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일자 : 2022. 10. 08 (토) 날씨 - 청명한 가을날
♧ 산행장소 : 대구광역시 동구, 경산시 와촌면 일원
♧ 산행인원 : 변함없이 홀로...
♧ 산행코스 : 대구방짜유기박물관-북지장사-인봉-노적봉-관봉(갓바위)-선본재-도장능선-대구방짜유기박물관(원점회귀)
♧ 산행시간 및 거리 : 5시간 17분, 11.96km (식사 및 휴식 포함, GPS 기준)
◈ 산행기
변함없이 찾아온 주말입니다. 이번 주에는 휴일 오전근무가 잡혀있어 장시간 산행은 어려울 것 같아 컴퓨터에 담아놓은 산행궤적을 뒤지다가 마음에 드는 코스가 있어 아내가 차려주는 아침식사를 마치고 간단하게 배낭을 챙겨 집을 나서봅니다.
대구-포항간 고속도로를 달려 청통IC를 빠져나와 경산 갓바위 입구와 능성고개를 넘어 백안삼거리에서 동화사방면으로 우회전하여 조금 달려가면 나타나는 대구방짜유기박물관.
소형차량 주차장에 주차를 해놓고 약간은 서늘한 바람에 살짝 한기를 느끼지만 이내 온기가 오르리라는 생각으로 겉옷은 배낭에 갈무리하고서 1차 목표인 북지장사를 향한 걸음을 시작합니다.
산행궤적
대구방짜유기박물관 입구의 모습입니다.
방짜유기 박물관은 점차 사라져 가는 우리의 전통문화유산인 방짜유기를 전승,보종하고 그 우수성을 홍보하기위해 전국에서 유일하게 방짜유기를 테마로 하여 건립된 전문박물관입니다. 조금은 이른 시각이라 그런지 관람객이 더러 보이긴 하지만 많은 편은 아니어서 조용한 분위기네요. 입장료도 무료여서 기회가 닿으면 아내와 함께 찾아보고 싶은 마음입니다.
소형차량 전용주차장에 주차를 해놓고 북지장사 방향으로 걸음을 옮기며 산행은 시작됩니다.
청명한 가을 하늘이 보는 이의 마음까지 상쾌하게 만드네요.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대구센터 앞에서 북지장사로 향하는 도로를 따르지 않고 산길로 들어서면 휀스철망을 따르게 되고
가을 내음이 물씬 풍겨나는 자그마한 지장못을 만나게 됩니다. 멀리 노적봉이 기다리고 있네요.
지장못을 지나 북지장사로 가는 길에 만나게 되는 팔공산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나무 숲길엔 솔가리가 가득하네요.
차 한대가 겨우 지나갈 정도의 좁은 길이지만 숲길 운치로는 그만이지요.
팔공산둘레길 1구간인 삼거리갈림길. 도장능선을 따라 하산하게 되면 우측으로 나오게 되지요.
북지장사 올라가는 숲길...
그 길 끝에 북지장사가 자리하고 있지요. 먼저 북지장사를 다녀와 좌측 이정표를 따라 인봉으로 향할 생각입니다.
조금은 빛이 바랜 단청과 말라버린 담쟁이 덩굴이 묘한 조화를 이루는 천왕문.
관세음보살을 중심으로 아미타불과 대세지보살의 삼불이 모셔져 있는 북지장사 대웅전과 대구광역시유형문화재 제6호인 북지장사 삼층석탑.
북지장사는 신라 소지왕때 극달화상이 세운 절로 알려져 있으며 대구 팔공산의 유명사찰인 동화사보다 먼저 지어진 절이라고 합니다. 오래 전 전부 불에 타 버리고 지금 있는 건물들은 중창된 것으로 지장보살을 모신 북쪽에 있는 절이라고 하여 북지장사라 부른다고 합니다. 가창 우록에 있는 남지장사와 더불어 동화사의 말사를 이루고 있고, 지금은 작은 절집에 지나지 않지만 과거에는 동화사를 말사로 거느릴 정도로 큰 절이었다고 합니다. 화려했던 옛 영화는 사라졌지만 절집 곳곳에 당시의 위세를 짐작케 하는 문화재가 자리를 지키고 있답니다.
요사체 지붕에는 와송(瓦松)이 엄청 많이 자라고 있네요.
보물 제805호로 지정되어 있는 북지장사 지장전(地藏殿).
절을 구경하고 나와 절 입구의 이정표를 따라 산길로 올라섭니다.
가파르게 이어지던 산길을 따라 능선으로 올라서면
밝은 햇살이 쏟아지는 숲사이로 바위들이 듬성듬성 솟아나있는 오름길로 이어지고
숲으로 들어선지 10여분 후에 인봉을 만나게 됩니다. 바위가 무너졌는지 앞쪽으로널부러져 있는 모습에 위험해 보이기도 하지만 올라보기로 합니다.
멀리서보면 도장처럼 보인다고 하여 인봉(印峰). 이름에 걸맞게 도장처럼 만들어 놓은 정상석 뒷편으로 동화사와 팔공산 정상이 보이네요.
청명한 날씨 덕에 막힘없는 조망이 일품인 오늘입니다. 멀리 대구시가지 너머로 대구 앞산, 청룡산 너머로 비슬산이 아련하고
서쪽으로는 공산에서 도덕산으로 이어지는 팔공산환종주 구간의 올망졸망한 봉우리들이 도열해 있는 모습입니다.
장장 20km에 달한다는 팔공산 주능선이 한 눈에 펼쳐지는 멋진 모습을 바라볼 수 있는 것은 인봉에서 누릴 수 있는 특권입니다.
오랜 세월 바위 틈에서 인고의 시간을 보냈을 명품 소나무는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네요.
막힘없는 멋진 풍경을 파노라마로 담아봅니다.
소나무 뒤쪽으로 다가가 올려다 본 가야할 노적봉과
동쪽으로 우뚝한 환성산의 모습까지 담아내고서 인봉을 내려옵니다.
솔가리 가득한 산길을 따라 진행하다 팔공C.C가 있는 느패골로 내려가는 갈림길을 지나면서부터 다시 가파름이 시작됩니다.
우회로가 있지만 가풀막을 치고 올라 도착한 바위전망대에서 지나온 인봉을 바라봅니다.
예전에 없던 구급함도 설치되어 응급환자에게 도움을 줄수 있는 세상이니 참 좋아졌네요.
숲 사이로 올려다보이는 노적봉, 농바위를 보면서 발걸음에 박차를 가하니
마사토봉과 헬기장을 지나게 되고
무인산불감시탑이 있는 도학봉에 오르게 됩니다.
도학봉에서 바라본 팔공산 주능선.
오래 전 염원을 담아 돌을 올려놓았던 작은 돌탑. 오랜만에 보니 반가운 마음이 드네요.
팔공C.C가 내려다보이고 마애불능선 꼭대기에는 삿갓봉(930m)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지금 걷고 있는 인봉능선은 건너편 마애불능선과 더불어 팔공산 주능선을 온전히 바라볼 수 있는 코스로
호젓한 산행을 즐기고자 하는 산객들에게는 인기가 높은 곳이어서 그동안 몇 번 걸어본 걸음이라 낯설지 않은 곳입니다.
발 아래로는 팔공컨트리클럽의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구조목(014-01)이 서있는 전망바위 봉우리에 올라 바라본 북방아덤, 남방아덤, 노적봉, 농바위의 모습을 담아내고
바위를 타고 좀더 안쪽으로 진행하여 주변을 돌아봅니다. 환성산 방향의 탁 트인 전망과
지나온 인봉능선과 그 너머로 펼쳐지는 아기자기한 풍경들...
그리고 언제 보아도 가슴을 뛰게 만드는 팔공산의 웅대함까지 카메라에 담고서
푸른 가을 하늘 아래에서 도도하게 서 있는 노적봉을 향해 진행을 계속해 나갑니다.
우회로가 있는 등로방향으로 오르는게 가장 쉽지만 오늘은 좌측으로 들어서 봅니다. 눈 앞에 나타난 노적봉이 철옹성처럼 보이네요.
노적봉을 오르며 바라본 남,북방아덤. 그 사이로는 은해봉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노적봉의 명물인 '발가락바위' 발가락 수가 좀 많긴 하지만 정말 닮았네요.
드리워진 밧줄을 부여잡고 올라선 노적봉 정상. 그런데 있어야 할 정상석이 윗부분만 남아 있고 없어져 버렸네요.
동서남북 어디 하나 막힘이 없는 노적봉에서의 풍경은 그야말로 압권입니다. 팔공산 정상방향.
남,북방아덤과 그 너머 은해봉 있는 은해능선.
은해능선 아래로 극락전과 종무소가 있는 선본사가 내려다보이고
선본사 상단(갓바위), 중단, 하단이 한꺼번에 잡히는 관봉방향.
노적봉 절벽에서 풍상을 견디며 자라고 있는 소나무. 가지 하나가 부러져 있어 마음을 아프게 하네요.
하산코스로 잡은 도장능선. 우측 골짜기 아래로 북지장사가 보입니다.
가까이 당겨본 영알의 가지산, 운문산 그 뒤로 천황산.
대구시가지 너머로 좌측 안테나 시설물이 있는 최정산, 그리고 강우레이더관측소가 있는 비슬산 조화봉과 천왕봉이 보이네요.
우측 바위를 타고 내려오면 만나게 되는 좌선대. 도 닦기에는 딱인 것 같습니다.
노적봉에서 준비해간 샌드위치로 늦은 점심을 해결하고 올라온 인봉능선(우)과 내려가야 할 도장능선을 카메라에 담고서
밧줄을 타고 절벽을 내려와 다시 한번 발가락바위를 담아봅니다.
노적봉 우회로를 따라 진행하면 주능선에 닿게 됩니다.
데크계단을 올라 전망대에서 바라본 노적봉의 모습.
경산 와촌, 영천 방향.
북지장사골.
오거리 갈림길인 선본재. 원래의 계획은 2시 방향의 유스호스텔 방향으로 진행해 도장능선으로 갈 예정이었지만 이곳까지 왔으니 갓바위 부처님은 뵙고 가는게 도리인 것 같아 맞은 편 능선길로 나아갑니다.
새롭게 정비된 데크길을 잠깐 따르다 암릉구간으로 올라 진행하기로 합니다.
다니지 못하게 밧줄을 철거해버려 진행에 약간의 어려움이 있지만
갓바위에서 울려퍼지는 불경소리를 들어가며 조금은 위험스러운 암릉길을 통과합니다.
다시 정상등산로와 합류를 하게 되고 지금은 잘 정비된 데크계단을 내려서면
대구방면 관암사에서 올라오는 1,365계단과 합류를 하게 됩니다.
갓바위를 찾은 불자님들이 너무 많아 자리를 찾지 못하는 동안 주변부터 둘러보기로 합니다. 우측 명마산 능선 너머로 무학산 능선이 뻗어가고 그 앞쪽으로는 경산시 와촌면과 하양읍 일원이 훤하네요.
용주암이 있는 용주봉(산불감시초소, 745봉) 너머로 환성산이 우뚝하고
발 아래의 관봉 동릉과 은해능선 너머 멀리로 천문대가 있는 보현산과 기룡산도 바라보이는 시원스러운 눈맛이 일품입니다.
365일 밤낮 한 순간도 사람의 흔적이 끊어지는 적이 없는 우리나라 대표 기도 도량인 갓바위의 '관봉석조여래좌상' (보물 제431호).
종무소가 있는 선본사 중단과 공양간이 있는 하단을 차례로 지나
계단을 따라 내려서면 팔공산 주능선 종주산행 1번의 팻말을 만나게 되지요.
'꽃향유'
다시 만나게 되는 선본재에서 이정표가 가리키는 유스호스텔 방향으로 진행합니다.
선본재에서 약 5분 가량 지나 만나게 되는 헬기장.
그리고 다시 5분 가량이 경과하고 나면 등로를 살짝 벗어난 곳에 있는 조망바위를 찾아갑니다.
용주봉으로 오르는 보은사능선이 건너로 보이고 발 아래 숲 사이로 고찰 관암사가 내려다 보이네요.
다시 10분여의 시간이 흘러 '010-α03' 구조목이 있는 헬기장을 지나게 되고
양쪽 모두 갓바위주차장을 가리키고 있지만 거리가 다른 이정목에서 우측길을 따라 진행하니
등로 한 켠에 삼각점이 박혀있는 602봉을 지나게 됩니다.
이후의 등로는 순한 양처럼 부드럽기 그지없어 내딛는 발걸음은 빨라지고 북지장사골로 내려서는 갈림길을 지나
빼곡한 소나무 숲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을 온 몸으로 받으며 앞으로 나아가니
마치 수문장처럼 앞을 가로막는 바위가 눈 앞에 나타나네요. 오른쪽으로 우회로가 있지만 올라보기로 합니다.
그냥 지나쳤으면 후회할 뻔 했지 뭡니까. 인봉, 조망바위가 있는 봉우리 그리고 도학봉이 차례로 올려다보이고 그 품안에 또아리를 틀고 자리하고 있는 북지장사가 바라보이는 멋진 조망처였네요
환성산에서 뻗어내린 서릉 마루금. 갈미재,비리재를 거쳐 문암산으로 이어지는 환성산 환종주 구간입니다.
팔공산 둘레길 1구간에 속해있는 등로로 솔가리가 풍성하게 깔려있는 솔숲길에는 가끔씩 다리쉼을 위한 통나무 의자도 만들어져 있어 가족 단위의 나들이로도 손색이 없을 것 같네요.
바람고개 사거리. 가야할 등로는 우측 산불초소 방향입니다.
잠시 후 둘레길 이정표가 있는 산불감시초소를 지나
소나무 사이사이로 오후의 햇살이 스며드는 환상적인 솔숲길을 지나와
산행을 시작했던 방짜유기박물관에 도착하게 되면서 예정보다 긴 발품을 한 탓에 서둘러 곧장 사무실로 달려갑니다.