인 비로봉과 서봉을 잇는 안부인 오도재.
오도재를 지나 비로봉을 향한 등로는 뚜렷하게 나있는 산길을 버리고
마애약사여래좌상의 부처님을 알현하기 위해 시경계길로 올라섭니다.
터가 넓고 아늑해 종주산꾼들의 비박장소로 이용되는 '팔공산 마애약사여래좌상'
팔공산 마애약사여래좌상(八空山 磨崖藥師如來坐像)
대구광역시 유형문화재 제3호.
팔공산 동봉의 석불입상에서 서쪽 능선을 따라 약 500m정도 가면 팔공산 주봉인 비로봉 100m정도 아래에 남쪽을 향하여 서있는 험준한 바위에 뛰어난 솜씨로 새겨진 불상을 만나게 된다.
이 불상은 머리부분이 크고 어깨까지 내려오는 긴 귀를 하고, 시원스럽게 생긴 콧대와 힘있는 턱 그리고 뚜렷한 눈썹 등이 얼굴윤곽과 더불어 균형을 이루어 위엄을 갖추고 있고, 입가의 잔잔한 미소에서는 자비로움을 느끼게 하고 있다 소발의 머리에 큼직한 육계를 가지고 목에는 삼도가 표현되어 있다.
법의는 우견편단으로 옷자락이 왼쪽팔을 거쳐 발목까지 흘러내리고 있다. 왼쪽 손은 자 연스럽게 무를 위에 놓았는데 약합인 듯한 지물을 잡고 있다. 이것으로 이 불상은 약사여래 불로 보는 것이다. 오른쪽 손은 무릎 위에 드리워 외장 하였는데 그 지선이나 다섯 손가락의 마디의 표현이 뚜렷하며 양쪽 팔목에는 팔찌를 표현한 듯한 선이 새겨져 있다.
불상의 둘레에는 자연암벽을 이용하여 이중으로 된 원형 두광과 신광을 새기고 있다. 두 광 주위에는 6잎의 큼직한 연꽃무늬가 있고 그 밖으로 당초문을 조각하였다. 신광 또한 두 광과 같이 2개의 선으로 구분하여 안쪽에는 당초문을, 주위에는 화염문을 새기고 있다.
연화좌는 무릎 밑에 단판의 앙련이 이중으로 겹쳐 있고 그 밑에는 복련이 옆으로 펼쳐져 있어 화려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이 대좌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것은 연화좌 밑에 좌, 우 로 길게 목을 빼내고 있는 용두이다. 이 양 용두는 좌우가 같은 형태로 입은 딱 벌리고 눈 은 부리부리한 모습을 하고 있다. 이와 같이 마애불의 연화좌에 용두를 조각한 예는 유일하여 큰 의의를 갖고 있다.
이처럼 조각기법이 완전하고 어깨와 가슴이 당당하며 균형된 몸매를 보여주지만 옷주름 의 표현 등에 도식화의 경향이 보여 9세기에 조성된 불상으로 추정된다.
날씨가 좋은 날 이곳에 서면 조망이 멋졌던 바위전망터에 당도하니
새롭게 설치되어 있는 데크계단이 통행을 쉽게 해놓았네요.
조심스레 빙판지역을 빠져나와 철조망을 통과하면
비로봉 정상부를 차지하고 있는 중계탑이 나타나고
하늘정원을 다녀온 뒤 만나게 될 동봉을 바라보며 비로봉으로 향합니다.
비로봉 오르는 정상 등산로와 합류가 되고 오름을 올라서니
하늘에 제사를 지냈던 제천단(祭天壇) 표석이 먼저 반겨주고
뒤이어 삼각점과 돌탑이 있는 비로봉 정상에 도착하게 됩니다.
하늘정원 가는 길에 잠시 들러 담아본 알바위.
알바위에서 바라본 동봉과 염불봉 라인.
산성봉의 만물상.
진경산수화를 연상케하는 바위군들이 여느 명산 못지 않게 멋진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팔공산 하늘정원.
군위군에서 2011부터 2014년까지 4년간 총 30억원을 투입해 조성한 하늘정원은
팔공산 전경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망 데크와 산책로, 화장실, 주차장 등을 갖춰 놓았답니다.
천길 낭떠러지 위에 멋드러진 소나무가 자리잡고 있는 청운대에 당도하게 됩니다.
가는 눈발이 흩날리는 궂은 날씨지만 멋진 풍광을 담지 않을 수가 없네요.
팔공산 주능선에서 뻗어내린 지능선들이 마치 책을 포개놓은 듯한 모습을 연상시키고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도 웅장하고 멋진 대자연 앞에는
보잘 것 없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 만큼 깎아지른 절벽의 모습은 대단합니다.
예까지 왔으니 원효굴을 안가볼 수 없겠지요.
714계단을 따라 내려서면 다소곳이 두손을 모으고 기도하는 모습을 연상시키는 기암이 반겨주네요.
예전 같았으면 담력이 세지 않으면 결코 갈수 없는 곳에 위치한 원효굴을
지금은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게 되어 군위군에서 관광자원 개발에 신경을 많이 쓴 것 같습니다.
해발 800m 정도에 위치하고 있는 원효대사가 수도한 곳이라고 전해오는 원효굴.
원효의 아명인 서당을 따서 '서당굴'로도 불린다고 하지요.
벼랑에 달려있는 밧줄을 부여잡고 바위 뒤로 나서면 원효스님이 좌선을 했다는 좌선대가 있는데...
눈이 온 날 데크를 타 넘고 가볼 용기는 나지 않네요.
오도암으로 내려서는 714계단.
하늘정원까지 도로가 차량통제가 되어 데크계단을 오르는 분들이 제법 보이더군요.
데크계단 난간대 위에 다소곳이 앉아있는 예쁜 오리와 눈맞춤을 하고서
하늘정원의 쉼터 정자인 '하늘정'에서 컵라면과 빵, 커피로 점심 요기를 합니다.
식사를 마치고 눈 덮힌 군사도로를 따라 비로봉 아래로 되돌아와 동봉으로 향하면
그윽한 미소를 띠며 반겨주는 팔공산동봉석조약사여래입상과 헬기장이 있는 장군뫼기에 닿게 됩니다.
팔공산동봉석조약사여래입상 (八公山東峰石造藥師如來立像)
대구광역시 유형문화재 제20호.
대구 팔공산 중앙봉의 정상에 위치하고 있는 전체 높이 6m에 달하는 거대한 석불입상이다.
얼굴은 두 볼이 풍만하고 입가에 약간의 미소를 띠고 있어서 자비스러움을 느끼게 한다. 신체에 비해 큰 오른팔은 안쪽으로 늘어뜨렸는데 다섯손가락의 길이가 고르지 않아 부자연스러우며, 왼팔은 가슴 앞으로 올려 무언가를 잡고 있는 듯하나 확실하지 않다. 옷자락 밖으로 노출된 발끝은 발가락의 조각이 뚜렷하여 거대한 불상임에도 안정감을 준다.
거대한 불상에 잘 조화되어 있는 옷주름이나 인상 등의 조각수법으로 보아 관봉(冠峰)의 석조여래좌상과 같은 시대에 만들어진 작품으로 추정된다.
계속되는 등로를 따라 발품을 팔다보면 어느 새 가파른 목재계단을 올라서게 되고
막힘없는 조망이 일품인 동봉에 올라 사방을 둘러보지만
흐린 날씨탓인지 가시거리가 짧아 조망이 영 신통찮네요.
진회색 구름 사이로 간간이 햇살이 쏟아지지만 남쪽방향 역시 조망이 시원찮네요.
바로 아래 신림봉이 있는 백안능선과 우측의 성인등이 뻗어있는 모습입니다.
두달 만에 다시 찾은 동봉(미타봉).
구름이 숨바꼭질을 하고 있는 비로봉과 산성봉을 한번 더 담아보고
새미난골(좌)과 염불골이 기나긴 골짝을 이루는 치산계곡과
코끼리봉에서 투구봉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을 보니 또다시 걸어보고픈 진한 유혹을 느끼게 합니다.
아이젠을 장착하고서 동봉을 떠나 염불봉으로 향하는 도중
순식간에 파란 하늘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네요.
마음속으로 하늘이 조금이나마 맑아졌으면 좋으련만 하는 바램이 통했나 봅니다.
1,120.4봉을 올라 통천문을 통과해 내려서니
내린 눈이 얼어있는 바윗길은 그야말로 살떨리게 만드는군요.
다시 만난 하트바위와 반가운 눈인사를 나누고 암릉길을 계속 따라갑니다.
가까이 다가온 염불봉.
가끔씩 이용하던 염불봉 직등코스 역시 난코스지만 오히려 얼어있어 오르기 수월한지도 모르겠네요.
염불봉 발가락바위.
염불봉에서 바라본 비로봉, 산성봉의 풍광입니다.
염불골이 길게 골짝을 이루고 있고,
투구봉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이 길게 뻗어 있는 모습입니다.
염불봉 베개바위를 마지막으로 카메라에 담고 오늘은 곧장 내려서기로 합니다.
경사도 심한 데다 직벽의 바위와 바위 사이로 내려오려니 많이 조심스럽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기에 유격훈련하듯 밧줄을 부여잡고 조심스레 내려섭니다.
몇 개인지도 모를 많은 밧줄구간을 쉴새 없이 내려서니
종주등산로 위치표지목 74번에서 내려서는 등로와 만나게 됩니다.
잠시 후 만나게 되는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에서 부도암능선을 버리고 염불암으로 내려섭니다.
염불암 극락전과 고려시대의 다층석탑인 '동화사 염불암 청석탑'.
염불암(念佛庵)
대한불교조계종 제9교구 본사인 동화사(桐華寺)의 부속암자이다. 동화사에서 서북산정으로 3㎞ 지점에 위치하며 928년(경순왕 2)에 영조선사(靈照禪師)가 창건하였다. 고려 중기에 보조국사(普照國師)가 중창하였으며, 1438년(세종 20)에 중창하였다.
그 뒤 1621년(광해군 13)에는 유찬(惟贊)이 중창하였고, 1718년(숙종 44)과 1803년(순조 3), 1841년(헌종 7)에 각각 중수하였으며 근대에 이르러서는 1936년에 운경(雲耕)이, 1962년에 혜운(慧雲)이 중건하였다.
현존하는 당우로는 극락전과 동당(東堂)·서당(西堂)·산령각(山靈閣) 등이 있다. 극락전에는 아미타불과 관세음보살·지장보살을 봉안하였는데, 그 후불탱화(後佛幀畵)는 부드럽고 섬세한 기법으로 그린 것으로 1841년의 중수 때 제작된 것으로 짐작된다.
대구광역시 유형문화재 제14호로 지정되어 있는 남쪽면의 보살좌상은 관음보살(觀音菩薩),
서쪽면에 있는 마애여래좌상은 아미타불(阿彌陀佛)로 추정이 된다고 합니다.
염불암을 내려와 포장도로를 따르다 백안능선의 가래재(빵재)로 가기 위해
다시 산길로 재진입을 시도하게 되는데 지금껏 장착하고 있던 아이젠을 이곳에서 벗어버렸으니...
사면길의 등로에 군데군데 빙판길이 나타나 첫 번째는 무사히 통과를 했지만
두 번째 빙판에서 그만 미끄러져 아래로 떨어지고 말았네요.
정신없이 쏟아져내린 골짜기에서 정신을 차리고 사방으로 날아간 스틱과 모자
그리고 휴대폰까지 겨우 찾아서 정상 등로로 올라서게 됩니다.
원래 계획은 가래재(빵재)에서 신림봉을 올라 서쪽능선을 타고 내려와 수태골로 합류할 계획이었지만
시간도 꽤 지난 데다 몸상태가 좋지않아 곧장 수태골로 내려가기로 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군데군데 통증이 엄습해 오지만 해거름이 시작되기 전에
하산을 완료하기 위해 부지런히 발놀림을 해나갑니다.
햇살이 빛을 잃어가는 숲길을 걸으며 사고 순간을 복기해 보지만
천운이라고 생각이 들 만큼 아찔했던 순간이어서
당분간은 빙판길에 대한 트라우마로 남지 않을까 싶네요.
아침 나절 성인봉을 올랐던 초입에 있던 삼거리에서 스틱을 접어넣고
수태골주차장으로 향하며 이만하기가 천만다행이라 여기고
스스로에게 위로를 하면서 자기 합리화를 시키고 있지만
빙판길에 발을 들여 놓을 때 '아이젠을 다시 착용할까'라며
순간적으로 생각했던 그 시간이 아쉬움으로 남아있네요.
에어먼지털이로 산행에서 묻어온 찌꺼기들을 털어내고 쉼터 정자를 지나
주차장에 도착을 하게 되면서 산행은 끝을 맺게 됩니다.
막상 사고를 당한 이후에는 혼이 다 빠진 상태라 아픈 줄도 몰랐지만 군데군데 통증이 몰려오고 결국에는 새끼손가락 골절상으로 수술을 받아야하는 처지가 되었네요.
지금 생각해도 천운이 아니었나 싶어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하고 안일하게 생각했던 자신을 책망하며 차를 몰아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내내 비록 부상은 입었지만 이 정도에 그치게 된 것을 감사하고 앞으로는 더더욱 조심하며 사소한 것에라도 주의를 기울여 산을 찾으리라 다짐하며 어두워진 고속도로를 달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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