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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달이 사는 집

천고마비의 계절에 원없이 걸어본 영남알프스 영축산 본문

◈ 산행이야기/☆ 2022년도 산행

천고마비의 계절에 원없이 걸어본 영남알프스 영축산

해와달^^* 2022. 10. 2. 12:48

♧ 산행일자 : 2022. 10. 01 (토)   날씨 - 맑음

♧ 산행장소 : 울산광역시 울주군 삼남읍, 상북면. 경남 양산시 원동면, 하북면 일원

♧ 산행인원 : 나홀로 산행

♧ 산행코스 : 파래소2교-백발등-영축산-함박등-채이등삼거리-죽바우등-한피기고개-시살등-장선마을갈림길-시살북릉-파래소2교(원점회귀)

♧ 산행시간 및 소요시간 : 14.2km, 6시간 30분 (식사 및 휴식 포함, GPS 기준)

 

 

 

 

◈ 산행기

주말이 다가오니 손주들 돌봐준다고 영종도로 올라가는 집사람을 포항역에 데려다주고 주말을 온전히 홀로 지내야 하는 처지가 되어버렸지만 머지않은 장래에 다가올 삼식이 신세를 대비하여 잘 챙겨먹고 지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행동은 벌써 산행준비를 하기 위해 배낭에 손이 가고 있으니 산을 향한 마음은 시간이 흘러도 변하질 않네요.

맞춰놓은 알람소리에 자리를 털고 일어나 간단하게 아침을 해결하고서 꾸려놓은 배낭을 들쳐메고 아파트 상가에 있는 커피전문점에 모바일로 주문해 놓은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찾아 7번 국도를 달려 경주방면으로 차를 몰아갑니다.

오늘 찾아가고자 하는 산행지는 이 계절에 딱 어울리지 않을까 싶은 곳으로 영남알프스의 백미인 억새구경과 영축능선을 걷는 것으로 코스를 잡고 내비게이션에 '신불산자연휴양림 하단'으로 입력을 하고서 경주를 거쳐 언양방면 35번 국도를 따라 달려갑니다.

경주 봉계 한우특구와 울주 두서면 농공단지를 잇달아 지나고 언양 입구의 언양교차로에서 밀양방면의 24번 국도로 갈아타고 진행하면 덕현삼거리가 있는 69번 지방도로 내려서게 되는데 석남사 앞을 지나 석남터널로 향하는 옛길로 갈라지는 배내골 입구 삼거리에서 배내고개 방향으로 길을 드니 벌써부터 차량들이 줄을 잇고 있네요.

줄지어 도착한 배내고개에는 주차장마다 만원사례가 따로 없고 도로변 갓길에는 주차해놓은 차량들이 빈틈이 없이 길게 늘어서 있는 모습을 보면서 바야흐로 억새의 계절이 도래하긴 한 모양입니다.

배내통하우스와 철구소주차장을 지나 함양-울산간 고속도로 교각 아래를 지나 파래소유스호스텔이 있는 태봉교 다리를 건너 신불산자연휴양림으로 들어서니 좁은 진입로에도 차량들이 진행을 더디게 만드는군요.

게다가 태풍의 피해로 도로 한쪽이 무너진 곳도 있어 천천히 차를 몰아 청수골팬션으로 불리우던 '카페 포레'를 지나 도로 한 켠에 차 한대 겨우 댈만한 공간이 있어 주차를 해놓고 산행준비를 마친 뒤 카페 포래 입구에서 GPS를 켜고 파래소2교 좌측으로 나있는 청수골 들머리로 향하며 오늘의 산행을 시작합니다.

 

산행궤적
'카페 포레' 앞에서 바라본 파래소 2교. 다리를 건너 좌측으로 들머리가 있습니다.
청수골에서 내려오는 물길을 따라 나있는 숲길을 따라 잠시 들어가면
청수좌,우골의 계류가 만나는 합수부에 이르게 되고 화살표가 가리키는 좌골로 들어섭니다. 물론 우측은 청수우골이지요.
곧이어 '카페포레'의 울타리인 철조망 옆을 지나 좌골로 등로가 열리는 지점 초입에 곧바로 좌측으로 올라서는 갈림길이 나타나는데 백발등 능선으로 올라 영축산으로 갈수 있는 들머리입니다. 시그널 하나가 나부끼고 있으니 참고하면 좋을 듯...
초입부터 된비알이 시작되지만 선선한 날씨 때문인지 그리 힘들다 느껴지지 않네요.
한동안 고만고만한 오름이 꾸준히 이어지더니 어느 새 등로는 편안해지고
낙엽이 바스러져 잘게 깔린 폭닥한 길과 우거진 솔숲길, 산죽길을 지나면
등로 우측의 조망바위를 만나게 되는데 주변을 돌아보면 들머리였던 청수골이 아래로 내려다보이고 재약봉, 코끼리봉 능선이 하늘금을 그리는 뒤쪽으로 재약산이 빼꼼이 고개를 내밀고 있는 모습이 올려다 보입니다.
오랜 세월 살아온 생을 마감하고 주검으로 남아있지만 그래도 멋스러움을 잃지 않고 있는 고사목.
이번에는 등로 좌측의 조망바위를 찾았습니다. 베네치아산장에서 오르면 만날 수 있는 육각정봉(722봉)이 좌측으로 건너보이고 파래소폭포가 있는 왕봉골의 깊고 깊은 계곡이 신불서릉과 만길능선을 사이에 두고 길게 펼쳐지고 있네요.
오랜만에 다시 만난 '비룡송'입니다. 거대한 바위를 뚫고서 하늘을 향해 비상하는 듯한 모습이 참으로 장관입니다.
소나무가 용천을 하면서 바위를 갈라놓았네요. 한 컷에 담겨지지 않을 정도여서 광각으로 다시 한번 담아봅니다.
이번에는 바위를 에돌아 비룡송 전망대로 올라가보니 그곳에는 또다른 소나무의 경이로움이 기다리고 있었네요.
전망바위에서 내려다 본 비룡송의 모습입니다. 이곳에서 내려다 볼 때는 평범하게 보일 뿐인데 저 아래의 세상은 전혀 딴판이지요.
비룡송전망대에서 다시 한번 건너편의 재약봉, 코끼리봉의 마루금과 천황산, 재약산의 모습도 담아보고
파래소폭포를 품고있는 신불서릉과 만길능선도 눈에 넣어봅니다.
참나무와 산죽이 어우러진 산길을 이어가니
별 특징이 없는 지도상의 826봉을 지나게 되는데
등로 좌측으로 나있는 시그널을 보지 못하고 그냥 뚜렷한 길을 따르다보니
조망처가 있는 암릉길을 놓치고 말았네요. 아래쪽에서 올려다보며 위안을 삼고서
수풀에 가려져버린 희미한 족적을 따라 궤적을 비교해가며 숲을 헤쳐나가다
기존의 등로와 다시 합류를 하게 되고 빽빽이 들어차있는 철쭉군락지를 통과해 나가니
파란 하늘이 열리고 억새가 햇볕에 반사되어 은빛물결이 춤을 추는 모습이 마치 하얀 백발이 바람에 일렁이는것과 같다하여 '백발능선'이라 이름 붙여졌다고 전해오는 안부에 다다르게 됩니다.
시월 초순인데 벌써 억새는 하얀 꽃을 피우고 있네요. 살짝 늦은 기분이 드는군요.
'용담'
청수좌골 갈림길을 지나 단조산성으로 오르는 넓디 넓은 억새밭 사이를 올라서니
산불이 났을 때 불이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하여 만들어 둔 방화선에 도착을 하게 되고
그 길을 따라 영축산으로의 발걸음을 이어갑니다. 한여름 뙤약볕이 아니어서 천만다행이지요.
'구절초'
방화선을 따르다 억새를 제대로 보고싶어 억새밭 사이로 들어가 봅니다.
광활한 평원에 펼쳐진 밝은 햇살에 빛나는 은빛물결. 억새의 눈부심이 그저 황홀경에 빠져들게 하네요.
햇빛과 바람의 방향에 따라 은빛 또는 금빛으로 아름답게 물결치는 드넓은 억새꽃 군락입니다.
가까이 다가온 영축산 정상부에는 많은 산객들이 자리를 잡고 있네요.
인증샷을 남기려면 한참을 기다려야 할것 같아 독수리바위부터 다녀오기로 합니다.
독수리바위가 있는 영축산 동릉.
좌측 아래로는 금강골에 있는 아리랑, 쓰리랑, 에베로릿지 등의 유명한 릿지코스들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고
동릉 끄트머리의 독수리바위에 서니 울주군 삼남읍과 양산시 하북면 일대의 모습과 멀리 울산광역시와 문수산,남암산까지 죄다 시야에 들어오는 막힘없는 조망이 눈을 즐겁게 해주는군요. 오늘 날씨 하나는 끝내줍니다.
남쪽방향으로 시선을 돌리니 경부고속도로와 35번 국도가 나란히 달리고 있는 좌측으로 천성산이 건너보이고 그 앞쪽으로 멀리 부산의 진산인 금정산을 비롯해 장산, 백양산까지 시야에 들어오는 멋진 풍경이 펼쳐집니다.
그래서 파노라마로 담아봅니다.
질리지 않는 멋진 풍광을 실컷 구경하고 영축산정으로 되돌아 갑니다.
한참 시간이 지났지만 줄어들지 않는 인증샷 행렬로 간단히 정상석만 카메라에 담고서
바라만 보아도 언제나 가슴을 울렁거리게 만드는 영축능선과
걸어왔던 백발등 능선 너머로 육각정봉, 그 뒤 재약봉-코끼리봉 그리고 재약산, 천황산이 펼쳐지는 모습과
마지막으로 신불산 방향의 광활한 신불평원의 모습까지 카메라에 담고서
죽바우등, 시살등이 있는 영축능선으로의 발걸음을 시작합니다.
비로암갈림길.
좌측 아래에 샘이 있는 천정삼거리.
조금 올라서다가 되돌아 본 영축산 정상 풍경입니다.
'고 김성국 추모비'가 있는 1060봉을 지나고
개인적으로 가장 멋진 코스라 생각하는 영축지맥길이 펼쳐지는 모습에 마음은 벌써 저 만치 달려가고 있는 듯 합니다.
오랜만에 찾아왔어도 낯설지 않은 등로를 따라 발걸음을 재촉하니
비로암 중앙능선에 자리하고 있는 바산봉이 눈 앞에 다가오는군요.
영축산을 지나 함박등, 채이등, 죽바우등까지 기암으로 이루어진 암봉들이 신불평원과는 다르게 남성미 넘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은수샘으로 내려설 수 있는 '숨은재'
함박등 전위봉으로 좌측의 우회로 대신 우측으로 직등을 하기로 합니다.
올라선 전망바위에서의 풍광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군요. 바산봉을 비롯한 중앙능선이 내리꽂히고 있고 막힘없는 조망이 일품입니다.
지나온 백발등능선, 만길능선, 육각정봉과 신불서릉 그리고 재약산, 천황산, 운문산, 가지산.
가까이 다가온 함박등과 그 뒤로 도열해 있는 채이등, 죽바우등의 위엄에 저절로 발걸음이 빨라지는군요.
'산오이풀'
함박등에서 되돌아 본 영축산 방향의 풍광으로 지나온 발품의 위대함과 막힘없는 멋진 조망에 다시금 영남알프스의 소중함을 느껴봅니다.
앙증맞기 그지없는 함박등 정상석. 함박등은 통도사 방향에서 보면 그 모양이 함지박 형상으로 생겼다 해서 유래된 이름이라 합니다.
헌걸찬 능선의 탁 트인 공간으로 티없이 맑고 서늘한 바람이 한가득 불어 올라치면 꽉 막혔던 답답한 가슴속이 시원하게 뚫리는 기분이 듭니다.
상큼한 가을날씨와 가슴을 파고 드는 신선한 산공기를 마시며 가을의 향기에 취해보는 이 시간이 참으로 행복한 순간이네요.
재약산, 천황산 그리고 멀리 가지산, 운문산... 바라만 보고 있어도 마음이 평화로워지니 영남알프스가 주는 크나큰 은혜가 아닐 수 없습니다.
함박등을 내려서면서 만나는 기암. 오랜 세월 용케 버티고 있는 모습이 신기해 보이는군요.
백운암으로 내려갈 수 있는 함박재. 이정표상 시살등 방향으로 계속 직진입니다.
채이등 아래에 있는 청수골갈림삼거리입니다. 마주보이는 등로가 청수중앙능선으로 가는 길이고 죽바우등이나 오룡산 방향은 좌측방향입니다.
가까이 다가온 죽바우등. 멋진 조망터가 기다리고 있기에 얼른 가고싶은 마음에 내딛는 발걸음은 바빠지기 시작합니다.
우측으로 오르는 우회길이 안전하지만 멋진 그림을 담기 위해서 오늘도 역시 좌측 험로로 오릅니다.
커다란 바위로 이루어진 죽바우등은 채이등, 함박등, 기암절벽이 장벽을 이루는 영축산의 위용이 황홀경에 이르고 멀리 신불산까지 시야에 들어오는 그야말로 주변 경관을 마음껏 조망할 수 있는 최고의 전망대입니다.
하산코스로 잡은 시살북릉 너머로 재약봉-향로산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이 펼쳐지고
청수중앙능선 너머로 펼쳐지는 영알의 고봉들... 신이 내린 최고의 선물을 기꺼운 마음으로 구경하고 있는 중입니다.
발 밑에는 통도사와 극락암, 비로암을 비롯한 산내 암자가 훤히 내려다보이고 건너편으로는 정족산과 천성산이 그 너머로 대운산과 달음산까지...
그리고 좀더 우측으로 천성산, 금정산, 장산까지 시야에 다 들어오는 그야말로 환상적인 풍광이 펼쳐집니다.
아담한 죽바우등 정상석.
시살등을 지나 오룡산으로 이어지는 영축지맥능선... 건너편엔 쥐바위도 보이는군요.
당겨본 쥐바위.
소나무 울창한 숲길을 빠져나오면 잡목과 억새가 무성한 개활지를 만나게 되고
쥐바위갈림길을 지나 잠시 발품을 들여 진행하면
배내골과 통도사를 잇는 옛길인 한피기고개에 닿게 됩니다.
영축지맥길에 있어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는 '시살등'

 

 

 

시살등은 임진왜란 때 아군은 영축산 인근 단조산성을 거점으로 왜군과 싸웠던 곳입니다.
하지만 수적인 열세와 영축산의 산세를 파악한 왜군들에게 끝내 산성을 빼앗겨서 우리 측 아군들이 다시 전열을 정비한 곳이 바로 시살등입니다. 소등처럼 부드러운 이곳에서 왜군과 마지막 항쟁을 하며 화살을 많이 쏘았다는 데서 '화살 시(矢)'자를 써서 시살등이라 명명되었다고 합니다.

 

시살등에서 바라본 죽바우등.
가야할 시살북릉길...
그리고 또다시 찾아가고픈 오룡산.
정족산과 천성산 등 사방을 돌아가며 눈맛을 즐기고
이정표가 가리키는 원동 장산마을 방향으로 하산을 시작합니다.
내려선 등로는 뚜렷하지만 억새가 무성하게 자라나 앞이 보이질 않네요.
'산부추'
큼직한 소나무 한 그루가 눈길을 끄는 지점을 통과하면
깔끔한 모습으로 새롭게 세워진 이정표가 나타납니다. 이곳이 신동대굴과 통도골로 갈수 있는 갈림길이지요.
장선마을 방향으로 순한 산길을 따라 진행하니
등로를 가로막는 큰 바위가 있어 안내판을 보고서야 '선바위'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네요.
선바위에서 10여분 후에 만나게 되는 장선마을 갈림길. 예전 이곳에서 장선농산물판매장으로 하산했던 기억이 새삼스럽네요.
바스러진 낙엽들이 쿠션 역할을 하고 있는 우거진 숲속의 오솔길을 지나고
조망이라곤 없는 육산의 산길을 바스락거리는 낙엽을 밟으며 쉼없이 걷고 또 걸으니 조금은 지루한 감도 들지만
사방 조망이 막혀있는 숲길에 단번에 눈길을 끄는 우람한 소나무를 사진에 담고 산길을 이어가니
등로는 급전직하 내림길로 이어지네요.
쉼없이 이어지는 급내림길을 미끄러지지 않으려 애를 써가며 10여분을 용을 쓰고 나니
그제서야 숲을 벗어나게 되고 파란 하늘이 보이는군요. 뚜렷한 길을 계속 따르게 되면 개인 사유지로 가게 되므로 우측 파래소2교 방향으로 나서면
산꾼들이 새롭게 길을 내어놓은 급사면으로 내려서게 됩니다.
아침 나절 청수골로 향하던 등로로 내려서게 되고 이어 파래소2교 앞에 서게 되면서 긴 발품의 끝을 맺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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