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달이 사는 집
오월의 마지막 휴일에 찾은 경주·영천 도덕산-천장산 본문
♤ 산행일자 : 2024. 05. 26 날씨 - 맑음, 미세먼지 약간
♤ 산행장소 : 경주시 안강읍, 영천시 고경면, 임고면 일원
♤ 산행인원 : 오늘도 변함없이 홀로...
♤ 산행코스 : 오룡고개-도덕산갈림길-도덕산-도덕산갈림길-천장산삼거리-배티고개-천장산-655.2봉(점심)-박박봉(592.5m)-밧줄구간-삼포리 삼계마을-삼포리(삼계)버스정류장-삼포리(수흥)버스정류장-오룡고개(원점회귀)
♤ 산행시간 및 거리 : 5시간 35분, 12.3km(식사 및 휴식 포함. GPS 기준)
▣ 산행지 소개
1) 도덕산(道德山)
높이 702m이다. 경상북도 경주시 안강읍과 영천시 고경면에 걸쳐 있다. 일명 두덕산(斗德山)이라고도 한다. 주능선을 따라 남쪽으로 자옥산(紫玉山), 북쪽으로 봉좌산(鳳座山)이 이어지며 서쪽으로 삼성산(三聖山), 동쪽으로 어래산(魚來山)과 마주 본다. 산세는 평범하지만 전망이 뛰어나 정상에 서면 멀리 동해가 한 눈에 들어온다. 산 중턱에 사찰 도덕암(道德庵)이 있으며, 산 아래 옥산리(玉山里)에 조선시대 회재(晦齋) 이언적(李彦迪)이 기거하던 독락당(獨樂堂:보물 제413호)과 옥산서원(玉山書院:사적 제154호), 정혜사지13층석탑(국보 제40호) 등의 유적이 있다.
2) 천장산(天掌山, 694.8m)
천장산은 영천시 고경면과 임고면을 경계로 솟은 산으로 주변 가까이로 지역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운주산, 도덕산, 봉좌산이 있어 다소 소외된 편이다.
포항땅을 벗어난 낙동정맥이 도덕산 못미쳐에서 짧게 곁가지를 틀어 영천, 경주땅으로 들어서는 길목에 천장산을 솟아 올린 후 단맥을 이어 임고면과 고경면을 경계지으며 임고천으로 잦아든다.
천장산은 주변에서 볼 때 마치 독립봉처럼 뾰족하게 솟아 있어 어디에서 보든 당당한 산세를 자랑한다. 산의 모양세에 맞게 어느 쪽에서 오르더라도 한 바탕 가파른 된비알을 극복해야 한다. 아직은 천장산만을 목적으로 찾는 이가 많지 않은 편이라 주능선을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뚜렷한 등산로가 발달되지 않은 편이다.
삼각점만 고스락을 지키고 있는 정상부는 잡목에 가려 있는 편이지만 정상 인근의 조망대에 서면 도덕산, 자옥산, 봉좌산, 어래산을 비롯한 주변의 올망졸망한 산세가 한 눈에 들어오고 향로봉~비학산 너머의 동해바다와 포항시가지까지 가시권 안으로 들어온다. 정상 남서쪽 조망터에선 운주산, 기룡산, 보현산, 면봉산은 물론 멀리 대구 팔공산까지 꼽아 볼 수 있다. 산행 들머리는 정상 북서쪽 아래 수성리쪽 천장사와 남쪽 삼포리, 배티재 쪽을 들 수 있다. (참조 : 네이버백과)
◈ 산행기
손녀의 육아를 위해 아내가 다시 미국으로 떠난지도 벌써 열흘이 다되어 가는 가운데 홀로 식사 해결해가며 열심히 돈 벌러 다니고 있지만 그래도 걱정이 되는지 이역만리 타국에서 그리고 멀리 떨어져 있는 딸내미, 사위까지 안부전화를 해주어 그리 외롭지 않게 잘 지내고 있지만 그래도 가끔씩 허전한 마음이 드는게 사실이네요.
마음 편히 곁을 주며 가려운 곳을 시원스레 등 긁어주는 아내가 있어 불편한 줄 모르고 생활해 왔지만 막상 떨어져 있으니 물건 하나 찾는 것도 그리 쉽지만은 않아 역시 홀애비 생활은 가급적 안하는게 나을 것 같아 돌아오면 좀더 신경쓰고 더 잘해줘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한 주간 열심히 일하고 다시 맞은 주말...
산을 향한 걸음은 계속되어야겠기에 아침부터 부산을 떨며 산행준비를 마치고 집을 나서 경주방향 7번 국도를 달려 유강터널을 지나고 강동면소재지에서 안강방면 28번 국도를 따르다 딱실못(하곡지)을 지나서 첫 번째 삼거리 신호등(SK주유소 있음)에서 하곡리 이정표를 따라 우회전 후 산뜻하게 포장된 아스팔트 길을 따라 나서면 하곡리마을회관과 성산서원을 지나게 되고 잠시 후 물이 그득히 담겨있는 성산저수지를 통과하게 됩니다.
저수지가 끝나면 버스회차지가 있는 오룡2리마을회관을 만나게 되고 계속 차를 몰아가면 오룡1리를 지나 오늘 산행의 들머리로 삼은 낙동정맥상의 오룡고개에 닿게 됩니다.
주변에 주차를 할 곳이 마땅찮아 좀더 진행하니 도로 가장자리에 작은 공터가 있어 통행에 지장이 없게끔 주차를 해놓고 산행준비를 마친 뒤 오룡고개까지 진행 후 도덕산을 향한 걸음을 시작합니다.
산행궤적
오늘 산행의 들머리인 낙동정맥상의 '오룡고개'입니다.
좌측의 전봇대를 끼고 나있는 시멘트도로를 따라 산행을 시작합니다.
산행을 시작하자마자 우측의 산길로 들어선 뒤
잠시 후 숲을 빠져나오니 다시 포장된 농로를 만나게 되고
오후 쯤 만나게 될 천장산을 올려다보며 오랜만의 해후를 기대해 봅니다.
시멘트 농로를 따르며 되돌아 본 삼성산.
오늘 저곳까지 돌아볼 수 있을지는 천장산을 내려오며 생각해 보기로 하고
1차 목적지인 도덕산을 올려다보며 전의를 불태워봅니다.
울타리가 둘러쳐져 있는 농장 끝에는 큼지막한 물탱크가 있는데
뒤쪽의 숲길이 도덕산으로 향하는 초입입니다.
무성하게 자라난 풀들이 정맥길을 가리고 있지만
풀섶을 헤치며 나아가니 그리 어렵진 않네요.
밝은 햇살이 드리우는 '경주이씨 부부묘'
숲이 가장 아름다운 때는 신록의 계절인 5~6월이지요.
연두색 신록이 짙푸른 녹음으로 변하는 이 계절의 숲은
몸과 마음을 아주 편안하게 해주기도 합니다.
너덜지대를 좌측에 두고 진행하고 있었지만
숲에 가려 있었는데 이제야 시야가 트이는군요.
멀리 천장산이 보이는군요.
너덜지대를 지나면서부터 등로는 곧추 세우기 시작하는데
배꼽이 친구하자며 달려드는 가풀막에
저절로 숨은 턱에 차오르기 사작하는군요.
햇살이 머리 위로 쏟아지는걸 보니 능선이 가까워진 모양입니다.
도덕산-봉좌산 주능선에 올라서니 낯익은 이정표가 반겨주는군요.
도덕산부터 다녀와서 봉좌산 방향으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정상을 향해 길을 들면 삼각점 하나를 만나게 되는데 실질적인 도덕산 정상이지요.
사방으로 시야가 막혀 있어 전망바위가 있는 곳에 정상석을 세워 놓았답니다.
지난 달에 이어 다시 만나게 되는 3개의 정상석이 있는 도덕산입니다.
정상석에서 동쪽으로 나서면 넓은 조망바위에 서게 되는데 좌측으로 봉좌산이 건너보이고
건너편으로는 어래산이 지척입니다. 발 아래로는 옥산저수지가 내려다보이네요.
옥산저수지 제방 아래로는 독락당, 옥산서원을 품고있는 옥산리가 보이고
멀리 안강읍과 너른 안강들녘이 펼쳐진 모습입니다.
도덕산 정상에서의 짧은 머뭄을 뒤로 하고 바쁜 걸음을 재촉하면
도덕산을 향할 때 그냥 지나쳤었던 '마당바위'라 불리우는 자연쉼터를 카메라에 담아봅니다.
윗쪽 좌측부터 시계방향으로
'노란장대, 민백미꽃, 산괴불주머니, 찔레꽃'
윗쪽 좌측부터 시계방향으로
'노랑갈퀴, 은대난초, 조뱅이, 지칭개'
포항마루금산악회에서 세워놓은 스텐이정표.
통나무 의자가 마련되어 있는 천장산 갈림길.
잠시 다리쉼을 하면서 간식타임을 가진 뒤
마주보이는 시그널이 달려있는 내림길로 들어섭니다.
내리꽂히듯 쏟아지는 내림길을 걷다가 시야가 트이는 곳에서 바라본 운주산.
내려다보이는 마을은 영천시 임고면 수성리 안골마을입니다.
'쥐똥나무'도 이제 꽃을 피우기 시작하네요.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내림길을 여유롭게 걸으며 내려가니
고경면 삼포리와 임고면 수성리를 연결하는 고갯길인 배티재에 닿게 됩니다.
배티재에서 천장산을 향한 오름길에서 잠시 허리를 펴고 뒤돌아보니
다녀온 도덕산이 힘내라고 격려를 해주네요. 그 뒤로 자옥산도 보이는군요.
무참히 베어진 수목들로 주변 경관은 시원스럽지만 보는 이의 마음은 그리 편치 않네요.
배티재에서 천장산 오르는 등로는 빡세기로 이름난 곳인데
십 수년만에 다시 찾은 걸음 역시 힘들긴 매 한가지네요.
산정에서 들려오는 멧돼지의 계속되는 울부짖음에 일순 공포감이 들어
휴대폰의 음악 볼륨을 최고치로 올리고 스틱으로 툭툭 쳐가며
멀리 사라져 주길 마음속으로 빌며 한발한발 올라가니
화답이라도 한듯 새끼들을 이끌고 사라졌는지 적막감이 감도는군요.
그 바람에 오름길에 찾아보려고 했던 코끼리바위는 그냥 지나치고 말았네요.
경계를 늦추지 않고 주변을 둘러보며 오름을 이어가니
청도백씨 묘가 있는 천장산 주능선에 올랐습니다.
우측으로 가까이 있는 정상을 다녀온 뒤 좌측 박박봉으로 향할 예정입니다.
삼각점 하나에 까만 오석으로 된 정상석이 있는 천장산입니다.
지도상의 정상으로 표기된 696봉은 조금 더 진행해야 하지만
별 의미가 없을 것 같아 간단히 정상석만 사진에 담고서
되돌아나와 청도백씨묘를 지나 박박봉을 향한 걸음을 이어갑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폐헬기장 하나를 지나게 되고
성큼 다가온 여름같은 숲길은 푸르름이 더해만 가고
숲 사이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은 오름길에 흘렸던 굵은 땀방울을 말끔히 식혀주네요.
아무런 표식도 없는 그저 평범한 지도상의 655봉입니다.
자리를 잡고 준비해간 빵과 커피로 요기를 하고 가기로 합니다.
멀리 나무에 시그널들이 나부끼는걸 보고 지도를 확인해보니 박박봉(593m)이네요.
춥지도 덥지도 않은 그런 날엔 어딜 가도 좋겠지만
신록의 이 계절엔 초록의 숲길을 걸어보라고 권하고 싶네요.
숲이 주는 여유도 받아들이고 은밀하게 다가오는 나무의 향기를 맡으면서
새들의 대화 소리도 조용히 들어볼 수 있으니 말입니다.
왕성함의 상징 같은 나무의 기운을 받으면서
폐에 지닌 찌꺼기 뱉어버리고 깨끗한 공기를 마음껏 담아가기로 합니다.
백선(봉삼)
약초로 알려져 있는 백선이 천장산에는 유독 무덤 주변으로 많이 분포되어 있네요.
봉황삼으로 알려진 백선은 약용과 함께 독초입니다.
예전 천장산을 찾았을 때 드나들었던 삼거리입니다.
삼포저수지로 향해 삼성산을 계획했었지만
이제 나이 생각해서 무리하지 않으렵니다.
삼성산까지 다녀오려면 앞으로 3시간은 족히 예상되어 일찌감치 포기하게 되는군요.
예전 '자.도.천.삼' 산행할 때가 그리워집니다.
오랜 시간이 흐른 때문인지 사면길 등로는 훼손이 제법 되어있는데
지계곡 하나를 건너서는 지점으로 암반이 드러나 있는
움푹 패인 고랑을 만나게 되니 옛 생각이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매여있는 밧줄을 부여잡고
힘겹게 건넜던 지난 날의 산행이 문득 생각이 나네요.
아내와 함께 이곳을 찾았던 때가 벌써 십 수년 전의 일이 되었으니
정말 유수같은 세월이라 생각이 듭니다.
밧줄을 부여잡고 고랑을 건너며 아래를 내려다보니
지난해 겨울 팔공산에서의 사고가 생각이나 더더욱 조심스러워집니다.
이후의 등로는 묵은 임도를 걷게 되는데 바스락거리는 낙엽 밟는 소리가
마치 카펫 위를 걷는 듯 푹신하고 낭만이 묻어나는 낙엽길이 이어지네요.
숲이 끝날 즈음 올려다본 하늘은 오전과 달리 맑게 개어있고
천장산에서 박박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한 눈에 들어오는군요.
숲을 벗어나 삼포리 삼계마을을 향한 걸음에 마주보이는 삼성산이 아쉬운 듯 바라보고 있지만
애써 외면하면서 지나온 천장산만 한번 더 올려다보게 되네요.
가고픈 마음이야 굴뚝같지만 떨어진 체력을 만회할 수 있을지...
삼계마을을 지나 도로를 따라 털레털레 걸으며
왕성했던 예전의 산행들을 떠올리며 이곳저곳 다시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들지만
해가 갈수록 체력이 딸리는 기분이 드는 데다 지난 해의 사고를 겪은 때문인지
자신감도 떨어지는 것 같아 새삼 세월의 무게를 거스를 수 없나 봅니다.
윗쪽 좌측부터 시계방향으로
'인동덩굴, 기린초, 꿀풀, 엉겅퀴'
삼포리(삼계) 버스정류장 삼거리입니다.
우측 길은 삼포교를 건너 서계리를 지나 28번 국도로 연결이 되는데
다리 건너 맞은편 임도로 올라서면 삼성산으로 갈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맞은편 도로를 따라 수흥마을을 지나
들머리였던 오룡고개를 향해 곧장 가기로 합니다.
아랫수흥마을의 당산나무인 느티나무를 지나고
윗수흥마을과 배티재로 갈수 있는 길목에 있는
삼포리(수흥)버스 정류장을 지나 모퉁이를 돌아나가면
윗쪽 좌측부터 시계방향으로
'돌나물, 지느러미엉겅퀴, 붉은병꽃나무, 낮달맞이꽃'
차를 세워놓았던 어느 농가 입구를 지나 종착지인
오룡고개에 도착하게 되면서 산행은 끝이 나게 됩니다.
'◈ 산행이야기 > ☆ 2024년도 산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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